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일반적으로 대중음악사에서 여성 아티스트들이 첫 주도권을 잡았던 시기로 알려진것은 90년대부터이다. 머라이어 캐리와 셀린 디온을 위시해 샤니아 트웨인, 앨라니스 모리셋, 셰릴 크로우, 스파이스 걸스와 TLC 등이 차트를 주름잡고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여성 아티스트들이 선도할 수 있었던 기반엔 80년대 중반의 동시다발적인 여성 아티스트들의 성공이 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대형 여성 신인들의 신드롬적 등장들과 60.70년대 여성 아티스트들의 제2의 전성기가 마치 기적과도 같이 비슷한 시기에 앞다투어 일어나면서 남성 락밴드에게 밀려 2군이었던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그에 따라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한 상업적 투자도 늘어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폭팔적인 기류를 만든 이들은 누구인가. 80년대 중반 남성 아티스트/밴드에서 여성으로 체제를 전복시킨 주역들을 알아보자



혁명과도 같았던 여성 아티스트들의 반란의 선두는 신디 로퍼였다. 신디 로퍼는 리드싱글 Girls Just Wanna Have Some Fun과 함께 1983년 10월 발매된 데뷔 앨범 She's So Unusal로 평단과 대중을 동시에 사로잡은 괴물신인이었다. 앨범 제목처럼 너무나도 독특했던 그녀는 신경질적인 보컬과 펑키하면서도 알록달록한 헤어스타일로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자랑했다. 데뷔 앨범 She's So Unusal을 통해 그녀는 최초로 한 앨범에서 4곡을 빌보드 싱글차트 탑5에 올린 여성 아티스트라는 대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히트곡들을 연달아 배출해내었다. 앨범은 1700만장이 팔려나갔고 그녀는 수 많은 여성팬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신디로퍼는 데뷔 앨범 이후에도 몇개의 히트곡을 발매하지만 아쉽게도 바로 뒤이어 등장할 아티스트에게 영광의 왕관을 내주게 된다.





바로 대중음악사 역대 가장 위대하고 혁신적이었던 여성 아티스트 마돈나이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다는 말이 있듯이 의외로 그녀의 시작은 미약했으며 성공은 점진적이었다. 데뷔 앨범 Madonna는 신디로퍼의 데뷔앨범보다 몇개월 일찍 발매되었으나 발매된 싱글들은 반응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이어 발매된 Holiday와 Lucky Star이 각각 빌보드 16위, 4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가도를 보였다. Holiday는 영국에서 2번이나 더 재발매되어 발매 2년뒤에야 UK차트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다. 데뷔 앨범 활동이 끝나고 두번째 앨범의 리드싱글 Like a Virgin을 공개한 마돈나는 1984년 MTV가 야심차게 준비한 뮤직비디오 시상식 VMA에서 웨딩복을 입고 바닥을 구르는 충격의 섹스어필 퍼포먼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기어코 메가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1984년 12월 발매된 소모포어 앨범 Like a Virgin은 동명 타이틀 싱글 Like a Virgin, 마를린 먼로 오마쥬인 Material Girls,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아낸 Into the Groove와 같은 히트곡들을 발매하며 2100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한다. 아마도 60, 70년대의 전설적인 락밴드들의 열광적인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를 여성 아티스트가 처음으로 누렸던 시기일 것이다. 그녀는 80년대 중반 여성 아티스트 혁명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마돈나가 한창 Like a Virgin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을 시점, 아리스타 레코드의 사장 클라이브 데이비스는 그의 공들인 야심작을 만 천하에 공개한다. 바로 흑인의 외형으로 팝적인 보컬을 소화하던 휘트니 휴스턴이다. 아레사 프랭클린이나 패티라벨, 니나시몬, 빌리 홀리데이처럼 소울이 가득하기보다 부드러운 팝에 최적화된 창법과 음색으로 괴물같은 가창력을 뽐낸 휘트니 휴스턴에게 평론가들은 극찬을 날렸다. 1985년 2월 그녀의 데뷔앨범 Whitney Houston이 발매되었고 클라이브 데이비스는 미국에선 You Give Good Love, 유럽에선 Someone For Me와 All At Once를 싱글로 정하며 전세계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홍보했다. 그녀의 데뷔 앨범은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4주간 1위에 올랐고 1986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발매한 싱글들: How Will I Know, Saving All My Love, Greatest Love of All, I Wanna Dance With Somebody, Didn't We Almost Had It All, So Emotional, Where Do Broken Hearts Go이 연달아 하나도 빠짐없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며 7개의 싱글을 연달아 1위에 올린 유일한 아티스트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녀의 1집과 2집을 합산해보면 무려 4700만장의 판매고가 계산된다.





휘트니 휴스턴과 마돈나가 차트를 호령하고 있을 시절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 자넷 잭슨도 질세라 떠오른다. 그녀는 앞서 마이클 잭슨을 포함한 모든 자녀의 매니져였던 그녀의 아버지의 지휘하에 Janet Jackson(1982), Dream Street (1984)를 발매하나 뼈아픈 실패를 겪는다. 그녀는 아버지에게서 독립해 존 맥클레인을 매니져로 삼게되고 그는 그녀에게 앞으로 주옥같은 음악을 만들어가게될 프로듀서 테리와 루이스를 소개한다. 테리와 루이스는 이후 10년이 넘도록 자넷 잭슨과 함께 수많은 명반들을 쏟아내었고 그 시작이 바로 1986년 2월에 발매된 Control이다. Control은 발매 직후 잭슨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는 평과 함께 큰 성공을 거두었고 앨범은 1300만장의 판매고를 돌파한다. 그녀는 Control에서 5개의 곡을 전부 빌보드 탑5위 안쪽에 안착시키며 이전의 신디로퍼의 기록을 갈아치운다.





더욱 놀라운것은 80년대 중반에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60,70년대 기성 여성 아티스트들의 재도약이다. 가장 먼저 70년대에 디스코를 주류화시켰던 도나 써머가 1983년 앨범 She Works Hard For the Money를 통해 팝쪽으로 진로를 선회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동명 타이틀 싱글 She Works Hard For the Money는 흑인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MTV에서 헤비 로테이션을 돌린 뮤직비디오였으며 그녀는 앨범의 성공으로 1984년 그래미 어워드의 오프닝을 맞게 되었다.





뒤이어 가장 예상치 못한 아티스트의 재기가 등장한다. 바로 80년대 당시에도 전설로 여겨졌던 티나 터너이다. 60,70년대 남편과의 듀오 "아이크 앤 티나"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던 티나 터너는 남편 아이크 터너의 악화되는 마약 흡입과 알코올 그리고 그것에서 기인한 폭력에 이혼 소송을 내게된다. 이혼 이후 그녀는 연달아 4장의 솔로 앨범들을 발매하지만 반응은 처참했다. 대부분의 앨범이 차트 진입 조차 실패했을 정도니 말이다. 클럽과 연회장같은 작은 공연장에서의 공연과 간간히 티비쇼에 출연한 수입으로 연명하던 그녀는 캐피탈 레코드의 A&R 존 카터를 만나게 된다. 캐피탈 레코드는 티나 터너와의 계약을 만류했으나 존 카터는 그녀와 계약을 채결했고 그녀는 단 2주만에 희대의 명반 Private Dancer을 완성시켰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만 45세였고 아무도 그녀가 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84년 5월에 발매된 Private Dancer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고 싱글 What's Love Got to Do With It은 빌보드에서 3주간 연속 1위를 달성한다. 이후 그녀는 177회의 월드투어의 스케쥴을 소화해내며 다시 한번 정상의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Private Dancer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천만장 이상을 판매한다.





60,70년대 소울의 아이콘이자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중 하나인 아레사 프랭클린 역시 80년대 중반 재도약의 주인공중 하나이다. 1970년대 초반, 그녀의 손꼽히는 명작들 Spirit In the Dark, Young Gifted and Black 이후 아레사는 10년 넘게 이렇다할만한 앨범이 나오지 않던 상황이었다. 아틀란틱과의 계약이 만료되고 휘트니 휴스턴을 배출해낸 아리스타 레코드에 새로운 둥지를 텃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1985년, 물밀듯 밀려오는 여성 아티스트 신드롬에 힘입은것인지 그녀의 30번째 정규앨범 Who's Zooming Who?이 빌보드 앨범차트 13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반등했다. 소울만을 고집하던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팝과 현대 알앤비를 센스있게 섞어낸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싱글 Freeway of Love와 Who's Zooming Who?가 각자 빌보드싱글차트 3위, 7위에 올랐고 평론가들은 아레사의 재도약을 티나 터너와 비교하며 두 아티스트들의 선전을 응원했다. 훗날 이 앨범은 역대 아레사 프랭클린 앨범중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만큼은 아니더라도 60년대부터 활동해온 여성 아티스트들이 80년대 중반 다시 한번 기세를 펼친 사례는 더 찾아볼 수 있다. 휘트니 휴스턴의 사촌으로 더욱 알려진 디온 워윅이 1985년 That's What Friends Are For을 통해 10년만에 처음 빌보드 1위를 맛보았으며 여성 그룹 "라벨"의 대표곡 Lady Marmalade로 유명한 패티 라벨은 1986년 8번째 정규앨범 Winner In You로 솔로 아티스트로써 첫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그래미 10관왕의 주인공 샤카 칸은 1984년 발매된 I Feel For You의 동명타이틀 싱글이 빌보드 싱글차트 3위에 오르고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모두 거머쥐며 솔로로써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60년대부터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던 바브라 스트래이샌드는 80년대에도 여전히 훌륭한 타율을 기록해 1985년 24번째 정규앨범 Broadway Album를 700만장 가량 팔아치우며 성공시켰다.





이들은 현재 테일러 스위프트부터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시가 남성 아티스트들을 압도하고 현위치에 오를 수 있기까지의 기반을 마련한것뿐만이 아닌 남녀 아티스트간 상하 체제를 전복시킨 위대한 인물들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와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시 역시 훗날 이들에 못지 않은 인물들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기성 세대들의 과거의 유산은 꾸준히 기억되어야하고 또 되새겨져야 한다. 새로운 아이콘에 대한 과거의 아이콘들의 영향력은 불가항적이고 그것에 대한 인정과 존중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creativevibe/221736790978

  • tory_1 2019.12.15 18:02
    우리엄마 신디로퍼 얘기 할때마다 안타까워함 ㅠ 마돈나 나오기 직전까지만해도 신디로퍼가 오랜만에 여가수 컨셉 중에 진짜 신선해서 대세오브대세였는데 마돈다 뜨자마자 인기 확 묻혔다고 ㅠ
  • tory_4 2019.12.16 09:53

    좋은 노래도 많은데 왜 공존하지 못한건지 의아해

  • tory_2 2019.12.15 18:58

    정말 선구자들이네. 멋지다.....

  • tory_3 2019.12.15 19:58
    나만 사진들 계속 엑박인거야? ㅠㅠ
  • tory_4 2019.12.16 09:57

    80년대에 여성 락밴드도 음악좋고 참 신선한데 흥한 장르 많고 다양한 뮤지션 많고 그래서 롱런하긴 힘들었겠어 그래서 빌보드 차트가 매주마다 불꽃 튀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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