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 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라서 봉감독님만큼
타란티노나 스콜세지 옹에게 대단한 애정이 있는건 아니고
그들의 어록을 외우고 다닐 정도도 아니지만
이번 아카데미를 향해 가는 기간 내내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견재라던가(특히 표정가지고 비꼬는 말들)
그런게 참 너무 과하게 확대해석 하는게 아닌가 했지만
난 평소 쿠엔틴이 원래 어떤 표정이고 저게 정말 뚱한건지 시샘하는건지 전혀 모르니 뭐랄수도 없고
그저....너무 놀림 거리가 되는게 안타까웠어
자신의 영화를 위해서 레이스를 열심히 하는건 당연한거고
본인이 받을거란 믿음 도박? 같은게 없이 어떻게 이 긴 여정을 버티겠어
결과는 원하시는 반대로 안 되었을 지라도 봉감독님의 애정 넘치는 언급과 그에 대한
화답으로서의 쿠감독님의 환한 표정으로 이 긴 레이스 경쟁의 종점을 아름답게 찍어서 너무 좋았어
쿠감독님도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요지....
스콜세지 옹은
하아...
노장은 죽지 않는다 아니 더 거듭날 뿐이다라고 표현해도 될런지
어떻게 이런 명작을 또 만들어낼 수 있는건지
오로지 넷플릭스 영화란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외면받는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깝고
부인분도 아프시다는데 그 와중에 캠페인 시상식 뛰느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시며
자리만 지키고 있는 유난히 작아보이는 체구의 백발의 할아버지가
너무 맘이 아픈거야
그런 명작을 만들어 놨는데 이렇게까지 외면하긴가 싶어서
그런데 봉감독님이 올라서자마자 스콜세지옹의 어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를 언급 해주는데 내가 당사자도 아닌데 너무 고맙고 또 고맙고
상과는 또 다른 인종도 나라도 너무 다르고 먼 곳에 사는 한 영화인이
자신의 말 한마디를 새기고 이 자리까지 올라와 당신과 함께 같은 후보에 올라 영광이란 말을 하다니
뭐랄까 인생 누구보다 탄탄하고 알차게 사신 분이지만
아 내 인생 참 알차게 살았구나
이 영화계에서 내가 이런 시네키즈들에게 영향을 주고 살아왔구나 싶으셨을거 같아서
내 마음까지 뻐렁치는 느낌.
감독상은 봉감독님이 받으셨지만
그 순간 기립한 사람들도 나도 스콜세지 옹에게 마음으로나마 또 하나의 상을 건낸 기분이었어
모르겠어 난 요즘 어딜가나
경쟁해야하고 깍아내려야 하고 궁예질 당해야하는 분위기에
점점 좀 지쳐갔는데 심지어 진짜 그런가 아닐까하며 지치면서도 쉽게 휩쓸리기도 했는데
봉감독님의 스피치가 너무너무 벅차 올라서
내가 언급된것 마냥 너무 존중과 존경과 사랑이 뭍어나서
그냥 너무 좋고 세상이 막 따뜻해지는 기분까지 들어서 너무 행복해지는 기분이었어
4관왕도 기쁘지만 감독상 받으신거 너무 축하드리고
아카데미에도 감사하다
감독상 못받았더라면 저 스피치 못들었을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