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ㅇㅋ 시절 드레스 사공했던 엄마톨이야.
그때가 작년 할로윈이었는데 애가 이런 드레스는 자기가 원하던 게 아니라고 울고불고 난리였더랬지. 후...
올해도 어김없이 오고야 말았다. 할로윈
난 원래 이런 근본없는 이벤트 따위 쌩까며 30년 넘게 살아온 인간인데, 자식이 뭔지...
작년에 이런 드레스 싫다고 울 때 '(언젠가) 다음에는' (내년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었음ㅠㅠ) 너 원하는 치마 펄럭펄럭한 걸로 해주겠다고 달랬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더만. 빌어먹을...
시간도 며칠 안 남았고 시간이 있다 해도 생짜로 한벌 만드는 건 두번다시 사양하고 싶은 심정이라 작년에 프로토타입(?)으로 먼저 만들어본 롱드레스를 개조했어. 단을 덧대서 길이를 늘리고 리본이랑 레이스를 주렁주렁 달아 불만 따위 나오지 않게 꾸몄지.
내가 또 이쪽으로 약간 덕후라 시대양식 무시하고 짬뽕하는 건 싫어서, 최대한 로코코에 가깝게 만들긴 했는데, 뭐 어차피 야매라...
결국 미싱 못 배우고 또 손바느질 함.
싸구려 레이스에 싸구려 진주지만 애들 눈엔 그저 좋음.
처음에 원단 고를 때는 야회복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일상복? 으로 평소에 생활하며 입을 것 같은 느낌을 원해서(덕후감각) 소박한 패턴의 면 원단을 고른 거였는데, 리본이랑 좀 따로 놀아서 이렇게 덕지덕지 붙일 줄 알았으면 광택 나는 화려한 원단으로 하는 게 나았을 뻔 했음.
엉덩이엔 한복 속치마 원단으로 뽕을 넣었어. 꿰매 붙일때 손가락 아작나는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