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늘 마지막회에서도 느낀게
스토리를 풀어가는 키를 전부 여캐들이 쥐고 있었더라.
광해의 추격을 막은 중전,
율무의 집착을 꺾은 동주
그렇다고 녹두랑 율무 등등이 수동적인 모습만 보여준건 아니지만 확실히 마지막회의 키는 여캐들이었다고 느꼈어.
초반부터 느낀걸 없는 글솜씨나마 적어보자면
이 드라마는 기존의 모성을 특별히 부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상실, 아픔의 의미로 그렸어. (황태엄마, 동주엄마)
또 주인공은 남자이고 극의 핵심갈등은 부자관계, 즉 남자들의 이야기일수밖에 없는데
남주인공이 과부촌에 잠입하기위해 여장을 한다는 파격설정
초반 배경이 과부촌이라 주요캐릭터들이 거의 여자였다는 점에서부터 신선했어.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줄거리일수밖에 없는 정치파트에 대한 흥미가 반감될 정도로..
여장남자물에서 클리셰처럼 쓰이는 '남자의 눈으로 보는 여자들의 내밀한 세계' 즉 관음적인 측면도
초반부에 주인공 정체를 탄로나버리게 해서 깨부셔버렸고
남주 캐릭터성 자체를 순수한 섬소년으로 만들고, 여주에게 초고속으로 반하게 해서 쓸데없는 관음성도 없애버렸지.
이 즈음부터 이 드라마 뭔가 색다르다고 처돌기 시작했던 것 같아.
1막 지나고 2막 들어와서는 다른 퓨전사극과 비슷한 흐름으로 갔지만
그 와중에 메인 남여주 감정 진행시키면서도 남주와 여주의 클리셰적인 모습을 성별반전시켜 보여준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음
여주가 더 단호하고 목표중심인것,
남주 역시 목표가 중요하나 그 와중에 여주를 꼭 자기 삶에 넣고 싶어하는 것 등등
기존 사극의 남여주롤이 바뀐것 같은데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스토리에 잘 스며들게 한것 같아.
궁궐 역모씬에서 동주가 히어로롤로 녹두 구해낸것, 무월단 등장씬 등은 클리셰반전 티가 많이 나서 언급많이 됐지
마지막화에서도
과부들이 민폐끼치거나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의지로 행선지에 함께 한것
복녀과부의 연근 공주님안기씬 ㅋㅋ
동주의 프로포즈
깨알같이 클리셰 깬 부분들이 많아서 끝까지 재밌고 뿌듯하게 잘 봤어
+ 아 그리고
여캐들 '외모' 평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좋았음
초반 화수기녀 외모가 아름답다는 묘사도 과부들끼리의 이야기였고
남캐가 여캐한테 예쁘다, 미모 운운 이런 대사 없어서 좋았음
녹두도 동주의 당당한 모습에 반한거고 나중에 사랑에 빠져서야 모든게 다 예쁘다 한거고연근이도 복녀와 사랑에 빠진 것에서 귀여운 눈이라고 하지 노골적인 외모 묘사 없고
율무가 어린 동주의 모습에 반해 쭉 좋아한거라고 해도 너무 예뻤고 어쩌고 하는 대사 없어서 좋았음
게다가 율무는 어차피 그 사랑을 이루지도 못했고
유일하게 외모가 개연성이라고 느낀 부분이 과부촌에서 연근이가 김과부한테 반한건데
그것도 따지고보면 남자가 여장남자한테 반한거라
불쾌감이 느껴지진 않았음
이래서 내가 쳐돌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