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면서 공부하기, 진짜 힘들지?
그냥 잡담인데, 나 자신도 다잡을 겸
이번주 주말에 공부가 잘되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글 한 번 써봐.
나는 얼마 전부터 로스쿨 입학을 목표로
직장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어.
원래는 공부랑 담 쌓고 살았고, 개인적인 상황이 안 좋아서 대학도 간신히 졸업했는데
취업하고 약 5년 정도 경력 쌓이니 갑자기 욕심이 생기더라.
더 이상 발전 없고 심지어는 점점 후퇴하는 내 모습이 너무 속상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
내가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줄이야...
처음에는 대학원 가고 싶어서 혼자 끙끙 앓다가
천 만원이 우습게 넘는 학비에 좌절하고 속상해하면서 포기했거든.
근데 공부하기 싫어서 대학도 겨우 졸업했는데
공부 제대로 안 한지 6년 정도가 됐는데 처음부터 대학원?
에이, 내가 어떻게 그걸 잘 할 수 있겠어.
이런 마음에 방통대를 덜컥 편입했어.
신기하게도 퇴근하고, 야근하고 와서도 수업을 듣더라고. 내가.
고작 한 학기였는데, 이 정도로 공부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이번 학기는 코로나로 학사 관리 혼파망 됐지만, 과제 더미에 허우덕 거리면서도 재미있더라.
방통대 편입 전에는
중드 보다가 중국어 배우고 싶어서,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이라도 공부하자고
중국어 과외를 시작했고. 한 1년 정도 선생님이랑 진짜 편하고 재미있게 배우다가
개인적으로 회사 업무가 늘어나고 투잡 시작하면서 빠이빠이 했지만
여전히 EBS 초급 중국어 달마다 사서 어플로 강의 듣고 있어.
중국어 공부하다보니까,
업무에 은근히 많이 쓰이는 영어 실력도 자꾸 신경 쓰이길래
진짜 마음 편하게 yana두 들으면서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강의 듣거나 책읽는 시간이 은근 좋다.
나 출퇴근 시간 편도 2시간이거든. 이러다가 자면 좀 어때ㅋㅋㅋㅋ
강의 들으면 좋은 거고 피곤하면 자는 거고.
나는 천성이 호기심이 많고 쉽게 질려하고 지쳐해.
이걸 내 자신이 아니까....
진짜 어떤 욕심없이,
모든 공부를 하루에 딱 10분만 하자.
이렇게 처음부터 마음 먹었거든.
그냥 내가 이렇게 서서히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행복인 것 같아.
어쩌면 내게 목표는,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세우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
주변 사람들 전부 다 공무원 시험 준비할 때도 나는 내가 어떻게 공부를 해? 라는 취업 준비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니까 나도 조금씩 변하나봐.
얼마 전에는 업무 차 변호사님을 만났는데, 로스쿨을 나오셨더라고.
나 사실은 법대 나왔는데, 입도 뻥끗 못했어. 다 까먹어서ㅋㅋㅋ
근데 변호사님을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몽글몽글 나도 법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법률적인 일을 조합하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사무실로 복귀해서, 로스쿨을 알아봤어.
꼭 로스쿨을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사람은 많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도 많더라.
그런데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해보려고 마음 먹었어.
내 나이 33. 직장 생활 7년차.
어차피 늦은 거, 좀 천천히 돌아가면 어떤가 싶더라고.
붙어도 학비가 조금 걱정이긴 하고.
전적대 성적도 거지같고, 그렇게 좋은 학교 아니라 걱정도 되지만.
무엇보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보니까 로스쿨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저것 걱정하고 안 될 것 같다는 마음 가져서 뭐 해. (뻔뻔)
공부에 재미 붙인 지금 빨리 영어 성적 만들어놓고 리트 준비도 해보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녹여내서 자기소개서도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이, 헛되지 않게 하려면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어제 오늘, 하루종일 책상에 붙어서 있으면서 그냥 행복했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조금씩 공부하고 노력하다 보면
로스쿨을 갈 수 있을 것 같고,
혹시나 실패해도 내 인생에 도움되는 무언가는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가뿐한 기분이 드네.
어쩌면 내 글을 읽고 누군가는 이런 마음으로 공부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고 시간이랑 돈만 날린다는 날카로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때ㅋㅋㅋㅋㅋ
그냥 한 번 해보는 거지.
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생각이 많아졌는데, 그냥 주절주절 내 이야기를 해봤어.
뭐, 결론은 직장 다니면서 일하는 모든 토리들 같이 힘내자고.
우리가 공부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인생에서 꽤 괜찮은 무언가를 선물해줄 수도 있을테니
힘들지만 힘내자고. 흐흐흐흐.
모두들, 행복하자! 스스로를 위해서!
아, 혹시 이 글에 문제 있으면 댓글로 알려줘.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고 공부하러 갈게....(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