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0대 초반, 직장생활 거의 10년 다 되어감. 우리 회사는 남자들이 한 70%를 차지하는데 연령대가 젊어서 미혼이 많음. 주로 스타트업이나 it 쪽이 이럴듯?
나는 여중-여고-여대를 나와서 몰랐는데 회사 안에 얼마나 ((((((특정 성별))))) 진상들이 많은지 매일매일 놀란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는 토리들을 위해 마음의 준비 하라고 몇 자 적음.
업무 관련으로 적으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이 글은 주로 직장 동료를 이성으로 보는 (못생긴) 애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음.
1. 인간 스캐너
나랑 부서는 달라서 별로 얽힐 일은 없는데,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종종 마주침.
일단 아래 위로 나를 쭉 훑어보는 걸로 시작함. 본인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누가 날 쳐다보는 걸 내가 모를리가 없자늠? 불쾌해서 훽 쳐다보면 급하게 시선 돌리는데 정말 아구창 날리고 싶음.
제일 싫은 건 늘 내 사생활을 캐물음. 내가 어젯밤에 뭐했는지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니가 왜 알아야 되는데 새끼야? 정말 말 섞기 싫어서 병먹금 오지게 하고, 나한테 쪽도 진짜 많이 당했음.
근데도 굴하지 않고 계속 어떻게든 말 붙여보려고 질척대는데 인내심 테스트 당하는 거 같음. 니가 법치국가에서 태어나지만 않았다면 이미 창 밖으로 던져버렸을텐데. 운 좋은 줄 알았으면.
2. 나홀로 썸타는 애
입사 초반에 정신없고 힘들고 겨울이라 바지랑 셔츠만 주구장창 입고 다님. 심지어 살도 찐 상태였고. 근데 사실 나는 원래 원피스 러버임. 최근에는 다이어트에도 성공함. 원래 엄청 말 많은데 요즘 나를 보면 괜히 혼자 얼굴 벌개지면서 수줍어 함. 나랑 같이 점심 먹는 다른 직원이 그걸로 자꾸 엮음. 둘 다 엽총으로 쏴버리고 싶음.
3. 회식 성애자
집에 가면 반기는 사람도 없고, 여자를 만날 가능성도 0에 수렴하는 건 알겠는데. 그걸 왜 회사에서 해결하려는지 모를? 자꾸 오늘 저녁에 시간 되냐 술 마시자~~~~ 우리 회사는 너무 단합이 안 된다~~~~ 이러면서 회식 하자고 함. 나 포함 여자 직원들이 퇴근하고 너랑 왜 술을 마셔야 하는지 모를 일?
4. 자아도취형
젠틀한 척 하면서 계속 여자 직원한테 자기 이미지 관리 하는 스타일. 혼자 패셔니스타랍시고 이런 옷 저런 옷 입고 다니면서 주변을 굉장히 의식하는데 그냥 못생기고 머리 큰 남자 사람 1일뿐. 본인이 회사 인기남이라고 생각함.
꼴에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어디서 이상한 가죽인지 비닐인지로 된 백팩을 메고 다니는데 엘리베이터 만원일 때마다 그 가방이 나를 짓누름. 진짜 발로 차버리고 싶음.
5. 맨스플레인형
어떤 화제를 꺼내도 자기가 다 안다면서 설명하려고 함. 심지어 내 전공이자 내 업무인데...ㅎ 너는 타부서고요...? 점심시간에 좀 멍때리고 싶은데 계속 큰 소리로 떠들어댐. 그러면 자기가 되게 멋있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니가 한 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렸고요? 말투마저 징징대서 뒤돌려차기로 죽빵 날리고 싶음.
6. 카톡 친구 희망형
업무 관련 이야기도 아닌데 자꾸 카톡으로 잡담하려고 함. 말 걸지마 니 프사 너무 못생겨서 모니터 깨버리고 싶으니까. 이런 애들은 바로 대답 안하고 퇴근하기 직전에 단답으로 메세지 남김. 퇴근 후에는 답 안 함.
보너스)
이건 주제랑 크게 관련이 없긴 한데, 처음 입사하고 너무 놀란 거.
(1) 왜 그들은 씻지 않는가...?
배나오고 턱살 접히고 피부 더러운 건 일하는 거랑 상관없으니 그렇다 쳐도. 몸에서 냄새나고 비듬 떨어지면 정말 나까지 세상을 살아갈 의지가 사라짐. 그냥 아침에 눈 뜨면 밥 먹고 회사 오는 게 아닐까 추측 중. 입냄새 테러 당할 때마다 혓바닥에 페브리즈 뿌려주고 싶어.
(2) 왜 그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외모라고 생각하는가?
충격적이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함. 심지어 메신저 프사도 살찌기 전에 사진 해놓고 그게 본인 얼굴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