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폴 토마스 앤더슨보다 핀처 영화를 훨씬 훨씬 더 좋아하지만 PTA가 거장이냐는 질문에는 망설임없이 끄덕였는데 핀처는 약간 머뭇거리게 되더라고. 왜그럴까 했는데 듀나가 역대 오스카 작품들 얘기하면서 시민 케인에 대해 짧게 코멘트 한 거 보고 무릎을 침

"1941년은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시민 케인]을 누르고 작품상을 받아서 탈이지, 훌륭한 존 포드 영화죠. 솔직히 [시민 케인]은 사랑받기엔 좀 차가운 영화였고."


핀처 영화에 대한 감상이 딱 저래. 무작정 사랑하기에는 영화가 차가움. 핀처 영화 보면 자기가 다루는 캐릭터인데도 딱 냉정하게 선 긋는 느낌이 있어.
소셜 네트워크보다는 범작이라는 평인 킹스 스피치가 더 지지받은 이유도 저런 맥락에서 알거 같아. 킹스 스피치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한테 이입되잖아. 근데 소셜 네트워크는 주인공이든 아니든 모든 캐릭터들한테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느낌. 그나마 영화에서 좀 편들어준 왈도 캐릭터 조차도 멀리 떨어져서 뚱하게 보고있는 느낌이야. 그래서 영화 좋은거 알겠고 재밌었는데도 결론은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가 싶고.. 영화가 굳이 교훈을 남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보고 나면 대체로 어떤 감정은 남기 마련인데 소셜 네트워크는 그게 딱 직관적으로 오진 않지

저건 같은 원작으로 비교 대상이 있는 밀레니엄을 봐도 그래. 여주는 과거의 상처가 있는 천재인데 월급 틀어쥐고 갑질하는 연상의 남자한테 성적으로 불링 당하는, 하지만 존나 쎈 고스 캐릭터잖아. 설정 과다치로 다 넣어놔서 재밌을수밖에 없는 인물인데 이런 캐릭터조차도 딱 선 긋고 과하게 몰입 못하게 함.
그리고 이게 죽음을 앞둔 노인이 몇십년전 실종된 자기 손녀를 찾아달라고 의뢰하며 시작되는 스토리잖아? 저 할배가 얼마나 안타까워.. 관객들을 처음부터 몰입하게 할 좋은 장치인데도 저 중요한 도입부를 그냥 건조하게 휙휙 처리해버림. 스웨덴판은 저런 부분들을 훨씬 더 이입가게 연출함. 난 비교도 안될만큼 핀처 버젼이 좋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판이 더 재밌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돼
  • tory_1 2020.02.12 16:17
    오 생각해보니ㅋㅋㅋ 다른 말론 인간미가 좀 없는 느낌인건가....
  • tory_2 2020.02.12 16: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2/14 15:16:51)
  • tory_3 2020.02.12 16:1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4/07 14:07:54)
  • tory_26 2020.02.12 17:0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2/10 16:46:13)
  • tory_4 2020.02.12 16:2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0/24 16:35:37)
  • tory_5 2020.02.12 16:21
    근데 나는 그게 좀 핀처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봄 되게 연민도 동정도 안하는 느낌? 건조한데 장면 하나하나는 정말 뼈를 찌르는 느낌? 곤걸에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았는데ㅋㅋ
    굳이 필모중에 가장 따뜻한 영화를 꼽자면 벤자민 버튼인데 원작은 훨씬 차갑고 남얘기마냥 풀어가는게 있어서 의외다 싶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다음에 찍은 작품이라 그런거라는 말이 있더라
    밀레니엄 원작 전편 다봤는데 대상한테 연민하거나 이런거 별로 없음... 원작도 좀 그런편이야 리스베스가 겪은일이 차차 나오는데 원작자가 기자였어서 그런가 본인이 하고 싶은 작품도 이런 위주로 보는거같음
  • tory_6 2020.02.12 16:21

    맞아 핀처가 만든 건 대부분 차갑고 건조함... 아카데미에서 환영 못 받는 스타일. 근데 드라마도 그렇더라ㅋㅋ 마인드헌터 넘나......

  • tory_7 2020.02.12 16:22
    나도 핀처 정말 좋아하는데 장인정신 같은 거 느껴져서 좋아해. 정교하게 잘 짜여진 극상의 공예품을 보는 느낌? 아마 원토리가 느낀 거랑 비슷할 듯. 반면 알폰소 쿠아론도 비슷한 정도로 좋아하는데 이 사람 영화는 심장에 더 와닿는 편이고.
  • tory_8 2020.02.12 16:22

    오... 차갑다는 느낌 뭔지 알겠어. 뭔가, 좀 냉정한 면이 종종 보이는 것 같기도 해ㅎㅎ

  • tory_9 2020.02.12 16:23
    대체적으로 미쟝센도 그러쿠 약간 관조하는? 뒤에서 팔짱끼고 관망하는 느낌..
  • tory_10 2020.02.12 16:25
    오 그렇다 정말 강력한 지지가 따르지않는건 약간 이해가 돼 그 팬들도 와앙!!뭉치기보다 흩어져서 음 역시잘해 하고 다시 흩어지는 느낌ㅋㅋ
  • tory_6 2020.02.12 16: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유 봐ㅋㅋㅋㅋ

  • tory_1 2020.02.12 16:28
    ㅋㅋㅋㅋㅋ
  • tory_9 2020.02.12 16:34
    레알 공감 ㅋㅋㅋㅋㅋㅋ
  • tory_19 2020.02.12 16:40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21 2020.02.12 16:41
    흩어져서 음 역시 잘해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공감가지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34 2020.02.12 22:3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4/17 20:09:42)
  • tory_11 2020.02.12 16:30
    https://img.dmitory.com/img/202002/3Wi/9Pl/3Wi9PlfkowKOGkCEME6maa.jpg

    본문 공감해ㅋㅋㅋ (이거 핀처 짤 주은 건데 어떤 맥락에서 한 말인지 궁금..)
  • tory_13 2020.02.12 16:30

    사람 자체가 좀 냉소적인가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5 2020.02.12 16:33

    아.. 쥐스킨트 느낌이구나.. 이 짤로 모든 걸 알아버렸다 

  • W 2020.02.12 16:35
    너무 잘 어울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7 2020.02.12 16:36
    나 핀처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짤 왤케 공감가지ㅋㅋㅋㅋㅋ 띵언이다
  • tory_22 2020.02.12 16:41
    어쩐지 좋더라니......
  • tory_29 2020.02.12 17:52

    ㅋㅋㅋ 아싸 느낌 염세적일거 같았어 ㅋㅋ 뭔가 캘리포니아랑 상극일 느낌 ㅋㅋ

  • tory_30 2020.02.12 18:05
    ㅋㅋㅋㅋㅋㅋ아먼가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성격같아서 급 마음에 드는데??
  • tory_12 2020.02.12 16:30

    선호하는 연기 스타일도 그렇고 열정 스타일 안 좋아하나봄 정작 본인은 한 씬 백번씩 시키는 빠이팅이 있는 사람이더만 ㅋㅋ

  • tory_14 2020.02.12 16:31

    맞다ㅋㅋㅋ 딱 이 느낌이였어 핀처 영화 보면 엄청 잘만든 수작이긴한데 어찌보면 내가 감정적으로까지 요동쳐서 돈 써가면서 응원을 하고싶은 느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 

  • tory_18 2020.02.12 16:38

    토리가 든 예시가 딱이다ㅋㅋㅋㅋㅋㅋㅋ 차갑고 건조하다보니 나를 찾아줘랑 밀레니엄 보고 나서도 뒷맛이 깔끔하더라.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여운이 오래 남기지 않는 거 같음.

  • tory_20 2020.02.12 16: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11/27 16:54:54)
  • tory_21 2020.02.12 16:43
    근데 영화 찍는 건 완벽한 거 좋아해서 그런가 배우들 혹사시키는 거로 유명한 감독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 영화랑 좀 괴리감 느껴지네 이거 생각하니까ㅋㅋㅋ 핀처 영화 일화 보면 한장면 몇십번씩 찍게 하고 이런 거 많던데
  • tory_23 2020.02.12 16:46

    영화가 시릴정도로 냉정하고 냉소적이어서 난 좋아해 ㅎㅎ

  • tory_24 2020.02.12 16:49
    맞아 이거 딱 오스카 감성과 빗겨남
    비슷하게 pta도 이럼 소위말하는 영화제 감성이고 아카데미에선 좀 안먹히더라 (대신 평론가랑 씨네필은 좋아함)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는 이런 감성 먹히는데 본상에선 영 힘을 못쓰지ㅋㅋㅋㅋㅋ
  • tory_25 2020.02.12 16:52

    시선도 냉소적이고 연출자체도 자로 잰것처럼 한치의 오차없이 딱딱 떨어지고 여러모로 감정이 동요되는 부분이 없긴 함 

    근데 난 이런 스타일이 취향이라 핀처 영화 넘 좋아해ㅋㅋ 

  • tory_27 2020.02.12 17:24

    톨 말 잘한다 여태 생각에만 겉돌던게 글로 확 정리됐네

  • tory_28 2020.02.12 17:40
    오 공감공감. 나도 핀처 영화 찾아볼 정도로 좋아하는데 다 보고 나선 그걸로 끝이거든. 그러다가 다시 또 찾아보고 다 본 뒤엔 또 그걸로 끝. 감정적으로 끓어오르게(의도한 것일듯) 하지 않으니 더 객관적으로 감상만 하게 되는 느낌이야ㅎㅎㅎ
  • tory_31 2020.02.12 18:15

    오 공감간다 ㅋㅋ 작품들이 약간 인간미 없고 건조+차가운 스타일인 거 필모 쭉 보다보면 느껴지더라

  • tory_32 2020.02.12 18:56
    와진짜 공감감다 어제 곤걸을 봤는데. 정말 에이미 캐릭터도. 딱 3다의 시선에서 관찰하는 느낌을 더 받았어. 영화스타일 인간미가 없다 이게 딱인듯 근데 관객입장에선 그게 너무 재밌어
  • tory_33 2020.02.12 19:54
    저런사람이 마돈나 보그 뮤비 만든것도 너무 신기하고 어이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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