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오는 중이다" 그건 오래된 스튜디오 임원부터 젊은 밀레니얼 세대까지, 전 영화 산업 전체가 오스카 밤에 계속 반복해 외우던 주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말로 이기길 원했던 한 영화를 위해 응원하고 환호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 시대에서 장르 마스터 히치콕과 가장 가까울 수도 있는 봉준호가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쌓여왔다. 봉준호의 코미디, 스릴러, 그리고 사회적 비평의 능숙한 혼합은 전 세계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네온의 톰 퀸은 봉준호의 오랜 팬으로 대본 단계에서부터 기생충을 사들였고, 의도적인 롤아웃 방식의 개봉을 추진했다. 텔루라이드와 토론토 영화제에서 언론의 관심에 휩싸이면서 봉준호가 잠시 멘붕 상태에 빠졌을 때, 네온 팀은 그에게 이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했다. 이후 봉준호는 LA에 아파트를 구해 가족과 이주했다. 그는 모든 행사에 (열띤 박수를 받으며) 모습을 비쳤다. 앙상블상 수상이라는 큰 일을 낸 SAG 시상식부터(이 영화가 아카데미를 지배하는 배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 단서였다), WGA와 인디 스피릿 어워즈까지. 그리고 그는 매번 준비되지 않은듯한 진실한 수상소감을 했고, 한 마디로 봉준호 감독은 헐리우드를 매료시켰다. (그리고 그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강아지를 보고싶어 했다.)
하지만 만약 기생충이란 영화가 없었다면, 그 모든 계획이 잘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기생충은 대중적이며, 예측 불가능하고, 독창적이고, 영리하고, 재미있으며, 무섭다. 그리고 기생충은 전 세계 모든 사회에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보편적 시대정신을 명중시킨 사례의 정의다. 그리고 이렇게 급증하는 버즈와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회원들이 그 영화를 찾아 봤을때, 그들은 영화에 실망하지 않았다.
작품상 선호 투표에서, "1917", "원스 어폰", "아이리시맨", "조커", "조조 래빗" 등 다른 영화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자신들의 1위표를 해당 영화들에 던진 뒤, 그 중 충분한 사람들이 "기생충"을 상위권에 두었다. 업계 내 그 모든 버즈들은 그 영화를 꼭 봐야할 영화로 만들었고, 아카데미 또한 그들의 웹사이트나 애플 TV를 통해 후보 지명작들을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회원들이 그 영화를 찾아 봤을 때에는, 그들은 그 모든 입소문이 진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니버셜의 "1917" 오스카 프리 파티행사에 있었다면, 당신은 그곳에서 기생충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1917은 연말 박스오피스를 휩쓸었고, DGA,PGA,BAFTA에서 우승하며 유니버셜은 일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리고 샘멘데스가 나무랄데 없이 만든 1차 세계대전 영화는 3개의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촬영상, 사운드믹싱상, 시각효과상. 하지만 그뿐이었다.
봉준호가 (나중에 오랫동안 자신의 영화를 지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 쿠엔틴 타란티노를 제치고 각본상에서 승리하며 한국 최초의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을 때, 기생충의 승리를 막을 수 있는 영화는 없어보였다. 이후 예상대로 국제영화상을 수상했고, 감독상에서 샘멘데스를 제치고 놀라운 승리를 했다. 그리고 작품상. 한국 최초이자,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외국어 영화. 또 하나의 규칙이 깨졌다. 만약 인기가 있고, 널리 시청될 수 있는 영화라면, (외국어영화상, 작품상) 둘 다 이기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번 오스카에 참석했고, 문라이트 당시 헐리우드 커뮤니티 전체가 그 영화의 승리를 위해 결집해 지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기생충만큼 사람들로부터 축하와 응원을 받고, "기생충"을 외치며 발을 구르던, 열렬한 에너지를 가진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정말 모두가, 심지어 경쟁 스튜디오까지도 봉준호가 이기길 바라는 것처럼 보여질 정도였다. 한편으론 마치 작년에 중도성향의 민주당(혹은 공화당)이 승리하였다가, 올해에는 진보적인 민주당이 승리한 느낌도 있었다. 실제로 한 트윗은 다음과 같이 썼다. "만약 우리가 '그린북'에서 '기생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트럼프에서 워렌으로 갈 수도 있다."
(중략) 확실히, 이번 오스카상 시상식은 미국에서 정치적 문제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열렸다. 시작부터 피트는 "나에게 허락된 시간은 45초밖에 안되는, 이는 이번 주 존 볼턴이 받은 시간보다 더 많은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조커"의 남우주연상 수상자 호아킨 피닉스는 오스카 시즌 동안 예측불가능했던 그의 모든 연설을 직접 썼다. (워너 브라더스 임원에 따르면 아무도 그에게 어떻게 말하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낙농업가의 농경법에 대한 비판을 꺼내들며 소감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거버너스 볼에서 만난 한 스튜디오 회장은 오스카에서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강의를 받는 느낌이 싫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시청자들도 같은 느낌이었을까? 최근 몇년간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오스카는 많은 미국 주류의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했고, 보지 않게 만들었다. 올해 오스카는 2360만 시청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기상 부문은 모두 결과가 거의 확정된 상태였고, 전세계 10억 달러의 흥행을 한 "조커"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여전히 오스카는 가장 인기있는 시상식 쇼지만, 모두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20 오스카는 봉준호와 기생충 제작진의 것이었다. 봉준호는 마틴 스콜세지를 위해 기립박수를 유도하는 품격을 보였고, 거버너스 볼에 들어가서는 각인을 작업하는 판각가에게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앞으로 더 많은 영화제작자들이, 그들의 언어가 무엇이든간에, 오스카에서 여러 카테고리에 걸쳐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부분적으로 넷플릭스와 애플이 세계문화에 한 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자막을 읽으며 영화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영화 세대들.
정말 업계 반응 개쩔었던것같다................. 만약 기생충같은 영화도 작품상 못탔다면 앞으로 외국어영화는 영영 못탔을것같음.
기생충 이후에도 또 나오기 쉽지 않아보이고. (그래도 한번 가능하다는걸 보여줬고, 절대 안된다는 인식이 깨진게 고무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