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원하는 방향과 작품에서 드러나는 홍련 묘사가 서로 충돌을 해.
작가가 원하는 방향: 어렸을땐 소심하고 유약하던 왕녀가 자라서 뭔가 대단해짐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뭔가 짱쎄고 짱대단하고 짱똑똑하고 짱유능하게 잘 자라서 국왕 자리 찬탈하고 여왕이 됨
작품에서 나온 것: 어렸을 때 소심하고 유약하던 왕녀 -> 2년 증발 -> 뭐가 뭔지 모르겟지만 갑자기 짱유능하고 대단해짐.. 심지어 왕국 계승서열 1위인 세자까지 경계하고 있는 수준..
->또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세자 쳐내고 본인이 왕됨.
작가가 원하는 방향2: 왕이 되고나서 자기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만한 사람들은 모두 숙청하고 싹을 자르는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품에서 나온것2: 자기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만한 사람은 모두 숙청하고 싹을 멸함.
그런데 자기가 밀어냈던 세자의 최측근이 옛날옛적에 자길 살려준 은인이었다고 해서 숙청하지 않고 곁에 둠..
심지어 호위무사로 임명해서 자신의 목숨줄까지 맡김..
심지어 백한이 부탁하자 세자 세력의 귀족 할머니까지도 그냥 살려줌.
나머지만 싹 죽임... (??????)
작가가 원하는 방향3: 왕이 된 홍련의 권위를 보여주고 싶다!!
세자가 왕됐으면 완전 폭군이었을텐데 홍련이 왕이 돼서 참 다행인것처럼 그리고 싶다!!!
작품에서 나온것3: 국무는 안 돌보고 맨날 백한이랑 놀러만 다님.
백한이 준 옷 버린 궁녀 처형함.
그런데 반면에 국무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하는 양씨집안 사람들은 그냥 놔둠.
자기가 먼저 양씨집안에 권위를 줘놓고서 양씨집안의 말만 듣는다 싶은 궁인들은 벌함.
이정도면 홍련도 충분히 무능한 폭군인데 뭣때문에 홍련이 세자보다 훨씬 낫다고 다들 입을 모으는건지도 모르겠음
이런 상황이다보니 가뜩이나 독자들이 홍련에게 이입이 안되고 있는데
홍련이 정확하게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어.
지금 홍련의 행보를 보면 왜 왕이 되고 싶어했는지, 그러니까 홍련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헷갈림.
왜 홍련이 왕이 되고 싶어했던건지 가설을 몇개 세워놓고 생각해봐도 답이 안나와...
가설1. 더는 목숨을 위협받지 않는 위치, 남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못하는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서 왕이 되려 했다??
그렇다면 이제 홍련의 목표는 그걸로 끝이거든?
도운이 자길 왕으로 만들어줬으니까 홍련은 목적을 달성했어.
이제 아무에게도 무시당하지 않고 목숨을 위협받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으니 도운에게 국정을 위임하고 자긴 뒤로 빠져서 바지사장만 해도 되는 입장이야.
여기서 도운이 자길 쥐락펴락하는 게 싫다면 양씨가문을 토사구팽하고 도운을 쳐내면 되고.
그런데 홍련은 왠지 모르겠으나 계속 괴로워하고 계속 힘들어하면서 도운때문에 맘앓이를 함.
가설2. 도운이 원하니까 왕이 되려고 했다??
그렇다면 홍련이 정말로 원하는건 도운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을까?
그럼 그렇게 하면 돼.....;
도운의 마음을 얻는걸 최우선의 목표로 하고 자기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면서 맘껏 맘졸이고 힘들어하면서도 사랑하면 됨.
그런데 홍련은 도운이 왕의 권위를 위협하는 게 아닌가 계속 전전긍긍하면서도 도운을 못놓고,
도운을 못놓는데 계속 백한 관련해서 도운 말 쌉무시하면서 속을 박박 긁으면서 기싸움만 함.
그렇다면 홍련이 원하는건 자기가 왕이 돼서 도운이랑 이어지는 것이었을까?
그러면 도대체 왜 도운이 말하는 거 무시하고 백한 등용해서 곁에 두고
정치적으로 악수만 두면서 제 무덤을 파는 걸까..? ->여기서부턴 이해불가능
가설3. 애초에 홍련이 원하는건 사람들의 애정과 진정한 인간관계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악수만 두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왕이 되고자 한건지 모르겠음.
정말 사람들의 애정과 소속감만을 원한 것이었다면 굳이 왕이 될 이유가 전혀 없음..
차라리 자기 오빠인 세자한테 아양떨어서 이쁨받는 왕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이었을것임..
그렇게 해서 몸 숙이고 왕궁에서 자리를 단단히 잡은 다음에 양씨 가문에게도 한몫 떼주는 게 홍련입장에서도 쉽고 더 어울렸을거거든.
그런데 홍련은 세자를 대놓고 위협하면서 자기 세력을 불렸고 차근차근 왕이 되고자하는 절차를 밟았음
왕좌에 대한 욕망이 없었다면 절대 보이지 않았을 행보를 다 보여줬기 때문에
왕으로써 무능해보일 경우 비판이 나올수밖에 없는 전개라고 생각해...
길게 썼지만 애초에 구피꽃은 정치물, 성장물로 볼만한 만화가 아닌듯..
그냥 남주 주식잡이로 보면 이렇게 구멍이 많은 것도 그냥 익스큐즈가 될것 같아ㅋㅋㅋㅋ;
애초에 작품성으로 볼만한 만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맘편하거든
근데 나톨은 오랜만에 볼만한 동양판타지 여주 성장물 나왔다고 생각하고 본거였어서
설정구멍 보고 너무 기함해서 이렇게 길게 쓰게 됐네.....
+덧붙여서
백한이 준 옷 그냥 처분한 궁녀를 홍련이 죽였냐 벌만 줬냐 하는 논란도 있는데 (36화)
이부분에 대해서 내 생각...
나는 연출적으로 죽인거 아닌가 싶었어
그냥 벌만 준거였으면 궁녀가 그렇게 발발 떨면서 제발 봐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을것 같고
대사나 효과음이 너무... 살벌했어서...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죽인게 아니라 그냥 벌만 준거라고 쳐도 이상해...
왕의 물건을 함부로 버렸으니 처벌하는게 맞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상 왕의 물건도 아님ㅋㅋㅋ
궁녀 입장에선 그냥 왕의 방에 못보던 게 떡하니 있었을 뿐이고 심지어 도운이한테 버리라고 명령받아서 버린것 뿐이었음
한낱 궁녀가 무슨 힘이 있어서 도운이랑 왕 사이에 껴서 새우등만 터져야 함...?
그런데 홍련은 궁녀에게 왜 도운이 말을 더 우선시했냐면서 화풀이할뿐..
또 아무리 그래도 왕의 방에 있는 물건을 도운 명령받고 임의로 버려버린게 무례했다는 의견도 있을거임.
하지만 그렇다고 치기에도 홍련 아빠인 그 왕조차 자기 뒷담깠던 도결이 태형 30대 치고 가문 숙청도 안했거든..??
그런데 작품 속에서 나름 성군으로 묘사되고 있는(혹은 묘사되고자 하는...) 홍련이
겨우 이런 사유로 궁녀를 쳐낸다...?
이러니까 더 납득이 안갔던듯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