1회만 보고 손 놓고 있다가 지난 주에 유진혜준 영업에 거세게 치여서 미쳐 달리고는 있는데
드라마 진행될수록 참 착잡한 것이..
월가 투기자본들이 세계 경제를 좀먹고 곳곳마다 빈부격차를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고
현재의 자본주의는 전세계가 기생충에 대공감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왜 토빈세는 쉽사리 도입이 되지 않는 걸까?
여러 경제논리들이 있겠지만 최소한 선진국 다수 포함 개발도상국 몇 나라 합쳐서 한 2~30개국 정도만 전광석화처럼 토빈세 도입 합의해 버리고
투기자본들이 미처 대응방안 준비하기 전에 잽싸게 동시 시행해버리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투기자본들이 위축될 거 같은데..
근데 거대 투기자본들은 그 자체로 인격이 거세된 욕망 덩어리라 어떻게든 틈새를 찾겠지?
일단은 토빈세 시행국들 신규투자를 막아 돈줄을 말릴 수도 있겠고 와중에 시행 합의한 나라들 중 몇 나라만 배신해서 탈퇴해도 협약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겠고..
드라마에서 정인은행이 대출해 줬던 부실기업들 구조조정하는 것도, 참..
기업이건 은행이건 정치권이건 윗대가리들은 얼씨구나 죄다 썩어서 얽혀 있으니 진즉에 구조조정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그래서 유진한이 가차없이 구조조정해서 결국 허재의 염원도 이뤄지고(토빈세 통과 실패로 국부 유출을 못 막아서 반쪽짜리가 되기는 했지만) 정인은행도
돈덩어리 은행이 되고 국가 경제의 거시지표도 나아졌겠지만
그 와중에 해고된 노동자들은 몇이며 그 식구들 중 거리에 나 앉고 자살한 사람들은 또 몇일 것이며
우진조선해양이 중국기업에 넘어가며 통째로 넘어가버린 최신기술은 또 어쩔 것이며.. 현실 뉴스에서 보던 것들을 드라마로 보고 있자니
가슴이 쳐답답하다.
도대체 돈이 뭔데? 자본주의가 뭔데?
자본주의의 첨병이라는 월가는 이미 괴물같이 전세계 돈을 다 빨아들이고 있으면서 멈출 줄을 모르고
시시각각 자산이 산술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평생을 성실하게 노동해도 전 재산이 2000원 밖에
없는 할머니가 남의 가게 앞에 쌓아놓은 폐지를 훔쳤다고 잡혀 가기도 하고 이딴 자본주의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걸까?
기생충을 보고 나오면서 느꼈던 절망도 자본주의가 개선될 희망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고
더이상의 혁명은 완전히 불가능하며 시스템은 변하지 않을테니 그저 사람들끼리 최소한 서로를 죽이지 않을 예의라도 지키며 살아가는 게
최선인건가하는 답답함.
세계 각국 경제부처에 흑화 전의 허재, 채이헌, 햬준이같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평범한 사람들도 돈에만 너무 매몰되지 말고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좀 더 많이 생각하고 CEO는 연 몇십, 몇 백 억을 가져가는게 당연하고 하청 노동자는 최저시급을 받는걸 자본의 지당한
이치로 받아들이지 좀 말고 만국의 노동자들은 좀 단결하고, 노조들은 제발 좀 진화하고 현명해지고..!!
근데 안되겠지? 세상은 어차피 희망 없으니 유진혜준 결혼이나 해 주면 혐생 잊고 잠시나마 행복하겠다 ㅠ
이헌이가 토빈세 도입하려고 할때 야당의원 잡고 절절 매달리는데 그때 국개의원이 '이거 통과 안된다고 당신들 월급이 안나오는건 아니잖아?' 이딴 말을 함.
반대를 위해 반대를 하는 오늘날 한국 정치판이 넘나 떠오르면서 이헌이나 혜준이는 국가 경제와 국민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발에 불이 나게 뛰는데 윗대가리들은 지금 당장 자기들 손해볼 건 없으니 정치 놀음이나 하고 있는거...
이 결과 경제는 위축되는건 물론이고, 혜준이 고모부 같은 사람들은 낙담하면서 '한방'을 외치는 투기꾼 심리가 강해지는 거지...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유진혜준 서사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대해 진짜 시사하는 바가 많은 드라마라고 생각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