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도 끝났어. 다들 잘 지내고 있니?
연말 앞두고 그냥 가만히 있자니 그래서, 찍었던 사진들을 천천히 훑어보면서 기억을 되새김질해봤어.
사진 많음 주의. 100장정도.
날짜순이긴 한데 올리면서 섞였을 수도 있어.
새해부터 답답해서 조금 멀리 나가기.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포기할 수가 없다.
날씨는 추웠고, 저 멀리서 치즈 고양이는 노을빛을 맞고 있었다.
나는 아이가 저 다리를 건너다가 풀숲으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대구를 떠난 카페가 포항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포항으로 떠나버렸다.
그날이 하필 쉬는 날인 것도 모르고...
며칠만 눈을 돌려도 금세 바뀌어버리곤 한다.
세 명만 나란히 서도 비좁아지는 이 곳이 최후의 보루일 지도.
좋아하는 카페에서 받는 따뜻한 마음.
알콜은 거의 없을 뱅쇼임에도 조금 알딸딸해졌다.
윤슬이라는 말을 알게된 게 올해였다.
길게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한 단어로 끝내는 깊은 느낌은 계속 곱씹을 수 있으니까.
이 곳도 변화가 예정되어있다. 지금 시점에선 이미 많은 곳이 변해버렸다.
언젠간 사진 속에서나 그 모습들을 보고 추억하겠지. 그 땐 이미 늦었겠지만.
눈을 많이 좋아했던지라, 늦기 전에 꼭 홋카이도에 가는 것이 꿈이었다.
이젠 시국이 시국이라 일본쪽을 생각할 일은 웬만해선 없겠지만, 그래도 원하는 눈은 실컷 즐기고 돌아와서 좋았지.
간혹 올라오는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은 불법주차를 해야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말을 가이드를 통해 전해들었다.
그런 줄은 몰랐는데 진짜려나.
맑은 날은 별로 없었지만, 원하던 눈은 실컷 보고 맞고올 수 있었어.
속눈썹에 눈이 쌓이는 것도 그저 좋다고 맞고다녔다.
2019년의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인 홋카이도 사진 끝.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많은 것들이 날 반겨줬다.
여기엔 눈은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겨울이 길어진다 싶을때면 신천산책.
군데군데 숨은 봄의 힌트를 발견하며.
떠나라고 부추기는 것들.
여행은 잠시일뿐. 일상에 더 충실하고싶다.
고소공포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버티려면 그래도 믿어야한다. 발 밑의 데크든, 누군가의 손이든.
우리집에 자고있을 애가 생각났다.
너무 미안해서 최대한 빨리 촬영을 끝내주었다.
겨울의 끝을 알리는 눈.
춥지 않아 다행이다 하며 서로의 사진을 건네줬다.
여전히 버스, 버스.
못된 말 같다가 슬픈 말 같다가. 한다.
밝은 척이라도 해야.
그렇게 적당히 지내면 금방 봄은 오더라.
눈이 좀 더 내렸으면 싶지만, 이번 비만 내리면 봄이겠지, 라는 기대감이 드는 걸 보면 내 마음이 참 얄팍하다.
꽃에 참 약한 우리.
우리가 아니라면 말고..
짧지만 벚꽃.
한철이라는 말 그대로 참 짧게 끝나서 싫지만, 그래도 매번 기대하게 된다.
가끔은 다른 곳에 가서 보고싶기도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니 내 방의 전기장판을 벗어나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웃긴 모습은 폰으로 실컷 찍어뒀지만 더 자주 잘 못찍어줘서 미안한 마음.
삼익비치 벚꽃을 빌려보고싶어서, 부산으로.
아직 시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 곳의 풍경이 시와 같다고 하면 금방 이해할 것 같다.
시시한 풍경은 잘 없다. 내가 잘 놓칠 뿐.
겨우내 잘 버틴 아이들에게 눈인사.
새로운 유채꽃 단지가 생겼다.
마침 날씨가 좋은 날에 유채가 만발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진 않아서 적당히 분위기가 났다.
좋은 날 다 끝나면 언제 그랬냐 싶지만.
할 말은 없지만 바라봐줄 순 있어서.
다시 찾아온 카페.
모든 것이 완벽했어. 대구에 있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여름이 가까이 왔다.
생일을 전후로 해서 서울에 왔다.
엄연히 이방인이지만 넘치는 삶의 기운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서울에서도 조금 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난, 많이 야윈 모습.
나이가 많이 들었기에 그런 모습임을 알아서 마음이 편치않았다.
완전한 이별을 알게되는 것은 역시, 많이 어렵다.
세 명이서 작은 작업실을 구했다.
지금은 가지도 않으면서 세만 꼬박 내지만.
뭔가 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도 좋았다.
거기에 더불어 세를 낼 수 있을 만큼 수익이 생겼다는 것도.
착각해보기 좋은 장면.
완전한 여름.
이번엔 살 조금만 빼자... 관절 상해
무슨 오기가 생겨서인지 강릉행을 결정했다.
7시간짜리 기차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정신이었는가 싶지만.
그래도 바다를 보면 애써 온 7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 든다.
또, 그렇게 되었다.
언제나 좋은 풍경
신림의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가끔은 질나쁜 공기가 돌긴 했지만, 대구보다 오래되고 따뜻한 기운은 느끼기에 좋았더라.
물론 여기도 비슷하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언제나 말하는 거긴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비오는 날이 싫어지지 않은건 참 좋은 점이다.
결국 여기도 시작.
슬쩍 가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더 가까워지지 않는게 좋아, 그래야 더 온전하니까.
작업을 구상하던 도중에, 치과를 가다가 지나간 곳에서.
생각하고 있던 많은 것이 뒤집어지고 해결되는 그 느낌. 덕분에 빠르게 작업을 해나갈 수 있었다.
물론 반응은 그리 좋진 않았던 것 같지만...주륵
큼지막한 행사에 왔다.
조금은 비릿한 바다냄새가 역시 좋다.
주변엔 뜨뜻한 사람이 아직 많으니까
올 추위도 잘 버티자.
늦여름이랑 가을엔 유독 비가 많이 왔다. 맑은 날을 손에 꼽을만큼.
역시 못 보게 되니 소중한 걸 안다.
이제 가을이 다 왔다.
여기도 오른쪽은 수많은 철거딱지가 붙어있었다.
정말 동시다발적이구나.
가을 즈음으로 제주도로 휴가를 갔다.
도착하자마자 다정한 모습이 반겨줘서 좋았지
김녕 올레길의 억새.
이토록 눈부신 곳에 나 혼자라니. 그저 좋을 뿐.
가을을 기념해 냥님 사진.
가을이니 수목원에도.
저 잔디밭을 못쓰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깝다.
고구마 좀 주세요~
때를 담고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닐까, 괜히 더 확신을 가져본다.
이상한 풍경이 하나 늘었다.
가을의 끝은 고개를 숙일 때 더 잘 알게 되었다.
모교의 유명 고양이.
이불 덮고 푹신하게 잘 자고있었다.
아직 이름은 잘 몰라도 예뻐할 순 있겠지
가을은 참 많이 짧아졌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겨울의 어떤 지점을 바라는 마음은 더 커진다.
소복하게 앉아서 끝을 기다리자
갑자기 내일이 2020년이 되더라도, 이미 밝혀둔 불이 그 곳에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 나가면서 내가 심어둘 빛을 챙겨가야, 불빛이 더 닿지 않을 때 주저하지 않을수 있을 것.
지우려던 어떤 새벽의 메모.
이제 새해도 몇시간 남지 않았어.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고 맛난것도 많이 먹고, 더 행복하자.
남은 2019년도 따뜻한 순간이길 바라며.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