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패션 행사에 익숙한 얼굴들이 채워지고 프런트 로에 반가운 이름이 새겨지는 동안 그림자가 드리운 지점은 없었을까? 청소년이 선망하는 아이돌 대부분이 글로벌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하면서 10대의 명품 선호도는 급증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10대 명품 구매 브이로그나 하울 콘텐츠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고,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수만 회에서 수백만 회에 이를 정도다. 앰배서더 문화가 10대에게 과소비를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래 ‘명품’이란 경제적 수익을 취하는 성인이 되어 접하는 ‘신문물’ 같은 거였다. 하지만 지금의 명품은 SNS를 켜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예능 콘텐츠이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실물을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젊은 욕망의 온상이 됐다(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명품 등급에 따라 아이돌의 등급을 나누는 기현상도 일어난다고).
연령대라는 카테고리를 지워도 문제점은 존재한다. 브랜드는 한국이 돈이 된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 K-팝 스타를 기용한다. 의도했던 대로 한국의 명품 소비율은 더욱 증가했고, 대표적으로 혜택을 본 브랜드 중 하나가 디올이다.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 비통·샤넬)’만큼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수 효과’가 꼽힌다. (2024년 4월 3일 기준) 크리스챤디올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9305억원) 대비 12.4% 증가한 1조45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첫해인 2020년 매출(3285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불어난 거다. 에르메스의 한국 법인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972억4437만원으로 전년(6501억7510만원) 대비 22.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약 12% 뛴 2357억866만원을 기록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명품은 팔린다? 팔린다. 에르메스는 새해 초 신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44% 인상하더니 며칠 뒤 주요 인기 가방 제품의 가격을 약 10~15% 올렸다. 샤넬과 디올, 루이 비통을 비롯해, 불가리, 티파니앤코와 부쉐론 같은 주얼리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 산 명품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도는 현실의 한편에는 분명 과열된 앰배서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생략)
취재 고충은 기자가 지닌 직업적 불만으로 치부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접하는 앰배서더 소식을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의 위상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랐다고 해석해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지난 2월 고야드가 발표한 새 방침이 논란이 된 적 있다. ‘보헴(Boheme)백’의 흥행이 이어지자, 공급이 부족하다며 연간 실적 300만원 이상 고객에게만 해당 백을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우스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제품 제공 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대기 정책까지…. ‘한국의 위상’이라고만 하기에는 확실히 모순이 있다. 또 대중이 누군가의 영향력(여기서 말하는 영향력은 단순히 숫자로 환산된 수치가 아니라 취향을 막론하고 예술 문화적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파급력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을 ‘자의적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기 앞서 기획사와 패션 기업의 마케팅적 결탁으로 혹은 선점 경쟁에 따라 서둘러 앰배서더가 되는 경우를 두고 우리는 그저 (기대했던 대로) 환호로만 화답해야 할까?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면(裏面)을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전문 https://m.thesingle.co.kr/article/718287/THESINGLE
연령대라는 카테고리를 지워도 문제점은 존재한다. 브랜드는 한국이 돈이 된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 K-팝 스타를 기용한다. 의도했던 대로 한국의 명품 소비율은 더욱 증가했고, 대표적으로 혜택을 본 브랜드 중 하나가 디올이다.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 비통·샤넬)’만큼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수 효과’가 꼽힌다. (2024년 4월 3일 기준) 크리스챤디올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올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9305억원) 대비 12.4% 증가한 1조45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첫해인 2020년 매출(3285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불어난 거다. 에르메스의 한국 법인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972억4437만원으로 전년(6501억7510만원) 대비 22.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약 12% 뛴 2357억866만원을 기록했다.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명품은 팔린다? 팔린다. 에르메스는 새해 초 신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44% 인상하더니 며칠 뒤 주요 인기 가방 제품의 가격을 약 10~15% 올렸다. 샤넬과 디올, 루이 비통을 비롯해, 불가리, 티파니앤코와 부쉐론 같은 주얼리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 산 명품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도는 현실의 한편에는 분명 과열된 앰배서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생략)
취재 고충은 기자가 지닌 직업적 불만으로 치부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접하는 앰배서더 소식을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의 위상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랐다고 해석해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지난 2월 고야드가 발표한 새 방침이 논란이 된 적 있다. ‘보헴(Boheme)백’의 흥행이 이어지자, 공급이 부족하다며 연간 실적 300만원 이상 고객에게만 해당 백을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우스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제품 제공 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대기 정책까지…. ‘한국의 위상’이라고만 하기에는 확실히 모순이 있다. 또 대중이 누군가의 영향력(여기서 말하는 영향력은 단순히 숫자로 환산된 수치가 아니라 취향을 막론하고 예술 문화적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파급력 정도로 해석하면 좋겠다)을 ‘자의적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기 앞서 기획사와 패션 기업의 마케팅적 결탁으로 혹은 선점 경쟁에 따라 서둘러 앰배서더가 되는 경우를 두고 우리는 그저 (기대했던 대로) 환호로만 화답해야 할까?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면(裏面)을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전문 https://m.thesingle.co.kr/article/718287/THESIN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