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월루 하면서 적었는데 등록 버튼 누를지 말지 하다가 밥 먹고 왔는데
글이 날아갔습니다....
ㅎㅎ
그런데 육아톨1이 글을 쪄줬길래 나도 그냥 다시 간단버전으로 글 찐다!
우리 부부는 아기 없는 부부생활 기간이 길어지면서 거기에 너무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니
굳이 여기에 아기라는 변수를 추가해야 할까? 내 인생에 다시 또다른.. 어마무시한 변수를?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확고한 딩크가 아니었는데도 그렇게 생각했으니 아마 우리 같은 부부가 많지 않을까 싶음
이 사람이 좋아! -> 결혼 (이 때 출산육아는 막연하거나 먼 미래 같거나 두려움)
결혼생활 편안하네! -> (시간이 좀 지난 후 & 주변의 물음) 근데, 여기서 애를 꼭 낳아야 하는 건가?
잠깐, 애를 낳아야 하는 이유가 뭐야? -> 어.. 이유는 없어!
육아의 장단점이 뭘까? -> ...... 단점 너무 큰데..?
그래서 6개월간 둘이서 진지하게 수시로 대화했음
그리고 아기를 낳기로 결심하고 낳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했던 대화의 80%는 뜬구름이었음...
현실 vs 보고 듣고 상상한 것 사이에는 진짜 어마어마하게 큰 차이가 있었다.. 진짜로...
꼰대성 발언이라 개싫어하지만 가끔 남편이랑 지금도 하는 말이 있음: "아기 낳기 전엔 모르는 거구나.."
(나부터도 노키즈 시절 엄청 싫어했던 말이고 지금도 일부 육아부심 이상하게 뿜뿜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말처럼 쓰일 때가 있어서
실제 남편 외의 사람에겐 말한 적 없음 ㅋㅋ)
임신육아출산에 여러 가지 단점들이 있지만 나톨이 & 내 주변 토리들이 걱정하고 단점으로 꼽았던 것들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함
1. 몸의 변화와 고생
있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 있음.
나 같은 경우엔 입덧으로 개고생 쌩고생 내 인생이 이럴 수도 있구나 바닥친 경험..
그리고 출산은 비교적 수월했음. 키가 크고 골반이 넓은 편인데 자연분만하기 딱 좋다 했고 실제로도 큰 고통이나 후유증 없었음.
그러나 이건 복불복. 심지어 임신하고 낳기 전까지 아무도 모름. 입덧, 요실금, 튼살 등 충분히 걱정할 만 해.
네이버만화 아기낳는만화에 보면 종류별로 설명이 잘 되어 있지만.. 그 중 내가 뭐가 걸릴진 몰라..
그렇지만 아기 낳고 1년 이내에 대부분 복구가 된다는 것! 안 되는 경우엔 의학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는 것! (이것도 사바사이긴 합니다 ㅠ)
육아하면서 관절 삐그덕.. 내 허리.. 무릎.. 이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원래 관절이 안 좋았던 사람이고
남편은 원래 관절이 좋았는데 인생 처음으로 관절들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
이것도 길어야 5년이리라 생각하고 있고
지금은 애가 좀 커서, 곧 필라테스와 마사지 시작 예정이야.
-> 몸은 진짜 힘듦. 어느 정도는 회복이 됨. 어느 정도는 노력해야 함. 그리고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함. T T (사바사)
2. 개인취미, 여행 등등 여유로운 시간
와우 내 기준 제일 큰 단점. (꾸미기나 미용에 관심 없음, 몸은 원래도 안 좋았었음 ㅋㅋ)
그런데 이걸 단점으로 꼽기가 애매해지는 것이 원래 취미생활 이상으로 아기 지켜보는 것이 재밌음. (사바사임)
나는 돌덕질, 축빠, 야빠 차례대로 다 거쳤고 여행도 일년에 두 번 이상 다니던 사람인데
지금은 애기 덕질함. 핸드폰에 사진 동영상 가득.. 하루 끝나면 누워서 사진 복습하고 오늘 새롭게 하게 된 말들이나 행동들을 메모장에 씀..
그게 너무 재밌어.
사실 돌 전엔 재미 < 책임감이었음. 귀엽긴 한데 재미는 잘 못 느꼈던 거 같아.
근데 돌 넘어가면서부터 정신 못 차림. 말 하나 하고 웃고, 새로운 행동 성공해놓고 뿌듯해하는 표정.. 내 인생 일분일초가 아까울 정도..
덕질할 때 느꼈던 감정 몇 배로 뻥튀기해서 받고 있어 T T (심지어 덕질대상이 나한테 안겨옴)
여행 못 가는 것도, 나는 아쉽지 않아서 안 가는 건데, 가려면 갈 수 있어 ㅋㅋㅋ 내 친구들은 진짜 잘 다녀 ㅋㅋ
근데 나는 집에서 애기 노는 것만 봐도 이젠 행복감 맥스라서 굳이 나갈 필요성을 안 느낌
애기 위주의 여행이 되는 것도, 애 낳기 전엔 그게 뭐야 했지만, 지금은 애가 잠깐 웃는 것만 봐도 여행 잘 왔네 T T 한다.
-> 못 하게 되는 건 맞는데 아쉽진 않다. (다시 한 번 사바사)
3. 아이 인생에 대한 책임감
낳기 전엔 이것도 무서웠지만.. 낳고나니 아이 인생은 내 책임감만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라면서 그럭저럭 흘러갑니다.
그럭저럭 흘러간다는 말, 낳고 나면 알아서 큰다는 말(<- 이 말도 싫어했고 지금도 싫어함) 같아서 별로 안 좋은 뉘앙스 같지만
그건 아니고 내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며 사랑해주기에만 집중하면, 아이는 잘 자라.
아이가 잘 자라려면 내가 잘 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거지 같은 세상에 물들어서 삐뚤어질 수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책임지지..
이런 걱정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
그러나 책임감을 그렇게 강하게 느낄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기본적으로는 부모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이지만.
(완벽하고 좋은 사람으로 자라길! 나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같이 부족하게 크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생각이 부모를, 그리고 애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이를, 엄마아빠와 함께 행복하게 하루하루 셋의 인생을 같이 보낸다는 데에 집중하면,
아이는 잘 자라는 것 같아.
내 아이는 성공해야해.. (사회적인) 실패하는 건 볼 수 없어.. 라고 생각한다면.. 백스텝 해주세요..
이런 부분에 대해선 내가 아는 바가 없으니 노코멘트..
내 아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사회에서 할 일 하며 씩씩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으니 이런 걱정은 하지 마셔요! 짝짝짝!!!
실제로 키우다보면 나쁜 순간(가정의 분위기와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순간) 이 오기도 하는데
우리 부부는 오은영선생님 영상이나 육아법 책을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고..
나는 개인적으로 인격적인 면에서 향상이 "약간" 있음..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된 거 같긴 해 ㅋㅋ 막 심리서 육아서 읽다보니 ㅋㅋ
-> 너무 걱정하지 마. 최선을 다하면 아기는 건강하게 잘 자랄 거야.
우리는 8090년대의 육아법 모르고 체벌이 당연했던 그 시절에서 자랐는데도,
지금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잘 컸으니까, 우리 아기들은 우리보다 더 잘 클 거야. (이건 사바사 아님!)
4. 부부 사이 관계
이거 어렵다.. 진짜 엄청나게 사바사 케바케..
더 좋아지는 부부 / 안 좋아졌다가 다시 좋아지는 부부 /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지는 부부
다 케이스가 있는데
애가 어릴 땐 안 좋아졌다가 애가 크면서 좋아지는 부부 얘기를 제일 많이 들음
아 이건 진짜 사바사라 뭐라 쓸 말이 없네.
우리 부부도 엄청 사이 좋았는데, 아기 5개월? 전까지 제일 고비였던 거 같아.
둘 다 엄마아빠 역할에 익숙하지 않고 책임감만 넘치는데 시간과 여유는 없는 그런 상태.
중요한 건 평소에 대화 많이 하고, 둘 다 가사 참여도가 높아야 하고, 그리고 싸우더라도 선 넘지 않아야 하고..
그리고 사이 좋아질 땐 진짜 엄청 좋아질 수 있음. 덕질메이트라는 새로운 역할이 생기니께 ㅋㅋㅋㅋㅋ
애기 재우고 나와서 맥주 한 잔 하면서 그 날 찍은 영상 사진 같이 돌려보면서 웃는 재미.. 내가 찍은 거 또 봐도 재미지다..
좋다가 애 낳고 나빠지는 경우는 봤어도 나쁜데 애 낳고 좋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나쁠 때는 아기 낳지 않는 게 낫다.. 는 것이 나의 추천 T T
-> 너무 사바사라 결론이 없지만 배우자와 자신이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면 나중에라도 좋아질 거라 말해주고 싶다!
내가 / 배우자가 그런 사람인지 (특히 여유없이 극한에 몰렸을 때) 잘 파악해보도록 하자!
여기까진데 간단하지 않구만? T T ㅋㅋㅋ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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