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는 건 너무 귀찮아,
근데!
내가 만든 밥이 나는 제일 좋아,
하지만!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서 장보기 싫어,
그러나!
맛있는 걸 먹는 건 좋아,
however!
설거지는 싫어,
nevertheless!
계속 집밥을 해 먹고 싶어,
진짜 내 마음은 몰까??
모긴 모야
밥을 해먹겠다는 고지
10월 한 달간 부지런하게도 해먹은 내 밥상을 대공개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위장부터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구
위장을 따뜻하게 하려면 음식 자체도 따뜻해야 하지만 향신료를 때려 부으면 더 빨리 따뜻해진다구
그래서 스프카레 좀 만들어 봤어. 굳이 굳이 수고스럽게 채소들은 튀겨줬어
그러나 튀긴 거 티도 안 남. 앞으로는 그냥 편안하게 에어프라이어에 굽겠읍니다.
대패 삼겹을 넣은 가지 파스타
가지가 쌀 때 왕창 사다가 엄청 자주 해먹었어. 친구들 해줘도 반응이 좋은 파스타
가지 싫어하는 친구도 가지 아주 얇게 썰어서 해주면 맛있다고 먹어주는 파스타
간장, 마늘, 설탕 베이스라 한국인의 입맛에 안 맞을 리 x
나는 타르타르 소스 만들 때 피클이랑 할라피뇨를 반반 섞어서 넣어 그럼 더 상큼하고 느끼함을 잡아주는 소스가 된다구
장기 보관할 땐 삶은 계란은 넣지 않고 만들어 만들고 이틀 이내로 먹는다면 달걀을 넣어도 오케이
더 알싸하게 즐기고 싶다면 피클 대신 할라피뇨만 넣어서 만들어도 오케이
할라피뇨 넣은 타르타르는 특히 생선 요리에 잘 어울리니까
생선가스 먹겠읍니다
생선가스는 냉동제품 사다가 에프에 구웠고 소스만 내가 만들어서 올렸어
이정도면 소스 퍼먹겠다고 생선가스 먹는 수준
명절마다 스팸이나 런천미트가 선물세트로 들어오는데 통조림햄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집에 지금 통조림햄 사람들 나눠주고도 15캔 남았잖아요
이럴 때는 부대찌개로 해치우는 편이야. 좐슨빌 소시지 사서 아주 본격적으로 해먹으려고 하는데 베이크드빈이 떨어져서
귀찮아서 그냥 케첩 넣고 만들었어 사러 가려니까 너무 귀찮더라고
더 맛있게 먹으려면 베이크드빈도 넣고 소고기 다짐육 사서 양념해서 올리면 국물이 찐해지고 더 구수해져
완성 사진이 없지만 물론 라면 사리도 넣어 먹었고 체다치즈도 올려 먹었어
만만한 게 콩불
뭐야 내 콩불 돌려줘요
가득 담았는데 익으면 1/5로 줄어버리는 매직
집에 들깨가루 받아온 게 좀 많아서 감자탕을 끓였어. 핵심재료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양념 하나 있다고 등뼈 삶고 우거지 삶고 감자 삶는 사람
친구가 사진 보더니 혹시 집에서 잔치하냐고 물어봄. 그치만 이런 건 많이 해야 맛있는걸. 1인분만 끓이면 맛이 안 나온다구.
그렇게 손이 큰 여성은 혼자 먹는 주제에 당근 라페를 당근 5개를 깎아 만들어 내는데.
빵 위에 크림치즈 바르고 그 위에 당근라페 가득 올리고 후추 뿌리면 오픈 샌드위치 끝
매일 이렇게 아침에 먹는데 후추 가는 거 손목 아파서 전동 후추 그라인더를 사버렸잖니
내 손목 소듕하니까
당근라페가 먹어도 먹어도 사라지지 않아서 대량 소비를 위해 샌드위치를 싸고
파스타 먹을 때 피클 대신 당근라페를 내어 놓고
또띠아롤까지 싸보았지만 아직까지 신에게는 반 통 이상의 당근라페가 남았사옵니다.
그리고 나에게 닥쳐온 또다른 대량의 시련
모친이 명란젓 주문하신다기에 내 것도 같이 주문해 달라고 했고 평소 손이 작기로 유명한 나의 모친이기에 나는 기껏해봐야
명란 10개 정도 줄 거라고 생각했고 내 예상과 달리 엄마가 가지고 온 명란은 한 바가지였으며
심지어 나는 저염명란을 좋아하는데 풀컨디션고염명란이었고 게다가 백명란인줄 알았더니 색입힌 명란이더라...
그러나 공짜로 주신다고 했기에 냅다 받은 나는 내 취향의 저염백명란을 사기 위해 얼른 먹어 치우기로 마음을 먹는데
일단 술안주로 소비하기. 명란 구워서 오이랑 마요네즈랑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짭짤해서 맥주가 무한대로 들어가는 매직
우둔살 사서 직접 썰어 만든 육회는 아름다우니까 특별히 단독사진 좀 넣어봤어
나는 미나리 넣은 육회를 좋아해서 미나리 듬뿍 넣는다고 넣었는데 미나리야 어디갔니 대답을 해다오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도 먹어줘야 하거든요. 사진 찍고 야무지게 다 비벼먹고 알았지 김가루를 빼먹고 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보카도 반쪽 남은 것과 명란, 와사비마요, 달걀 넣어서 김밥도 말아 먹었어
존맛탱!!!!!!
우리 엄마가 자주 해주던 반찬도 했어. 명란에 청양고추, 마늘, 참기름, 참깨, 고춧가루 넣고 비빈 건데
별 거 아니지만 밥이 술술 넘어간다구.
그리고 술안주로도 너무 좋아.
춈미 명란찜이 맛있다고 해서 보니까 우리 엄마가 해주는 명란 반찬에 파만 추가해서 찌기만 하면 되더라고
완죤 짭짤해서 술보다 밥에 비벼서 김에 싸먹으니까 밥도둑 아니 밥강도가 따로 없음 내 밥 다 강탈당함
류수영 원팬 명란 파스타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기에 또 해봤지
개 존 맛
마요네즈가 들어가는데 진짜 묘하게 크림맛이 나. 너무 맛있어서 연달아 두 번이나 해먹었네 해먹었어
마지막에 후추는 많이 뿌려줘야만 그래야 좀 느끼한 걸 잡아주더라고.
명란 바게트도 구웠어 이 정도면 배에서 명태가 새끼를 칠 것 같은 느낌
진짜 맥주안주가 따로 없어
존맛
밥 배부르게 먹고 이거 구웠다가 야금야금 8개 주워 먹으면서 맥주 2캔 해치워버렸어;;
명란으로 알탕 끓이기 명란으로 하면 국물에 조금 더 감칠맛이 난다구 명란이 너무 짜서 걱정이면 물에 좀 담가서 짠기 빼고 끓이는 거 추천해
그리고 명란은 너무 잘게 썰면 국물에 다 흩어지니 꼭 크게 썰기. 근데 안 썰면 짠기 너무 안 빠지니 꼭 썰어서 넣어야해
며칠 신나서 해먹은 포토푀.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나는 소시지를 무한 추가해서 결국 소시지를 많이 섭취할 수 있었지
만들기 쉽고 몸에 좋고 따뜻하고 다 좋은데 금방 배가 꺼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한 솥을 끓이면 하루만에 다 먹기 가능.
등촌샤브샤브를 먹고 싶은데 샤브샤브 혼자 해먹는 건 너무 귀찮으니 한 솥에 다 때려넣고 칼국수로 해먹었어
양조절 못한 죄로 볶음밥 못 먹음. 근데 집에서 샤브샤브 해먹으면서 볶음밥을 해먹은 적이 없음 늘 양 조절 실패로 면 단계 직전에 배가 터저벌임
집에 곱창도 있고 낙지도 있고 새우도 있어서 낙곱새
근데 사실 낙곱새엔 대창이 들어가야하는데 그냥 곱창으로 해봤어
결과= 곱창의 곱이 국물에 다 녹아서 국물이 겁나 구수해졌음.
대창이 아니라서 낙곱새 특유의 기름짐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맛있었다고 한다.
사워크림을 사자니 1리터짜리밖에 안 팔아서 도무지 다 먹어치울 자신이 없는 거야
그럼 어찌하는가
직접 만들어야만
생크림, 요거트, 레몬즙 섞고 하루 방치하면 사워크림이 완성된다는 사실.
사워크림 만들어서 새우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 위에 왕창 뿌려 먹고
새우 타코도 만들어서 먹었어
고수가 없어서 이탈리안 파슬리로 깔롱 좀 부려봤어
요즘 새우랑 홍가리비가 싸다고 자꾸 광고가 떠서
현대인답게 광고에 지고 말았음
착실하게 링크 클릭해서 홍가리비랑 새우를 주문해서 쪄 먹고 구워 먹고 라면까지 야무지게 조져줬지
그리고 새우 1kg으론 새우장을 담갔어.
새우 내장 빼다가 내 성질머리도 다 빼는 줄 알았네.
하지만 결론이 아름다우니 ok입니다
그리고 새우장으로 새우장 덮밥을 만들었어
어째 노른자도 노란색 날치알도 노란색 단무지도 노란색이라 색감 다 죽어버린 맛없어보이는 덮밥이 완성
그러나 맛은 죽어버리지 않았지. 존맛.
소고기 국거리 받은 게 있어서 경상도식 소고기국
우리집은 토란대, 고사리, 숙주나물 넣어서 끓여 물론 파랑 무도 많이많이 넣어야만
손 많이 가고 귀찮아서 한 번에 많이 끓여놓고 냉동실에 보관해놨다가 칼칼한 국물이 그리워질 때면 하나씩 꺼내 먹어
이런식으로 냉동실에 들어간 국이 오 조 오 억 개...
냉동실에는 늘 오징어랑 낙지가 있지
반찬 없을 때 후닥닥 볶아먹기 좋은 오징어 볶음
아침에 귀찮으면 토스트 하나만 먹기도 하는데
토스트의 비법은 아무래도 샌드위치용 햄을 한 장이 아니라 4장 정도 넣어주는 것에 있지
딸기잼과 마요네즈를 바르고 거기에 양배추, 당근, 파 넣어서 부친 두툼한 달걀과 치즈 햄 넣으면 간단 토스트 완성!
돼지고기 전지가 싸게 나와서 1kg 사서 300그램 정도로 쇼가야키 만들었어
일본식 제육인데 간장 설탕 베이스에 생강이 왕창 들어간 고기구이야
달달한데 생강이 상큼하게 잡아줘서 무한히 들어가. 양배추 채썰어서 마요네즈 뿌리고 그걸 고기랑 같이 먹으면 더 존맛
먹다가 양배추 리필 3번 했어
간단하게 자주 해먹는 안주
진미채를 버터, 마요네즈, 설탕에 버무려서 바짝 구운 거야. 재료만 봐도 알 수 있지? 단짠+기름짐의 조합이라는 것을
진미채가 워낙 비싸서 자주 해먹진 못하지만 이것만큼 맥주가 술술 넘어가는 안주가 없다구
사실 맥주는 안주 없어도 잘 넘어가지만
파스타 양조절 언제쯤이면 성공할 수 있을까? 늘 1.5인분을 하고는 다 먹고 배 터진다고 붙잡고 거친 숨을 쉬는 사람 나야나
가끔 땡기는 나폴리탄 해먹었어. 사실 좐슨빌 소시지가 애매하게 하나 남아서 급히 처리하느라 만들었지만
겸사겸사 양송이도 처리하고 피망도 처리하고 피자 시켜먹고 남은 파르마산 치즈도 처리하는 훌륭한 남은 재료 처리용 스파게티였다고 한다.
그리고 사워크림 만들고 남은 생크림과 죽어가는 파슬리를 처리하기 위한 크림파스타까지
분명 한 달 내내 손이 마를 날 없이 뭔가 해먹었는데 사진을 정리하니 딱히 뭘 많이 해먹진 않은 것 같구
그러니까 11월엔 내가 더 열심히 챙겨먹어 볼게
이미 과하다고?
하우에버
더 잘 챙겨먹고 싶은걸
집이 너무너무 좁아서 지금 사람도 밖에 나앉을 판이라 식세기를 도무지 들일 수가 없어! 집을 메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