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방 토리들 하이!
4월부터 9월까지 부모님이 키운 작물들 사공하러 왔어 :)
올해 2월에 부모님이 은퇴하시고 귀촌 한다고 덜컥 시골집 계약하려고 하길래 내가 뜯어말렸거든? 평생 도시에서 직장생활하신 분들이라 시골 생활에 적응 못하실까봐..
이러저러한 고민 하시다가 예비 귀촌생활을 해보기로 결정하심
이모가 폐교를 인수해서 집처럼 꾸며두고 임업사업 하시는데, 거기서 2년 동안 살아보기로 하셨어.
강원도 눈이 녹기 시작하는 3월 말부터 정선에 있는 작은 폐교에서 시골생활 시작하심 ㅎㅎ
폐교 위치는 강원도 정선 700고지ㅎㅎㅎ
고랭지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곳이야
교실 4개와 관사 하나가 딸려 있는 작은 학교인데
나름 넓은 운동장이 있고, 학교 부지 전체를 전나무가 둘러 쌓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야
운동장에 감자 심고, 텃밭에는 옥수수, 상추, 깻잎, 고추, 참외, 토마토, 수박 등등 심으심
강원도 땅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 ㅎㅎㅎ
온도가 낮아서 생장 속도가 늦을뿐 열매가 아주 실하게 달림
운동장에 있던 축구 골대로 닭장도 만드심 ㅎㅎ
갓 낳은 계란으로 계란프라이+텃밭에서 뜯은 상추 샐러드 조합이 아주 끝내줌
6월의 감자밭은 파릇파릇하고 감자꽃 피어서 하얗고 보라빛으로 참 예쁘더라
감자꽃 지기 전에 한아름 모아서 엄마가 만든 도자기화분에 꽂아 놓음
감자꽃과 함께 평상에서 한가롭게 뒹굴거리는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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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감자꽃이라고 적었는데, 도자기에 꽂아놓은 꽃은 톱풀꽃이래! 엄마한테 이 글 보여드렸더니 왜 톱풀꽃을 감자꽃이라고 써놨냐고 뭐라하심 ㅎㅎ
토리들이 귀촌생활모습 멋지다고 힐링된다고 써준 댓글들 보시고 엄청 좋아하셨어. 고마워 따수운 토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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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는 엄지발가락만한 참외도 열렸고
여름 다 갈 때쯤 수박 3통이 알맞게 익어서 맛있게 먹었어
뒹굴뒹굴 하시다가 감자 캐는 중노동에 투입된 아부지
감자 중에 이렇게 예쁜 하트 감자도 있음
나 9월에 최종면접 보러 가는데 엄마가 보내주신 카톡
현실에 치이다가도 엄마아빠가 보내주시는 사진들 보면 마음이 사르르 녹고 따뜻해지더라구 :)
엄마아빠 몫으로 떨어진 감자만 10kg 상자로 20상자가 넘어서 ㅎㅎㅎ
주변 지인들한테 다 보내고도 한참 남음.. 주방이 감자음식공장으로 변함
아부지 고로케 공장 취직함
감자 삶고 으깬 다음에 치즈스틱 하나 넣고 고로케 만들기(엄마는 사진찍기 담당)
간식으로 커피 한잔+감자고로케 드신대 ㅎㅎ
가을이 되니 무도 실하게 익고 있고
9월 말부터는 고추가 빨갛게 익어서 고추 따기가 한창이야
앞집에 고추 말리는 기계가 있어서 바짝 말려서 방앗간 가져가니까 고춧가루 10KG 나옴
(이것이 바로 금보다 귀하다는 직접 농사지어서 얻은 고춧가루구나 ㅎㅎ)
10월 되고는 이것 저것 다 수확하고 경작이 끝난 곳을 정리하고 계셔
잡초도 제거하고 깨끗해지면 캠핑도 하시고
입양해오신 풍산개 풍길이랑 놀기도 하고
하얗고 복슬거리는 아기강아지인데 흙바닥에서 뒹굴고 놀아서 흙개됨 ㅋㅋㅋ
여름에 잔가지 쳐서 만들어 놓은 장작들 운동장 한가운데서 떼우면서 불멍도 하고~
꽈리 다발 만들어서 장식도 하고
하루에 한 두번씩 부모님이 가족 톡방에 사진 보내주시는데
사진 보면 되게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직장에서 쌓인 독기가 해소되는 기분임 ㅎㅎㅎ
나도 저기 가서 농작물 기르고 집안 이곳 저곳 돌보며 살고싶다ㅠㅜ
이것 저것에 치이면서 딤토 하는 토리들에게도 힐링의 기운이 전해졌으면 해
오늘 하루 토리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이만 줄일게 :)
글에 문제 있으면 둥글게 알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