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감상을 따숩게 봐라봐 준 수범이들 정말 ㄱㅁㅇ. 실은 처음 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16회차까지 리뷰를 쭉 쓸 마음도 같이 먹었었어. 시간은 일정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막화까지 거의 맨날 올리지 않을까 싶네. 내가 정말 사랑하는 드라마이고, 막방 때 정말 온 마음을 다해서 배웅해주고 싶거든. 12회차에서 선재의 마음처럼, 16개의 글을 써내리는 시간이 사랑이자 곧 이별이라 힘겹기도 하겠다 생각했는데 지켜봐주겠다니 많은 힘이 되고 고마워.
ㅊㅊ 디시 선업튀미니갤
2화를 쭉 복습하고서는, 이 회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키워드 두 개가 문득 떠올랐어. 바로 '인과'와 '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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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명찰을 가리키며, 명찰을 보고 솔의 이름을 알고있다고 말하는 선재. 이름을 알게 된 이유는 거짓말이지만, 여튼 선재가 솔이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건 이 장면에서 확실시 돼. 그런데 선재는 2화 내내 단 한 장면도 솔이를 '솔이'라거나 '임솔'이라고 부르지 않아. 호칭은 오로지 '야' 아니면 '너'. 2회 에필로그 때문에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야하나 하기엔 이미 이름을 알고 있는 걸 2회 초반에 확실히 깠는데도 내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건 아무래도 '입덕부정기' 때문이겠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의미처럼 이름을 불러주었다가는 자신에게 정말 커다란 의미가 되어버릴까봐 조금은 망설여지는 선재의 마음이 느껴졌어. 이 이야기는 다른 장면에서 계속 이어나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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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너 나보고 왜 자꾸 우냐'는 선재의 물음에 '내가 많이 좋아했던..'이라는 말로 대답을 시작해. 인혁이네 본가에서도 여기서도 난 솔이를 통해서, 감히 상대에게 내 사랑을 쏟아내는 것조차 미안할 만큼 상대를 아낄 때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했어 (물론 1회에서 수영장 선재에게 달려가 안기면서 사랑한다는 팬심 가득한 말도 하기는 했지만.). 사랑한다라는 말보다 작은 마음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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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는 솔이에게 이것저것 캐물어. 나보고 왜우는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수영장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로 따져묻는 것 같지만 실은 솔이에게 있어서의 자신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은 19살 소년의 마음이지. 그래서 수영 잘하는 개를 닮았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에 실망하는 건지도. 2회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거지만, 선재는 처음 본 그 순간 곧장 솔이의 이름이 궁금했고, 솔이가 옆집에 산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단숨에 꽤 '의미'있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서운했을지도 몰라, 귀엽게도.
수없이 강조되는 '자연스러운ㅋㅋ' 선재 팬질 서사를 읊는 솔과 씨알도 안먹힌다는 듯한 표정의 선재. 여기서 '인과'라는 키워드가 처음 등장해. 솔이는 19살을 구슬리기 좋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선재는 단 하나도 와 닿지 않아하는 장면이 배치된 것도 이유가 있었다는 걸 2회 끝에 자연히 알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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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선재를 쉽게 볼 수 있어서 좋다 말하고 15년동안 딱 붙어야 지켜줄 수 있을 거라며 걱정하는 솔이.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 이 앞 씬인 교실에서도 내가 시계에 뭔가를 해서 이 곳에 왔으니, 그와 똑같은 (혹은 상반되는) 어떤 행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나와. 계속해서 솔이는 아주 조금씩 모든 일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고 있어. 선재가 우울해지게 된 원인의 시작점을 비틀어버려야 선재가 ㅅㅁ하는 사건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의 우리는 알잖아. 선재에게 벌어진 일은 수영을 그만두고 아이돌이 된 게 원인이 아니라는 걸.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은 인생에서 몹시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원인과 결과에 대해 속단 하거나 잘못 연결짓는다는 걸 이 회차에서는 계속 이야기해. 나에게, 혹은 내가 가깝게 느끼고 잘 아는 이에게 벌어진 일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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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하게되어서 이야기가 두 키워드에서 왔다 갔다 튀는 점 이해해줘. 태성이의 등장씬에서 태성이와 함께 일진들에게서 도망치고 난 후, 그제서야 태성이를 알아봐. 2007년 9월 자감고 축제 때부터 2008년도 6월까지면 무려 9개월인데, 풋사랑이긴 해도 나름 꽤 오래 좋아했던 태성이에게 솔이가 던진 말은 '근데 너 이름이 뭐더라?'야. 사람에게 있어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거의 같은 일인 것 같아. 타인의 이름을 외우기는 쉽지. 거의 고작 서너 글자니까. 그리고 살면서 쌓여가는 수많은 타인의 이름들은 내 인생과 의미가 없는 순서대로 잊혀져. 솔이가 태성이를 좋아한 이유는 '축제에서의 모습이 멋있어서'라고 생각해. 반면에 선재를 좋아하기 시작한 이유는 '나를 살아가게 일으켜줘서'이지. 태성이도 매력있는 아이지만, 이유의 차이에서 이미 마음의 무게도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9개월을 좋아했던 아이의 이름을 잊는 게 가능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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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차의 얘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 장면. 여기서 솔이는 마음 속으로 '현주야, 나 다시 걸어.'라고 이야기 해. 여기서 마음 속으로 부르는 현주는 2022(2023)년의 현주인데, '나 여기서는 걷고 있어'도 아니고 '나 다시 걸어'라는 완벽한 현재형으로 이야기를 해. 사람이 내가 '현재'에 살고 있다는 현실감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건 아무래도 '감각'이니까. 그리고 지난번에 말했듯, 과거 시간 속의 선재를 점점 눈앞의 '현재'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건 선재에게 깊어진 '마음' 때문이야. 솔이는 감각으로 시작해서 마음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온 힘을 다해 다시금 주어진 소중한 옛날을 살아가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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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 버스를 쫓아가는 선재에게서 34솔이 있는 미래를 향해 달려갈 20 선재의 모습이 보여서 혼자 눈물 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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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대통령배 수영대회가 선재가 수영을 그만두게 되는 '원인'이라고 생각해. 자꾸 사건의 시작점을 짚어내려는 노력이 안쓰럽고 또 너무 공감도 되는 것 같아. 1회에서 말했듯 솔이의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잘 전해져서. 그렇지만 사건의 '시작점'을 짚어내는 건 실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의미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기도 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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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이와 솔이의 계단씬. 태성이가 솔이에게 진심을 쏟게 된 이유는 '나한테 이렇게 막 대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가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해주고 필요한 감정을 채워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아버지는 나에게 관심도 없을 거라는 태성의 말에,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해주고 손에 약을 발라주는 다정한 솔이. 잘 생겨서, 멋져서가 날 좋아하는 그저그런 여자애들이 아니라 내 인생과 마음을 들여다봐주는 사람. 어떻게 마음이 안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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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태성이가 주겠다는 5천원보다 이미 망쳐진, 선재가 복채로 준 천원이 소중한 솔. '의미'는 역시 세상이 말하는 가치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하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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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영장 수영복 도난 미수사건 씬. 선재의 징크스와 관련이 있는 수영복이었지. 징크스는 다른 말로 풀이하면, '본인만이 믿고 있는 비과학적 인과관계' 아닐까. 인과 관계에는 세 가지 정도의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
1.명확한 사실인 인과 관계 (납치에 이은 교통사고-원인- 때문에 솔이가 다리를 다쳤다는 사실 -결과-)
2. 맞는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본인 혹은 가까운 사람만은 왠지 확신하는 인과 관계 ('내가 수영을 무리하게 해서 수영을 그만두게 됐다'는 선재, '선재의 대통령배 수영대회 출전을 막으면 선재의 어깨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선재의 아이돌 데뷔를 막으면 우울증 발생을 원천 차단해서 선재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솔)
3. 그리고 누가 봐도 좀 아니어 보이지만 본인만 당위성 있다고 믿는 인과관계 ('입던 수영복을 입어야 경기가 잘 된다'는 선재, '수영 잘하는 내 개를 그리워서 너를 팬질하게 됐다'는 솔의 어설픈 설득)
이 회차를 관통하는 두 개의 키워드 중 '인과'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최신 회차에서 자꾸 보이는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메시지야. 그런데 이 이야기는 결코 회의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우리가 강박적으로 자아내는 인과관계들이 실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으니 자책하지 말고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 아닐까. 정확히는 위 경우에서의 2번에 사로잡혀있다가 낙담하게 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겠지. 특별하게 여겨지는 어떤 두 사건 사이엔 실은 인과도 경계도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이라고 생각하는 무지개가 실은 일곱 빛깔이 아니라 연속된 스펙트럼인 것처럼. 빨강과 주황의 경계도, 봄와 여름의 경계도 실은 짚어낼 수 없는 거니까.
예로, 선재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따라서 수영을 그만두게 된 건 '무리를 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처음 어깨를 다쳐서'일 수도 더 극단적으로 비약해서 '수영을 시작해서'일 수도 있지. 수영을 그만둔다는 결과는 명확하지만, 그 결과의 시작점은 결국 누구도 알 수 없는 거니까. 우리 드라마 속 사건도 대부분 그래. 벌어지는 사건은 명확한데 시작점은 정확히 연결지을 수 없어. 그래서 어떤 것들은 바뀌어도 막상 중요한 사건은 자꾸 결과가 고정되고 원인이 변경되는 방식인 것 같아. 바뀌고 새롭게 생겨난 일들은 모두 인과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그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했던 일들이거나 현실에 충실한 선택으로 일어났던 일들이지. (엄마 손 안 다침, 현금커플 결혼, 테이블 위에 사진 생겨남, 솔이 다리 다치지 않음). 여기서 말하는 최선은 더불어 살아가는 주변과 함께 상황에 맞서는 거였어. 태성이와 같이 불을 끌 수 있었고, 형사님과 선재의 도움을 적극 받아 다리를 다치지 않을 수 있었지. 어떤 불행과 맞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아니라 함께 맞서줄 사람들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해.
아직도 사건의 연속선상 속에서 '시작점이 되는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것을 틀어버리려 내내 애쓰는 솔이는 13회 예고에서 결국 '우리는 만나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몰라'라는 말을 해. 솔이는 현명한 사람이니까 곧 그게 잘못된 생각인 걸 알게 되겠지만. 그 점만 해결되면 아무리 거대한 사건 같아보여도 ㅂㅇㅂ사건 역시 깔끔하게 결말 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자책을 덜어낸 최선'의 효과는 늦게나마 조금이나마 반드시 보여져 왔어. 자책으로 우울증을 얻고, 무력함 때문에 ㅈㅅ이라고 여길 정도로 ㅂㅇㅂ에게 저항 없이 허망하게 당해버린 34-0, 34-1 선재가, 솔이의 마음을 알게 되고 범인과 적극적으로 맞서다 생명만큼은 건지게 돼 조금은 덜 나쁜 방향의 34-2 선재로 흘렀던 8회의 마지막처럼. 처음엔 배우로서의 미래를 맞는 대신 가정을 이루는 행복을 얻은 금이의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놓아야 한다'라는 뉘앙스의 말 때문에 A사건을 비껴가면 비슷한 B사건이 어떻게든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오해한 것 같아. 솔이가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 시청자도 함께 '인과의 강박' 속에 가두려는 트릭같기도 하고, '의지를 가진 선택'으로 변한 운명을 '치환된 부산물'로 잠시간 오해하게 하려는 일시적인 장치같기도 해. 실제로 현금 커플의 처음은 타의로 바뀐 운명 때문에 집에서 난 화재를 같이 겪게 된 것이었지만, 결말은 대학교 MT에서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 현주나 강아지를 피해 도망쳤을 때 현주를 향해 마음을 표현한 금이가 그 후 그 둘 스스로 만들어 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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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2회 내내 화가 잔뜩 나있는 선재. 인혁이조차도 왜 이렇게 짜증이냐고 물어. 위의 표는 1회 장면이야. 선재는 이만큼이나 수영이 좋아서 열심히 게다가 잘해왔고, 재활도 (선재 피셜) 지겨울 만큼 했어. 국대가 되는 건 엄마의 소원이었고, 아버지는 선재의 재능에 대한 기대감과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응원을 아낌없이 표현해. '선재는 수영이 전부'라는 류버지 얘기처럼 수영은 선재에게 의미가 엄청난 것인데, 예뻐서 눈길이 가 짝사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옆집 여자애가 자꾸 대회 출전을 방해해. (선재 입장에서는 왜그런지 말도 안해주고 자꾸 엉뚱한 소리하는 걸로 비춰지니) 화도 나지. 나에게 너무 중요한 것을, 나를 별 의미로 여기지 않는 것 같은 (내가 수영 잘하던 개 닮아서 나에게 팬심 표출하는) 애가 단념하게 하려고 하니까. 그래서 니가 뭔데 라는 격한 표현이 나온 것 같아. 이건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할 거야. '얘가 뭔데 나는 얘의 황당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나', '얘가 뭔데 나는 얘가 계속 신경 쓰이는 걸까, 나말고 김태성 좋아한다던데.' 그 속에서 혼란스러운 선재는 2회 내내 화나 있고, 솔이의 이름도 부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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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솔에게 어렴풋이 밀려오는 과거의 기억. 그 속의 선재는 너무나 걱정되는 목소리로 '임솔'을 애타게 불러. 그리고 눈앞의 19 선재는 여전히 아직 이름은 부르지 않지만, 그 기억과 너무도 같은 표정으로 달리는 차 사이에서 솔이를 감싸안지. 솔이를 떨쳐내고 왜 차 안 피했냐고 걱정되는 마음에 화내다가, 놀라 무너지는 솔이를 안는데 이 때 대사는 없지만 표정이 말을 건네는 것 같았어. 선재의 표정이 건냈던 그 말은, '나는 이제 이 마음을 피할 길이 없겠구나.' 이름도 불러주지 않고 무시해보려고 했던 그 마음이 와르르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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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설의 에필로그. 노란우산, 박하사탕, 그리고 가게에서의 만남. 누가 봐도 이미 첫사랑인데, 선재는 몰랐겠지. 본인 표정이 저랬다는 걸. 그리고 횡단보도에서의 선재 표정도, 이 글에서 내내 말하던 것과 관련 지어 말하자면 솔이를 처음 알게된 것, 끌리게된 것, 좋아하게 된 것의 경계가 실은 없음을 알게된 데에서 온 거지.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 따위로는 이미 자신의 마음을 지울 수 없다는 것도. 솔이를 처음 만난 봄과 지금 6월 여름의 경계가 어딘지 모르는 것처럼. 무지개 속 빨강과 주황의 경계를 모르는 것처럼.
ㅊㅊ 선업튀미니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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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를 쭉 복습하고서는, 이 회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키워드 두 개가 문득 떠올랐어. 바로 '인과'와 '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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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명찰을 가리키며, 명찰을 보고 솔의 이름을 알고있다고 말하는 선재. 이름을 알게 된 이유는 거짓말이지만, 여튼 선재가 솔이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건 이 장면에서 확실시 돼. 그런데 선재는 2화 내내 단 한 장면도 솔이를 '솔이'라거나 '임솔'이라고 부르지 않아. 호칭은 오로지 '야' 아니면 '너'. 2회 에필로그 때문에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야하나 하기엔 이미 이름을 알고 있는 걸 2회 초반에 확실히 깠는데도 내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건 아무래도 '입덕부정기' 때문이겠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의미처럼 이름을 불러주었다가는 자신에게 정말 커다란 의미가 되어버릴까봐 조금은 망설여지는 선재의 마음이 느껴졌어. 이 이야기는 다른 장면에서 계속 이어나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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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너 나보고 왜 자꾸 우냐'는 선재의 물음에 '내가 많이 좋아했던..'이라는 말로 대답을 시작해. 인혁이네 본가에서도 여기서도 난 솔이를 통해서, 감히 상대에게 내 사랑을 쏟아내는 것조차 미안할 만큼 상대를 아낄 때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했어 (물론 1회에서 수영장 선재에게 달려가 안기면서 사랑한다는 팬심 가득한 말도 하기는 했지만.). 사랑한다라는 말보다 작은 마음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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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는 솔이에게 이것저것 캐물어. 나보고 왜우는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수영장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로 따져묻는 것 같지만 실은 솔이에게 있어서의 자신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은 19살 소년의 마음이지. 그래서 수영 잘하는 개를 닮았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에 실망하는 건지도. 2회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거지만, 선재는 처음 본 그 순간 곧장 솔이의 이름이 궁금했고, 솔이가 옆집에 산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단숨에 꽤 '의미'있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서운했을지도 몰라, 귀엽게도.
수없이 강조되는 '자연스러운ㅋㅋ' 선재 팬질 서사를 읊는 솔과 씨알도 안먹힌다는 듯한 표정의 선재. 여기서 '인과'라는 키워드가 처음 등장해. 솔이는 19살을 구슬리기 좋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선재는 단 하나도 와 닿지 않아하는 장면이 배치된 것도 이유가 있었다는 걸 2회 끝에 자연히 알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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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선재를 쉽게 볼 수 있어서 좋다 말하고 15년동안 딱 붙어야 지켜줄 수 있을 거라며 걱정하는 솔이.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 이 앞 씬인 교실에서도 내가 시계에 뭔가를 해서 이 곳에 왔으니, 그와 똑같은 (혹은 상반되는) 어떤 행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나와. 계속해서 솔이는 아주 조금씩 모든 일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고 있어. 선재가 우울해지게 된 원인의 시작점을 비틀어버려야 선재가 ㅅㅁ하는 사건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의 우리는 알잖아. 선재에게 벌어진 일은 수영을 그만두고 아이돌이 된 게 원인이 아니라는 걸.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은 인생에서 몹시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원인과 결과에 대해 속단 하거나 잘못 연결짓는다는 걸 이 회차에서는 계속 이야기해. 나에게, 혹은 내가 가깝게 느끼고 잘 아는 이에게 벌어진 일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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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하게되어서 이야기가 두 키워드에서 왔다 갔다 튀는 점 이해해줘. 태성이의 등장씬에서 태성이와 함께 일진들에게서 도망치고 난 후, 그제서야 태성이를 알아봐. 2007년 9월 자감고 축제 때부터 2008년도 6월까지면 무려 9개월인데, 풋사랑이긴 해도 나름 꽤 오래 좋아했던 태성이에게 솔이가 던진 말은 '근데 너 이름이 뭐더라?'야. 사람에게 있어서 '이름'을 부르는 것이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거의 같은 일인 것 같아. 타인의 이름을 외우기는 쉽지. 거의 고작 서너 글자니까. 그리고 살면서 쌓여가는 수많은 타인의 이름들은 내 인생과 의미가 없는 순서대로 잊혀져. 솔이가 태성이를 좋아한 이유는 '축제에서의 모습이 멋있어서'라고 생각해. 반면에 선재를 좋아하기 시작한 이유는 '나를 살아가게 일으켜줘서'이지. 태성이도 매력있는 아이지만, 이유의 차이에서 이미 마음의 무게도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9개월을 좋아했던 아이의 이름을 잊는 게 가능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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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차의 얘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 장면. 여기서 솔이는 마음 속으로 '현주야, 나 다시 걸어.'라고 이야기 해. 여기서 마음 속으로 부르는 현주는 2022(2023)년의 현주인데, '나 여기서는 걷고 있어'도 아니고 '나 다시 걸어'라는 완벽한 현재형으로 이야기를 해. 사람이 내가 '현재'에 살고 있다는 현실감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건 아무래도 '감각'이니까. 그리고 지난번에 말했듯, 과거 시간 속의 선재를 점점 눈앞의 '현재'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건 선재에게 깊어진 '마음' 때문이야. 솔이는 감각으로 시작해서 마음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온 힘을 다해 다시금 주어진 소중한 옛날을 살아가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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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 버스를 쫓아가는 선재에게서 34솔이 있는 미래를 향해 달려갈 20 선재의 모습이 보여서 혼자 눈물 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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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는 대통령배 수영대회가 선재가 수영을 그만두게 되는 '원인'이라고 생각해. 자꾸 사건의 시작점을 짚어내려는 노력이 안쓰럽고 또 너무 공감도 되는 것 같아. 1회에서 말했듯 솔이의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잘 전해져서. 그렇지만 사건의 '시작점'을 짚어내는 건 실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의미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기도 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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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이와 솔이의 계단씬. 태성이가 솔이에게 진심을 쏟게 된 이유는 '나한테 이렇게 막 대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가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해주고 필요한 감정을 채워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아버지는 나에게 관심도 없을 거라는 태성의 말에,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해주고 손에 약을 발라주는 다정한 솔이. 잘 생겨서, 멋져서가 날 좋아하는 그저그런 여자애들이 아니라 내 인생과 마음을 들여다봐주는 사람. 어떻게 마음이 안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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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태성이가 주겠다는 5천원보다 이미 망쳐진, 선재가 복채로 준 천원이 소중한 솔. '의미'는 역시 세상이 말하는 가치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하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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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영장 수영복 도난 미수사건 씬. 선재의 징크스와 관련이 있는 수영복이었지. 징크스는 다른 말로 풀이하면, '본인만이 믿고 있는 비과학적 인과관계' 아닐까. 인과 관계에는 세 가지 정도의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
1.명확한 사실인 인과 관계 (납치에 이은 교통사고-원인- 때문에 솔이가 다리를 다쳤다는 사실 -결과-)
2. 맞는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본인 혹은 가까운 사람만은 왠지 확신하는 인과 관계 ('내가 수영을 무리하게 해서 수영을 그만두게 됐다'는 선재, '선재의 대통령배 수영대회 출전을 막으면 선재의 어깨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선재의 아이돌 데뷔를 막으면 우울증 발생을 원천 차단해서 선재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는 솔)
3. 그리고 누가 봐도 좀 아니어 보이지만 본인만 당위성 있다고 믿는 인과관계 ('입던 수영복을 입어야 경기가 잘 된다'는 선재, '수영 잘하는 내 개를 그리워서 너를 팬질하게 됐다'는 솔의 어설픈 설득)
이 회차를 관통하는 두 개의 키워드 중 '인과'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최신 회차에서 자꾸 보이는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메시지야. 그런데 이 이야기는 결코 회의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우리가 강박적으로 자아내는 인과관계들이 실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으니 자책하지 말고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 아닐까. 정확히는 위 경우에서의 2번에 사로잡혀있다가 낙담하게 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겠지. 특별하게 여겨지는 어떤 두 사건 사이엔 실은 인과도 경계도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이라고 생각하는 무지개가 실은 일곱 빛깔이 아니라 연속된 스펙트럼인 것처럼. 빨강과 주황의 경계도, 봄와 여름의 경계도 실은 짚어낼 수 없는 거니까.
예로, 선재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따라서 수영을 그만두게 된 건 '무리를 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처음 어깨를 다쳐서'일 수도 더 극단적으로 비약해서 '수영을 시작해서'일 수도 있지. 수영을 그만둔다는 결과는 명확하지만, 그 결과의 시작점은 결국 누구도 알 수 없는 거니까. 우리 드라마 속 사건도 대부분 그래. 벌어지는 사건은 명확한데 시작점은 정확히 연결지을 수 없어. 그래서 어떤 것들은 바뀌어도 막상 중요한 사건은 자꾸 결과가 고정되고 원인이 변경되는 방식인 것 같아. 바뀌고 새롭게 생겨난 일들은 모두 인과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그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했던 일들이거나 현실에 충실한 선택으로 일어났던 일들이지. (엄마 손 안 다침, 현금커플 결혼, 테이블 위에 사진 생겨남, 솔이 다리 다치지 않음). 여기서 말하는 최선은 더불어 살아가는 주변과 함께 상황에 맞서는 거였어. 태성이와 같이 불을 끌 수 있었고, 형사님과 선재의 도움을 적극 받아 다리를 다치지 않을 수 있었지. 어떤 불행과 맞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아니라 함께 맞서줄 사람들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해.
아직도 사건의 연속선상 속에서 '시작점이 되는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것을 틀어버리려 내내 애쓰는 솔이는 13회 예고에서 결국 '우리는 만나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몰라'라는 말을 해. 솔이는 현명한 사람이니까 곧 그게 잘못된 생각인 걸 알게 되겠지만. 그 점만 해결되면 아무리 거대한 사건 같아보여도 ㅂㅇㅂ사건 역시 깔끔하게 결말 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자책을 덜어낸 최선'의 효과는 늦게나마 조금이나마 반드시 보여져 왔어. 자책으로 우울증을 얻고, 무력함 때문에 ㅈㅅ이라고 여길 정도로 ㅂㅇㅂ에게 저항 없이 허망하게 당해버린 34-0, 34-1 선재가, 솔이의 마음을 알게 되고 범인과 적극적으로 맞서다 생명만큼은 건지게 돼 조금은 덜 나쁜 방향의 34-2 선재로 흘렀던 8회의 마지막처럼. 처음엔 배우로서의 미래를 맞는 대신 가정을 이루는 행복을 얻은 금이의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놓아야 한다'라는 뉘앙스의 말 때문에 A사건을 비껴가면 비슷한 B사건이 어떻게든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오해한 것 같아. 솔이가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 시청자도 함께 '인과의 강박' 속에 가두려는 트릭같기도 하고, '의지를 가진 선택'으로 변한 운명을 '치환된 부산물'로 잠시간 오해하게 하려는 일시적인 장치같기도 해. 실제로 현금 커플의 처음은 타의로 바뀐 운명 때문에 집에서 난 화재를 같이 겪게 된 것이었지만, 결말은 대학교 MT에서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 현주나 강아지를 피해 도망쳤을 때 현주를 향해 마음을 표현한 금이가 그 후 그 둘 스스로 만들어 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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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2회 내내 화가 잔뜩 나있는 선재. 인혁이조차도 왜 이렇게 짜증이냐고 물어. 위의 표는 1회 장면이야. 선재는 이만큼이나 수영이 좋아서 열심히 게다가 잘해왔고, 재활도 (선재 피셜) 지겨울 만큼 했어. 국대가 되는 건 엄마의 소원이었고, 아버지는 선재의 재능에 대한 기대감과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응원을 아낌없이 표현해. '선재는 수영이 전부'라는 류버지 얘기처럼 수영은 선재에게 의미가 엄청난 것인데, 예뻐서 눈길이 가 짝사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옆집 여자애가 자꾸 대회 출전을 방해해. (선재 입장에서는 왜그런지 말도 안해주고 자꾸 엉뚱한 소리하는 걸로 비춰지니) 화도 나지. 나에게 너무 중요한 것을, 나를 별 의미로 여기지 않는 것 같은 (내가 수영 잘하던 개 닮아서 나에게 팬심 표출하는) 애가 단념하게 하려고 하니까. 그래서 니가 뭔데 라는 격한 표현이 나온 것 같아. 이건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할 거야. '얘가 뭔데 나는 얘의 황당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있나', '얘가 뭔데 나는 얘가 계속 신경 쓰이는 걸까, 나말고 김태성 좋아한다던데.' 그 속에서 혼란스러운 선재는 2회 내내 화나 있고, 솔이의 이름도 부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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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솔에게 어렴풋이 밀려오는 과거의 기억. 그 속의 선재는 너무나 걱정되는 목소리로 '임솔'을 애타게 불러. 그리고 눈앞의 19 선재는 여전히 아직 이름은 부르지 않지만, 그 기억과 너무도 같은 표정으로 달리는 차 사이에서 솔이를 감싸안지. 솔이를 떨쳐내고 왜 차 안 피했냐고 걱정되는 마음에 화내다가, 놀라 무너지는 솔이를 안는데 이 때 대사는 없지만 표정이 말을 건네는 것 같았어. 선재의 표정이 건냈던 그 말은, '나는 이제 이 마음을 피할 길이 없겠구나.' 이름도 불러주지 않고 무시해보려고 했던 그 마음이 와르르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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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설의 에필로그. 노란우산, 박하사탕, 그리고 가게에서의 만남. 누가 봐도 이미 첫사랑인데, 선재는 몰랐겠지. 본인 표정이 저랬다는 걸. 그리고 횡단보도에서의 선재 표정도, 이 글에서 내내 말하던 것과 관련 지어 말하자면 솔이를 처음 알게된 것, 끌리게된 것, 좋아하게 된 것의 경계가 실은 없음을 알게된 데에서 온 거지.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 따위로는 이미 자신의 마음을 지울 수 없다는 것도. 솔이를 처음 만난 봄과 지금 6월 여름의 경계가 어딘지 모르는 것처럼. 무지개 속 빨강과 주황의 경계를 모르는 것처럼.
ㅊㅊ 선업튀미니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