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 고이기 시작한 핏물을 손바닥에 뱉었냈다.
셋 중에 권태하가 가장 놀란 듯했다.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굴어. 속으로만 비꽜다.
놀란 대표님이 귀여운 주하원.
그리고 이 이후로 대표님 놀라면 한결같이 귀여워함ㅋㅋㅋㅋㅋ
"Leck mich am Arsch"
권태하는 어울리지 않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
벙찐 듯한 반응에 또다시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군다고 느꼈지만,
그런 표정이 스쳐지나간 건 잠시였다.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군다 ㅋㅋㅋㅋㅋㅋ
누가보면 하원이 연상수 같네 ^_^
"기껏해야 만지기만 할 건데 몸 사리지마. 술 먹은 날은 혼자 자기 힘들어서 그래. 와서 안아줘 봐."
교활하고 제 말로는 비열하기까지 한 저 커다란 혼혈남이 귀엽게 느껴지다니
필시 나 역시 만취 수준인 게 틀림없었다.
와서 안아줘 봐< ㅋㅋㅋㅋㅋㅋㅋ
대표님 이건 좀 귀여운 듯 ㅎㅎ
웃는 것 같지만 전체적인 무심함을 띠고 있는 그는,
패트릭처럼 아르마니와 고급스런 명함이 없이도
그 자체로 군림하는 분위기를 내포한 자였다.
권태하는 블랙 패턴이 교차되는 행거칩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동양과 서양의 조화라고 해야하나,
아름답다? 잘생겼다? 그런 일차원적인 판단과는 다르게
그에게는 신비한 뭔가가 있었다.
동양인에 가까운 혼혈이기에 느껴지는 오묘함인 듯했다.
대표님 일차원적인 말로는 정의내릴 수 없는 주하원.
무조건 예쁘다는 대표님보다 더 한수위인듯...
미학적 가치와 권력을 수반한 남자를 보는 마음은 복잡했다.
대표님 정말 다 가졌네...?
"내가 또라이 같아?"
난데없이 비속어에 눈길이 그에게 향했다.
그의 왼쪽 눈이 약간 샐그러졌다. 문득 귀엽다는 생각이 든 건
영원히 발설하지 말아야 할 순간의 감정이었다.
무표정한 남자가 자기 앞에서 막 표정이 있으니까 귀엽나? ㅠㅠ
[새삼 빠지면 안 돼. 이상하게 형이 인기가 더 많더라고.]
생긴 건 권태하가 낫지만 인간적인 면으로는 권재희가 더 나았다.
사람들이 모두 외모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니 권재희의 인기가 더 많을 수 밖에.
그럼.... 하원이 너는????
이 와중에 주하원 냉정한 판단한 게 뻘하게 웃김ㅠㅠ
근데 이래놓고
[뭐야, 그렇게 나랑 하는 게 싫었어?]
풀죽은 듯한 목소리였다. 콜록, 담배 연기가 목구멍에 걸려버렸다.
흉포한 짐승과 대치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한 강아지의 공격을 받은 것만 같았다.
따끔거리는 목을 손으로 훑으며 잔기침을 정리했다.
강아지....공격...?
ㅋㅋㅋㅋㅋ
권태하가 갑자기 테이블 밑의 내 손을 꽉 잡았다.
놀라 그를 보자 마치 이대로 가만히 있어달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지금 화를 삭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 와중에도 여기서 가장 당신이 잘나 보이니 나도 단단히 미쳤나보다.
ㄴㄴ
저 자리에서는 대표님이 제일 잘났지ㅠㅠ
"대표님 어깨 빠지겠어."
주하원의 마음을 읽어낸 권태하가 엄살을 부렸다.
겨울바람에 다크 그린 코트가 모양 좋게 흔들렸다.
정면을 향해있는 장총의 총구와 무심해 보이는 듯한 옆모습을 보던
주하원은 생각한 바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새삼 잘생기셨네요."
불시에 언어 기습을 당한 권태하가 주하원을 내려다보는 것과 동시였다.
이건 태하원 둘다 귀여웠음ㅠㅠ
미 치 도 록 귀 엽 다 ! !
"왜 귀엽게 굴어요?"
주하원이 꼭 그날 같잖아. 자신의 입에서 피가 나와 놀랐던 날처럼
그답지 않은 반응을 보고 중얼거렸다.
"날 보고 귀엽다고 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너 뿐일거다."
ㅋㅋㅋㅋㅋㅋ
"대표님 술 취하면 조금 귀여워지는 거 아세요?"
주하원이 다가오는 권태하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밀어냈다.
나는
주하원이 귀엽다...
"바다 최상위 포식자야. 백상아리도 상대가 안 된다고."
팬트하우스 객실 층에서 내려선 그가 툭 내뱉었다.
주하원은 어쩐지 그가 귀여웠다.
대표님 잘생기고 잘난 건 완전 공감하는데...
뭐 하원이가 귀엽다면 귀여운 거겠지♡
음.. 엄살피우는 대표님은 좀 귀여운 듯?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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