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ㅊ 디시 선업튀 미니갤
12회를 달리고 나니, 솔선재의 애절함이 와 닿아서였을까. 나도 애절한 마음으로 전회차를 내일이면 못볼듯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어졌어. 오늘은 그래서 일단 1회 리뷰 들고 왔어. PC로 써서 모바일로 보면 줄바꿈이 조금 엉망일 수 있는 점 이해해줘. 내용도 서식도 오탈자도 계속 다시 보면서 조금씩 수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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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인 개기일식. 2009년 7월 22일이야. 실제로 이 날 한국에서는 1948년 5월 9일 (이 날짜도 뭔가 묘해) 이후 61년만에 최대의 일식이 일어났어. 즉 이 기사는 팩트라는 얘기. 소품 팀 대단하고. 아무튼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sol=솔)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라는 점이 왠지 인상 깊었어. 솔이의 어둠이 끝도 없이 진해진 이 날 선재가 솔이를 구원해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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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달 차, 라디오 방송 날 (인혁이가 솔이와의 통화에서 직접 데뷔 두 달차라고 했어). 이 날 선재의 표정은 꽤 기대감에 차 보여. 라디오 당일은 솔이의 사고 이후, 10개월 즈음. 솔이를 위한 노래인 소나기를 가지고 데뷔를 했을 때, 열심히 활동을 하다보면 그 노래가 또 노래로 건넬 위로가 언젠가는 솔이에게 닿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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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자신과 이클립스를 모르는 솔이와의 통화하면서 또 위로를 건네면서 (고마워요. 살아있어줘서. 이렇게 살아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할 거예요, 곁에 있는 사람은. 그러니까 오늘은 살아봐요. 날이 너무 좋으니까. 내일은 비가 온대요. 그럼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또 살아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간 사는 게 괜찮아질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 앞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솔이에게 자신의 노래와 위로가 가 닿기를 간절히 바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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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에서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문장이 나올 때 카메라는 엄마가 앉아있던 의자를 비추었지만, 또다른 곁에 있는 사람은 선재일지도 모르지. 물리적으로 곁에 있진 않아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가까이서 솔이를 바라보고 위로하고 싶었을 테니까. 솔이와의 통화 후에 한숨 쉬기는 했지만, 선재는 꺾이지 않고 15년간 열심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솔이를 향한 마음을 마이크에 대고 목이 터져라 전했을 거야. 꼭 사랑뿐 아니라 위로, 미안함, 죄책감, 희망을 주고싶은 마음 모두. '내가 유명해진다면 거리에서 한 번이라도 내 노래를 듣겠지. 네 얘기인 줄은 모를 테지만 그래도 한 번은 가 닿겠지.' 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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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솔이가 선재를 향해 쌓아간 마음을 보여주는 솔이의 방. 솔이는 2022년 연말 콘서트가 첫 직관이라고 했는데, 방에는 팬미팅 굿즈도 있었어. 팬미팅을 가는 건 직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건지, 솔이가 올팬이라 연기로 바쁜 선재가 빠진 나머지 멤들만의 팬미팅을 간 건지, 굿즈만 구해서 소장중인지는 알 수없지만.. 여튼 이 장면에서 내가 가슴아프고 또 감동적이었던 건, 휠체어를 탄 솔이가 절대 닿을 수 없는 높이에도 빼곡히 들어찬 진열장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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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갈 때처럼 현주가 도와줬거나 아니면 엄마가 도와줬겠지. 딸의 덕질이 어떤 의미인지 솔이 엄마는 알고 있을 거야. 난 엄마가 옛날옆집 선재 = 솔이 구해줌 = 솔이 덕질 대상인 거 오리지널 시점에서도 아실 거라고 생각해. 1회 기준, 다리가 아프게 된 원인을 그저 교통사고로 알고 있는 34솔이에게 납치 사건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까봐 아무것도 말해주시진 못했겠지만. 아무튼 다들 솔이의 덕질을 응원해주는 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따수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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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차 내에도 복선이 존재하는 듯한 울드. 첫 콘서트의 이름은 '첫 만남 그리고..'야. 그리고 티켓에 적혀있던 문구 중 일부는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팬들과의 첫 만남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보려 한다. 풋풋하고 설레던 그 순간으로 우리 다시 만나자.> 뭐 이런 거였어. 타임슬립을 암시하는 것 처럼.
뭔가 암시인듯 개그인듯 한 대사도 있었어. 무당 채널을 편집해주는 솔에게 무당이 '이승만 발전해? 저승도 다리 놓고 다 해.'라는 대사를 하는데, 여기서 느낌이 왔음. 선재의 ㅅㅁ시간 12시, 그 12시에만 작동하는 시계. 어쩌면 솔이를 2008년으로, 2009년으로 데려다 놓았던 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직후의 선재일지도. <너라는 이야기 속에 다시 또 꿈을 꾸는 나. 어떤 순간이 와도 나는 너를 찾아갈 거야.>라는 봄눈 가사처럼.
처음엔 이게 선재를 기억하지 못하는 솔이의 시간을 건너 솔이에게 가겠다는 가사인줄 알았는데, 어쩌면 그 '어떤 순간'이 이미 1회에 나왔던걸 수도. 34-0 선재가 과거로 갔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 가려진 시간들을 다시 불러와 솔이 앞에 데려온 게 34-0 선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 거야. 모든 기억과 마음이 흩어져 가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수없이 생각했을 테니까. '나에게 솔이를 만날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온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은 이유는 단순히 후회 때문만이 아닐지도 모르지. ㅂㅇㅂ과의 대면으로 놈이 다시 솔이를 노릴지도 모른다는 걸 선재도 알았을 테니까. 위험할 솔이를 지키고 싶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강했을지도. '널 지키기 위해서 뭐라도 해보려는 거야'라고 말한 1화의 솔이와 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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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솔이에게 흐른 시간처럼 선재에게도 15년이 흘렀어. 15년은 길지. 길어도 너무 길잖아. 선재의 마음이 시들어가는 걸 가장 잘 표현해주는 건 (선본의 표정도 물론이지만) 소품의 색상이었어. 19살 선재의 방은 왠지 온통 푸른 빛이야. 수영을 좋아하니 물을 좋아해서일 수도 있고 그냥 취향일 수도 있지만, 아직 마음 속 푸름을 잃지 않은 선재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 그런데 34살의 선재는 수범이들 모두가 버석하다고 할 정도로 메말랐고 색도 잃었어. (옷이나 솔이에게 씌워주는 우산 색도 파랑에서 검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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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직후 복도와 대기실에서 살짝 과호흡이 온 듯 공황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주변상황 (인혁의 심정이나 팬, 커리어) 등등에도 무감해 보이지. 전형적인 우울증의 모습. 우울증에도 여러 양상이 있지만, 나 수범이 가장 잘 아는 우울증의 모습은 '무력함'이야. 오죽하면 너무 깊은 우울을 가진 어떤 사람들은 ㅈㅅ할 에너지조차 없다고 하지. 미묘한 차이지만 ㅈㅅ하고 싶다는 생각보단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삶이 어떻게 굴러가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랄까. 선재의 표정이 그랬어. ㅈㄱ싶다라기보다는 왜 사는지 모르겠는 텅 빈 표정. 34-0 선재의 죽음이 ㅂㅇㅂ때문이 확실하다면 그래서 더 무력하게 패해버린 건지도 몰라. 19선재나 20선재, 34-2 선재처럼의 몸싸움도 없이 (다들 ㅈ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특별한 외상이 없었다는 건, 저항을 안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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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영화하라고 은퇴하지말라고 너 나중에 이러면 후회한다라고 말할 때도 눈을 감은 채로 '후회, 안 해.'라고 말하는 선재가 강조 돼. 이미 선재는 인생을 지배할만큼 더 큰 (솔이에 대한) 후회들이 있기 때문에, 남들 눈엔 대단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을 거야. 후회라는 단어 자체가 '솔이의 일' 이외의 (선재 기준 가벼운) 다른 모든 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지도. 나는 이런 이유(ㅈㅅ할 에너지도 없음)로 34-0선재가 우울, 공황과는 별개로 ㅈㅅ생각은 없었다고 해. 그렇지만, 솔이와의 재회 후에 심경의 변화는 컸겠지. 15년 간 선재를 먼 별로 여기며 닿을 수 없었던 솔이처럼, 선재도 그 수많은 팬들 중의 하나가 솔이었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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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서 소나기를 오랜만에 라이브를 한다고 했잖아. 더 이상 그 노래를 부를 이유 (솔이에게 노래로라도 다가가서 위로를 건네고 싶다)라는 마음마저 내기가 어렵도록 무력해졌을 무렵인데 마지막 힘을 짜내서 노래를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 그런데, (솔이의 대사에서 선재도 알았겠지만) 자기가 메말라 가는 그 15년동안 실은 줄곧 솔이가 (솔이 피셜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곁에 있었다니. 그 한마디로 단숨에 마음이 낫진 않았겠지만 미세한 울림이 있었을 거야. 정확히는 솔이에게 무작정 한 번 더 다가가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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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에서 솔이의 얘기를 듣고 '재밌네'라고 하는 선재의 표정엔 허탈함과 행복함이 동시에 서려있었어 (그리고 찌통이게도 이게 34-0 선재의 가장 밝은 표정). 15년이 지나도 눈 앞의 솔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고작 핫팩과 우산 뿐이라니 라는 무력감과 그래도 반갑고 애틋한 마음. 차 안에서 솔이가 준 박하사탕을 보며 다리가 아픈 지금의 솔이와 첫만남 때의 솔이가 대조되어서 한숨 나기도 했겠지만, 또 한번 첫만남처럼 두근거림을 느꼈을 거야. 다른 회차에 밝혀지지만 그래서 솔이가 사는 아파트 앞을 찾아가겠지. '솔이를 완벽하게 구해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선재의 발목을 잡았겠지만. 마음에 에너지는 하나도 없는데 그 죄책감과 솔이의 마음은 자신과 다른 빛깔 (팬심)이라는 수많은 자잘한 이유들로 결국 발길을 돌리지. 그 마음을 약과 술에 의존해서 달래고 있었을 선재. 그리고 첫 번째 죽음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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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은 이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하고 선재를 찾아 무작정 달려가는 솔이에게 라디오가 들려와. 울드의 주제지. "1초만 흘러도 과거가 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오늘이 아닐까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 당장 달려가 보세요". 나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에 15년의 갭이 있다고 생각했어. 달리 말하면 15년 정도의 공백은 있는 먼 옛날만이 과거라고 생각했지. 그렇지만 아니, 1초 전도 과거지. 말장난 같지만 모든 과거는 현재였고, 모든 현재는 찰나에 과거가 되어버리니까. 선재에게, 솔이에게 후회(서로를 구해내지 못한)로 점철된 2008년과 2022년 연말의 과거를 '현재'로서 한 번더 살아낼 기회가 생긴 거야.
많은 사람들이 최근 회차에서 미래가 좀 더 능동적으로 바뀌어나가는 것은 '선재의 의지'와 '주변의 개입' 때문이라고 얘기해. 나 역시 같은 의견이야. 조금 다르게 말하면, 과거를 '현재'로서 살아내고 있는 그들이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솔이가 부족하고 약해서 혼자 바꿔내지 못한 것이 아니라, 솔이는 끊임없이 본인이 미래에서 과거를 바꾸러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솔이는 너무나도 절박하고 아픈 그 마음 때문에 한 번 더 다가온 '현재'를 온전히 누리고 있지 못하니까. 솔이의 현재는 2023년 새해이니까. 초반 회차에는 그런 솔이 혼자 전전긍긍하며 '과거인 2008년'을 바꾸어서 '현재인 2023년'을 만들어 내는데에 노력했으니 아픈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그런데 드라마가 전개되면 될 수록 선재와 주변인(태성, 형사님) 등이 함께 노력하고, 솔이 또한 이 눈 앞의 시간들을 과거가 아닌 '현재'로서 받아들이고 그 시간들을 살아가는 중인 눈 앞의 선재 역시 (내가 가버리고 나면 남아버릴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느끼고 사랑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좋은 변화가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주제 메시지를 온 마음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멋진 주인공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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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회귀하자마자 [꿈이든 아니든 곧장 선재에게 달려가는 솔 - 꿈이 아님을 깨달음 - 본인의 다리가 아직 다치지 않음에 감사함] 이 순서가 나를 울렸어. 자신의 의지되로 되지 않는 신체란 너무 답답해. 3초만 눈을 감고 걸어도 부딪힐까 두렵고, 3초만 들리지 않아도 무슨 소리가 내 주변을 감싸는지 궁금해. 그런데 15년을 걷지 못했는데도, 그 다리는 생각할 겨를도 없는 사랑이라니. 어떻게 사람이, 또 사랑이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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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나를 또 울린 건 솔이의 방. 영화 포스터가 많이도 붙어있던 벽, 모의고사 일자에 별모양으로 표시해 놓은 솔이의 달력. '영화감독'이라는 확고한 꿈이 있던 천진난만한 소녀가 보였어. 선재를 첫눈에 반하게 했던 맑고 여린 그 여자애. 그래서 선재의 푸르름도 솔이의 핑크빛 꿈도 모두 앗아간 ㅂㅇㅂ을 더 용서할 수 없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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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에서 솔이의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은, 인혁이에게 '당연히 전날 경기를 잘했다'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과, 자신이 2023년 새해에 본 선재의 (우울증과) 사망이 대비되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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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색상, 소품 색, 계절 등만 보고 이 장면이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었어. 어쩌면 나도 화면에 보여지는 것만 받아들여서 솔이의 시선과 같았던 거지. 계속해서 지나버린 시간의 선재는 과거로 치부해버렸으니까. 그렇지만, 이 장면의 대비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눈 앞의 19선재 역시, 1초만 지나가도 과거가 되어버릴 눈앞의 현재이다.' 일지도 몰라.
마지막 대사와 우산 색상 데칼 (19선재의 '왜 울고 있어?' - 파랑우산, 뜨거운 여름 / 34-0선재의 '근데 왜 울지? 나 안울렸는데' - 검정우산, 추운 겨울)을 연달아 보여준 데에서 방금 말한 주제를 은근히, 그리고 마음 아프게 한 번 더 보여주었다고 생각해. 모습은 너무나 다르지만 선재는 분명 지금 솔이의 눈 앞에 있는 현재고, 파란우산을 솔이에게 씌워주며 19선재가 건넨 말은 솔이가 2008년에 도착하기 전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고유한 말이야. 그리고 솔이가 '현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2022년의 34-0 선재가 한 말과 아주 비슷한 말이기도 해.
한강에서 만난 34-0 선재는 (과거의 기억이 없어서 놓친 거지만 어쨌든) 시계가 작동하기 전 솔이에게 주어졌던 한 번의 기회야. 안타깝게 놓쳐버린 그 기회가 눈 앞의 지금으로 한 번 더 다가온 거야. 그리고 난 이 모든 타임슬립의 시작이 '마지막 순간 선재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꾸는 주체로서의 기회는 선재에게도 이 순간 이미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해. 단순히 솔이의 사고를 막기 위한 기회가 아닌 다가가고, 포기하지 않고, 사랑할 기회. 그런 의미에서 슬프기도 설레기도 한 엔딩이었어. 그래서 난 짝수 회차 못지 않게 1회 엔딩을 사랑해. 선재에게 솔이는, 달(시간)에 가려진 태양, 일순간 반가워진 비이자, 홀로 선 세상 속의 모든 시련을 막아주는 우산이라는 걸 모두 알 수 있었던 회차가 1회였던 것 같아.
1회 리뷰는 끝이야. 며칠째 영상만 쭉 올리다가 리뷰를 다 써보게 되네. 어쩌면 수범이들이 이미 다들 아는 내용, 아는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울드 특징이 복습 해도해도 보이는 게 계속 생겨나는 거잖아? 느껴지는 감정도 더 짙어지고. 그 감동 같이 나누고 싶어서 어수선하고 부족한 글 써봤어. 복습 계속 달리면서 리뷰 또 들고올게.
+)
<1회 속 타임라인>
12:45 솔이 기상
16:20 집에서 콘서트 장으로 출발
20:00 콘서트 시작 시간 (입장 시간 2시간 전, 솔 면접 보러 감.)
22:00 - 22:30 통상 콘서트 끝날만한 시각
23:33 솔이의 폰에 선재 사고 소식이 뜬 시각
00:00 선재 ㅅㅁ시각, 솔이가 전광판으로 선재 소식 확인하고 타임슬립한 시각.
12회를 달리고 나니, 솔선재의 애절함이 와 닿아서였을까. 나도 애절한 마음으로 전회차를 내일이면 못볼듯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어졌어. 오늘은 그래서 일단 1회 리뷰 들고 왔어. PC로 써서 모바일로 보면 줄바꿈이 조금 엉망일 수 있는 점 이해해줘. 내용도 서식도 오탈자도 계속 다시 보면서 조금씩 수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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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인 개기일식. 2009년 7월 22일이야. 실제로 이 날 한국에서는 1948년 5월 9일 (이 날짜도 뭔가 묘해) 이후 61년만에 최대의 일식이 일어났어. 즉 이 기사는 팩트라는 얘기. 소품 팀 대단하고. 아무튼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sol=솔)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라는 점이 왠지 인상 깊었어. 솔이의 어둠이 끝도 없이 진해진 이 날 선재가 솔이를 구원해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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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달 차, 라디오 방송 날 (인혁이가 솔이와의 통화에서 직접 데뷔 두 달차라고 했어). 이 날 선재의 표정은 꽤 기대감에 차 보여. 라디오 당일은 솔이의 사고 이후, 10개월 즈음. 솔이를 위한 노래인 소나기를 가지고 데뷔를 했을 때, 열심히 활동을 하다보면 그 노래가 또 노래로 건넬 위로가 언젠가는 솔이에게 닿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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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자신과 이클립스를 모르는 솔이와의 통화하면서 또 위로를 건네면서 (고마워요. 살아있어줘서. 이렇게 살아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할 거예요, 곁에 있는 사람은. 그러니까 오늘은 살아봐요. 날이 너무 좋으니까. 내일은 비가 온대요. 그럼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또 살아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간 사는 게 괜찮아질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 앞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솔이에게 자신의 노래와 위로가 가 닿기를 간절히 바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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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에서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문장이 나올 때 카메라는 엄마가 앉아있던 의자를 비추었지만, 또다른 곁에 있는 사람은 선재일지도 모르지. 물리적으로 곁에 있진 않아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가까이서 솔이를 바라보고 위로하고 싶었을 테니까. 솔이와의 통화 후에 한숨 쉬기는 했지만, 선재는 꺾이지 않고 15년간 열심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솔이를 향한 마음을 마이크에 대고 목이 터져라 전했을 거야. 꼭 사랑뿐 아니라 위로, 미안함, 죄책감, 희망을 주고싶은 마음 모두. '내가 유명해진다면 거리에서 한 번이라도 내 노래를 듣겠지. 네 얘기인 줄은 모를 테지만 그래도 한 번은 가 닿겠지.' 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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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솔이가 선재를 향해 쌓아간 마음을 보여주는 솔이의 방. 솔이는 2022년 연말 콘서트가 첫 직관이라고 했는데, 방에는 팬미팅 굿즈도 있었어. 팬미팅을 가는 건 직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건지, 솔이가 올팬이라 연기로 바쁜 선재가 빠진 나머지 멤들만의 팬미팅을 간 건지, 굿즈만 구해서 소장중인지는 알 수없지만.. 여튼 이 장면에서 내가 가슴아프고 또 감동적이었던 건, 휠체어를 탄 솔이가 절대 닿을 수 없는 높이에도 빼곡히 들어찬 진열장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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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갈 때처럼 현주가 도와줬거나 아니면 엄마가 도와줬겠지. 딸의 덕질이 어떤 의미인지 솔이 엄마는 알고 있을 거야. 난 엄마가 옛날옆집 선재 = 솔이 구해줌 = 솔이 덕질 대상인 거 오리지널 시점에서도 아실 거라고 생각해. 1회 기준, 다리가 아프게 된 원인을 그저 교통사고로 알고 있는 34솔이에게 납치 사건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까봐 아무것도 말해주시진 못했겠지만. 아무튼 다들 솔이의 덕질을 응원해주는 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따수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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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차 내에도 복선이 존재하는 듯한 울드. 첫 콘서트의 이름은 '첫 만남 그리고..'야. 그리고 티켓에 적혀있던 문구 중 일부는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팬들과의 첫 만남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보려 한다. 풋풋하고 설레던 그 순간으로 우리 다시 만나자.> 뭐 이런 거였어. 타임슬립을 암시하는 것 처럼.
뭔가 암시인듯 개그인듯 한 대사도 있었어. 무당 채널을 편집해주는 솔에게 무당이 '이승만 발전해? 저승도 다리 놓고 다 해.'라는 대사를 하는데, 여기서 느낌이 왔음. 선재의 ㅅㅁ시간 12시, 그 12시에만 작동하는 시계. 어쩌면 솔이를 2008년으로, 2009년으로 데려다 놓았던 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직후의 선재일지도. <너라는 이야기 속에 다시 또 꿈을 꾸는 나. 어떤 순간이 와도 나는 너를 찾아갈 거야.>라는 봄눈 가사처럼.
처음엔 이게 선재를 기억하지 못하는 솔이의 시간을 건너 솔이에게 가겠다는 가사인줄 알았는데, 어쩌면 그 '어떤 순간'이 이미 1회에 나왔던걸 수도. 34-0 선재가 과거로 갔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 가려진 시간들을 다시 불러와 솔이 앞에 데려온 게 34-0 선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 거야. 모든 기억과 마음이 흩어져 가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수없이 생각했을 테니까. '나에게 솔이를 만날 한 번의 기회가 다시 온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은 이유는 단순히 후회 때문만이 아닐지도 모르지. ㅂㅇㅂ과의 대면으로 놈이 다시 솔이를 노릴지도 모른다는 걸 선재도 알았을 테니까. 위험할 솔이를 지키고 싶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강했을지도. '널 지키기 위해서 뭐라도 해보려는 거야'라고 말한 1화의 솔이와 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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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솔이에게 흐른 시간처럼 선재에게도 15년이 흘렀어. 15년은 길지. 길어도 너무 길잖아. 선재의 마음이 시들어가는 걸 가장 잘 표현해주는 건 (선본의 표정도 물론이지만) 소품의 색상이었어. 19살 선재의 방은 왠지 온통 푸른 빛이야. 수영을 좋아하니 물을 좋아해서일 수도 있고 그냥 취향일 수도 있지만, 아직 마음 속 푸름을 잃지 않은 선재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 그런데 34살의 선재는 수범이들 모두가 버석하다고 할 정도로 메말랐고 색도 잃었어. (옷이나 솔이에게 씌워주는 우산 색도 파랑에서 검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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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직후 복도와 대기실에서 살짝 과호흡이 온 듯 공황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주변상황 (인혁의 심정이나 팬, 커리어) 등등에도 무감해 보이지. 전형적인 우울증의 모습. 우울증에도 여러 양상이 있지만, 나 수범이 가장 잘 아는 우울증의 모습은 '무력함'이야. 오죽하면 너무 깊은 우울을 가진 어떤 사람들은 ㅈㅅ할 에너지조차 없다고 하지. 미묘한 차이지만 ㅈㅅ하고 싶다는 생각보단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삶이 어떻게 굴러가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랄까. 선재의 표정이 그랬어. ㅈㄱ싶다라기보다는 왜 사는지 모르겠는 텅 빈 표정. 34-0 선재의 죽음이 ㅂㅇㅂ때문이 확실하다면 그래서 더 무력하게 패해버린 건지도 몰라. 19선재나 20선재, 34-2 선재처럼의 몸싸움도 없이 (다들 ㅈ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특별한 외상이 없었다는 건, 저항을 안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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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영화하라고 은퇴하지말라고 너 나중에 이러면 후회한다라고 말할 때도 눈을 감은 채로 '후회, 안 해.'라고 말하는 선재가 강조 돼. 이미 선재는 인생을 지배할만큼 더 큰 (솔이에 대한) 후회들이 있기 때문에, 남들 눈엔 대단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을 거야. 후회라는 단어 자체가 '솔이의 일' 이외의 (선재 기준 가벼운) 다른 모든 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지도. 나는 이런 이유(ㅈㅅ할 에너지도 없음)로 34-0선재가 우울, 공황과는 별개로 ㅈㅅ생각은 없었다고 해. 그렇지만, 솔이와의 재회 후에 심경의 변화는 컸겠지. 15년 간 선재를 먼 별로 여기며 닿을 수 없었던 솔이처럼, 선재도 그 수많은 팬들 중의 하나가 솔이었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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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서 소나기를 오랜만에 라이브를 한다고 했잖아. 더 이상 그 노래를 부를 이유 (솔이에게 노래로라도 다가가서 위로를 건네고 싶다)라는 마음마저 내기가 어렵도록 무력해졌을 무렵인데 마지막 힘을 짜내서 노래를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 그런데, (솔이의 대사에서 선재도 알았겠지만) 자기가 메말라 가는 그 15년동안 실은 줄곧 솔이가 (솔이 피셜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곁에 있었다니. 그 한마디로 단숨에 마음이 낫진 않았겠지만 미세한 울림이 있었을 거야. 정확히는 솔이에게 무작정 한 번 더 다가가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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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리에서 솔이의 얘기를 듣고 '재밌네'라고 하는 선재의 표정엔 허탈함과 행복함이 동시에 서려있었어 (그리고 찌통이게도 이게 34-0 선재의 가장 밝은 표정). 15년이 지나도 눈 앞의 솔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고작 핫팩과 우산 뿐이라니 라는 무력감과 그래도 반갑고 애틋한 마음. 차 안에서 솔이가 준 박하사탕을 보며 다리가 아픈 지금의 솔이와 첫만남 때의 솔이가 대조되어서 한숨 나기도 했겠지만, 또 한번 첫만남처럼 두근거림을 느꼈을 거야. 다른 회차에 밝혀지지만 그래서 솔이가 사는 아파트 앞을 찾아가겠지. '솔이를 완벽하게 구해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선재의 발목을 잡았겠지만. 마음에 에너지는 하나도 없는데 그 죄책감과 솔이의 마음은 자신과 다른 빛깔 (팬심)이라는 수많은 자잘한 이유들로 결국 발길을 돌리지. 그 마음을 약과 술에 의존해서 달래고 있었을 선재. 그리고 첫 번째 죽음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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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은 이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하고 선재를 찾아 무작정 달려가는 솔이에게 라디오가 들려와. 울드의 주제지. "1초만 흘러도 과거가 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오늘이 아닐까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 당장 달려가 보세요". 나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에 15년의 갭이 있다고 생각했어. 달리 말하면 15년 정도의 공백은 있는 먼 옛날만이 과거라고 생각했지. 그렇지만 아니, 1초 전도 과거지. 말장난 같지만 모든 과거는 현재였고, 모든 현재는 찰나에 과거가 되어버리니까. 선재에게, 솔이에게 후회(서로를 구해내지 못한)로 점철된 2008년과 2022년 연말의 과거를 '현재'로서 한 번더 살아낼 기회가 생긴 거야.
많은 사람들이 최근 회차에서 미래가 좀 더 능동적으로 바뀌어나가는 것은 '선재의 의지'와 '주변의 개입' 때문이라고 얘기해. 나 역시 같은 의견이야. 조금 다르게 말하면, 과거를 '현재'로서 살아내고 있는 그들이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솔이가 부족하고 약해서 혼자 바꿔내지 못한 것이 아니라, 솔이는 끊임없이 본인이 미래에서 과거를 바꾸러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솔이는 너무나도 절박하고 아픈 그 마음 때문에 한 번 더 다가온 '현재'를 온전히 누리고 있지 못하니까. 솔이의 현재는 2023년 새해이니까. 초반 회차에는 그런 솔이 혼자 전전긍긍하며 '과거인 2008년'을 바꾸어서 '현재인 2023년'을 만들어 내는데에 노력했으니 아픈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그런데 드라마가 전개되면 될 수록 선재와 주변인(태성, 형사님) 등이 함께 노력하고, 솔이 또한 이 눈 앞의 시간들을 과거가 아닌 '현재'로서 받아들이고 그 시간들을 살아가는 중인 눈 앞의 선재 역시 (내가 가버리고 나면 남아버릴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느끼고 사랑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좋은 변화가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주제 메시지를 온 마음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멋진 주인공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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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회귀하자마자 [꿈이든 아니든 곧장 선재에게 달려가는 솔 - 꿈이 아님을 깨달음 - 본인의 다리가 아직 다치지 않음에 감사함] 이 순서가 나를 울렸어. 자신의 의지되로 되지 않는 신체란 너무 답답해. 3초만 눈을 감고 걸어도 부딪힐까 두렵고, 3초만 들리지 않아도 무슨 소리가 내 주변을 감싸는지 궁금해. 그런데 15년을 걷지 못했는데도, 그 다리는 생각할 겨를도 없는 사랑이라니. 어떻게 사람이, 또 사랑이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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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나를 또 울린 건 솔이의 방. 영화 포스터가 많이도 붙어있던 벽, 모의고사 일자에 별모양으로 표시해 놓은 솔이의 달력. '영화감독'이라는 확고한 꿈이 있던 천진난만한 소녀가 보였어. 선재를 첫눈에 반하게 했던 맑고 여린 그 여자애. 그래서 선재의 푸르름도 솔이의 핑크빛 꿈도 모두 앗아간 ㅂㅇㅂ을 더 용서할 수 없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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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에서 솔이의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은, 인혁이에게 '당연히 전날 경기를 잘했다'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과, 자신이 2023년 새해에 본 선재의 (우울증과) 사망이 대비되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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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색상, 소품 색, 계절 등만 보고 이 장면이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었어. 어쩌면 나도 화면에 보여지는 것만 받아들여서 솔이의 시선과 같았던 거지. 계속해서 지나버린 시간의 선재는 과거로 치부해버렸으니까. 그렇지만, 이 장면의 대비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눈 앞의 19선재 역시, 1초만 지나가도 과거가 되어버릴 눈앞의 현재이다.' 일지도 몰라.
마지막 대사와 우산 색상 데칼 (19선재의 '왜 울고 있어?' - 파랑우산, 뜨거운 여름 / 34-0선재의 '근데 왜 울지? 나 안울렸는데' - 검정우산, 추운 겨울)을 연달아 보여준 데에서 방금 말한 주제를 은근히, 그리고 마음 아프게 한 번 더 보여주었다고 생각해. 모습은 너무나 다르지만 선재는 분명 지금 솔이의 눈 앞에 있는 현재고, 파란우산을 솔이에게 씌워주며 19선재가 건넨 말은 솔이가 2008년에 도착하기 전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고유한 말이야. 그리고 솔이가 '현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2022년의 34-0 선재가 한 말과 아주 비슷한 말이기도 해.
한강에서 만난 34-0 선재는 (과거의 기억이 없어서 놓친 거지만 어쨌든) 시계가 작동하기 전 솔이에게 주어졌던 한 번의 기회야. 안타깝게 놓쳐버린 그 기회가 눈 앞의 지금으로 한 번 더 다가온 거야. 그리고 난 이 모든 타임슬립의 시작이 '마지막 순간 선재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꾸는 주체로서의 기회는 선재에게도 이 순간 이미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해. 단순히 솔이의 사고를 막기 위한 기회가 아닌 다가가고, 포기하지 않고, 사랑할 기회. 그런 의미에서 슬프기도 설레기도 한 엔딩이었어. 그래서 난 짝수 회차 못지 않게 1회 엔딩을 사랑해. 선재에게 솔이는, 달(시간)에 가려진 태양, 일순간 반가워진 비이자, 홀로 선 세상 속의 모든 시련을 막아주는 우산이라는 걸 모두 알 수 있었던 회차가 1회였던 것 같아.
1회 리뷰는 끝이야. 며칠째 영상만 쭉 올리다가 리뷰를 다 써보게 되네. 어쩌면 수범이들이 이미 다들 아는 내용, 아는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울드 특징이 복습 해도해도 보이는 게 계속 생겨나는 거잖아? 느껴지는 감정도 더 짙어지고. 그 감동 같이 나누고 싶어서 어수선하고 부족한 글 써봤어. 복습 계속 달리면서 리뷰 또 들고올게.
+)
<1회 속 타임라인>
12:45 솔이 기상
16:20 집에서 콘서트 장으로 출발
20:00 콘서트 시작 시간 (입장 시간 2시간 전, 솔 면접 보러 감.)
22:00 - 22:30 통상 콘서트 끝날만한 시각
23:33 솔이의 폰에 선재 사고 소식이 뜬 시각
00:00 선재 ㅅㅁ시각, 솔이가 전광판으로 선재 소식 확인하고 타임슬립한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