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고 싶어.
이렇게 공기가 안 좋은 곳은
난생 처음이야. 」
「 앞으로 10m..
앞으로 5m..
앞으로 세 발짝.. 」
「 나..
지구에서 태어나고 싶었어. 」
「 있지, 부탁이 있는데.
도쿄 타워, 저거 나 줄래? 」
「 아마 난 모쿠렌이 아닐거야.
이제 그만 둘래.
달의 꿈도 한번 밖에 안 꾸었는걸.
난 절대 모쿠렌이 아냐.. 」
「 1인분 밖에 없는 약을 왜 나한테,
왜 날 선택해서 주사한거지? 」
「 난 지구를 지키고 싶어. 」
「 '꿈의 낙원을 찾는다' 」
「 전생에 휘둘리는게 너 뿐인 줄 알아?
난 원래,
'엔쥬'였다고. 」
「 사자림님, 부탁드립니다.
부디 저 소녀에게
시온의 고독함이 전해질 수 있기를.
저의 속죄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
「 눈을 뜨면 아무도 없어.
난 혼자고.. 앨리스도 지구도 전부 꿈이야.
난 여전히 달에서 홀로..
아무리 찾아봐도 넌 없어.
그리고 난 이 세상으로,
행복하고도 잔인한 꿈으로 돌아와.
널 만나기 위해 계속. 」
「 안녕, 시온.
난 라즐로.
오늘부터 너의 '뷔다'가 됐단다.
'뷔다'가 뭔지 아니?
국가가 너의 재능을 인정해서
내게 너의 부모역할을 해주지 않겠냐고 부탁했단다.
그리고 난 그걸 받아들였지.
난 이걸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너랑 난 원래 부자지간이 아니니까.
어때? 한번 해 볼래? 」
「 너한테는 첫 키스겠지만
주변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미 몇 만번이나 받았지.
이런 차이점 때문에 자기가 고아란 걸 새삼 깨닫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쓸쓸함을 느낀거야.
아주 인간다운 감정이다.
분하니? 분하면 불행해지지마. 절대로. 」
「 각성하고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너의 마지막 말. 」
「 시온, 나 이제야 알았어.
우린 돌아가는거야. 함께.
그래서 이렇게 지구가 그리운거야.
우리들은 모두, 미래로..
몇 번이고 환생을 거듭하면서
모두 미래로 돌아가는거야. 」
「 바다에 가자, 앨리스.
여름이 되면 아무도 모르게.
바다에 가자, 둘이서만.
태양이 널 아름답게 비출 때마다
달은 나를 뒤쫓아와 외롭게 만들지.
과거와 미래의 틈에서
나는 또다시 너의 여름을 배웅한다.
바다에 가자, 앨리스.
바다로, 바다로.
눈부신 여름에 나는 손을 흔든다.
그리운듯, 아쉽게 배웅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