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출시된 '달을 품은 꽃'
한국 궁중 게임을 표방하는 여성향 게임이야.
매직 네트워크라는 제작사가 한국이라곤 하지만 같이 제작한 제작사, 그리고 앱스토어에 대표로 등록한 곳은 LUN KEI ONLINE TECHN. LIM. 이야. 한국 제작사의 지분은 알 수 없으나 개발에 중국이 참여한 건 확실하지.
이름만 봐도 중국 게임인데 왜 하필이면 '한국' '궁중' 게임을 한국에 내고, 그러면서도 온갖 언론 자료에서는 중국산이라는 걸 한 마디도 안 하고 유저들한테 숨기고 있는 걸까?
이 게임의 제일 큰 문제는 이거야.
한국 문화에 중국을 마구 뒤섞고, 결과적으로 중국+한국 문화는 전부 하나인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해서 유저를 현혹하고 있어.
(같은 문제를 지적한 ㄴㅇㅂ 블로그에서 가져온 스샷.)
톨들은 저게 한복으로 보여? 한국 궁중 게임이고 한복 컨텐츠를 내세우면서 저런 중국식 퓨전인지 정통인지 모를 의복을 넣는 건 대체 무슨 의도일까?
저 부채며 신발, 머리스타일이 전통적인 궁중 한국 머리스타일이라고 생각해? 판타지도 아니고, 자신들이 홍보하는 키워드를 생각하면 한국 문화를 존중해서라도 이런 식으로 게임을 내면 안 되지.
(같은 문제를 지적한 ㄴㅇㅂ 블로그에서 가져온 스샷. 출처는 필요하면 말해줘)
금색 지붕으로 된 '한국 궁중 로맨스' 게임 내의 궁들 ㅋ
언제부터 우리 나라 궁들이 저렇게 금칠을 했었지? 그건 중국 아닌가? ... 그런데 왜 한국 궁중 게임이라면서 한복을 넣는 거지?
화폐는 왜 '원보'라는 청나라 화폐 단위를 사용하고 있지?
그리고... 내가 제일 화난 부분. 이건 같이 참여한 한국 제작사가 두고두고 욕 먹어도 할 말 없다 진짜. (분노 주의)
'시종' 목록에 이순신이 들어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장군님이 얼마나 존경받는 위인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넣었을 리는 없고, 나는 이게 꽤 의도적으로 보이는데... 톨들은 어떻게 생각해?
말하자면 한국 게임에서 '하인' 'servant' 목록에만 시진핑이나 중국인들의 공자를 집어넣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이쯤 되면 한국을 깎아내리기 위해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될 정도야.
스샷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 한복/한국 궁중 게임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기모노 유카타 중국 의복이 섞인 게임이 지금 굉장히 많아.
그런데.. 다른 블로거들도 지적했지만, 기모노는 '일본 것'이라고 명시하면서, 한복이나 지들 중국 의복의 경우에는 다른 표기 없이 섞어넣고 있어.
이순신 장군님 관련 문제도 그렇고, 중국 측의 태도를 보면 전체적으로 한국이랑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지. 비단 이 게임만 얘기하는 게 아니야.
2.
이 문제는 여성향 게임계만이 아니야.
댓게임컴퍼니라는 중국인이 창립한 회사에서 개발한 SKY : 빛의 아이들 이라는 게임의 경우, 한국의 갓/삿갓을 넣고는 아주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하고 있어.
"두 모자(갓/삿갓) 디자인은 고대 중국 역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고 명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고대 중국 문학작품에서 매우 흔하게 쓰인다."
"우리는 댓게임컴퍼니와 논의하여, 중국의 춘절 시즌 개막을 기념할 의상 중 하나로 Choulias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한국의 모든 것은 중국 기원설'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중국 개발자들의 여성향 게임을 한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퍼블리싱하고, 소비하는 게 과연 문제가 없을까? 난 너무 걱정 돼.
3. 반만 남은 세계, 리디북스
한국의 리디북스에서 첫 여성향 게임으로 들고 온 퍼블리싱 작품도 아래의 중국 게임이야.
중국 게임을 한국에서 퍼블리싱하는 형태인데, 당장 호화 성우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 팬층이 부쩍 늘어났어.
물론 나도 성우에 약한 게임 팬이고 여성향 게임 컨텐츠가 그렇지 않아도 적으니... 좋아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
그러니 팬 분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저런 중국산 여성향 게임들이며 게임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국내에서 흥한다면, 결국 한국 제작사/퍼블리셔들은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을 계속해서 국내로 들여올 거야.
게임 회사들은 매출이 전부니까.
이러다보면 갓 + 한복 + 한국 문화는 전부 중국 것이라는 악랄한 날조 논리를 막을 방법이 없지 않을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저런 게임 내에 중국이랑 한국 문화를 적당히 섞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편집해서 내보내기 시작하면, 그 게임을 접한 외국인들에겐 날조도 진실처럼 보일 테니까.
그리고 이렇게 한국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인 중국에서 내보내는 게임들, 위의 반만 남은 세계나 달을 품은 꽃 같은 여성향 게임들을 무차별적으로 소비하는 것만큼은 지양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솔직한 생각이야.
한국 유저들이 지금의 한복 문화공정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중국산 게임이라면 무조건 외면한다는 인식이 한국 게임계에,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에도 퍼진다면 이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 올해 나오는 옷 갈아입히기 여성향 게임, 앨리스 클로젯도 일본이 아닌 중국 개발이라는 정보가 있는데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워서 일단 언급만 해둘게.
++ 모 거대 중국 회사의 여성향 게임도 올해 국내에서 퍼블리싱 및 출시될 예정이야.
국내 드라마 여신강림도 중국 자본 때문에 난데없이 중국 마라탕을 먹으며 중국어 투성이인 편의점, 정류장 앞에 서있는 주인공 커플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영될 정도던데, 이렇게 중국의 영향력이 국내에서 커지고 문제 없이 확산 / 소비되는 현실이 너무 걱정된다.
적어도 드라마나 게임 등의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돈에 영혼과 우리 문화를 팔진 않았으면 좋겠어.
애초에 소비자가 이렇게 하나하나 찾아보고 불매 운동을 할 필요도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