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동남아나 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여성, 노동자등을 무시하는 일부 사람들은 아예 대놓고 손가락질하면서 피부색가지고 조롱하거나 하잖아. 보통 이유는 못배우고 못살고 힘든 일 한다는거고. 근데 이게 또 동남아 사람이래도 옷 말끔하게 차려입고 고학력자에 직업이 좋다거나 부자면은 대우 잘 해주더라고. 그래서 이런 외국인 무시하고하는게 인종차별은 맞지만 핵심은 경제력에서 오는게 아닌가 싶었어.(이건 내 주관적인 생각)
반면에 유럽은 좀 다른거 같아. 10대후반 20대초에 몇년 유럽에 있었고 중간에 한국 귀국했고(이와중에도 유럽포함 20개국 넘게 여행했었고 지속적으로 교류했고) 20대 후반인 지금 또 유럽에서 장기간 지내다가 귀국했는데, 20대 초반에는 정말 좋던 유럽이 10년쯤 지난 지금에와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곳이 되었어.
정말 이해를 못했던게 20대초반에는 부모님 지원 거의 없이 나와서 옷차림도 솔직히 spa브랜드에서 세일하는거 그런거만 입었고 외식도 거의 못하고 좀 불쌍하게 살았거든.반면에 최근엔 경제적으로 좀 좋아져서 디자이너 브랜드 가방도 좀 들고 옷차림도 신경쓰고 인스타에도 해외여행가는 사진 밥먹듯이 올리고 학위나 자격증 인증샷도 올리고 그런데 지인들부터해서 낯선사람(식당 종업원등)이 예전엔 분명이 엄청 호의적이고 나서서 도와주려고 했는데 최근엔 오히려 내 주문은 일부러 안받는다던가 아시안은 공부만 할줄안다, 아시안은 사치품을 좋아한다~ 등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를 하는데 처음엔 내가 사는데 지쳐서 피해의식이 있나 싶었어.
그러다 좀 친한 현지애한테 술마시다가 상담했는데 이유를 알게 되었어. 일단 서양에서 아주 못배운 애들 빼고는 '품위있고 약자를 도울줄 아는 나'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대상은 보통 유기동물이라던가 외국인(그중에서도 피부 하얀 타국 사람 또는 동양여성(뭔가 약해보이고 나한테 해꼬지 안할거같으면서 어린아이같다고..))이 되는데 그러니까 '나토리'라는 사람을 인격체로 대했다기 보다는 도와줘야 마땅하고 그래서 얠 도와주는 나는 좋은사람. 가난한 유학생을 따돌리지 않고 오히려 도와주는 착한 나. 에 꽂혀서 지금까지 잘 해줬을거라는거야. '나토리'에 대해서 우월감을 쭉 가져왔을거고. 여행지에서 아시안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길 가르쳐주고 도와주는사람들중에 상당수도 이런 마인드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렇게 도움받아야하는 존재가 어느순간 나보다 좋은 직장, 좋은 옷, 좋은 생활을 누리면 열등감이 폭발하게 된대.. 감히 동양인주제에 나보다 나은 삶은 누려?+내가 살던 동네들이 공통적으로 중국인이 들어와서 부동산 가격을 다 올려놨다는데(일부는 맞는말인데 전적으로 동의는 못하겠고..) 그래서 돈많은 중국인, 아시안은 부정적인 이미지이기도 하다고. 암튼 결론은 나한테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기 자리 뺏긴거 같은 느낌을 들기 때문에 슬프지만 앞으로도 적대적인 사람들 더 많이 만날거라고 하는데 얘가 나한테 헛소리할 그런 애는 아니거든.
집에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게 진짜 맞더라. 페북에도 내가 아프다, 뭐 문제가 생겼다 이러면 안됐다며 댓글 엄청 달리는데 차를 새로 샀다던가 승진했다던가 하면 댓글 다는애들 한국친구 아니면 일부 아시안 친구들밖에 없구.. 그 많던 유럽친구들 10프로도 댓글 안달고..ㅋㅋ
한국 들어올 기회가 있어서 이걸 다시 생각해봤어. 얘네한테 좋은 대접받으려면 난 못살고 못배우고 불쌍한 포지션이어야 하는건데 난 그건 싫고 또 그렇다고 인종차별 감내할만큼 멘탈이 쎈건 아니라서.
그래서 결국 귀국했고, 후회는 없는데 이젠 유럽이 여행조차 가고싶지 않은곳이 되어서 넘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