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측은 인터뷰를 통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원작자 측은 작가협회 탄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갈등이 커가고 있다.
드라마의 표절 시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등장한 설정을 조금씩 따다 쓰는 풍토, 표절 문제에 너그러운 분위기가 일을 키워왔다고 드라마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창작물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애매하고 어려운 것도 문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억울함을 소호하는 이들도 많고, 표절 소송이 악용되는 경우도 있다.
표절 시비가 불거져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표적 작품은 1997년 MBC에서 방송된 미니시리즈 '청춘'이다. '청춘'은 줄거리나 핵심 에피소드가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러브 제너레이션'을 표절했다는 논란을 일으켰고, 드라마는 당시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16회였던 드라마는 10회로 조기 종영했으며, 해당 작가는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영구 제명됐다. 표절 문제로 드라마가 타격을 입은 1호 사례다.
2002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은 김수현 작가의 '사랑이 뭐길래'와 표절 시비가 일었다. 당시 주말극으로 인기를 모으던 '여우와 솜사탕'이 핵심 내용을 베꼈다며 김 작가가 표절시비를 제기,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결국 법원이 김수현 작가의 손을 들어주면서 MBC 등이 수억대의 손해배상을 해야 했다. 이 역시 법원이 표절 문제를 인정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또 2009년 패션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두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 편성돼 제작사와 방송사 간에 시비가 일면서 세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SBS가 '스타일', KBS가 '매거진 알로'를 각각 편성했는데 양측 사이 표절 시비가 붙었고, 결국 먼저 편성이 잡혔던 '스타일'이 예정대로 전파를 탄 반면 '매거진 알로'는 편성이 취소돼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2010년 방송된 KBS 2TV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첫 회가 표절 시비에 휘말려 작가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첫 회 내용 일부가 '전설의 고향' '구미호 편'을 표절한 것으로 작가 협회가 인정하면서 해당 작가는 1년간 회원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법정에서 표절이 인정되거나 징계, 편성취소 등이 이어지지 않았던 표절 시비를 더하면 그 수는 더 많다. 법정으로 가더라도 구체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표절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것이 드라마계와 만화계의 대립 양상까지 보였던 '태왕사신기'와 '바람의 나라'간의 표절 논란. 배용준이 주연한 김종학 PD의 MBC '태왕사신기'는 기획 단계부터 만화 '바람의 나라'와 표절 시비가 붙었다. 2006년 원작자가 저작권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냈으나 법원은 '태왕사신기' 쪽의 손을 들어줬다.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 SBS '내 남자의 여자'는 KBS 드라마 공모 작가가 '옥희, 그 여자'와 비슷하다며 소를 제기했으나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고, MBC '선덕여왕'은 뮤지컬 기획 '무궁화의 여왕 선덕'의 제작사로부터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KBS '아이리스'도 영화 시나리오 '한련초'를 표절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렸으나 역시 '아이리스'가 이겼다.
홍정은 홍미란 자매가 집필한 지난해 히트 드라마 MBC '최고의 사랑'은 시비가 일자 아예 내용을 수정한 경우다. 기획 단계에서 인터넷 소설 '그래서 난 안티팬과 결혼했다'와 표절 시비가 붙었고, 판권을 갖고 있는 제작사가 MBC에 내용증명을 보내기까지 했다. 이에 작가는 가상결혼 부분을 모두 빼고 수정해 방송했다.
자잘한 논란은 현재도 있다. '타임슬립 닥터진'과 '신의'외에도 방송중인 '옥탑방 왕세자'와 '인현왕후의 남자', '빅'(가제)과 '아이러브 이태리' 등이다.
SBS '옥탑방 왕세자'와 tvN '인현왕후의 남자'의 경우 조선시대의 남자가 시간을 거슬러 현재로 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과 로맨스를 그린다.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신작인 KBS 2TV '빅'과 tvN의 '아이러브 이태리'는 10대 소년이 갑자기 어른이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소재의 유사성이 보인다. 이에 '아이러브 이태리'가 7월 편성 계획을 5월로 앞당기고 나선 상태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고민 끝에 나온 남의 창작물을 양심 없이 베껴 쓰고 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일을 묵과해서는 안된다"며 "한국 드라마의 이미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20406115009849
표절 시비 진짜 많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