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도숲에는 처음 글 써보네~ 안녕 토리들?

도숲 올때마다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알아가는 토리 중 하나야^^

항상 정성스럽게 글올려주는 토리들이 고마워서 나도 오늘 내가 아는 조그만 이야기 하나 해보려고 해.




















때는 1886년 11월, 쌀쌀해지는 바람을 뚫고 갓을 쓴 한 양반 남성이 대문 앞에 서 있었어.

이 남자는 당시 한양 정동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교사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어.

올해 막 태어난 핏덩이를 포함한 딸 넷의 아버지이기도 했지.

그 옆에는 어린 소녀가 서있었는데, 이 아이는 남자의 셋째 딸이었어.


남자는 정동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선교사들이 하는 일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그 중에는 여성해외선교회에서 파견된 스크랜튼 대부인이 주도하는 '숙식제공 무료여성교육기관' 설립활동도 포함되었지.

남자는 어려운 형편에 입 하나라도 덜고자 딸 하나를 그 교육기관에 데려가기로 했어.


첫째는 이미 저 멀리 강원도로 시집갔고, 둘째는 14살이어서 결혼 적령기라 안되고, 아직 핏덩이인 막내딸은 더더욱 안되겠지?

그래서 당시 열 살이었던 셋째딸 '점동이'를 그 학교에 맡기기로 한거래.


그 당시 선교사들의 회고에 따르면, 점동이는 그날 처음 '난로'를 보았다고 해.

조선의 난방방식은 바닥을 따뜻하게 데우는 온돌이었으니 

아궁이만한 큰 화로가 방안에 있고, 그 안에 장작이 다닥다닥 타는 걸 보고 어린 점동이는 굉장히 놀라지 않았을까?

게다가 학교의 교장이었던 스크랜튼 대부인은 키가 큰 서양인이었고 말이야.

게다가 스크랜튼 부인은 점동이를 보고 반가워하며 그녀를 따뜻한 난로 가까이에 앉으라고 권유했는데

점동이는 그런 마음도 모르고 '이 서양인이 나를 저 아궁이 안에 넣어서 잡아먹는건 아닐까' 하면서 겁을 낼 정도였다고 기록되어있어ㅋㅋ



76Tr41A2nUWYemog6imqOC.jpg

<스크랜턴 대부인>


뭐 어째 되었든, 점동이는 스크랜턴 대부인이 만든 무료여성교육기관의 네번째 학생이 되었어.

첫번째 학생은 한 관리의 첩이었는데, 애초에 남편에게 끌려 들어온 거라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갔고,

두번째 학생은 한 과부가 맡긴 꽃님이라는 아이,

세번째 학생은 전염병에 걸려 서대문 밖에 버려진 엄마가 외국인 선교사에게 구출되면서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된 별단이였다고 해.





3no3UjzGv6gymiAWKouK2g.jpg

<이화학당>


이 학교는 1897년 봄, 고종으로부터 '이화학당'이라는 이름을 받고 한국 최초의 사립여성교육기관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해.

이화학당에서 주로 가르치던 과목은, 한글, 한문, 산수, 바느질, 영어, 오르간, 지리 등이었는데 점동이는 영어와 오르간 수업을 가장 좋아했대.

특히 영어는 곧 선교사들과 무리없이 일상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잘했었나봐.




7nYhETcBLaAaskky2UUuU.jpg

<이화학당의 학생들. 동그라미 안이 김점동(박에스더)이다.>

출처: http://m.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67



이런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스크랜튼 대부인은 자신이 생각하던 또 하나의 여성복지사업을 시작했어.

바로 '여성전용병원'이었지.

당시 조선에 들어와있던 선교사들 중 의사가 없었던건 아니야.

갑오개혁때 목에 칼을 맞고 중태였던 왕비의 친척 민영익을 치료한 외국인 선교사 알렌은

그 공으로 근대식 병원 설립허가를 받아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을 설립하게 되었고,

스크랜튼 대부인의 아들 윌리엄 스크랜튼도 '시병원'을 설립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이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들이다보니 조선 여성들이 치료받기를 거부하는거야.

진맥도 안받으려고 하고 서양 남자한테 몸을 보이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가 되겠어.




3sJJVGzR72q6mQqYEKCqsO.jpg

<보구녀관>



이를 본 스크랜튼 대부인은 이화학당 한켠에 진료소를 만들면서 꾸준히 여의사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했고 드디어 1887년 10월,

조선에 최초의 여성의료선교사, 메타 하워드가 입국했어.

하워드 의사는 처음엔 시병원에서 근무하다 1888년 11월 부터는 이화학당 구내에 있는 진료소로 옮겨가서 진료를 시작했지.

여성만을 위한 진료소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왕비, 훗날의 명성황후는 '여성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구원해주는 병원'이란 뜻의

'보구녀관'이라는 이름을 내렸대.

하지만 하워드 의사는 이 곳에서 2년간 부녀자들을 진료하고 고된 업무에 건강상태가 나빠져 본국으로 돌아가고 말아.




2hxJ6znTrOw4wIu4qumywQ.jpg

<로제타 셔우드>



그리고 1890년 10월, 새로운 여성의료선교사가 보구녀관에 오게 되었어. 그녀의 이름은 로제타 셔우드.

25살의 나이로 조선에 오기 전에 뉴욕의 빈민가에서 경험을 쌓기도 한 베테랑이었지.

그녀는 오자마자 한국어교육도 받지 못하고 바로 보구녀관에서 근무하게 돼.

하워드 의사가 간 뒤로 남성의사들이 빈자리를 채우기는 했지만 조선의 여성들이 바란 의사는 '여자 의사'였거든.

1년가까이 기다리던 여의사가 왔다는 소문이 퍼지자 환자들이 더 많이 보구녀관을 찾기 시작하면서 보구녀관은 한층 더 바빠지기 시작했어.


그러던 와중에 진료할 때 통역을 맡아주던 이화학당 교사 로드와일러가 갑작스런 독감으로 드러눕게 되면서

평생을 서로의 친구이자 좋은 멘토와 멘티로 지냈던 로제타와 점동의 첫만남이 성사돼.


이화학당에서 학생들 중 영어를 수준급으로 잘하던 점동이와 점동이의 일본인 친구, 오와가를 로제타의 통역조수로 붙여줬거든.

이 둘은 처음에는 로제타의 통역을 맡다가 나중에는 약을 조제하거나 수술을 보조하는 일까지 맡았다고 해.

로제타는 이 두 사람, 특히 점동이를 무척 아꼈어. 점동이는 영리한 소녀이며 꼭 훈련시키고 싶다고 일기에 쓰며 열의를 보였지.

하지만 점동이는 처음에는 통역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나봐.

심한 병세의 환자들을 직접 보고 계속 통역을 해야하는 일이 14살 소녀에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그러다 1890년 11월, 양반가의 소녀가 로제타를 찾아왔어.

이 소녀는 4년전 손에 화상을 입어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손가락이 모두 붙어있었는데

로제타는 이 손가락들을 분리하면서 드러난 살에 자신의 피부조각을 이식했어.

로제타가 솔선수범하여 피부를 세 조각 떼어내자, 이화학당의 교사와 학생들도 동참했고

처음에는 피부조각을 떼어내는 것을 반대하던 환자와 환자의 오빠도 이식에 동의해서

약 30여개의 피부조각을 이식하면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게 되었대.

점동이는 이 수술에 피부조각을 보태지는 않았어. 하지만 로제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해.


"선생님, 저는 아마도 제 친자매거나 선생님이라면 피부를 떼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남이라면 도저히 못해요."


그래도 로제타는 점동이에게 실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당시 조선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있을 외과 수술 과정을 불편해함에도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고 보고했어.



그 다음해인 1891년은 점동이에게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어.


첫번째는 기독교인이 되고 '에스더'라는 세례명을 이름으로 사용한 것.

결혼하면 누구 댁, 엄마가 되면 누구 어멈이 되는 조선여성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정한다는 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었어.

로제타는 김점동을 에스더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에스더는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 자신을 에스더라고 지칭해.


두번째는 본격적으로 의학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

로제타가 뽑은 에스더를 포함한 이화학당의 다섯 아이들은 생리학과 약리학을 주로 공부했는데

로제타가 뼈에 대해서 설명할 때 인골표본을 보여줬다가 이화학당 교사들에게 들켜서 난리가 날뻔한 상황이 있었어.


로제타가 조선에 오기 전인 1888년에 조선의 수구파들이 개혁을 반대하면서

'서양인들이 아이들을 잡아다가 노예로 팔고 잡아먹기까지 한다'

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이화학당이 잠깐 휴교한 적이 있었거든.

이화학당의 교사들은 인골을 보고 그때가 떠올랐나봐.

결국 그 인골은 로제타의 방에만 두고 필요할 때만 보여주는 걸로 합의되었대.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은 공부를 잘 해나갔어.


특히 에스더의 성장은 정말 괄목할만 했어.

처음에 로제타가 인골을 가져왔을 때는 실물은 보지도 못하고 사진만 간신히 볼정도 이더니,

신체외부 골격을 가르치기 위해 피부부터 강의를 시작하자 뼈는 언제 배우냐고 안달이었대.

책에서 두 송이의 장미꽃은 보고 색이 연한 장미는 철분을 좀 더 섭취해야 겠다고 자식을 활용하기도 했지.

보구녀관에서도 이미 가장 능숙한 조수가 되어있었고, 흔한 병에는 어떤 처방을 해야하는지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어. 


이런 에스더를 보면서 로제타는 어떤 꿈을 꾸기 시작했어.

로제타의 모교인 펜실베이니아 여자의과대학은 일본과 인도, 시리아의 첫 여성의사를 배출한 학교였거든.

그 들 또한 그 나라에 가있던 선교사들이 재능을 파악해 유학을 보내온 케이스였지.

로제타는 일기에 에스더를 유학보내 의사 학위를 따게 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거야.


로제타 뿐 아니라 에스더도 꿈을 꾸기 시작했지.

1891년 2월, 에스더의 이화학교 동문이자 친한 언니였던 여메례가 결혼을 했거든.

여메례의 부모는 딸이 자신들과 같이 살면 명이 짧아진다는 말만 듣고 그녀를 지방의 한 부잣집 첩으로 팔아버렸어.

스크랜턴 대부인이 그 말을 듣고 얼른 그녀를 이화학당으로 데려오면서 메례는 기독교를 믿고 수업을 받게 되었어.

그러다 선교사들의 추천으로 당시 시병원에서 일하던 황현모라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됐는데,

메례를 샀던 시골에 살던 부자가 그 소식을 듣고 난리난리를 치며 메례는 자신의 소유라고 편지를 보낸거야.

사람들은 황현모가 메례와 파혼할거라고 생각했어.

남의 첩이었던 사람과 누가 결혼을 하겠냐며 수근댔지.

하지만 황현모는 잠시 고민하더니 메례와 결혼하겠다고 했어.

조선의 규법상 시부모가 있다면 저 결정에 극구 반대했겠지만 

황현모는 고아여서 이 사안을 자신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을테니 가능했던 일이었지.

로제타는 이 사건을 옆에서 지켜본 에스더에게 결혼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았대.

그에 대한 에스더의 대답은,


"혼인은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왜 남편과 아내로 만드셨을까요?

형제자매로 만드셨다면 결혼을 안해도 되었을텐데."


였어.

그때부터 에스더는 은연중에 조선식 혼인이, 그리고 여성의 처지가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

로제타의 일기에는 에스더가 이런 이야기도 했다고 쓰여있거든.


"박사님, 저는 하나님을 잘 믿다 죽어서 천국에 갔을 때, 하나님께서 소원을 물으시면 남자가 되고 싶다고 할거에요.

남자는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있으니 돈을 벌어 어머니께 집을 사드리고 싶어서요."


에스더는 이때 아직 혼인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양갓집 규수가 낮에 나다니면 안된다는

조선의 전통에 따라 로제타가 왕진을 갈 때는 따라가지 못했어.

좀더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하고 공부하고 싶은 에스더에게 이런 상황은 참으로 답답했을거야.





54UCQvaW9WuWMsQoO6emaI.jpg

<윌리엄 홀>



그러던 어느날, 에스더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나.

1891년 12월, 로제타의 약혼자 윌리엄 홀이 조선에 의료선교사로 파견된거야.

윌리엄은 로제타가 뉴욕 빈민가에서 의료봉사를 할 때 같이 일하던 동료였는데

로제타를 보고 첫눈에 반해 청혼했대.

하지만 로제타는 자신은 선교를 위해 독신을 살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이야기하라'는 말과 함께 청혼을 수락해.

(여담이지만 윌리엄은 이때 로제타의 말을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다고 함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해서 청혼했는데 앞에서 대놓고 마음바뀌면 언제든지 얘기하라니ㅋㅋㅋ)


여튼 윌리엄 홀은 원래 중국으로 예정되어있던 파견지를 로제타가 있는 조선으로 옮길 정도로 로제타를 사랑했어.


이렇게 1년 넘게 편지로만 소식을 전하던 약혼자를 곁에 두게 되어 기쁜 윌리엄과 정 반대로

에스더는 점점 심기가 불편해졌어.

매일 밤 다른 학생들과 함께 로제타의 방에서 이야기 하며 놀았었는데 윌리엄이 온 뒤론 그 것도 할 수 없게 되었고,

뭔가 자신이 독점하던 친한 언니를 웬 멀대같이 키 큰 남자에게 빼앗긴 느낌이지 않았을까?ㅎㅎ


여튼 에스더는 윌리엄에게 굉장히 질투심을 느꼈다고 해.

하루는 에스더의 이화학당 친구인 봉업이라는 아이가

에스더의 심부름으로 윌리엄에게 키니네라는 약을 가져다 주었대.

키니네는 열병약이었는데 에스더가 이걸 왜 주는지 어리둥절한 윌리엄에게 봉업 왈,

'이틀에 한 번씩 로제타 선생님을 만나러 오시는걸 보니 그 열병을 치료하려면 키니네가 꼭 필요하지 않겠나.'

라는 에스더의 귀여운 질투 중 하나였어.


하지만 이내 에스더는 로제타의 행복한 얼굴을 보고 윌리엄을 인정(?) 했대.

 

로제타에게 뽀뽀와 함께 전한 에스더의 편지에는 15살 청소년의 치열했던(ㅋㅋㅋ) 마음속 전투와 로제타에 대한 사랑이 전해지고 있어.


『저는 선생님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당신이 닥터 홀을 사랑한대도 질투하지 않겠습니다.

나도 그분을 사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를 490번 용서해주세요

(중략)

하루라도 당신을 보지않고 당신 방에 가지 않으면 너무 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때때로 당신 방에 갈 수가 없습니다.

내 심장에서는 전투가 일어납니다.』


이 결혼을 축복한 것은 에스더 뿐만이 아니었어.

당시 조선에 있던 여러 외국인 선교사, 심지어 조선 사람들도 로제타가 결혼을 하다니 정말 잘된 일이라며 환성을 올렸지.

왜냐면 로제타는 당시 26살이었고,

14살부터 신랑감을 찾고, 16~17세에는 이미 결혼을 하는 조선여성에 비해 굉장히 늦은 결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대.

게다가 딸이 독신으로 선교사의 일생을 살아가리라 믿었던 로제타의 어머니가

처음에 이 결혼을 반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조선 사람들은 한번 더 충격을 받았지.

'성인이 되어도 독신인 여자는 장애가 있거나 부도덕한 사람일게 분명한데,

데려가 주는 것도 감지덕지해야할 신부측 어머니가 반대를 했다니!' 하고 말이야.




1892년 6월, 로제타와 윌리엄이 결혼식을 올릴 때 에스더의 나이는 16세였대.

로제타의 결혼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에스더의 주변에서는 16살이 됐는데도 시집가지 않는 에스더를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어.


하지만 에스더는 여전히 상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혼인해야하는 조선식 결혼을 혐오했고,

이화학당의 다른 교사에게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

죽어서 천국에 가면 하나님께서 천국도 여자용과 남자용으로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고 털어놓을 정도였대.


그러다 1892년이 거의 지나려 하자 에스더의 가족, 특히 에스더의 어머니는 더이상 안달이 나 참을수가 없었나봐.

이화학당에 찾아와 빠른 시간 안에 내 딸을 결혼시키지 않으면 기독교인이 아닌 다른 사내라도 찾아다 결혼을 시킬거라고 으름장을 놓았어.

에스더는 이번 겨울까지만이라도 로제타를 돕게 해달라 사정사정해서 겨우 그것만 허락을 받았고.

그러면서 조선여인이라면 모름지기 시집가기 전에 바느질을 해야한다며 억지로 바느질교육을 받았다는거야.


사실 이전에도 선교사들은 에스더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1년 가까이 발벗고 나섰지만, 에스더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기란 쉽지 않았어.

몇몇 후보를 추리긴 했지만 전부 게으르거나 정직하지 않아 에스더에게 좋은 짝이 될것 같지 않아보였지.

에스더와 선교사들의 시름은 심해져만 갔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1893년이 되었어.




어느날, 윌리엄 홀이 로제타에게 한 남자를 소개했지.

윌리엄이 1892년에 평양으로 선교를 가면서 말을 돌보는 사람으로 고용한 일꾼이었는데,

아버지는 훈장이었는데 돌아가셨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서울로 올라와 마부일을 하던 '박여선'이라는 24살 청년이었어.


박여선은 윌리엄은 같이 여행을 하면서 서로의 인품에 감명을 받았대.

윌리엄은 박여선이 언제나 정직하고 쉽게 딴 짓을 할만한 곳에서도 믿을만한 사람을 보며 그에게 신뢰를 쏟았고,

박여선은 항상 자신들을 친절하게 대해주고 평양에서도 아이들을 돌보는 윌리엄을 존경하게 되었나봐.

윌리엄은 한양에 와서도 박여선을 곁에 두고 학교에 다니며 한글, 한자, 영어 등을 배우도록 도와주고 있었어.


로제타와 윌리엄은 그를 에스더의 신랑감으로 점찍었어.

반면 에스더의 어머니는 그가 떠돌이 노동자였다는 것을 탐탁지 않아했지. 에스더의 집안은 가세가 기울긴 했어도 양반가였거든.

하지만 그가 왜 마부일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배경을 듣고는 이내 마음에 들어했대.


그렇다면 에스더는 어땠을까?

에스더는 이 때 자신이 조선인인 이상 결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대.

그리고 이왕 결혼을 해야한다면 나와 같은 종교를 가진 기독교인이 낫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만일 남편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로제타의 일을 돕고 싶어하는 에스더의 마음을 이해해줄리 만무할테니까 말이야.


로제타에게도 '자신은 결코 남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 관습은 결혼을 해야하며,

신께서 박 씨를 내 남편으로 삼고자 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어쩌면 체념에 가까울지 모르는 편지를 보내.




5wbWxu2fReIQkecWESiaIM.jpg

<에스더와 박여선의 결혼사진>


그렇게 에스더는 박여선과 1893년 5월 5일 약혼 한 후, 5월 24일 기독교식으로 결혼을 하게 돼.

에스더는 이때 서양 풍습을 따라 자신의 성씨를 박으로 바꾸면서 '박에스더'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어.

결혼을 하면서 에스더는 로제타와 같이 왕진도 나갈수 있게 되었고, 결혼한 부인으로서 조선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지.


로제타는 그런 에스더를 보면서 1894년에 있을 평양 선교에 에스더와 박여선을 데려가기로 결심해.

이 1894년은 에스더와 로제타, 윌리엄, 그리고 박여선에게도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시기였어.





그 이유는..... 컴터 앞에 넘 오래 앉아있었는지 눈이 아파서ㅠㅠ

다음시간에 얘기해주도록 할게!!!!







  • tory_1 2019.12.09 15:58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2 2019.12.09 16:45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3 2019.12.09 16:46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4 2019.12.09 17:27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5 2019.12.09 17:50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6 2019.12.09 17:56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7 2019.12.09 22:55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8 2019.12.10 02:22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9 2019.12.10 08:04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10 2019.12.10 10:22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허광한 파격적 연기 변신 🎬 <만천과해> 시사회 36 2024.06.19 2213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88527
공지 [식음료] 게시판 신설 OPEN 안내 🎉 2022.09.03 447063
공지 도토리숲 규칙 125 2018.05.19 5647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534 자동차 중고차 구매 후기후기 (feat ㅋㅏ바조, 스ㅍㅏ크) 16 2019.12.26 2163
533 역사 복수귀의 사랑 이야기. 23 2019.12.24 3497
532 육아 우리아기 너무 귀여워서 쓰는글 30 2019.12.23 2017
531 취미 타로 보고 가째오 ♪ ٩( ´ω` )و ♪ 132 2019.12.22 959
530 다큐/교양 역사 채널에서 여혐 진짜 너무 심하다 21 2019.12.21 1740
529 취미 헬스장 환불,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민사 조정 처리과정 공유할게 (긴글주의) 63 2019.12.20 5052
528 취미 역시 꾸준히 쓰는게 답인 거 같아 9 2019.12.16 826
527 취미 요즘 언어교환 어플로 외국인들이랑 대화하는데 너무 재밌어 14 2019.12.15 1922
526 취미 올해 구매한 것 중에 제일 잘샀다고 생각한거 뭐야? 256 2019.12.14 8190
525 역사 아말리아, 카롤리나 자매 이야기 30 2019.12.13 4512
524 역사 우리 의사, 박에스더 <2> 10 2019.12.12 565
» 역사 우리 의사, 박에스더 <1> 10 2019.12.09 718
522 역사 비교적 근현대의 복식이 그 나라의 전통옷으로 인식되는 사례들 10 2019.12.09 2264
521 역사 마리아 테레지아의 자식들 이야기 38 2019.12.04 4106
520 역사 로코코 전기의 드레스(스압) 40 2019.12.02 4707
519 육아 너네 임산부 일반 병.의원 진료 할인 알고 있니? 25 2019.12.01 2394
518 취미 연재작 습작돌리고 오는 길이야... 25 2019.12.01 1513
517 육아 애기들 스팽글 티셔츠 쓸어내리면 색깔바뀌는거 사입히지말아 13 2019.11.30 2692
516 다큐/교양 천재소년의 마음 속 온도 9 2019.11.28 921
515 역사 망한 나라의 황족 로얄패밀리가 당한 최악의 굴욕사례 6 2019.11.24 3510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