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퀸 (이하 퀸) :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위층, 아래층"에 대한 이야기라고 묘사하더라. 그런데 나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에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물들이 순환적인 관계 속에 들어가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기생충이다. 당신이 한국에 살고있을 수도 있고, 나는 미국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자본주의라는 국가에서 살고 있다.
이 영화는 전형적으로 단지 연세가 있는 아트하우스의 관객들뿐만 아니라, 더 젊은 관객들에게까지 접근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전 세계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영화이기도 하다. 예상을 뛰어넘는 작품이다. 당신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며 뜻밖의 놀라움을 얻었던 일이 언제였는가?
봉 : 맞다. 그것은 여전히 장르 영화고, 나 역시 나 자신을 장르 영화 제작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우리의 현재,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퀸 : 나는 한국 영화 산업의 상태와 건강함에 대해 아주 오랜시간을 감명 받아왔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은 놀라운 영화를 생산하고 만들어왔다. 또 한국 영화산업은 믿기 힘들 만큼 활기찬 것 같다. 극장 문화. 그곳은 인터넷 속도가 빠르고 불법 복제가 만연한 상황을 가졌는데도 사람들은 정말로 극장에 간다.
봉 : 한국에서는 극장과 VOD가 모두 인기가 있다. 모든 주거지역의 모퉁이마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으며, 한국은 많은 스크린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1인당 평균 영화관람률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거나 두번째로 높을 것이다. 한국의 영화제작자들은 정말이지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당신이 지난 20년간 한국 영화가 거둔 놀라운 폭발에 대해 언급해줘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깥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영화제작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스튜디오와 자본가들이 더 까다로운 통제력을 쥐게 되었고, 그런 환경에서 감독들은 과감한 무언가를 시도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70년대 미국 영화들과 공유되는 맥락이 있다. 당시에는 아트하우스나, 독창성이 있는 영화감독, 인디 시네마가 아닌 스튜디오 영화들이 아름답고 파워풀했다. 스콜세지, 코폴라, 슐레진저, 퍼쿨러, 시드니 루멧의 영화들... 그들의 영화는 확실히 스튜디오 영화였지만, 그 영화들은 품위, 아름다움, 그리고 진지한 힘을 갖고 있었다. 요즘의 미국 스튜디오들이 그렇게 도전적이고 강력한 영화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라도 만들려고 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런 것은 걱정스럽다.
퀸 : 그래, 당신은 절대 당신의 지갑을 신경쓰며 창의적인 결정을 하고 싶지는 않을 거다.
마블 영화는 평준화 되어 있다는 마틴 스콜세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같은 영화 제작자들의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이 시네마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퀸 : 나는 토요일 오전 10시에 브루클린의 알라모 드라프트하우스에서 가족과 함께 "블랙 팬서"를 본 것을 그 해 내가 겪었던 최고의 경험 중 하나로 평가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런 주장을 이해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봉 : 난 스콜세지와 코폴라를 매우 존경한다. 그리고 난 그들의 영화를 공부하면서 자랐다. 그래서 난 그들 논평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영화를 개별적으로 보면, 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임스 맨골드의 "로건", 루소 형제의 "윈터 솔져"를 즐겼다. 그 영화들에는 시네마틱한 대단한 순간들이 있다.
봉 :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 난 슈퍼히어로 영화에 반영되는 창조성을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실제 생활이나 영화 속에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한다. 나는 절대 그런 꽉 끼는 옷을 입지 않을 거고, 그저 꽉 끼는 옷을 입은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멘탈적으로 힘들다.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숨이 막힐 것 같다.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들은 몸에 꽉 끼는 슈트를 입는데, 그렇다면 나는 절대 감독을 할 수 없다. 그런 프로젝트를 나에게 제안할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아주 박시한 코스튬을 입는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연출해볼 수도 있을 거다.
퀸 :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다. 방금 그 말은 정말 웃긴다. 하지만 난 항상 "설국열차"로 농담을 해왔다. 당신은 이미 마블 영화를 만들었다고. 그 영화 "윈터솔져 파트2" 아닌가?
퀸 : 캡틴 아메리카가 있지 않은가.
봉 : 크리스 에반스가 물고리를 밟고 미끄러진다. 난 그게 마블 감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퀸 : 나는 당신이 당신만의 유니버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만든 7편의 영화에는 부분적으로 겹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여러 영화에 걸쳐 존재할 수 있을 법한 장면들과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정말 즐겁다.
퀸 : 2006년이다. 당시 칸의 감독주간에서 '괴물'을 봤다. 우리는 그 날 저녁 늦게 그 영화를 사들였다. 새벽 3시나 4시쯤 샀고, 밤새 축하했다. 하지만 당신을 칸에서 만나진 못했다. 우리는 나중에 에든버러 시사회에서 만났다.
봉 : 내가 거기에 있었나? 기억나지가 않는다.
퀸: 우리는 그때 한 마디만 나눴다. 그게 다였다. 우리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프리미어가 끝난 후였다. 맥주를 마시러 가고 있었는데, 바에서 시끄러운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서로 밀치고 있었고, 곧 싸움으로 번질것 같았다. 그때 네가 나를 보더니 "트레인스포팅"이라고 말하고 갔다. 나는 속으로 "오 마이갓, 그가 영어로 딱 한마디 했는데, 그것마저 영화네. (대니보일 영화, 트레인스포팅)"
함께 영화를 다섯편이나 작업했다. 그 유대관계 뒤에는 뭐가 있을까?
퀸 : "괴물"은 내 커리어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영화였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이 업계에서 내 목소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니까.
봉 : "괴물"은 나에게도 꽤 중요한 작품이다. 그 영화는 내 작품 중 이곳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봉한 영화이다.
퀸 : 괴수영화였다. 그런데 나는 그 괴물이 가족의 일원이라고 느꼈다. 그 가족이 연결된 방식들은 정말 감정을 자극한다. 난 테스트 스크리닝을 위해 우리가 퍼래머스에 갔던 것을 기억한다. 그건 내가 가본 첫번째 테스트 스크리닝이기도 했다.
퀸 : 뉴저지에 있는 패러머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본 첫번째 테스트 점수였고 50점이었다. 꽤 낮은 점수였지. 그리고 관객들은 그 영화에 대해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였다.
봉 : 난 영화광이었다. 한국에 주한미군이 있다. 그리고 당시 주한미군 네트워크는 매우 전문적인 방송 채널이었다. 거기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영화를 해줬다. 당시는 1970년대였고 한국은 군사정권 독재 체제 하에 있었다. 매우 보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우리는 금요일 밤에 약간의 섹스와 폭력을 볼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어린 아이였지만, 가족이 자고 있을 때 혼자 몰래 거실로 나와 그 영화들을 보았다. 존 카펜터, 브라이언 드 팔마, 샘 페킨파의 영화들. 그리고 많은 B급 영화들. 나는 70년대의 스튜디오 영화들을 좋아했다. 존 프랭컨하이머, 앨런 퍼쿨러, 존 슐레신저와 같은 스튜디오 영화 제작자들의 작품들. 난 스필버그의 70년대 영화도 좋아했다.
퀸 : 우리 아버지는 해외의 농구 코치셨다. 나는 14살 때까지 내 인생의 대부분을 유럽에서 살았다. 아마도 그의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그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나를 데리고 "카 워시"를 보러갔다. 그 영화에는 내가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어떤 단어들이 나왔고, 이후 나는 그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나의 어머니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아니었는데, 대학을 가고 내가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나는 진정한 시네필이 되었다. 거기서 나는 "개를 문 사나이"같은 영화를 추천하곤 했다.
봉 : 와우. 사람들에게 그런 종류의 영화를 추천하셨구나.
퀸 : 난 아직도 "개를 문 사나이"를 추천한다. 하지만 아마도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는 "매드 맥스"다.
퀸 : 전부 다. 3편과 새로운 "퓨리로드"까지도. 나는 조지 밀러 감독이 정말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봉 : 몇 달 전에 시드니에서 조지 밀러를 만났다. 그는 정말로 좋은 신사다. 나는 매드맥슨 2편에 대해 많은 것을 물었다. 난 그것의 정말 엄청난 팬이고, 미친 팬이다. 난 그것을 30번도 넘게 보았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봉, 기억이 안나"였다. 40년 전이니까. 그리고 새로 나온 것도 역시나 놀라운 "퓨리 로드"였다. 난 그것을 보면서 울었다. 차가 모래폭풍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음악이 고조되면, 내 영혼도 점점 고조되는 기분이었고, 결국 눈물이 흘러나왔다. 난 생각했지. "와, 이 사람은 진짜 이 일의 마스터다."라고.
퀸 : 그런데 당신이 ‘퓨리 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은 솔직히 내가 ‘패러사이트’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같다. 그리고 오랫동안 '괴물'은 내가 패러사이트를 보기 전까지 가장 좋아하는 영화였다.
봉 : 오, 당신은 '마더'는 싫어하는군? 당신은 그걸 좋아하지 않았다.
퀸 : 난 최근에 '마더'를 다시 봤다. 그건 볼수록 점점 더 좋아진다. 정말로 볼수록 좋다.
톰, 슈퍼히어로 영화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퀸 : 우리는 하루 종일 네온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영화이고, 그리고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큰 스크린 앞에 모여 함께 시청하는 경험이다. 우리는 장르에 관해 불가지론자이다. 우리는 언어에 대해 불가지론자이다. 우리는 필름의 사이즈에 대해 불가지론자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매년 개봉시키는 영화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영화 10편을 의미하기를 바란다. 마침 올해 우리가 개봉시키는 영화의 거의 절반이 다큐멘터리였고, 나머지 절반은 극장에서 전통적으로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온 외국어 영화였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