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무려 15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병림픽.
부먹 vs 찍먹 논쟁의 양싸다구를 열 번 왕복으로 후려칠 그러한 급의 논쟁.
보다보면 '아니ㅅㅂ, 각자 입맛따라 만들어 마시면 땡이지 뭐 이런걸로 다 싸우고 GR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것.
지금부터 '영국식 밀크티'를 즐기는 두 가지 방법...... 'TIF vs MIF'에 대해 살펴보겠음.
주의: 사용한 찻잎의 형태(통잎vs티백)나 종류(잉블vs다즐링)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완벽하게 1:1 비교실험(?) 느낌은 아님.
걍 새벽에 늘 하던대로 만들어 마시다가 찍은 샷들이라 화질개구지;에 체계따윈 개나 줌. -_-
하긴; 이따구 날씨에 핫티를 마시는 거 자체가 이미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반증인거 거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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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최초 게시일이 8월 초순이었음;)
1. '홍차 먼저(TIF : Tea In First)' 방식
일단 물을 끓임. 완성될 차의 총량보다 많이, 넉넉하게 붓고 끓임.
물맛이 좋은 지역이라면 신선한 수돗물 강추. 끓였다 식혀둔 물 재활용은 비추.
생수는 촥촥촥촥촥 흔들어 용존산소량을 높여준 다음 사용하면 좋다..카는 썰이 있는데
내가 생수를 안쓰므로 신뢰도는 장담할 수가 음슴(무책임ㅜㅜ)
준비물은 대략 아래와 같음.
홍차를 우릴 컵(뚜껑or 덮개 포함)..티포트 이런거 없으면 그냥 집에서 흔히 쓰는 머그컵 써도 됨 대신,
컵의 재질이 스뎅? 이런거 절대 안됨. 조오오오오오온나 맛없는 홍차를 마시는 지름길임.
뚜껑이 세트로 딸린 컵이면 아주 굿. 없다면 그냥 작은 접시나 짝짝이 찻잔 접시를 뚜껑 대용으로 써도 굿.
우유를 데울 밀크저그는 따로 구비된게 없다면 그냥 다른 컵 아무거나 써도 됨.
스땡벅땡 데미타스 잔 경우는 용량이 89ml로 적은 편이라..우유 적게 넣어서 찐하게 즐기고 싶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 우유가 110~120ml정도는 담기는 정도의 잔인게 좋음.
우유는 저지방/무지방은 비추. 그냥 흰우유로 우린거에 비해 '맛이가 없어요'(feat.사유리)
초시계.....는 그냥 버릇이라 같이 찍혔는데; 솔까 첨부터 밀크티 만들어 마실때는 딱히 차 우러나는 시간 안 재도 그게 그거.
설탕 취향따라 적정량(넣기 싫음 말어. 단, 안 넣는 거보다 넣는게 맛은 좋다. 장담한다)
홍차는..일단 잉글리쉬 브렉퍼스트/아쌈/케냐 계열 추천. 잘 모르겠으면 그냥 마트에 가면 다 있는 노오란 립톤 옐로라벨이 짱이시다.
나름 짐승용량이라(100개 포장) 아직 이게 내 취향인지 잘 모르겠다..싶으면
샘플러 식으로 여러 종류 티백들을 모아놓은 트와이닝 티백 셀렉션 추천.
사진에 찍힌건 '트와이닝'의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티백임. 찐한거 좋아해서 난 한 잔 만들때 두 개 씀.
물이 아직 끓기 전..적당히 뜨끈한 정도로 데워졌다 싶으면..
차를 우려낼 쪽의 머그컵에 뜨듯한 물을 채워서 도자기나 유리 재질의 잔에 따뜻한 기운을!
차가운 도자기 컵에 끓인 물을 그냥 부으면, 붓는 순간 온도가 슈슈슉 내려가게 되므로! 예열은 필수!!!
(홍차의 맛 성분은 분자 크기가 커서, 높은 온도가 유지되어야 잘 빠져나올 수 있음)
저렇게 잔을 예열할 물을 부었다면, 물을 끓이던 냄비나 주전자는 다시 불 위에 올려서 끓임.
티백은 껍데기를 미리 까놓고...시간도 재고 싶다면 뭐; 이때 타이머를 맞춰두면 됨.
차를 우릴 물이 보골보골 작은 거품을 내며 끓을 기미를 보이면
예열해둔 찻잔에서 물을 따라버리고
부글부글 끓는 물을 티백(잎차를 쓴다면 찻잎)이 낙낙하게 잠길 정도로만 부음. 잽싸게 티백을 미끄러뜨려 넣고
역시 잽싸게 뚜껑을 덮어서 차가 우러나는 동안 찻잔 안의 열기가 달아나지 않도록 해줌.
겨울철에는 티코지라고..전용 솜이불(-_-)도 덮어주는데 이런 염천엔 그거까진 솔직히 오바..(아니 뭐; 쓰는 사람도 있음)
차가 우러나는 동안에, 밀크저그나 다른 컵에 우유를 따라서 (사진에 찍힌 저 밀크저그는 저만큼 담으면 110ml...
자주 쓰는 컵이나 저그는 본인 취향에 맞는 용량을 체크해서 기억해두면 편함)
문명의 은혜(..)를 받으러 미래로 출발
....은 뻥이고; 전자렌지에 1분 20초 가량 데워줌. 너무 오래 돌리면 우유가 끓어 넘쳐서 전자렌지 안이 지옥이 될것임.
취향따라 1분~1분30초 내외로 데우길 권장.
....우유를 데우는 동안 3분이 지나버렸넹? ㅋㅋㅋㅋ 그럼 뭐..쿨하게 한 번 더 눌러주면 됨. 아예 시간 안 잴거라면 이건 신경 안 써도 그만..
우유가 다 데워지면, 설탕을 취향따라 넣어서
자알 녹여줌.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면! 이런 비쥬얼의 탕약이!!!!
여기다가 데운 우유를 부어줌.
열심히 저어서 섞어 주고
티백은 건져내서 버리거나..더 찐한 찻물을 한 방울이라도 놓치기 싫다면 아래와 같이..
티백스퀴저(티백짜는 도구)를 사용해서 꽉 짜준 다음에 버리면 됨.
(없으면 그냥 아빠 밥숟갈로 컵의 벽에 티백을 밀어붙이듯이 눌러서 짜내도 됨. 나도 종종 그래-_-)
이렇게..진하게 우러난 홍차를 먼저, 그 위에 우유를 부어서 마시는 방식이 홍차 먼저(tea in first..줄여서 TIF) 되겠음.
2. '우유 먼저(MIF : Milk In First)' 방식
말 그대로 데운 우유 먼저 붓고, 그 위에 진하게 우린 홍차를 붓는 방식.
끗 -_-;
...이러면 형평성이 안 맞으니까; 티백이 아닌 잎차를 사용해서 MIF 밀크티 만드는 과정을 보겠음;
준비물 중에 티백때랑은 달라진 건, 일회용 다시백(혹은 스트레이너)과 다시백을 고정시킬 핀.
그리고 찻잎 양을 잴 저울 정도? 저울 없으면 그냥 아빠 밥숟갈 고봉으로 한숟갈 뜨는 식으로 대충 해도 별 상관음슴.
밀크티는 어차피 우유맛에 찻잎 맛이 많이 중화되기 때문에, 찻잎양이 적으면 맹탕이라 맛이 없을 순 있어도
찻잎 많이 써서 맛 없는 경우는 드물다-_-(진지)
물 끓이고...역시 예열할 분량 생각해서 넉넉하게
찻잎 양을 재어 줌.. 사용한 찻잎은 포트넘 앤 메이슨의 다즐링 브로큰 오렌지 페코
물이 슬쩍 데워졌을때..역시 차를 우려낼 컵에 뜨듯한 물을 부어서 데워주자...
1번이랑은 달리..이번엔 차를 우유에 붓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꾸로 큰 머그잔에 우유를 데우고, 밀크저그에 찻잎을 우림.
(나중에 부을때 보면 왜 이렇게 하는지 알게 될 것;)
찻물을 다시 불 위에 올려놓고 부글부글 끓을 기미가 보이면, 예열한 물을 버리고 찻잎을 부어둠.
물이 끓으면!
잽싸게 물을 부어! (불도 제대로 안끄고;;; 혼파망)
찻물의 양은 요정도? 진하게 우려내는게 핵심이라..물 양이 너무 많으면 맹탕됨.
(그리고 완성된 밀크티의 총량도 당연히 늘어나서; 밀크티 국 한대접 마시고 배부르기 싫으면 알아서 물조절 필수)
역시 우러나는 동안 열기가 달아나지 않게..뚜껑을 덮어주쟈~~~
(사진의 뚜껑은 아까 찻잎 덜어놨던 그 종지. 잼이나 클로티드 크림 덜어먹을때도 쓰지만 저 밀크저그에 딱 맞는 사이즈라 이럴때 더 자주 씀)
큰 머그컵에 우유를 적당히 따르고...
문명의 이기...전자렌지 느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
출~바알~
그러는 동안 3분이 지나가면...쿨하게 걍 또 한번 눌러주면 끗
데워진 우유에 설탕을 취향껏 넣어서
잘 저어서 녹여주고
홍차를 그냥 부으면 둥둥둥 찻잎이 떠다니는 밀크티를 후후 불면서; 마셔야 하므로(feat.이성계)
스트레이너(거름망)용도의 다시백 한장을 핀에 꽂아서 컵에 고정시켜 줌
(일반 스트레이너나 차거름망을 써도 되지만, 우유찌꺼기가 끼거나 냄새가 배일 수 있어서; 잘 씻어야 함
그게 귀찮으면 그냥 일회용 다시백 쓰는 거 추천) 저 핀은...나는 다시백이 들러붙지 않게 벌려서 고정시키는 용도로 쓰는데
원래는 칵테일에 들어가는 가니쉬(마티니에 들어가는 올리브 같은)를 고정시키는 가니쉬 픽ㅋㅋ
스텐이라 위생적이고 반영구나 다름없어서 아주 잘 쓰고 있음
뚜껑을 열어보면 역시나 탕약의 비주얼이;;;;
찻잎이 다시백 밖으로 흐르지 않게..잘 부어줌
화질개그지; 어쩔 수 없었엉...나토리는 천수관음이 아니거등. ㅠㅠ
그러면 이렇게....우유에 홍차를 붓는, 우유 먼저(milk in first : MIF) 방식의 밀크티가 완성!
티백 건지는 요령이랑 같이 다시백을 제거하고..잘 저어서 마시면 됨.
정말 진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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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유를 데우는 건, 뜨뜻한 차에 차가운 우유가 섞이면서 뭉클뭉클 나는 우유 비린내를 막기 위함인데
(아이스밀크티를 만들때는 반대로 홍차시럽을 차갑게 냉장해서 찬 우유랑 섞는 것과 동일한 원리. 찻물+우유의 온도를 비슷하게 맞춤)
영국에 사는 나토리의 지인이 말하기론 영국 사람들은 보통 데우지 않고 실온에 놔뒀거나 찬 우유를 그냥 섞는다고 함;
나토리가 이렇게 마신다고 하니까 '호우~ 너 취향이 굉장히 포쉬하구나?' 라는 말을 함. ㅠㅠ
이게 정석이다~!! 이런 게 아니므로 취향따라 생략하고 싶은 과정은 생략해도 무방하지만
차가운 도자기 찻잔을 따끈하게 데우는 예열 과정만은 절대 빼먹지 않는 것이 맛있는 홍차를 만나는 팁!
이렇게 오늘도 나토리는 월루의 길을 데굴데굴 굴러간다...ㄷㄷㄷㄷㄷ 월요일 아침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