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전쯤 남편이 의심스럽다고 글 남겼던 사람입니다.
댓글은 몇개 없었지만, 의심스러운 부분이있어 댓글남겨주신분 말대로 사람을 써서 뒤를 밟아볼까했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지않고 그렇게까지하면 정말 끝일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평화가 너무 좋고 깨고 싶지 않아서 몇달을 참았네요.
근데 그 참는 시간이 지옥이었어요.
그 친구랑 평소처럼 운동가고 게임하러가고 그런 일상들이 이제 스트레스가 되더라구요..
의심이란게 그런건가봐요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라 이곳에 익명으로 글을 남겼던건데..도저히 혼자 감당도 안되고 어떻게해야할지 막막해서 정말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았어요.
친구가 용기를 줘서 사람을 붙여 뒷조사를 했어요.
네..예상대로였어요. 고등학교때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하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식때도 안오고 그랬었나봐요.
고등학교때부터 둘이 묘한 사이였대요.
그러다가 졸업하고 확실한 사이가 됐고..친구들은 다 연락끊고...대부분 다들 다른 지역으로 대학가고 취업하고 그래서 고향에 남은 친한 친구는 거의없더라구요.
증거자료랑 수집해두고, 지난주에 신랑 퇴근하고 술한잔 하면서 얘기를 했어요.
도저히 술안먹고는 이야기를 못할 것 같아서..정말 상상이안되는 모습이라...
이야기를 꺼냈더니 의외로 많이 놀라지는 않더라구요.
제가 신랑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람 번호를 받아서 통화를 했었거든요.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아마 그 친구가 귀띔을 해줬는지 이미 예상한 눈치였어요.
차분히 설명하더라구요.
사실 중학교때부터 본인이 이상하다는걸 느끼기는 했지만, 여자에게도 호감이가고 관심이가서 그냥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다가 고등학교때 그 친구를 만나면서 확실해졌대요.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스무살 되고나서 둘이 같은 대학에 진학하고, 그때부터 뭐....그런 사이로 지냈겠죠.
그러면서도 본인은 그게 문득 잘못되었다 라는 생각을 했었대요.
분명 자기는 여자에게도 호감이 갔었기에, 몇번을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끝내보려고 했었대요.
근데 그때마다 그 친구가 많이 붙잡았었다네요...
그리고 저를 만났고..
그전에 많은 대화를 통해서 이제 나는 여자를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그러기위해 노력을 할테니까 너도 그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끝냈대요.
저와 처음 연애를 시작할때 그친구도 여자친구가 있었거든요. 얼마가지 않아서 헤어졌지만..
저를 만나고 결혼하고 일년동안도 절대 그런 관계로 만난게 아니었대요.
다시 그런 관계가 된건 최근...
그친구가 많이 힘들어하고 자살시도까지하고...뭐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어쩔수 없었다는데
네..개소리라고 생각했어요.
울더라고요...
진심으로 나를 기만해서 미안하다며 내가 원하는대로 해주겠다고
근데 이혼은 안된다고요..
시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세요.
그래서 결혼을 서두른 것도 있구요.
아마 부모님 때문에도 그러겠죠. 그렇게말하진 않았지만
저와 결혼한다고 처음 인사갔을때 제 손을 꼭 잡으시며 그렇게 좋아하셨거든요. 눈물까지 보이실 정도로...왜 그러셨는지 이제야 좀 이해가 가네요..
아무튼 저를 놓아줄 수 없대요..
저희는 사실 딩크에요.
저는 그래도 아기가 한명은 있어야하지않나 하는 생각이었지만, 신랑이 너무 확고했어요.
자기는 한 생명을 책임지는게 너무 두렵다고.
저도 감정에 북받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했어요.
사실 침대 따로 쓰는것 아이를 가지지않는 것,
나에게는 전부 평범한 결혼생활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 같아서, 나는 그렇게 당신에게 맞춰주는게 사실 내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그랬더니 신랑이
원한다면 어디든 멀리 그 친구와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가서 살 수도 있다고, 아기도 가지기 위해 노력해보고, 원한다면 침대도 함께 쓰자고...
침대를 따로 쓰자고 한건 제가 연애때부터 잠에 예민하고 작은 소리에도 잘 깨고 그래서 그러면 어떻겠냐고 물었던게 제가 오케이 해버려서 그렇게 된거라고....
어쨌든 그렇게 이야기를 하네요...
바보같게도 자꾸 그말에 흔들리는 제자신이 너무 싫어요.
굳게 결심했거든요. 어쨌든 이사람은 나를 속였고 나의부모님을 기만했고, 나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생각했는데...
울면서 제손을 꼭 잡으며 그런 말들을 하는데 제 마음이 누그러지고 자꾸 흔들리고 이사람이 안됐고...그런 마음이 드는 건 제가 진짜 어디 모자른 병신인 걸까요...
일단 시간을 좀 가지자고 하고 간단하게 짐싸서 호텔에서 지내고 있어요..
몇일 시간을 가지고 조용히 생각 정리하는데, 자꾸 용서해주는 쪽으로 기울어서...
여러분의 조언을 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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