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5세, 영어를 한국어보다 잘하고 알고 지내는 한국인 없음 (가족 제외).
하지만.. 나: 동양인, 한국인, 쌀밥에 찌개먹고 한국어 쓸 줄 안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 동양인. 한국인. 외국인. 다른 나라 사람. 다른 인종. 유학생? 2세? 아무튼 "우리 나라 사람" 아님.
주로 백인들이 묻는다: Where are you from? 뉴욕!이라고 얘기하면 No, no, where are you from? 묻는다. East Side라고 하면 No, I mean WHERE are you FROM?
가끔 빡쳤을때/다시는 볼 사람이 아닐때 상대방이 귀가 먹었다는 듯이 천~천~히 EAST SIDE라고 반복해서 얘기해주고 자리를 뜬다.
하지만 한 학기 내내 같이 수업 듣던 친절하고 착한 백인 친구가 캐쥬얼하게 So where are you from?이라고 하면... 속으로는 피가 식지만 웃으면서 우선 East Side라고 한다.
만약 상대가 되물으면 "이런 내가 너의 질문을 잘 못 이해했네 하하하" 웃으면서 한국이라고 얘기해준다..
가끔 상대방의 무식과 둔함이 불쌍하고 애잔해서.. 혹은 내가 너무 지쳐서 싸울 기분이 아닐때 상대방이 듣고 싶어할 "한 국"이라고 순순히 웃으며 얘기해준다. 하지만 조심해야한다: 한국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김정은, 핵무기 등등에 대해 그 사람의 의견을 들어줘야 하고, 얄팍한 한국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는데 호응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예: 김치~ 아 몇년전에 내 친구 여자친구가 한국인이여서 xx 레스토랑에서 김치를 먹어본적 있어! 훌륭한 음식이야~ - 이상 4n년 살며 김치를 딱 한번 먹어본 백인 아저씨). 그들은 자신의 짧은 지식을 뱉어내고는 "어서 빨리 나를 칭찬해! 나의 높은 문화적 이해를 찬양해!"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미국에 살아본적 없어도 시민권 받아서 미국에 온지 3개월도 안된 "미국인"이 있기도 하고,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영어는 하나도 못하는 특정 소수민족들도 있고, 나같은 1.5세, 2세, 3세, 혼혈.. 백인이지만 스웨덴에서 온 사람 등등 굉장히 다양한데, 나는 동양인이기 때문에 항상 미국 외의 "고향"이 있다고 단정지어 진다.
상대방은 "나쁜뜻 없이", "그저 너의 백그라운드가 궁금해서" 던지는 질문이고, "너를 더 잘 알고 싶어서" 궁금해 하는거겠지만.. 사실 너네 되게 무식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 정말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 돌때 왜 where are you from이 문화적으로 둔한 질문인지 설명해 주지만.. 대부분: 나는 좋은 뜻으로 물어본건데 웅앵웅 나는 레이시스트가 아닌데 웅앵웅하며 본인이 더 상처받은 척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거나.. 이민자들을 포용하려고 친해지려고 다가가도 이런 식으로 나온다며 이민자들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화를 내거나.. 아니면 아예 내 말을 이해를 하지 못한다 (주로 노인층).
++ 그리고 나는 내 "아이덴티티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바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