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기니까 양자역학에 관심있는 톨들은 각잡고 보길 추천해
그래도 내가 본 양자역학 영상들 중 가장 자세하고 가장 이해가 잘 되는 영상이었어
유튜브에 10분 5분 만에 양자역학을 설명해준다는 영상은 많은데 무엇을 봐도 중간에 내용이 뭔가 빠진 것 같고 아리송했거든
근데 이 영상을 보고 그제야 좀 이해가 가더라고
요약하자면, 사실 이 세상은 텅 비어있다
무슨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거의 텅 비어있다
그런데 우리가 물체를 만지고 표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전자기력 때문이다
전자기력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서로를 통과하게 될 거야
양자역학의 유명한 이중슬릿 실험은 다들 많이 들어봤지?
광자(빛 알갱이)를 쏘았을 때 보는 눈이 없을 때는 파동의 형태로 (물결처럼) 2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하는데
누군가가 보는 순간 입자가 되어서 한개의 구멍만을 통과하잖아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본다는 행위, 관측한다는 것이 꼭 눈으로 본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고
외부환경과 접촉하는 걸 의미하는 거래.
예를 들면 광자가 파동의 형태로 날아가다가 단 한개의 공기 분자와 부딪히기라도 하면 바로 입자로 돌변하는 거야
즉 이 세계의 무언가와 부딪혀야 그것이 형태를 취한다는 거.
부딪히지 않으면? 그냥 파동의 형태로 나타나고.
이 입자가 아무도 모르게, 어떤 시선도 받지 않고, 공기 분자 같은 게 1도 없이, 그러니까 이 세상의 어떤 작은 물질이라도 만나지 않으면(관측되지 않으면) 얘는 파동으로 존재해.
그러다 이 세상의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만나거나 건드리게 되면 그 즉시 알갱이인 입자의 형태를 띠는 거지
이 세상의 무언가와 만난다는 건 이 세상에 지각되는 거거든
지각되기 전엔 파동이더니 지각되는 순간 즉시 형태를 갖추는 거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잖아.
우리한테 보여질 때는 형체가 있는 알갱이인데, 안보여질 때는 그냥 물결같은 파동이라고?? 이건 말도 안되는 거지.
때문에 처음엔 과학자들이 이것은 아주 작은 세계인 미시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다 라고 가정하고,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는 각각 다른 법칙이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렸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시세계는 희안하게 파동이었다가 입자였다가 하더라 하고.
그럼 또 의문이 생겨.
어디까지가 미시세계이고 어디부터가 거시세계인데?
보는 눈이 있냐 없냐에 따라서 어디까지는 파동이 입자인 척을 하고 어디서부터는 그냥 입자로만 존재하는데?
사람은? 사람은 미시세계에 속하는 거야 거시세계에 속하는 거야?
우주 전체입장에서 보면 사람도 아주 먼지같은 존재인데 말야. 그럼 사람은 미시체계인가? 아니 원자보단 크니까 거시체계인가?
이런 갭 사이에서 어떤 물리학자들은, 광자(빛 알갱이니까 얼마나 작겠음)보다 더 큰 물질도 광자처럼 똑같이 파동이었다가 입자였다가 할까? 궁금해했어.
그리고 실험에 돌입했어. 완벽하게 외부 접촉을 차단시키고 이중 슬릿을 통과시켜 봤지. 이번에도 외부와 연결되지 않으면 파동이 되어서 두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할까.
그랬더니 결과는???
두둥~!!
작년 2019년 11월에 그런 실험결과가 발표됐어
분자가 원자보다 더 크다는 건 다들 알지?
전자현미경으로 관측할 수 있을만큼 큰 알갱이, 그라미시딘을 가지고 이중 슬릭 실험을 했어.
이 그라미시딘은 아미노산 분자 15개로 구성된 생체분자야. 원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분자가 다시 15개나 모여서 뭉친거니 광자 알갱이에 비하면 아주 큰 복합체인거지.
초기 실험과 비교한다면,
모래 알갱이 한알을 구멍이 두개 뚫린 천에다 대고 던졌더니 (내가 안 볼 땐) 얘가 물결처럼 변해서 두 구멍을 동시에 지나갔어.
그래서 이번엔 농구공도 던져봤더니 농구공도 물결로 변해서 동시에 두개의 구멍을 지나가네?
그런데 내가 쳐다보면 모래 알갱이도 농구공도 구멍 하나만 통과를 해.
다시 뒤돌아서 안 본채로 던지면 기가 막히게 두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하는 거야.
두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한다는 설명때문에 양자역학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해불가할 정도로 신기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것의 의미는 단순해.
형체가 없는 파동, 즉 에너지 물결로 존재한다는 뜻이야.
얘도 역시나 보는 눈이 있을 때만 원래 모양을 유지하다가 아무도 보는 눈이 없으면 파동이더라는 거야
여기서 누가 본다=이 세상에 지각된다 (공기 분자 한개라도 만나거나 빛과 만나거나 등등) 라는 건 이제 알겠지?
이게 뭘 의미하냐면...
그렇다면!
할 수만 있다면. 전혀 어떤 외부의 물질과 1도 만나지 않고 슬릿을 통과시킬 수만 있다면, 사람도 파동으로 양쪽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다는 거야!
물론 그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구현할 수는 없겠지만...
구현 할 수만 있다면 사람도 파동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다는 거.
영상 말미에 보면 점차 물질의 크기를 키워서 아메바정도의 단세포 동물까지 시도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우린 이게 미시세계에서만 통용되는 법칙이 아니라, 미시와 거시세계에 모두 적용되는 법칙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
이 세상은 사실은 모두가 입자처럼 보이는 파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
사람같은 생명체까지도.
원래는 파동인데 외부에 지각될 때만 입자의 형태를 띤다는 거.
그럼 이건 또 무얼 의미하는 거냐하면...
사실, 이미 이런 방식의 물리법칙이 우리 세계에서는 너무 흔하게 쓰이고 있던 기술이었어.
어디에서냐면.... 그건 바로 게임!
게임은 컴퓨터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모든 맵이나 물체를 미리 구현해놓진 않아
캐릭터가 달려나가면 그 앞의 맵과 물체등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해서 보여주지
만약 게임의 모든 맵과 물체를 처음부터 동시에 불러내놓는다면 렉이 생기거나 심하면 다운이 되잖아.
우리는 거대한 맵이 처음부터 불러져 나와있고 내 캐릭터로 그 속을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컴퓨터는 그 유저에게 보여져야 할 일부 장면만을 실시간으로 계속 띄우고 있어.
바로 양자의 파동 입자 이중성이 이 기술과 동일한 방식인거야
외부에 지각되는 것만 실체화해서 보여주는 것.
또, 파동은 아날로그 신호, 입자는 디지털 신호라고 대입해 볼 수도 있어
아날로그 신호는 우리가 예전에 사용하던 전화선, 지금으로 치면 랜선을 타고 흐르는 일종의 전파이고 그것이 모뎀이라는 장치를 거치면 1과 0으로 나뉘는 디지털 신호로 바뀌어.
이 과정을 부호화라고 하는데 이중슬릿 실험에서 양자가 보여주는 움직임이 이 과정과 거의 같아.
관측하기 전엔 아날로그 신호였던 것이 우리가 보려고 하는 순간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는 거지.
진지하게 여기서 우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내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어떤 곳인가.
어쩌면...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여기가 가상세계일 수도 있다는 거야.
그냥 황당한 소리가 아니라 양자물리학자들 중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임.
영상 보면 알겠지만 김상욱 교수님도 그런 의문을 갖고 계셔.
여기까지야.
요약한다고 해놓고 그동안 알게 된걸 다 풀려다보니 대책없이 길어져서 요약이라고 할 수도 없겠다; 어쨌든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지금 새벽에 잠도 안자고 글 찌느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많고 글도 엉망일거야
더 잘 전달하지 못해서 미안해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면, 지금 나는 뭘까. 이 세상은 뭘까. 정말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
그래도 나는 관측되는 한 파동이 아닌 입자라 일어나 밥도 먹고 돈도 벌러 가야하지만ㅋ
다들 입자로서 즐거운 하루 보내~!!
불교 교리 같음 모든게 허상이고 내가 보려고 하니까 보이는 거라고 ㅋㅋ 전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어디에 있을지도 정해져 있지 않지만 내가 보려하는 순간 전자의 위치가 정해지고 내가 보는 그 물건이 세상에 나타나는거임 양자역학 재미있어서 입문서 몇개 봤는데 보면 볼수록 불교교리랑 너무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