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9년 12월 31일
스물 두 살 유한양은 고1 때 이민 간 송지원이 온다는 소식에
그간 코빼기도 안 비치던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함
친구 1 : "야, 너 오늘 지원이 온다니까 온 거지? 맞지 이 새끼야?"
한양 : "아니야. 니들 얼굴 본 지도 오래되고 해서, 그래서 왔어."
친구 2 : "지원이 근데 올 수 있을까? 도착이 10시던데. 바로 집으로 가지 않을까? 지원이 못 올 수도 있어. 너 어떡하냐?"
한양 : "니들 보러 왔다니까~"
친구 2 : "(지원이한테) 문자로 어디냐고 보냈는데 답이 없네."
그 말을 듣고 핸드폰을 슬쩍 확인하는 한양
보면 다른 친구 문자는 씹는다면서 한양에게는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고 있었던 지원
그런 지원한테 빨리 와 빨리 와 빨리 와 빨리 와! 닦달하는 한양
지원이 거의 도착했다는 소식에 한양은 마중간다고 뛰쳐나가고
눈치 빠른 친구 한 명이 말을 꺼냄
친구 3 : "야야야야야 쟤네, 아니지?"
친구 2 : "무슨 소리야 지금 넌! 아니지. 둘이 친하니까 그러지~"
친구 1 : "뭔 소리야 새끼야~ 한양이도 지원이 미국 가고 나서 첨 보는 거야."
친구 2 : "맞어. 이거 또라이 아냐?"
한겨울에 니트만 입고 뛰어나가서 지원을 기다리던 한양은
택시에서 내리는 지원을 보고 표정이 밝아짐
지원 : "야 유한양! 똑같은데? 문자로는 빨리 오라고 난리 치더니 왜 이래?"
5년 만에 만난 지원의 인사에도 그냥 웃기만 하는 한양
지원 : "오랜만이다 진짜. 잘 살았냐?"
웃으면서 한양을 안아주는 지원
지원 "너 안 추워?"
한양 : "추워."
지원 : "가자가자!"
어깨동무 하고 후다닥 들어가는 두 사람
그렇게 지원이 합류한 술자리에서
친구 2 : "아까 이 새끼가 뭐랬는지 아냐? 쟤들 아니지, 둘이 사귀는 거 아니지?"
지원 : "뭔 소리 하는 거야 미친 새끼들이."
친구 1 : "한양이가 너만 찾으니까! 그동안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오늘 너 나온다니깐 이 새끼 오늘 여기 문 열기도 전에 들어와 있었어!"
말없이 맥주만 마시는 한양
친구 2 : "물론 아니지. 지원이는 아니지. 근데, (한양을 가리키며) 이 새끼는 모른다? 이 새끼는 몰라."
지원 : "취했네, 취했어. 이 새끼들 취했어, 어?"
이때 불쑥 말을 꺼내는 한양
한양 : "사실, 나는 좀 마음 있어. 지원이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 마음 있어."
그런 한양을 보는 지원
하지만 한양은 말해놓고 농담으로 얼버무리고 지원도 장난스레 한양의 뒷통수를 때림
동창회는 점점 무르익고
지원은 이후 술을 엄청나게 퍼마심
그런 지원을 신경 쓰는 한양
그리고 다들 취해서 정신 없는 사이 비워진 두 사람 자리
화장실 입구 근처에서 마주한 채 말 없이 서 있는 두 사람과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패닉의 달팽이
한양 : "너 많이 마셨지?"
지원은 고개만 끄덕끄덕하다가 한양을 보고 한양은 시선을 깔면서 피함
무언가 말하려다 다시 고개를 숙여버리는 지원
때는 12월 31일 늦은 밤, 바깥에선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10, 9, 8, 7, 6
한양 : "갈까?"
지원은 다시 고개만 도리도리 저음
그리고
5, 4, 3, 2, 1
새해가 밝은 그 순간
결심한 듯 한양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는 지원
-
출처 : 나
원래 이 두 사람 얘기 전부 다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회상씬만 정리하다가 시간 다 가서 일단 여기까지만....^^.....
근데 다시 보니까 지원이도 처음부터 마음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음ㅋㅋㅋㅋㅋㅋ
이게 응답이었다면 이 장면이 남편 확정씬이었을거라던 한드방 토리의 말이 떠올라....☆
~ 그래서 이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투비 컨티뉴 슬기로운 감빵생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