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1차 관람 후에 마음에 남은 것들이 너무 많았고, 나는 둘의 이야기 - 삶에 새겨진 사랑의 기억에 관한 부분이 너무 좋았어.
다른 톨이 올려 준 사운드 트랙 듣다 다시 벅차올라서 재관람은 영화의 전당에서 하고싶어서 홈페이지 들어갔는데, 거기 셀린 시아마 감독 Q&A올려져 있어서 읽어보니 좋더라.
톨들이랑 공유하고 싶어서 데려왔어.



[ DIRECTOR Q&A ]





Q. 작품 속에서 예술가와 뮤즈의 전통적인 관계를 새롭게 해석했다, 언제부터 이 아이디어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는가?


전 작품 <걸후드>를 마치고 나서였다. 2014년에 <걸후드>를 찍고 나서 5년동안 이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했기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매우 긴 여정이었다. 아이디어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5년 사이에 세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났고 그 시간은 내게 자신감을 주기도, 외로움을 덜어주기도 했다. 또한 이 아이디어를 타협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들도 생겼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이 아이디어의 힘으로 가득 차 있다.





Q. 사랑이 주제인 영화를 만든 것 또한 처음인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사랑 이야기를 꼭 한번 그려보고 싶었다. 각본의 바탕에는 명백히 모순되는 두 소망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사랑에 빠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차근차근 보여주고 싶었다. 순수한 현재와, 즐거움에 관해서. 여기서 나는 혼란과 망설임, 그리고 낭만적인 교류에 대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번째로, 사랑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삶의 모든 범위 안에서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남아있는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사랑의 탄생과 서서히 타오르며 살아 숨쉬는 사랑을 말하는 동시에 그 사랑이 남기고 간 것들 또한 담아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결코 지속될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이다. 그 사랑은 결국 ‘마리안느’의 화폭과 두 사람의 마음에만 흔적을 남길 뿐이다.





Q.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속 사랑 이야기는 다른 영화와는 다른 것 같다.


‘평등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속 평등함은 이 이야기의 특수성과 두 주연 배우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캐스팅 단계에서, 크리스텔 바라스와 나는 밸런스에 대해 고민했다. 사랑 이야기는 위계 질서나 힘에 의한 관계, 혹은 유혹 같은 것에 기반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감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했고, 그것들이 바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것들이었다. 영화 전체는 이러한 인물 관계의 원칙 하에 진행되고 있다. 계급을 넘어선 하인 소피와의 우정, 욕망과 열망을 지닌 백작 부인과의 솔직한 대화 같은 것들. 나는 인물들 간의 연대와 정직함을 원했다.





Q.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을 찍은 것이 처음이다, 18세기 여성 예술가를 다룬 특별한 이유는?


여성 예술가들은 항상 존재해왔다. 여성 화가들이 많았던 18세기 중반에는 예술이 더욱 번창하는 시기였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18세기 시대극으로 만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은 화가가 아니라 모델이나 동료로서 작업장에 존재했고 그것이 그들의 예술적 역할이었기 때문에, 문화적인 서술에서 뮤즈라고 불린 것이다. 그들이 창작물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역사에서 지워졌고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에 지금 우리는 ‘피카소’의 뮤즈였던 ‘도라 마르’가 위대한 초현실주의 사진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남성 예술가에게 큰 영향을 미친 여성 예술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진 것이다. 나는 배우들과 협업하며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런 현실을 실제로 그려보고자 했다. 내가 영화에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은 이유는 예술사의 이러한 본질을 되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Q. 뮤즈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평등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아름답고 침묵을 지키며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는 확실히 지배관계가 존재한다. 또한, 그 뮤즈와 사랑에 빠진 관계여야 한다는 사실도 권력 남용을 허용하는 환상일 뿐이다. 보통 전통적으로 표현되는 창작자과 뮤즈는 일방적인 관계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중심 메시지는 그 어디에도 뮤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뮤즈라는 것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예술가의 협력자를 숨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단어일 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예술의 역사가 어떻게 예술가와 그의 동료 사이의 협업을 지워내는지 보아 왔다. 나는 뮤즈라는 개념을 지우고, 그저 두 협력자의 지적인 대화를 담고 싶었다.





Q.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관객들이 영화관을 떠날 때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동반자나 쉼터로 느껴지는 영화이기를 바란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게 어떤 것인지, 어떤 감각인지 고스란히 전해주려 노력했다. 관객들이 그것을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 W 2020.01.18 19:25
    모바일에서 작성한 거라 가독성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네.
  • tory_2 2020.01.18 19:5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25 21:26:29)
  • tory_3 2020.01.18 20:20

    좋은 영화라 궁금증도 많았는데 정보 공유해줘서 고마워!

  • tory_4 2020.01.18 20:34
    와 내용 너무 좋다 고마워~!!
  • tory_5 2020.01.18 22:48
    나 스크랩 누르다가
    모르고 신고 눌렀는데 어떡하지ㅜㅜ
    눈물이 난다
  • tory_6 2020.01.19 00:3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0/07 13:27:03)
  • tory_7 2020.01.20 13:13
    고마워! 잘 읽었어.
  • tory_8 2020.01.29 16:17
    와 이런 의미였구나 우린 평등하다 나도 너를 본다
  • tory_9 2020.01.29 18:22
    오늘 영화 보고 이 글 읽으니까 이해 되네. 글 갖고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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