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지적하는 것처럼 나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이 드라마를 보고서 별로라고 느꼈어. 그리고 별로라고 생각한 이유를 좀 써보고 싶어서 이 글을 써봤어.
1. 서준희 매력없어
다들 제일 치인 부분이 서준희의 매력인 거 같은데 난 글쎄야 감정적으로 행동하는게 너무 치기어린 연하남이야. 그리고 서사가 없어서 저렇게 감정적으로 애틋한 이유도 모르겠고, 저렇게 빨리 달아오른 사랑이 빨리 식는 경우를 현실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빨리 식겠네.. 싶었어.
그리고 꽃바구니에 대처하는 모습도, 공차장에 대처하는 모습도 별로였어. 그 사건들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 중 가장 최악의 방법 중 하나로 대처했다고 생각해.
자기 감정만 중요한 거 아니잖아. 20대 초반도 아니고 드라마에선 서준희가 너무 자기 감정만 생각해 그 이기적임과 자기중심적임이 느껴져. 저게 그냥 정해인 얼굴이니까 덮어지는 것 뿐 평범한 얼굴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거 보면 학을 떼고 도망갈거야 정말.
2. 윤진아는 더 매력없어
서준희야 어려서 그런다고 쳐. 근데 윤진아는 나이가 35이니까 자기 감정만 생각하고 이기적인 모습이 뭔가 더 이해가 안가. 특히 경선이한테 사실을 숨기고 서준희를 만나는게 정말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해. 경선이가 자기를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도 알고 있으면 적어도 기만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해. 자기가 아끼는 친구의 남동생을 그렇게 애틋하게 사랑하게 되었으면 그 사랑에 책임감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행동의 방식은 경선이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돌파하려고 하는 것. 지금의 진아 모습은 그저 서준희라는 남자와 불편하고 힘든 일들은 피하고 오직 편하고 즐거운 일들만 누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도대체 윤진아는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싶었음 진심으로. 서른 다섯인데 자기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은 하고 사는건지 싶었어. 너무 매력이 없는데도 서준희가 미친듯이 좋아하는 거 보고 그냥 얼굴만 예쁘면 장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
3. 평범한 연애?
안판석은 평범한 연애 모습을 그린다고 했지만 평범한 연애라는게 저렇게 둘이 감정적으로 서로에게 미쳐서 주변 누가 피해보는지 고려하지도 않고 불도저같이 자기 감정에 빠져들어서 행동하는건지 모르겠어. 뭔가 저건 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그냥 자기 감정이 이끄는대로 끌려 다니는 것으로 보여.
만약 저 둘이 뭐 사실은 세기의 첫사랑을 할 뻔하다가 헤어졌다든지 (아예 사랑하는 은동아 같이) 아니면 그냥 서로가 20대 초 첫사랑이든지 그런거면 모를까. 알거 다 알고 여러 번 연애해본 어른 남녀가 저런 식으로 연애하는거 정말 납득안돼.
4. 구남친, 이규민을 꼭 저런 식으로 그려야 했을까?
서준희를 매력적으로 그리기 위해서 이규민이라는 구남친이 인위적으로 매력없게 그려진 느낌이었어. 솔직히 1화에서 곤약같다고 말했을 때도 난 이규민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사실 남녀가 열렬히 만나다가도 헤어질 수 있는 거고, 게다가 윤진아가 물어봤잖아. 내가 납득이 가게끔 설명해달라고. 물어봤으니 이야기했을뿐. 연애에 권태기가 왔을 때 사이가 시들해지고 곤약같을 수 있는 거 아닌가.
근데 스토리상 윤진아 구남친은 매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절대악같은 모습을 담당해야 하지. 그래야 서준희가 빛이 나거든. 그래서 이규민이 바람을 피웠다는 설정을 끼워넣었고. 게다가 어제 5화에선 스토커에 나체사진까지 모으는 변태라는 설정까지 추가했지.
근데 이게 평범한가? 평범한 대부분의 구남친들이 바람피다 헤어져서 커다란 꽃바구니 보내고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나체 사진을 깔아두나? (나체 사진을 모았다고 해도 폴더에 깊숙이 숨겨놨겠지. 설마 배경화면으로 깔아둘까?)
정말 평범한 연애를 그리고 싶었다면 이규민 역시 그렇게 '누구라도 비난할만한' 인성쓰레기가 아니라 '적당히 장점있고 단점도 있는' 그런 사람으로 그려졌어야 하지 않은가? 평범한 두 남자이지만 뭔가 한 남자가 더, 서준희가 더 매력있는 것이 '설득력이 느껴지도록 촘촘하게' 그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해. 작가가 저 부분을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 혹은 저걸 그려낼 역량이 부족해서 그저 이규민에게 절대악 속성을 부여했다고 생각해. 그래서 평범한 연애가 아니라, 그 어떤 연애 드라마보다도 극적이고 드라마적인 연애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
5. 스킨십 작작했으면
이것도 서사가 너무 불친절하고 없어서 생기는 불만인데, 난 5화 정말 별로였어. 대리 연애하는 느낌 주려고 용쓰는 건 알겠는데. 너무 작위적이고 인위적이야. "우리 완전 너무 서로에게 빠졌어요! 우리 너무 사랑해요!" 이걸 그냥 노골적으로 너무 겉으로 드러내니까 인위적이야. 마치 억지눈물을 짜내려는 억지감동영화처럼, 억지설렘을 짜내려는 느낌이랄까. 스킨십도 한두번이야 설레지 한 시간 반의 거의 3분의 1은 되는 분량을 꽁냥꽁냥하는 장면으로 넣으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몰입도 잘 안돼..
진짜 간만에 이렇게까지 불호인 드라마는 처음봐서ㅋㅋ 생각정리하려고 써봤어 그냥 내가 느낀 건 역시 드라마는 감독보단 작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싶었어
캐릭터 매력도 없고 스토리도 거칠고 멜로 드라마라면서 특별히 사랑과 연애에 대한 통찰력을 전해주는 것도 아니고 대사도 진부함.
당연히 앞으로 안볼거야ㅋㅋ
그래도 싫은 마음을 털어놨더니 좀 낫다. 사실 한드룸에서도 불호인 글 보면서 공감하며 속시원해함ㅋㅋ 특히 이 드라마 요새 다들 너무 좋아하니까..
아무튼 불호톨들 공감댓글 매우 환영함ㅋㅋ 극호톨들의 다른 견해를 담은 댓글도 환영하지만 이건 그저 내 취향이 반영된 글일 뿐이니 비난하지는 않아줬으면 좋겠어ㅎㅎ 나 역시도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톨들을 비난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 ㅎㅎ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