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지나가던 남자에게 성희롱을 당했어.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다가오더니
“저기 가슴 한 번만 만져봐도 돼요?” 라고 말을 하는거야.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게 맞는지 벙쪄있는 사이에 안돼요? 하더니 점점 다가와서 뒷걸음질 쳤어. 무섭고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어버버 하는 사이에 나를 계속 쳐다보면서 (뒤돌면서) 도망가더라. 길 건너에서 순찰 중인 경찰차 보고 도망간 거일수도.
그제서야 정신이 나서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얼른 신고하라고. 메세지로 신고해도 된다고 해서 생김새, 입은 옷 등을 잊어버리기 전에 신고했어. 이때까지만 해도 고소할 생각은 없었고 또라이가 잡히기만을 바라고 있었어.
집가고 있는데 경찰분께 잠깐 기다리라고 연락와서 기다렸다가 동행했는데 경찰 분이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성폭행이나 성추행은 안되고 성희롱만 적용된대. 고소하시겠냐고 물어봐서 고소한다고 했어. 나한테 손해될건 없어보이고 나 진정시켜주던 친구도 고소하라고 했기도 하고 내가 신고 안하면 그 또라이 못잡는거잖아?
바로 경찰서 가서 진술서 작성하고 돌아왔는데 새벽에 전화가 왔어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엔 성희롱 관련 법이 없어서 고소가 안된대^^......직장 내 성희롱 법은 있는데 그 외엔 없다고. 난 접촉도 없었고 심지어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모욕죄도 성립이 안된대.
그래서 내가 경찰관님 잘못 아닌거 아는데 너무 억울해서 “그럼 저희들은 앞으로도 이상한 말 들어도 가만히 있어야 되냐”고 물었고...경찰관님은 그런 말 하실 줄 알았다고(?) 근데 어쩔 수 없다고. 이 나쁜놈은 잡아야 하니까 적용 가능한 법률을 최대한 찾아보겠다고 하셨어.
그렇게 사건은 금요일즈음 폭력죄로 형사과에 넘어갔는데 오늘 전화가 와서...폭력죄도 적용이 안될 것 같다. 여성 청소년과에 넘기겠다고 하셨어. 그런데 방금 여성 청소년과에서도 성추행 적용이 안된다고 하네....
성추행 당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계속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어....성희롱에 대한 법률이 없다는게 아직도 안믿겨. 접촉도 없고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어떤 수치스러운 말을 들어도.........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우울해 사실 어떻게 보면 그냥 넘길 수 있는 말인데 나만 이렇게 안잊혀지나 싶어서 내가 바보같기도 하고 걔가 더 미친놈이라 칼을 들고 있었거나 말로 안끝났다면? 근방에 아무도 없었는데 난 살아있긴 했을까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내가 또 이런 일을 겪는다면 경찰서 안갈 것 같아. 해바라기 센터가서 쓸거냐 여기서 (진술서) 쓸거냐 했을 때 여기서(경찰서)에서 쓴다고 했는데 ‘하긴 해바라기 갈 만한 내용이 아니긴 해’라는 말도 들었고 그냥 전체적으로 분위기가....딱히 피해자가 신고할 만한 환경은 아니었어. 진술서 작성할 때 내 입으로 상황을 여러 번 말해야 했기도 했고. 만약 더 심한 일을 당했다면 내 입으로 여러 번 말해야하는 상황을 내가 견딜 수 있었을까 싶다
글이 좀 두서없어도 이해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