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엘리자베스 거닝은 18세기 초 아일랜드출신 아버지에게 태어났어
두 자매의 어머니는 귀족혈통이었지만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못한 집안 출신이었고 돈도 없었어
둘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어머니는 두 자매가 배우로 돈을 벌게 했어
당시 여배우란 고급창녀가 되는 지름길이었기에 양갓집안의 딸인 거닝자매의 선택은 매우 파격적이었지
둘은 뛰어난 미모로 엄청나게 유명해졌고
(엄청난 인기의 자매 미모가 얼마나 유명했냐면
1. 둘이 처음 런던 상류사회에 초대되었을 때 둘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작위를 가진 귀족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서서 구경했다고 함
2. 마리아가 신혼여행을 마치고 런던에 돌아왔을 때 사람들이 하도 많이 몰려들어서 왕이 경호원을 붙여줄 정도였어)
이들이 각각 15세, 16세가 되었을 때 귀족의 파티에 초대받게 되었어
그러나 가난한 자매는 귀족의 파티에 입고 갈 멋진 드레스가 없었지
이때 극작가 라차드 쉐리단의 아버지, 토마스 쉐리단이 극장의 매니저였는데 두 자매에게 무대의상을 빌려주었어
이 파티 참석이 대성공을 이루자 자매의 엄마는 그 파티에서 얻은 인맥을 통하여 자매를 런던의 상류사회에 데뷔시키게 돼
어머니 자신은 자기보다 못한 집안사람과 결혼했지만 딸들은 반드시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기로 결심했지
여배우출신이란 스캔달스런 배경이 있었지만 집안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또한 자매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서 둘은 기대이상의 어마어마한 좋은 집안남자들과 결혼하게 돼
그것도 나이가 많거나 홀아비가 아니라 나이도 젊고 작위도 높고 돈도 많은 남자들이었지
둘째인 엘리자베스가 19살에 28세의 6대 해밀턴공작과 결혼했는데 (6대 해밀턴 공작은 동시에 3대 브랜든공작이기도 해)
당시 첫째인 마리아는 코벤트리백작과 밀당중이었어
코벤트리백작은 결혼하지 않고 마리아를 유혹해서 정부로 삼고 싶어했는데
엘리자베스가 공작과 결혼하자 결국 한달만에 마리아와 결혼했어
엘리자베스의 결혼생활이 행복했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리아는 별로 행복했던 것 같지 않아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갔는데 프랑스어를 못하는 마리아에게 유럽은 힘든 곳이었어
마리아는 당시 유행한 화장을 하기 좋아했는데 남편은 이를 몹시 싫어해서 금지시켰어
마리아가 이를 어기고 파리의 파티에 화장을 하고가자 많은 사람들앞에서 백작이 손수건으로 다 지워버리기도 했어
이후 백작은 당시 유명한 고급창부였던 키티 피셔를 정부로 삼아
우연히 키티 피셔를 만나게 된 마리아는 키티의 드레스가 멋지다고 칭찬하며 가격을 물어보는데
이때 키티 피셔는 "글쎄요, 이 드레스를 구매한 건 백작부인의 남편이니 그 분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답했다 함
키티 피셔의 건방진 답변은 차치하고라도 백작부인이 키티피셔같은 여자에게 말을 걸고 창피를 당했다는 점에서 마리아의 굴욕은 더 컸지
마리아는 두 딸과 작위를 계승할 아들을 낳고 27세에 사망했는데
마리아가 좋아했던 화장품의 수은중독이 원인이라고 추측하고 있어
엘리자베스는 해밀턴공작과의 사이에 딸 하나와 두 아들을 낳았어
남편사후 큰 아들이 공작이 되었다가 14살의 어린 나이에 사망하고 둘째 아들이 8대 공작이 됨
엘리자베스가 25세에 남편 해밀턴공작이 사망,
엘리자베스는 이후 브리지워터 공작과 약혼하는데 이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곧 깨지고
다음해에 스코틀랜드의 대귀족 론후작과 결혼해
론후작은 아가일공작의 장남으로 아버지 사후 5대 아가일 공작이 됨
(아가일공작가문의 이름은 켐벨인데 왕가를 제외하고는 스코틀랜드 최고가문이라고 생각하면 돼,
현재도 당연히 이어지고 있고 역사드라마, 영화, 소설 등등에 엄청 자주 등장해)
거닝자매에 대해 비호의적인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중의 대표주자였던 호레이스 왈풀조차 엘리자베스의 놀라운 두번의 결혼에는 무릎을 꿇어
"켐벨과 해밀턴이란 두 위대한 가문을 통일시킬 사람이 거닝가문 여성일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엘리자베스는 두번째 결혼에서 3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을 낳는데
첫째 아들은 어려서 죽고 둘째 아들이 6대 공작이 되었지만 아들없이 죽어서 세째 아들이 7대 공작이 됨
이로써 엘리자베스는 2명의 공작과 결혼하고 4명의 공작의 어머니가 된 셈이야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통해 얻은 공작부인 작위외에도
오랫동안 엘리자베스를 흠모했던 당시 국왕 죠지3세가 내려준 해밀턴 여남작이란 작위가 있어
어머니들과 달리 배경이 나무랄 것 없는 이 자매의 딸들은 어머니들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데 이건 다음에 써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