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가족
자주 연락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을 둔 입장에서 이 드라마 볼 때마다 정말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었어.
1. 가족과 연락하는 건 꼭 이유가 있다.
좋은 일이여도, 나쁜 일이여도 가족에게 연락하는 건 꼭 뭔 계기가 발생해야만 해. 오히려 사사로운 작은 일들은 친구와 공유하기가 쉽고 이야기도 풍성해지지.
하지만 가족과는 좋은 일이면 전화를 받지 않아도 문자면 되고,
나쁜 일이면 꼭 전화로 먼저 이야기하게 되지. 글자로 맞딱뜨리면 더 파국이 클테니.
2. 가족이니까 알아주겠지, 라는 마음보다는 논리 없이 행동하고 이해를 바랄 때가 더 많다.
"아, 걘 원래 그래. "
" 00 성격 몰라? " 라는 말로 가족이 왜 그런 행동(기이, 이상함, 바람직하지 않음, 이해 도통 안됨 류)
을 했는지 퉁쳐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그런데 소위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도 걘 원래 그러니까. 하고 넘기는 것도 몇 번이지.
가족에게는 대체 왜 이런 걸까.
1번과 2번을 드라마 전개상 자주 보여주면서 현실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드라마는 비현실적이기도 했어.
무엇보다 가족끼리 참 사랑이 깔려있더라.
냉소적, 이기적이지만 가족이 챙기지 못하는 사소한 빈 틈을 고려하고 대책을 세우는 첫째.
중간에서 내가 사람들을 연결해 줘야지. 라고 스스로 가면을 쓰고 밝게 살아가는 둘째.
에이 엄마 아빠는 내가 말하면 녹잖아. 라고 무조건적인 애교를 지녔지만 엄마 아빠에게 실망하면 사랑한 만큼 표현해버리는 셋째.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에게 사랑한다, 아낀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기에
서로에게 의심가는 것을 묻지 못하고 아껴두었다가 (똥돼서) 싸우고 화해하는 부모님.
여기에서 드라마다운 비현실적인 요소가 툭툭 튀어나온 다고 느꼈어.
내가 겪은 가족이라면 저렇게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기 보단
이혼, 대화 단절, 서로에게서 뺏어올 수 있는 돈만 생각해서 법적인 걸로 소송을 걸어버리는 경우가 다수였거든.
현실적인데 비현실적이어서 좋더라.
가족들 사이에서 주고 받는 대화가 참 길지 않아도 가슴에 꽂히고 막 그랬어.
토리들은 어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