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연말 그 중에서도 크리스마스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생각에 들뜬 토리는 크리스마스 조명도 사고 테이블보도 사고 장식품도 사고 초도 사고
식재료를 13만 원치 구매하고 두근거리며 메뉴를 짜고 테이블 세팅을 구상하고 온 신경을 크리스마스 파티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리고 힘겹게 결정한 크리스마스 메뉴. 메뉴판까지 만들고 음식에 맞춰서 술을 사둬야겠다고, 아니 2년 전에 담근 포도주를 오픈하겠다고
온갖 설렘을 가득 안고 24일 산타 모자와 루돌프 머리띠를 사고 있던 나 토리에게 닥쳐온 시련
독 감
파티 참석 인원 중에 독감 환자가 속출. 별안간 하루 전날 파티가 취소된 상황에서 나 토리는 절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식욕. 이틀 동안 바리바리 사둔 식재료 처분에 들어가는데
슬픈 소식을 들은 24일 저녁에는 감바스를 만들었어 새우는 물론이고 문어와 굴을 추가함.
지금까지 나는 왜 감바스에 굴을 추가하지 않았나 스스로를 원망하고 질책하고....굴이 진짜 너무 맛있었어 새우보다 굴이 더 맛있더라
그래서 이거 만들면서 깐 굴 1kg 추가 주문해버렸어 하 너무 맛있다 진짜
바삭하게 구운 빵에 굴, 문어, 마늘, 양송이 올려서 한 입 먹고 그대로 차가운 맥주로 기름기 싹 내려주면 파티가 취소된 슬픔도 씻겨 내려감
25일 아침...이라고 하기엔 오후 1시에 먹은 밥. 12시간 정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아침은 좀 상큼하게 먹고 싶어서 세비체 준비했어
원래 광어로 하려고 했는데 파티가 취소되면서 걍 냉장고에 있던 문어를 활용하는 걸로
디저트로 먹으려고 사놨던 딸기도 연유를 뿌려서 촵촵
디저트로 먹으려고 사놨던 슈톨렌은 혼자 썰어서 간식으로
이제 매일 슈톨렌을 한 조각씩 먹어야 하는 삶
저녁에는 양송이와 트러플 소스를 사용한 크림 스파게티와
부라타치즈로 눈사람을 만든 샐러드
살치살 스테이크를 구웠어. 메뉴판에 있는 요리를 결국 해먹고마는 나의 이 정신
다만 수비드 머신 꺼내기 귀찮아서 그냥 구웠는데 거의 걍 날고기가 되었고 마음이 급해서 그냥 먹었어....나 날로 먹는 거 좋아하네
이럴거면 육회로 먹을 걸 그랬지 응
파티가 취소되었다니까 엄마가 엄마나 초대해 달라고 해서 엄마 초대하고 아픈 친구 데려다가 셋이서 조촐하게 크리스마스 파티
스테이크에 먹으려고 말돈 소금을 샀는데 진짜 소금이 너무 맛있어서 소금 엄청 찍어 먹었더니 목이 말라서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많이 마셨지 뭐야. 정말 이것은 불가항력이었다.
그리고 야식으로 브리치즈 구이까지
결국 메뉴판에 있는 걸 다 해먹고 만 나
역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식욕
그외 12월 한 달 먹은 음식을 소개합니다
분식 그릇 사고 신나서 집에서 해먹은 분식 세투세투
떡볶이에 떡을 안 먹기 때문에 라볶이를 해봤고요
그냥 라면도 이 그릇에 먹으니까 왠지 좋잖아
나는 뭔가 '굳이' 사는 걸 좋아해. 걍 돈 낭비하는 거지 뭐.....
네모 모양으로 계란을 굽고 싶어서 굳이 산 계란틀
하지만 틈으로 계란이 다 새어 나와서 실패
그래도 길거리 토스트 맛있게 먹을게욘
집에 인스턴트 돈코츠 라멘이 있는데 차슈 삶으려니 귀찮아서
집 앞 고기국수 집에서 맛보기 수육 3천원 짜리 사서 올려 먹는 잔머리를 발휘함.
이럴 땐 머리가 이렇게 잘 굴러가는데 일할 땐 어째서...
집에서 쌀국수 해먹으면 숙주랑 고기 많이 올릴 수 있어서 좋아
그리고 냉동실에 2년 묵은 새우롤을 튀겼는데
아아...그는 이미 생을 마친 후였습니다. 더럽게 맛없어서 깜짝 놀람. 하지만 자존심 상하니 다 먹어줌.
냉장고 털기 좋은 샥슈카
두껍게 썬 식빵을 바삭하게 구워서 같이 먹었어
아부지가 내 집에 놀러온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만든 아롱사태 수육
아빠가 엄청 맛있다고 해줘서 약간 뿌듯했다고 한다.
2키로나 삶아서 이틀 간 수육만 먹었다는 게 문제
계란빵 틀과 업소용 계란빵 반죽을 굳이 산 사람 나야나 나야나
계란빵 구워서 출근할 때 간식 도시락으로 가져갔어
저것만 먹으니 허기져서 컵라면 하나 조진 건 우리 사이의 비밀로 해.
또띠아가 남아서 별안간 피자 가게 오픈합니다.
일단 나는 포테이토 피자 좋아해서 감자에 베이컨 올려서 피자를 구웠어
음, 존맛
우리 엄마는 페퍼로니 극혐 고기 극혐 새우 좋아 라는 취향을 밝히셨기 때문에 새우 올려서 한 판 구워 드림
엄마 피자는 특별히 치즈를 조금 더 올려 드렸습니다. 연장자 우대하는 피자 가게입니다.
가끔 카레가 아니라 커리가 먹고 싶은 날이 있쥐
버터 치킨 커리 해서 난이랑 싸먹었어. 난으로 커리 먹으면 좋은 점=난으로 커리 발우공양 가능
친구가 감기기운 있다고 해서 닭한마리 해줬어
겨자 잔뜩 푼 양념에 고기 찍어 먹고
칼국수 사리까지 넣어서 해치우면 감기를 조질 수 있지
하지만 친구는 결국 독감에 걸림
역시 병은 현대의학으로 고쳐야만
옥수수전 구워서 하이볼 한 잔
옥수수전은 무족권 연유를 잔뜩 뿌려야한다는 걸 기억해줘. 연유 무족권...넘치도록 좔좔...아낌없이
그리고 별안간 양심 한 그릇
샐러드 파스타 먹었다는 말임
집에 야끼소바는 항상 사두고 가끔 당길 때 먹고 있어
사실 마요네즈 먹기 위해 야끼소바 먹는다는 소문이 있음
콩나물 솥밥도 해먹었어. 무 채 썰어서 깔고 그 위에 콩나물 듬뿍
청양고추 넣은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 한 그릇 뚝딱이야. 물론 난 두 그릇 뚝딱함
어렵진 않은데 칼질하다 하루 다 가는 월남쌈
갑자기 월남쌈 먹고 싶어서 칼질 시작했는데 양배추 썰기 시작하면서 슬슬 후회하기 시작하고
테이블 세팅하면서 스스로 머리를 내려치게 되는 고된 작업
하지만 먹기 시작하면 또 행복하지
심지어 출근하며 도시락으로 싸가는 정성까지 보임
추운데 월남쌈만 먹으려니 허기져서 결국 또 컵라면 엔딩
셀프 김말이 초밥을 싸먹었어
오이, 크래미, 무순, 아보카도, 날치알 준비하고
김은 마끼용 김 두꺼운 거 사용했어. 밥은 초대리 넣어서 간 맞추고 회간장 없어서 걍 쯔유에 와사비 풀어벌임.
냉장고 털기 위해 만들었는데 쫀맛
남은 아보카도와 무순은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으로 소진
날이 추워서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 하고
남은 바지락으로 봉대박 파스타 만들었어
해장에 기가 막힌 파스타.....대학생 때 겁나 먹고 다녔는데 이 msg 가득한 맛이 당기는 날이 있어
집에서 만드니 바지락 많이 넣어서 더 해장이 잘 되는 느낌적인 느낌
집에 등뼈 냉동해둔 게 있어서 감자탕 좀 했어
난 고기보다 우거지 좋아해서 또 우거지 한 바가지 넣었네
그렇다고 고기를 적게 넣었다는 건 아님
집에서 굳이 히츠마부시 하겠다고 소스 만들고 장어 굽고 다시 내고 별 난리를 부림
제법 맛있었기에 뿌듯했는데 장어를 에어프라이어에 굽는 바람에 에어프라이어 안이 초토화 됨
다음부턴 그냥 프라이팬에 굽겠습니다
아니 히츠마부시는 그냥 사먹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연말 결산
1월 https://www.dmitory.com/cook/222741165
4월 https://www.dmitory.com/cook/237910148
5월 https://www.dmitory.com/cook/241133523
6월 https://www.dmitory.com/cook/245735971
8월 https://www.dmitory.com/cook/250917274
9월 https://www.dmitory.com/cook/256205195
10월 https://www.dmitory.com/cook/259216839
11월 https://www.dmitory.com/cook/262426197
1년간 열심히 챙겨먹고 다녔는데
내년엔 더 열심히 먹어보려고
그 전에 일단 내 통장이랑 합의가 되어야겠지만 내 혈관이랑도 내 체지방이랑도....내 장도...위도.....합의할 대상 더럽게 많네
1년간 요리방에 글 올리고 많이 재밌게 봐줘서 행복했어
내년에도 잘 부탁해 토리들아!!!!!!! 밥 잘 챙겨 먹고 살자 우리 나는 조금 덜 챙겨 먹도록 할게!!!! 지갑이 화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