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는 한국시간으로 오늘 아침에 이 글을 올렸습니다. 저에 대해서 너무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클리앙에도 이 글을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처음 그 글을 클리앙에 올린 후 지금까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나피디님도 잘 대응해 주셨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잘 되었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너무 많이 보도 되었고 그 자극적인 단어들 속에 저나 나피디님 모두 너무 많은 비난을 받았다는 생각에,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도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실까를 고민해왔습니다. 저는 제가 이번 일을 이용해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는 오해가 가장 싫고 두려웠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통해 정리했으면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고 저희가 잘 합의하였습니다. 늦게나마 다시 저작권 표기를 하여서 콘텐츠를 수정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단순히 저에게 사과를 해달라는 말씀이 아니라. 저나 나피디님에대해서나 더 많은 오해나 논란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11월 6일까지 메시지가 오간 이후. 계속 연락이 없으셨습니다. 아래 적었지만 저는 알쓸신잡의 마지막 회 방송일을 알지 못했습니다. 시즌 1은 9회차였고 시즌 2는 10회차가 마지막 회였습니다. 그러니 11월 16일 혹은 11월 23일이 마지막 회 방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출국일 역시 11월 16일이었기 때문에 그전에 이일을 완전히 매듭짓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11월 16일까지도 연락을 받지 못했고 다시 프랑스에 와서 11월 23일까지 기다렸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으셨기 때문에... 애타는 마음에서 지난 글을 적은 것입니다. 제 글이 부족하여 많은 분들께 오해를 드리고 다시 나피디님께 피해를 드린 것 같습니다. 이점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제가 이 글을 적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도 계속해서 저의 의지와 생각과는 다르게 뉴스 기사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보도가 저희에게 더 큰 상처와 피해가 되고 있습니다. 부디 더 이상은 그런 기사가 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아래 글을 참고하시어 정정보도를 부탁드립니다.
클리앙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포털 기사에 왜곡된 기사가 나오고 악성 댓글이 달릴 때 가서 제 마음을 대신 표현해주시기도 하시고... 마음 써주신 분들이 너무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 피씨 통신을 시작한 이래 많은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비록 지금 아이디가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 활동기간이 짧지만 클리앙이 PDA 사용자 모임이던 시절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많은 공간을 떠돌아 왔지만 이제 마음을 두고 있는 곳이 클리앙입니다. 아마 클리앙을 아끼시는 분들은 어떤 말씀이신지 잘 아실 겁니다. 그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나피디님과 연락이 닿았고 저희의 생각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에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잘 매듭짓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지나가고 또 부지런히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달 처음 뉴스 기사가 났을 때도 셀 수 없이 많은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말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합니다. 거의 똑같은 내용에 제목만 좀 더 자극적으로 바꿔서 나간 수십 개의 기사들. 그 단어 몇 개의 차이로 어떤 기사엔 제 욕이 수십수백 개가 달렸고 어떤 기사엔 제작진에 대한 욕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글이 퍼져 가면서 정말 많은 비난의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그 과정을 실시간으로 겪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에도 새로운 댓글이 달렸고 다시 일어나 확인하고 다시 누워보고 잠 한숨 잘 수 없는 두려운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당하는 그 기분은 정말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전 나영석 피디님 역시 한편으로 피해자 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송에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분명 잘못이지만 그 비난이 특정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은 저로서도 원치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지난번에 쓴 제 글에도 딱 한 번을 빼놓고는 모두 '제작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처음 저에게 연락을 주신 제작진분께서는 '시스템' 상의 문제로 이번 일이 발생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욕하고 비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이나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영석 피디님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업계를 이끌어가시는 피디님으로서, 업계를 바꿀 능력 또한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나피디님과의 관계를 '가해자' 대 '피해자'가 아닌 이 문제를 해결할 동등한 '파트너'라고 인식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최대한 예의를 갖춰 메시지를 드렸습니다. 예의를 갖추고 상대방을 존중하고자 하는 태도를 '저자세'로 오해할만한 분은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돈, 돈 얘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처음 여러 가지 기사가 나가면서 어떤 기사에는 친절하게 예상 합의금, 사진 사용료에 대해서까지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 기사에서 알려주셨듯이 몇백만 원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사진 사용료가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물론 프리랜서 사진가에게 큰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제 상황에서 그 정도의 돈을 받는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오히려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질까 두려웠습니다. "역시 돈 때문이었네", "돈 받고 조용히 마무리됐구나" "별것도 아닌 사진 가지고..." 그래서 처음부터 돈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저나 제작진 모두 대중으로부터 과도하게 비난받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훈훈하게 마무리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방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로서는 제 오해를 풀고 싶었습니다. 돈 때문에, 혹은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일을 부풀린다는 오해를 풀고 싶었습니다. 제 사진은 제가 확인하기로 5장이 수십 초 동안 흘러나갔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었습니다. 잠깐 스쳐 지나는 용도로 사용된 것이 아닙니다. 이 방송을 직접 보신 분과 보지 않으신 분이 이 일을 바라보는 온도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번 일이 불거지고 바로 제 사진 분량을 삭제, 재편집하셨다고 합니다. 이대로 제가 돈만 받고 끝낸다면 전 평생 오해를 받으며 살아야 합니다.
제작진의 입장에서도 오해를 풀고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연진분들의 명예를 위해서도 말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실타래를 풀기 위한 방법은 방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피디님으로부터 마지막 방송에서 이 부분을 다루는 게 어떨까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저도 거기에 적극 동의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부분은 제가 사과방송을 요청드린 것이기도 하지만 제작진과 저 모두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에 대해 일방적으로 사과하시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이 아닙니다. 이 방송만 잘 나가게 된다면 나피디님 역시 명예를 회복하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지랖 넓게도 그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회신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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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디님
이제라도 저의 뜻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오해가 있으실까 싶어 좀 더 말씀드리자면, 처음엔 다른 프로그램도 아니고 알쓸신잡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을 받았고 의도치 않은 사건의 파장 속에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울러 제작진의 첫 대응 또한 많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이 많았습니다.
저로서도 이 일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다른 출연진분들께 피해가 가는 상황은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일로 피디님과 연락을 주고받게 된 것 또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시즌 마지막 회에 방송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비록 이런 일이 발생하긴 하였으나, 저는 피디님께서 이 또한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기회로 만드실 수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부분은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저는 하루속히 이번 일을 잘 마무리하고 다른 분들께도 제작진분들과 잘 합의하였고 잘 풀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영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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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가 11월 6일 아침이며 지금까지 제작진과의 대화는 모두 문자메시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위에 쓴 것과 같이 오해를 풀고 정리하기 위해서 이메일이든 유선상이든 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있기를 바랐습니다. 아니 최소한 마지막 방송에서 어떤 내용을 내보내실 건지 사전에 알려주실 줄 알았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저는 알쓸신잡 마지막 회가 언제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알쓸신잡 시리즈 1의 마지막 회는 9회였으며, 시리즈 2의 마지막 회는 10회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9회차가 되는 11월 16일 혹은 10회차가 되는 11월 23일이 마지막 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11월 16일 출국을 앞두고 있기도 했고 빨리 이일을 정리하고 제 생업에 전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열흘 뒤인 11월 16일까지 제작진이나 나피디님으로부터 연락이 없었습니다. 정말 착잡한 마음에 공항 게이트 앞에서 앉아서 나영석 피디님께 메시지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금주중으로는 회신을 주실 줄 알았는데요.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가능하면 이 문제를 매듭짓고 출장을 떠나고 싶었습니다만 그럴 수 없게 되었네요. 프랑스에 가면 이 번호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최종적인 합의안은 다음 주 월요일까지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Gloriousld@gmail.com 입니다 전영광 드림"
여기에 돌아온 메시지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회신을 깜박했습니다ㅜㅜ"
이 메시지를 받고 정말 참담했습니다. 이게 깜박할 일인가?
만약 많은 분들의 조언대로 법대로 해결하려고 했어도 이런 메시지를 보내셨을까? 처음부터 제작진의 입장까지 생각해서 서로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리고 다시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는 매일 습관처럼 메일함을 확인해보았지만 제작진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11월 23일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알쓸신잡 3 10회차 방송일이었습니다. 저는 이 방송이 마지막 회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마지막까지 기다리다 허탈한 마음에 지난번 글 "알쓸신잡 사진도용 그 후" 라는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 기사에 "나PD 연락 없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갔습니다. 당연히 잘못된 내용입니다. 제작진께서 여러차례 사과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다만 11월 5일 이후 연락이 없으셨다는 내용이었는데, 제 글 솜씨가 부족했나 봅니다. 아니 기사를 만드시기 전에 저에게 한 번만 확인해주셨어도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당연히 제작진과 나피디님은 당혹스러우셨을 겁니다. 그로 인해 그간 충분히 사과의 노력을 다하셨다는 부분을 전하기 위해 그간의 메시지를 공개하셨을 것이고요. 그리고 이제는 제가 너무 나쁜 인간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저와 나피디님 모두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다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몇 가지 오해들이 겹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전투구의 사태를 만들게 되어 무척 유감입니다. 지난번 글을 적고 난 이후 나피디님께 메일이 왔습니다. 이제 당사자 간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지켜보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