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방영 소식에 너무 화가 나서 왓챠에 코멘트를 작성했어
결과: 현재 해당 코멘트 '부적절 신고' 횟수 누적으로 블라인드당함 ^^
그리고 웬 한남(혐오 발언 아님 한국 남자의 준말임 ㅎㅎ)이 댓글을 달았길래 상대해 주다가
너무 현타가 와서..
진짜 남자들은 생각을 못 하나?
인권 감수성도 없고 공감 능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나?
여성 운동을 위해서는 남성들을 다 버리고 가야 하나?
이 드라마는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사랑과 감동을 전하려고만 할 뿐인데 내가 검열하려고 드는 건가?
(수사의문문입니다)
싶어서.. 한드룸에 글까지 찌게 됐다..
내가 작성한 코멘트는 이런 내용이었어
그리고 한 한남이..
당사자가 코멘트를 삭제해서 원문이 없는데
'그때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지울 수 없는 상처에 같이 아파해 주겠다, 괴로워하지 말고 밝은 모습으로 견뎌라, 그까짓 상처보다 님이 더 큰 사람임을 증명해라, 오늘도 수고하셨다'라는 댓글을 작성함
꼴페미 쿵쾅이인 나는.. 분노했음
그리고 내가 한드룸에까지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 2위
도대체 나의 아저씨를 어떻게 봤길래 나한테 와서 저런 소리를 하나 싶었거든?
그랬더니 정말.. 내가 각주를 안 달았다뿐이지 해당 한남의 프로필과 코멘트에 적힌 내용 그대로 적은 거야
아니.. 어떻게.. 나의 아저씨를 가지고 취향 존중을 운운할 수 있지..?
2018년에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이..?
그리고 내가 한드룸에까지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 1위
유병재의 사과문..
나는 저때까지만 해도 유병재가 진심으로 한 사과인 줄 알았고
비록 한남 팔아 주지 말자는 좌우명을 실천하기 위해 넷플릭스 쇼도 책도 소비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려는 생각은 있는 사람인 줄 알았어
여자들한테는 페미니즘 운동이 당사자 운동이지만
남자들한테는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남자들한테 여성주의적으로 아무 기대도 없고
(페미니스트의 반댓말은 성차별주의자지만) 페미니스트 선언을 바라지도 않거든
그래서 그냥 페미 공부하겠다는 남자 있으면 응.. 열심히 해 하고 말지만
그렇게 공부하겠다는 사람이 공부하겠다는 말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보다는 낫다는 생각은 하는데
그것도 겉치레일 뿐이라는 걸 오늘 유병재 코미디쇼 후기를 통해 알게 돼서 더 현타가 왔어
과연 이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해도 되는 것인지
저 댓글 쓴 한남은 내가 한 말을 이해하기는 한 것인지
그래도 나는 성숙한 시민이니까 이거 쉽게 떠먹고 떠먹은 척이라도 하라고 링크까지 첨부해 줬다
그랬더니 이걸 읽고 한다는 소리가
아래로는 그냥.. 그 한남과 내가 나눈 댓글 그대로 첨부할게
디미토리 익명 커뮤니티니까 내 닉네임은 일부러 크롭했어
그만하라고 했더니 그만하기는 했어
그런데 오늘 ㅡㅡ 베스트룸에서 유병재 코미디쇼 후기를 읽게 됐는데 너무 화가 나는 거야
그 자리에서 돈까지 내고 유병재의 그 조롱을 억지로 듣고 있어야 했던 여자들은 또 얼마나 화가 났을까 싶고
그래서 내가 작성했던 코멘트에 다시 댓글을 작성했어
그런데 이게 그렇게 작성하면 해당 코멘트에 댓글 작성한 다른 모든 댓글 작성자들에게도 푸시 알림이 가거든
“SCUM은 미래 세대가 잘 살 것이라는 생각에서 만족하지 못한다. SCUM은 더 황홀한 삶을 원한다.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해서.”
이 댓글 하나 더 있는데 빠졌다
아무튼 나는 저 SCUM 선언문이 물론 폭력적이고 급진적이기는 하지만
2018년 한국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의의가 아주 크다고 생각하거든
특히 나의 아저씨같은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대중을 상대로 블랙 코미디ㅡㅡ를 한다는 유병재가 사과를 했다가 사과를 번복하는 이 일련의 사태에서
진짜 나를 포함한 한국 여자들이.. 아 한국 남자들은.. 정말 이걸 보고도 아무런 문제 의식을 못 느끼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된
아주 큰 사건이라고 생각해
그랬더니 또 한남이 쪼르르 와서
사족 더 달아 봤자 할 말은 다 했고 바이트만 아까우니까 생략할게..
여태까지 이 한남이 하는 모든 말이 그랬지만
내가 하는 다른 여성주의적 발언이나 주장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부가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심지어 내가 저자들 추천까지 해 줬음)
‘내가 인용한 문장의 작성자가 남자를 죽이려고 했다가 실패한 사람이다’, ‘정신병자다’라는 걸 빌미로
어떻게든 깎아내려 보려고 안달하는 게 너무.. 너무.. 한국 남자인 거야
저 여자 말하는 건 꼴보기 싫고
논리적으로 반박은 못 하는데 맞는 말이라고 하기는 싫고
사과도 하기 싫은데 여자한테 지기는 더 싫고
그와중에 감히 남자에게 총을 쏜 여자가 쓴 책을 읽으라고 해??????????????
(내가 남자한테 총을 쏜 것도 아니고 총을 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총을 쏘려고 했다가 잡힌 것도 아님.. 아무튼 그래도 남자를 죽이려고 한 여자 책은 읽으면 안 됨.. 아무튼 안 됨..)
그냥 저기서 조용히 했으면 그래도 이렇게까지 멍청함이 한심하지는 않았을 텐데
끝까지 자.. 아니 부들부들 그러길래 아.. 그냥 내 시간 아깝다 싶어서 그만두기로 했어
솔직히 저 한남에게 사람의 말이 통하지 않음을 첫 댓글부터 느꼈음에도 내가 계속 대화를 시도한 이유는
저 한남을 설득하려고가 아니라
이 댓글을 읽게 되는 다른 한남이 이걸 보면서 나의 아저씨에 대해서+한남인 본인의 태도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조금이라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어
그런데 저 한남의 끝까지 일관적인 태도도 그렇고
저 한남 하는 말 중에 유일하게 맞는 말이 ‘왓챠에서 나의 아저씨에 매겨진 별점 중 다섯 개가 제일 많다’거든
나는 나의 아저씨에 별점 다섯 개 잔뜩 매겨진 그래프 보고서도 현타가 왔는데
정말 남자들은 이게 ‘좋은 드라마’, ‘잘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걸까?
여자가 맞고 여자가 울고 여자가 “때려 주세요” 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과 감동을 느끼고 싶을까?
한국 사회/문화에 희망이 있을까?
한국 여성들은 이런 드라마에 호평을 하는 한국 남자들과 어떻게 함께 사회를 구성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고.. 슬퍼지고.. 그랬다.. ㅠㅠ
유병재한테 기대한 거 없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한 이유는
‘사과하는 척이라도 해야겠다’라는 상황 판단까지도 가능한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과를 번복하고 수많은 여성 앞에서 이 드라마를 들어서 한국 사회의 여성 전체를 모욕하고 조롱했다는 점이야
도대체 이 드라마가 뭐길래.. 그렇게들 나의 아저씨를 못 잃어서 그러는 걸까..
아저씨가 그렇게 좋으면 어드메 산골에 아저씨들끼리만 모여서 사이좋게 밥 짓고 물 길어 살았으면 좋겠다..
한남 1의 사례를 그대로 옮기다 보니까 글이 길어졌는데
혹시 문제가 될 사항이 있다면 댓글로 말해 줘 수정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