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은 지상파보다 위기가 빨리 찾아 왔다. 올해 '왕이 된 남자'와 '호텔 델루나'를 제외하면 흥행한 드라마를 꼽기 힘들다. 현재 방송중인 tvN 수목극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시청률 1~2%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유령을 잡아라' '쌉니다 천리마마트' '청일전자 미쓰리' '날 녹여주오' 모두 2~3%대에 그쳤다. '시청률 4%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관계자 C는 "지난 9월 종방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시청률 0%까지 떨어지지 않았느냐. 제작비도 초과해 타격이 컸다"면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이후 내부 검열이 강화됐다. JTBC는 시청률이 조금 낮아도 작품성 등을 높게 평가하지만, CJ는 철저한 성과주의"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tvN은 총 제작비 540억원이 들어간 '아스달 연대기' 실패로 쓴 맛을 봤다.
김원석 PD는 '미생'(2014) '시그널'(2016) '나의 아저씨'에서 섬세하고 현실적인 연출로 호평 받았다. '아스달 연대기'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1~8(2011~2019)과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캐머런·2009) 등을 섞은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송중기의 출연료는 회당 2억원, 총 18부작 개런티는 36억원 정도다. 장동건은 회당 1억원, 총 18억원, 김지원은 회당 8000만원, 총 14억4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부족한 연기력과 늘어지는 스토리, 어설픈 CG, 청동기 시대 배경과 맞지 않는 소품과 의상 등은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역사 이전 시대인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해 내부 시사 때부터 반응이 극과 극으로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수익이 나지 않아 애초부터 시즌제로 기획했지만 시청률 4~7%대에 머물러 시즌2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지 원본보기[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현빈, 손예진(오른쪽)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14일 첫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일 밤 9시 방송한다. 2019.12.09. chocrystal@newsis.com손예진·현빈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지키다 사랑에 빠진 장교 '리정혁'(현빈)의 로맨스다. 손예진과 현빈은 열애설이 두 번이나 난 만큼, 케미스트리는 꿀잼이다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방송 전부터 표절 시비가 일었다. 어느 작가가 2012~2013년 지상파 3사와 사막의 별똥별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과 시놉시스 로그라인이 비슷했다. 여주인공 직업이 발레리나에서 재벌 상속녀로 바뀐 점을 제외하면 거의 일치했다. 더욱이 박지은 작가는 전작인 '별에서 온 그대'와 '푸른 바다의 전설'도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기에 '사랑의 불시착'으로 오명을 벗을지 의문이다.
최영일 평론가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바라보면, 트렌드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그 동안 지상파는 대중들을 의식해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를 선보였다면, tvN은 스릴러, 수사물 등 미드에서 볼법한 다양한 소재로 신선함을 줬다. '우리나라도 가능하구나'라는 인식을 좋고, 많은 마나아들을 보유하게 됐다. 도전적인 측면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너무 잘 돼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진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