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5.2.10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있었고 일하는 중이라 못 받았고 후에 문자를 보게 됌.
안녕하세요. 토리님이 맞으신가요. 로 시작되는 문자.
2009년에 무슨 생각에선지 뜬금없이 기증서약하게 된 조혈모세포. 요때 3cc 혈액 뽑음. 만 5년만에 나와 유전자형이 일치한 환자분이 있다는것. 기증의사가 아직 있냐는 확인 전화 및 문자였어.
문자를 읽는데 현실감 없더라. 진짜? 나랑 맞는 환자분이 있다고?? 통화를 하고 자료 받았지. A4 용지로 세장. 기증하게 된다면 이뤄질 순서에 대해 적혀있었고.
기증의사 확인하면서 혹여 가족반대가 있을수 있으니 꼭 가족에게 동의받으시라 말하더라고. 난 간호사라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허락받는건 쉬웠어.
2월에 연락받고 기증하겠다하고 4월인가에 6월 2x일로 이식날짜 잡힘. 내 스케줄보단 환자분 치료계획에 맞춰야해서...
병원은 내 집근처 + 조혈모채취가 가능한 병원으로 정하게 되는데 신촌세브란스는 무조건 목혈관 잡는대서 이대목동으로 결정. (지금은 아닐수도. 이대가 울집서 더 가깝기도 했음. 3일동안 주사맞으러 가야해서)
유전자쪽 정밀검진 혈액검사 포함 엑스레이 심전도 등 간단한 검진 함. 이날 병원서 이식코디분 만남. 다시 한 번 기증 의사 확인 및 설명 들음. 엄~~~청 자세하게 함. 진짜 너무 기본적인건 패스하고자 내가 간호사임을 밝히고 설명지받고 꼭 들어야하는거 설명들음. 이 정밀검사결과 유전자 일치하면 진행. 혹 불일치나오면 여기서 종료.
차타고 간거라 영수증달래서 주차인증하는데 전체비용 비급여로 300만원인가 나왔던거같음. 이 비용 다 기증받을 환자쪽에서 부담함. 그리고 나중엔 주사 맞는 3일동안의 교통비조로 현금 주심. 이건 조혈모세포협회에서 주는듯?
유전자일치 결과 나오고 다시 한번 기증 의사 확인함.
입원날짜 기준 삼일전부터 병원가서 그라신 맞음.
골수 즉 뼈속에 있는 조혈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혈액내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주사라 요통과 골통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는데 다행히 큰 통증 없이 타이레놀 두알 정도로 지나감.
드뎌 입원. 1인실로 입원함. 코디분이 음료 몇 개와 빵. 샌드위치로 냉장고 채워주심.
대망의 이식날. 혈관이 생각보다 안좋아서 3~4시간 걸릴꺼를 5시간 넘게 걸림. 양팔에 바늘 꼽아서 한쪽서 빼고 조혈세포 거르고 남은거 다른팔로 넣는거라 화장실 못 감. 잠도 못잠(혈류느려져서) 세브란스갈껄 하고 후회 잠깐 함. 목에 바늘꼽았음 두팔은 썼겠지 싶어서...그리고 병실 올라왔는데 검사결과 이식에 조금 모자라서 담날 한번 더 해야겠다며...
솔직히 조금 힘들었어. 헌혈도 자주해서 암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5시간을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으려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 쭉 펴고 있다 보니 나중에 주사빼고 지혈하려는데 팔이 굽혀지지 않았고 조금 어지러워서 휠체어타고 왔단말야. 그래도 어째 모자란다는데... 담날 혈관 겨우 찾아서 3시간 더 뽑고 오후에 퇴원했어.
교과서상 퇴원날 내몸에 혈소판은 정상의 1/3수준임.
퇴원후 2주뒤에 혈액검사로 내 건강확인함. 백혈구수치 조금 낮아서 2주뒤 재검 한번 더 하고 정상판정 받으면서 내 혈액 기증받은분 상황 좋아져서 며칠 후 퇴원한다는 안내받음. 기분좋더라.
다 알고 있겠지만 내 골수 받을 분 정보는 비밀이고 나이대랑 성별정도만 알려줬어.
2박3일 1인실 입원한 비용도 전부 기증받는쪽에서 부담하게 됌. 이식하겠다 결정한 그 순간부터 내 돈 1원도 안나감. 시간만 쓰게 될 뿐
그리고 한 달여쯤 뒤에 택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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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같지만 내 생에 한 생명을 살렸다며 뿌듯해하며 가끔 혼자 생각함. 그리고 예전 골수이식방법에 비하면 정말정말 안아프고 쉬워졌단거.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단거(아 나이제한은 있음...)평생 연락안올수도 있어.
혹시 한 번 해볼까 하고 생각하며 과정이 궁금했던 토리들 있을까봐 그리고 나도 기록삼아 적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