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 후기

망무새가 쓸고 간 인터넷에는
고양이 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캣츠 후기를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밈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이안 맥켈런이 우유 그릇을 핥아먹었기 때문이요,
테일러 스위프트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요,
감독이 한국에서 영혼을 갈아 홍보를 하고 간 까닭입니다.

기사 하나에 한식
기사 하나에 박찬욱
기사 하나에 일일 미소지기
기사 하나에 휴 잭맨
기사 하나에 김연아
기사 하나에 기생충, 기생충,

톰 후퍼, 나는 후기 하나에 아름다운 추억을 한 가지씩 불러 봅니다. 러셀 크로우가 노래할 때마다 머리카락을 쥐어뜯게 만들었으나 어쨌든 합창 뽕이 오졌던 그 장면, 킹스 스피치, 대니쉬 걸, 이런 영화들의 제목, 황금 트로피를 쥔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치맛자락을 따라 흐르는 빛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콜린 퍼스, 헬레나 본햄 카터, 에디 레드메인, 앤 헤서웨이, 캐머런 매킨토시, 앤드루 로이드 웨버,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헐리우드가 아스라이 멀듯이.

톰 후퍼,
그리고 감독은 옥주현에게 거대한 꽃다발을 안기고 떠났습니다.

나는 그의 파란 넥타이가 그리워
이 많은 혹평이 쌓인 인터넷에 예매창을 켜고
통신사 혜택을 어떻게든 끌어보려다가
검색창을 끄고 카드를 꺼내었습니다.

형언할 수 없이 망했다는 CG와 숨막히는 동시녹음에도 포기를 못 하는 것은
바퀴벌레 인간에 가슴을 몇 개 달았건 제니애니닷이 내 최애 고양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냥복동이 한국에서 살아남으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저 나라 사람들 정에 약해서 홍보만 잘 하면 영화 봐준다더라 소문이 나
공항서부터 합장하고 들어오는 꼴은 안 보게 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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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싸(ㄷㅋ)에 올린사람도 나 맞음 불펌아님
다음주에 한번 더 보러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