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때문에 채소를 더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채소를 사놓으면
번거로워서 뭘 해먹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러는 사이에 냉장고에서 죽어가서 죄책감을 느끼진 않나요?
집에 에어프라이어(또는 오븐)는 있나요?
그렇다면...
채소를 구워봅시다!
강원도 철원에서 재배한 아스파라거스.
끝에 하나도 안 잘라도 하나도 안 질길 정도로 연하고 달큰한 즙이 많고 정말정말 맛있더라.
그냥 쪄서만 먹어도 맛있지만
구워먹는 게 더 맛있어.
잘라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맛이 더 농축된
구운 아스파라거스 완성!
기본적으로 200도에 원하는 정도에 맞춰 10~15분 익힌다, 가 전부야.
어쨌든 높은 온도로.
온도가 너무 낮으면 채소에 수분이 많아서 쪄져.
나는 항상 에어프라이어 가득가득 채소를 넣기 때문에 더더욱.
재료는 손질한 채소, 소금, 후추, 올리브유.
올리브유는 적게 쓰고 싶으면 붓이 있으면 붓으로 살살 발라줘도 되고
귀찮으면 그냥 적당히 뿌려서 흔들거나 뒤적거려서 섞어줘도 돼.
소금은 허브솔트가 있으면 그거 하나만 쓰면 되고
맛소금, 히말라야 솔트 등등 취향껏(=집에 있는 거) 쓰면 돼.
난 맛소금 쓸 때도 있고 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치폴레 솔트? 라는 납작한 소금 결정으로 된 맛소금이 있어서 그걸 쓸 때도 있어.
채소를 한겹으로 깔아서 구우면 굳이 안 뒤집어도 되지만
만약 욕심쟁이라 양이 많아서 좀 겹친다 싶으면 시간이 절반쯤 지났을 때 한번 뒤섞어주면 좋아.
냉장고를 뒤져서 그냥 있는 채소, 시들한 채소들을 다 굽는 거야.
이번엔 아스파라거스와 느타리 버섯과 파프리카.
느타리 버섯은 구우면 부피가 엄청나게 줄어들어.
구운 채소만 있으면-
냉동 라비올리 3분 삶아서 연두, 올리브유만 가볍게 뿌려서 같이 먹어도 든든-
브로콜리가 있으면 브로콜리 굽굽.
채소가 죽기 전에 시들하다 싶으면 그냥 일단 구워놓자.
따뜻할 때 바로 안 먹어도 되니까.
그냥 일반 밥 먹을 때 반찬으로 같이 먹어도 좋고
남은 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파스타 할 때 마지막에 채소 넣고 한번 화르륵 볶아주면 간단한 데다가 재료도 풍성.
이건 베란다에서 수확한 래디시.
아 이건 구운 채소는 아닌데 사진이 섞였다.
오이 반 개, 완숙 토마토 2개에 래디시 썰어넣고 올리브유, 소금, 레몬즙에 버무린 거.
판차넬라 샐러드 글(https://www.dmitory.com/cook/242684784) 보고 못난이 통밀빵 바싹 구워서 샐러드에 섞어서 같이 먹으니까 바삭바삭 너무 맛있더라.
먹다보면 채소와 드레싱 즙에 촉촉해진 부분 먹는 것도 재미있고.
냉장고에 구워놓은 채소만 있다면 탄수화물만 가득한 비빔면 종류를 먹을 때에도 안심.
비빔면만 먹으면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만, 채소를 듬뿍 곁들여 먹으면(가능하면 채소-면 순서가 이상적) 혈당 상승도 억제된대!
요새 물가가 너무 올랐긴 하지만
난 늘 그냥 시장에서 제일 싼 채소를 사서 먹어.
이건 2개 천원 주고 산 주키니 호박이랑 2개 천원 주고 산 파프리카.
아침에 채소 챙겨 먹으려면 귀찮잖아.
밤에 시간 날 때 적당히 잘라서 구워서 냉장고로 고고.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니까 10분 세팅해놓고 들여다볼 필요가 없으니까 불 앞에 서 있을 일이 없어서 좋아.
씻고 자르고 올리브유 뿌리고 소금 후추 뿌리는 건 해봐야 5분도 안 걸리니까.
사워도우 빵 토스트해서 위에 채소를 쪼르르 올려봤어.
위에 발사믹 소스랑 후추만 뿌려서 먹는데...
즉흥적으로 만든 건데 의외로 이거 맛있어!
먹기 불편해보이지만 채소를 충분히 구워서 아주 부드러워서 의외로 먹기도 안 불편하고! 즙이 풍성해서 맛이 좋다.
오늘은 살짝 어레인지해서 위에 비건 치즈를 얹어서 구워봤는데 이 또한 맛있다.
하지만 빵을 바삭하게 굽는 편이 더 맛이 좋네.
마지막 남은 건 파스타에 넣어서 먹으니까
시든 채소 버릴 일 없이 아침, 점심으로 뚝딱 먹어치웠어.
파스타는 집에 베이컨 개봉한 게 있어서
2인분에 베이컨 2-3줄 잘게 썰어서 팬에 방치해서 기름이 충분히 나오면 양파 반개 다진 거 넣고 달달달 볶아주고 완숙토마토 2개 적당히 썰어서 뚜껑 닫고 뭉그러지게 해. 눌러붙은 부분이 있으면 물을 약간씩 넣으면 치이익- 하면서 녹아서 소스에 맛있는 맛을 더해줘.
거기다가 난 청양 연두랑 케찹 약간 넣고 마지막으로 소금 간을 했어.
파스타면은 500g 그냥 통째로 삶아버리고 1,2인분으로 나눠 소분해놓고 냉동실, 냉장실에 넣고 쓰면 세상 편함.
파스타 할 때 화구 2개 안 써도 된다!
구이용 채소로 가장 추천하는 채소는 '세일하는 채소, 싼 채소'야.
채소가 죽기 전에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