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글을 어떻게 이렇게 쓰지?' 하고 감탄했던 구절이나

너무 이뻐서 손으로 써보고 싶었던 구절 있으면 써주고가줘~!


내가 이번에 필사용 공책사서 써보고싶어서 글쪘어~






[사립학교 아이들 / 커티스 시튼펠드]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 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발견해 주지 않으면 서글펐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 발터 뫼르스]


나는 지금까지 그림자 제왕보다 더 아름답고 더 거칠고 더 불안스럽고 더 슬픈 것은 보지 못했다. 그는 그 불길들 사이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혼자 있지 않으려고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더니 그는 웃기 시작했다. 내가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그림자 제왕의 그 바스락거리는 웃음소리였다. 그러자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멎었다. 왜냐하면 그가 아주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위대한 유산 / 찰스 디킨스]


You have been in every line I have ever read, since I first came here, the rough common boy whose poor heart you wounded even then.


 

그리고 무엇보다 넌 내가 해가 비치는 곳에 있을 때보다 어두운 구름 밑에 있을 때 날 더 편안하게 대해줬어. 내게는 그게 가장 좋았.”


 

 

[책도둑 / 마커스 주삭]


힘멜 거리의 창문에서 별들이 내 눈에 불을 놓았다. 막스는 그렇게 썼다.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 민음사]

셰익스피어 시대에 어떤 여성이 셰익스피어의 재능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셰익스피어 같은 천재는 교육받지 못하고 노동하며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 가운데서 태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천재는 영국의 색슨족이나 브리튼족에서 태어난 적이 없으며 오늘날 노동계층에서도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천재가 어떻게 여성들 가운데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

 


어느 누구도 이 점에 대해 이보다 명료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겁니다. “요즈음뿐 아니라 과거 이백 년 동안에도 가난한 시인들은 아주 작은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 …… 영국의 가난한 집 아이들은 위대한 작품들을 산출하는 지적 자유로 해방될 희망이 아테네 노예의 아들만큼이나 없는 것이다.” 바로 그것입니다.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들에 달려 있습니다. 시는 지적 자유에 달려 있지요. 그리고 여성은 그저 이백 년 동안이 아니라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언제나 가난했습니다. 여성은 아테네 노예의 아들보다도 지적 자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여성에게는 시를 쓸 수 있는 일말의 기회도 없었던 거지요. 이러한 이유로 나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그토록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 문학동네 / 용경식]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겪어본 후에야 그놈의 행복이란 걸 겪어볼 생각이다.

 


사람들은 창녀들이 젊었을 때는 성가시게 쫓아다니지만 일단 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젊은 창녀들에게는 포주가 있지만 늙은 창녀들에게는 아무도 없다.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늙은 창녀들만 맡고 싶다. 나는 늙고 못생기고 더 이상 쓸모없는 창녀들만 맡아서 포주 노릇을 할 것이다. 그들을 보살피고 평등하게 대해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경찰과 포주가 되어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 아파트에서 버려진 채 울고 있는 늙은 창녀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


 

한밤중에 추워서 잠이 깼다. 나는 일어나서 그녀에게 이불을 하나 더 덮어주었다.

 

 


[비행운 / 김애란]


전에도 이런 날이 있었다. 태양 아래, 잘 익은 단감처럼 단단했던 지구가 당도를 잃고 물러지던 날들이. 아주 먼 데서 형성된 기류가 이곳까지 흘러와 내게 영향을 주던 시간이. 비가 내리고, 계속 내리고, 자꾸 내리던 시절이. 말하자면 세계가 점점 싱거워지던 날들이 말이다.


 

도시 곳곳에는 한쪽 손을 번쩍 들어 택시를 잡은 뒤, 술에 취해 아름답고 어그러진 말들을 차비처럼 내려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때론 두서없고 엉뚱한, 어느 때는 철렁하고 알 수 없는 말들을 반짝이는 동전처럼 흘리고 가는 이들이.

 


 

[고등어 / 공지영]


이건 형한테만 알려주는 비밀인데, 난 여름을 아주 좋아해요. 하지만 아무 여름날이라고 내가 다 좋아하는 건 아니구, 그러니까 이런 조건들을 갖추고 있어야 해. 첫째로 기온이 아주 높고 뭉게구름 피어나는 하늘이 파란 건조한 날씨에, 둘째로 바람이 아주 많이 불고, 셋째로 키가 큰 나무의 나뭇잎들이 햇볕에 반짝이며 팔랑거려야 해요. 그러면 나는 살고 싶어져요. 내 안에서 어떤 생명력이 막 생겨나는 것만 같거든……

 

 


[그 남자네 집 / 박완서]


한번 뒤집혔던 세상이 원상으로 복귀해서 미처 숨 돌릴 새 없이 다시 뒤집혔다가 또 한 번 뒤집히는 엎치락뒤치락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집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고, 그 남자네 집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국가라는 큰 몸뚱이가 그런 자반뒤집기를 하는데 성하게 남아날 수 있는 백성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여 우리는 서로 조금도 동정 같은 거 하지 않았다. 우리가 받은 고통은 김치하고 밥처럼 평균치의 밥상이었으니까. 만약 아무도 죽지도 않고 찢어지지도 않고 온전한 가족이 있다면 우리는 그 얌체꼴을 참을 수 없어 그 집 외동아들이라도 유괴할 것을 모의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욕망하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든, 어떤 모양이든, 부엌이기만 하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 기능을 잘 살려 오랜 세월 손때가 묻도록 사용한 부엌이라면 더욱 좋다. 뽀송뽀송하게 마른 깨끗한 행주가 몇 장 걸려 있고 하얀 타일이 반짝반짝 빛난다.

구역질이 날 만큼 너저분한 부엌도 끔찍이 좋아한다.

바닥에 채소 부스러기가 널려 있고, 실내화 밑창이 새카매질 만큼 더러운 그곳은, 유난스럽게 넓어야 좋다. 한 겨울쯤 무난히 넘길 수 있을 만큼 식료품이 가득 채워진 거대한 냉장고가 우뚝 서 있고, 나는 그 은색 문에 기댄다. 튀긴 기름으로 눅진한 가스 레인지며 녹슨 부엌칼에서 문득 눈을 돌리면, 창밖에서는 별이 쓸쓸하게 빛난다.

나와 부엌만이 남는다. 나 혼자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조금이나마 나은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진맥진 지쳤을 때, 나는 문득 생각에 잠긴다. 언젠가 죽을 때가 오면, 부엌에서 숨을 거두고 싶다고. 홀로 있어 추운 곳이든, 누군가 있어 따스한 곳이든, 나는 떨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고 싶다. 부엌이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한다.

 

 



[기나긴 하루 / 박완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짐 찾는 아래층에 안전하게 발을 디디자 비로소 고래 뱃속을 빠져나왔구나, 하는 현실감이 왔다. 이번 여행길을 통틀어 방금 내린 비행기까지가 다 고래 뱃속의 일로 여겨졌다. 어쩌면 지난 이십 년 동안의 설렘도 목적도 없는 여행이 다 고래 뱃속 안에서의 헤맴이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내 땅에 첫발을 디딘 착지감은 눈 감고도 느낄 수 있는 첫사랑과의 터치처럼 에로틱하기조차 했다. 죽어서도 당신에게 스미고 싶어. 그런 황홀경이었다.

 

논의 벼는 비단폭처럼 선연하게 푸르고, 옥수수밭은 비로드처럼 부드럽게 푸르고, 먼 오대산의 연봉의 기상은 웅장하고, 오대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에 도처에서 내와 개울을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고장이다. 이 땅 어디메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으랴.

그러나 아직도 얼마나 뿌리내리기 힘든 고장인가.

 

초록빛 나는 풀, 나물, 채소 등이 풍기는 풋풋한 시골 들판의 냄새를 우리는 좋아했다. 가깝고 낮은 산들의 초록빛, 멀수록 푸른빛을 띠다가 푸른 안개처럼 번져 보이는 먼, 먼 높은 산들, 밭둑의 미루나무, 마을 어귀 까치집이 매달린 고목, 느릿느릿 꼬부라진 들길, 그런 평범한 풍경들이 그와 함께 바라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그를 바라보는 거였다.

 



 

[/ 메릴린 로빈슨]


이런 날 향기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 말고 되찾은 평안과 안녕을 선포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엄마는 늘 그렇게 했다. 심각한 재난이 지나가고 나면 으레 계피가 든 롤빵이나 초콜릿 케이크, 닭 요리나 푸딩 냄새로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거기에는 이 집에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영혼이 있어.’ 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리하여 돌아갈 고향이 있기만 하다면 마침내 영혼은 자기 고향을 찾아내고 만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박완서]


내가 살아 낸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 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혼불 / 최명희]


그것은 한낱 힘없는 달걀들의 무모한 몽상이요, 벙어리 시늉일는지도 몰라. 눈멀고 귀먹어 민둥하니 낯바닥 봉창이 된 달걀, 껍데기 한 겹, 그까짓 것 어느 귀퉁이 모서리에 톡 때리면 그만 좌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며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겠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온 세상이 다 있어도 나 없으면 쇠용없고, 내가 있으면, 내 인생이 바로 온 세상이여. 가진 것 없다고 넘의 것 욕심 내지 말고, 욕심 내다 헛발 딛지 말어. 인생살이 외줄타기 목숨은 한 가닥인디, 외나무리 다리 건너가다 뒤퉁그러져 그 잘난 뼉다구 박살나까 싶응게.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막 대학 문턱에 들어선 초년생에게 대학은 진리와 자유의 공간이었고, 만 권의 책이었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문장이었고, 지적 갈증을 축여줄 명강의였다. 사랑과 진리 등 온갖 좋은 것들이었다. 나는 그런 것들로 나만의 아름다운 비단을 짤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 베틀에 앉아 내가 꿈꾸던 비단은 한 뼘도 짜기 전에 무참히 중턱을 잘리고 말았다. 전쟁은 그렇게 무자비했다. 그래도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다른 인생을 직조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당초에 꿈꾸던 비단은 아니었다.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성공이 훨씬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누구인가? 잠 안 오는 밤, 문득 나를 남처럼 바라보며 물은 적이 있다.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영혼이다. 80을 코앞에 둔 늙은이이다. 그 두 개의 나를 합치니 스무 살에 성장을 멈춘 푸른 영혼이, 80년 된 고옥에 들어앉아 조용히 붕괴의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 된다. 다만 그 붕괴가 조용하고 완벽하기만을 빌 뿐이다.

 


마당에서 한때 하늘을 뒤덮을 듯이 무성하던 나무들이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잎을 떨구고 있다. 흙에서 난 것들이 그 근원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건 아무도 못 말린다. (...) 아니, 그건 도리가 아니라 그리움일 것이다. 저 지는 잎들이 어찌 섭리만으로 저리도 황홀하고 표표하게 몸을 날릴 수 있겠는가.

 


완행열차를 타고 개성역에 내리고 싶다. 나 홀로 고개를 넘고, 넓은 벌을 쉬엄쉬엄 걷다가 운수 좋으면 지나가는 달구지라도 얻어 타고 싶다. 아무의 환영도 주목도 받지 않고 초라하지도 유난스럽지도 않게 표표히 동구 밖을 들어서고 싶다. 계절은 어느 계절이라도 상관없지만 때는 일몰 무렵이면 참 좋겠다. 내 주름살의 깊은 골짜기로 산산함 대신 우수가 흐르고, 달라지고 퇴락한 사물들을 잔인하게 드러내던 광채가 사라지면서 사물들과 부드럽게 화해하는 시간, 나도 내 인생의 허무와 다소곳이 화해하고 싶다. 내 기억 속의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사라져버렸다 해도 어느 조촐한 툇마루, 깨끗하게 늙은 노인의 얼굴에서 내 어릴 적 동무들의 이름을 되살려낼 수 있으면 나는 족하리라.


 

옛날 옛적에 떠난 내 유년의 뜰이 나를 따라온 것인가.



집에서 보는 한강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해 뜰 무렵이다. 강 건너로는 순한 짐승이 엎드려 있는 것처럼 능선이 부드러운 산봉우리들이 보이고 그 사이로 해가 불끈 솟으면 수면이 금빛으로, 은빛으로 때로는 주황색으로 부서진다. 물속을 노닐던 신비한 물고기가 잠시 그 아름다운 비늘을 드러내 보여준 것처럼 그 순간은 짧다. 짧지만 그런 날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고, 몸도 온종일 개운하지만 황사나 안개에 가려 안 보이는 날은 몸도 마음도 울적하게 가라앉는다.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겐 젖줄이다.

 


아무리 걸출한 여성에게도 어머니는 극복하고자 하나 극복되지 않는 악몽인 동시에 결국은 그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의지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 김구]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친절한 복희씨 / 박완서]


녹물은 안 들었을지 몰라도 밥 뜸 드는 냄새에는 무쇠 냄새도 섞여 있었다. 매캐한 연기 냄새도, 연기가 벽의 균열을 통과하면서 묻혀온 흙냄새도, 그 모든 냄새와 어우러진 밥 뜸 드는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아 이 냄새, 이 편안함, 몇 생을 찾아 헤맨 게 바로 이 냄새가 아니었던가 싶은 원초적인 냄새. 이열치열이라더니 음식 때문에 뒤집힌 비위를 부드럽게 위로하는 이 편안한 냄새.


 

나의 건망증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열쇠나 안경, 가위나 빗, 숟가락, 국자, 마시다 만 커피잔, 먹다 만 빵 조각, 읽던 책 따위가 내가 방금 쓴 근처나 늘 두던 자리에서 감쪽같이 없어지는 일 따위이다. (...) 앞으로 어디서 찾을 것인가 우두망찰하게 되고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피가 머리로 올라오면서 생각의 회로가 엉망으로 헝클어진다. 그리고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집 안에 널린 일용 잡화 생필품에 대해 욕지기가 치밀 것 같은 혐오감을 느낀다. 그것들은 다 싸구려들이고 누군가가 불필요해서 유기한 것들이라는, 그것들의 근본이 나를 욕지기 나게 하는 것이다.

 



 

[아가미 / 구병모]


석류 열매처럼 드러난 속살이 두근거리는 모습은 명백히 생명의 움직임이었다. 결코 아물어가는 상처가 억지로 쑤셔진 게 아니라, 희박한 산소를 찾아 호흡하려는 태곳적 기관의 발현이자 몸부림이었다.

 


곤은 이틀 걸러 한 번씩 그에게 처참하게 밟혀 퍼덕거리고 온몸 군데군데 지느러미가 찢기며 비늘이 툭툭 떨어져 나가면서도 그가 이름을 불러주기만 하면 그에게로 가서 미늘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마리 금붕어가 되었고 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는 일만이 하루 일과의 전부일 때도 있었다.

 

 


[/ 한강]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 문장들이건 흘러나올 것이다.

 


해오던 일을 모두 멈추고 통증을 견디는 동안, 한 방울씩 떨어져내리는 시간은 면도날을 뭉쳐 만든 구슬들 같다. 손끝이 스치면 피가 흐를 것 같다. 숨을 들이쉬며 한순간씩 더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아무도 밟지 않은 첫서리는 고운 소금 같다.


 

시골 본가에 찾아간 밤이면 두 눈 속으로 일제히 쏟아져내리던, 알알의 소금 같은 수천의 별들. 한순간 눈을 씻어 어떤 것도 기억할 수 없게 하던 차고 깨끗한 빛들.


 

무명 치마의 마지막 밑단이 불꽃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 당신을 생각했다. 당신, 올 수 있다면 지금 오기를. 연기로 지은 저 옷을 날개옷처럼 걸쳐주기를. 말 대신 우리 침묵이 저 연기 속으로 스미고 있으니, 쓴 약처럼, 쓴 차처럼 그걸 마셔주기를.

 


 


[모순 / 양귀자]


해질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켠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가슴만 아픈 게 아냐.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는지 몰라. 안진진, 환한 낮이 가고 어둔 밤이 오는 그 중간 시간에 하늘을 떠도는 쌉싸름한 냄새를 혹시 맡아 본 적 있니?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그 시간, 주위는 푸른 어둠에 물들고, 쌉싸름한 집 냄새는 어디선가 풍겨 오고. 그러면 그만 견딜 수 없을 만큼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거기가 어디든 달리고 달려서 마구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나는 끝내 지고 마는 거야…….”

 


이 남자 나영규와 앉아 있으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현실이 보인다. 너무나 일목요연해서 어디 제멋대로인 꿈이나 상상 같은 것은 전혀 끼여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고 잘 정리된 남의 집보다 적당히 너저분한 남의 집이 묵어 가기에는 훨씬 편한 법이다.

 


희미한 존재에게로 가는 사랑.

이렇게 말하면 보다 정확해질지도 모르겠다. 강함보다 약함을 편애하고, 뚜렷한 것보다 희미한 것을 먼저 보며, 진한 향기보다 연한 향기를 더 선호하는, 세상의 모든 희미한 존재들을 사랑하는 문제는 김장우가 가지고 있는 삶의 화두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향해 직진으로 강한 화살표를 쏘지 못한다. 마음으로 사랑이 넘쳐 감당하기 어려우면 한참 후에나 희미한 선 하나를 긋는 남자.

 


사랑하지 않고 스쳐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나는 나인 것이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발버둥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를 학대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특별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찾는 대신 많은 인생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택하기로 했다. 삶의 비밀은 그 보편적인 길에 더 많이 묻혀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로버트 제임스 뮐러]


그 길은 정말 이상한 곳이오. 8월의 어느 날, 길을 따라가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당신이 잔디밭을 지나 내 트럭으로 다가오고 있었소. 되돌아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던 듯 싶소. 달리는 될 수가 없었던 것 같소.

 

 



[세상에 예쁜 것 / 박완서]


그때는 보이는 모든 것이 왜 그리도 아름다웠던지. 젊은 내 새끼들의 옷깃과 검은 머리칼을 나부끼게 하는 바람조차도 어디 멀고 신비한 곳으로부터 그 애들이 특별히 아름답게 보이라고 불어온 특별한 바람처럼 느꼈으니까.

 

어느 날이고 자유를 유보하고 있는 이 답답한 상황이 좋아져서 우리 앞에 자유의 성찬이 차려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전 같으면 아마 가장 화려하고 볼품 있는 자유 먼저 탐을 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겪고 나서는 하고많은 자유가 아무리 번쩍거려도 우선 작고 소박한 자유, 억울하지 않을 자유부터 골라잡고 볼 것 같다.

 

 


[블루 캐슬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자 어떻습니까,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는 아래에서 그리고 태양이 지는 황혼의 고즈넉한 정적 속에서 태곳적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저기에 깃들어 있는 소박하면서도 자꾸만 못 견디게 보고 싶어지는 아름다움을 발견하셨습니까? 늙은 소나무 가지에서 이는 오묘한 하프의 선율이 들리십니까? 전나무들이 노래하는 나직한 노랫소리는요? 양지바른 모퉁이에서 태양의 싱싱함을 담뿍 내뿜는 이끼의 향기가 느껴지십니까? 촉촉하게 젖은 개울가 고사리에 어려 있는 생명수의 싱싱한 냄새가 모든 답답함을 상쾌하게 해갈해주지 않습니까?

 


 

[페어리랜드 / 캐서린 M. 밸런트]


넌 그 스푼을 보자마자 알아볼 수 있어. 호박, 와인, 설탕, 요구르트, 어제, 비탄, 격정, 질투, 내일이 묻어 있는 커다란 나무 스푼이야. 후작은 그 스푼을 잃어도 별로 아쉬워하지도 않을걸. 그것 말고도 좋은 물건들을 잔뜩 가지고 있으니까. 그 스푼을 찾아다주면 우리는 널 위해 작고 검은 버슬과 검은 모자를 만들어줄게. 달 갈매기 떼를 불러 내리는 방법과 시간 저장소를 지키는 거대 달팽이들과 춤추는 방법도 가르쳐줄게.”


 

나무들이 온통 빨간색, 화려한 오렌지색, 황금색으로 물드는 계절, 한밤에 피운 모닥불로 사방에 건조한 나뭇가지 냄새가 배는 계절, 세상이 온통 기쁨으로 넘치고 사과 주스와 캔디와 사과와 호박이 그득한 계절, 차가운 별들이 앙상한 무릎처럼 튀어나온 달을 지나 찢어진 구름 가닥들 사이로 흘러가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죽음은 은밀하게 더욱 목소리를 낮췄다.

잠을 자면 끔찍한 악몽을 꾸거든. 종일 죽음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피부를 벗어서 곱게 접어 장식장 위에 올려놓고, 뼈를 떼어서 모자걸이에 걸고, 죽음의 낫을 낡은 난로 위에 널어 말려. 그리고 쥐와 몰약으로 만든 수프로 멋진 저녁 식사를 해. 어떤 밤엔 질 좋은 레드 와인을 마셔. 화이트 와인은 나랑 안 맞아. 그리고 백합 침대에 눕지만 잠을 잘 수는 없어.”

 


병 속의 동전들은 5센트, 10센트, 25센트가 아니라 시간을 뜻했다. 파월 아주머니의 농장에서 일한 한나절, 킬로리 아저씨를 위해 써준 편지 네 통, 화이트스톤 아저씨의 닭들에게 먹이를 주려다가 수탉에게 팔을 긁힌 매일 아침을 뜻했다.

 


옛날에 내가 내 운명과 논쟁을 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는 운명이 양손으로 제 귀를 막고 제발 화해하자고 소리를 질러대더구나. 내가 말다툼을 아주 잘한다는 뜻이겠지? 그 뒤로는 내 운명이 아주 얌전히 굴었거든. 내가 비스듬히 노려보기만 하면, 알아서 제 몸을 나비매듭으로 묶고 해가 쨍쨍 비치는 곳까지 맨발로 걸어가곤 했어.”

 


운명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네 모습을 작은 장난감처럼 줄여 놓은 모양이다. 설화석고, 에메랄드, 그리고 청금석 조금, 포부, 우연의 일치, 후회, 모두의 기대, 게으름, 희망, 자신이 태어난 곳, 부모, 자신이 두려워하는 모든 것 더하기 자신을 두려워하는 모든 것으로 만들어져 있지.”

 


난 그때 산과 사귀는 사이였어. 남몰래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한밤중의 어둠 아래에서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었지. 그렇게 예쁜 산은 어디에도 없었다. 정말 꼭 필요한 곳에 눈이 쌓여 반짝이고, 화강암과 전기석과 은이 풍부하고, 억겁의 경험에 단련되어 강인하고 현명했지. 그녀가 나를 보았을 때, 그 산의 소나무들이 바짝 긴장했고 봉우리에서 부는 바람은 휘파람처럼 내 이름을 불렀어. 내가 그녀를 보았을 때는 강물이 바위 같은 내 심장을 부수고 나를 새로운 모습으로 조각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예티들은 모두 산과 결혼하나요?” 새터데이가 조용히 물었다.

사이더스킨은 자기만 아는 미소를 지었다. “행운아들만.” 그가 말했다.

 


너도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달이 시간을 만든다는 걸. 모든 달은 시간을 만들어. 그리고 달에서 태어나 달의 바위를 먹고 달의 눈 녹은 물을 마시며 살아가는 예티는 피와 뼈가 가득한 시계와 같지. 우리는 걷고 말하고 운율을 맞춘 노래를 영원히 부른다.”

 


옛날 옛적에, 페어리랜드라 불리는 젊고 아름다운 세계가 있었다. 페어리랜드는 온전히 혼자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이 좋았다. 밖에 나가서 은하들과 실컷 춤을 춰도 되고, 아무 여행자나 마음대로 잡아먹은 뒤 그 자리를 치우지 않아도 되고, 밤낮으로 마법을 켜놓아도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혼자 사는 페어리랜드에게도 많은 친구가 있었다. 해와 달과 별들, 많은 바람들, 네 방향과 그들의 친척인 계절들, 시간과 바다와 운명과 죽음과 혼돈과 물리학과 행운. 이들은 각각 최고의 옷을 차려입고 페어리랜드를 만나러 오는 것을 좋아했다. 해는 소파에 앉아 씨앗 케이크를 먹어치웠고, 혼돈은 우유를 죄다 마셔버렸으며, 동서남북은 카드놀이를 했다. 달은 바다와 춤을 추며 그녀에게 귓속말을 했고, 바람들은 물리학과 춤을 추었으며, 죽음과 운명은 논쟁이 춤처럼 보일 때까지 논쟁을 벌였다. 시간은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려고 애썼지만, 행운이 항상 그를 웃게 만들었다. 페어리랜드는 이런 식으로 행복하게 영원하고 영원한 시간을 살았다. 그녀의 유일한 걱정은 자신이 모두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비스킷을 만들어두었는가 하는 점뿐이었다.”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 반다나 싱]


때로는 다음 모퉁이를 돌면 낯선 나무들 사이로 폐허가 된 할머니의 집을 발견할 것 같은 기분에, 따스한 늦가을의 온기에 싸인 채 할머니의 집 위로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망고나무 껍질을 발견할 것만 같은 확신에,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분명 다락방에는 마법적인 구석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비도 음울하지 않았고 되려 그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때로는 크고 격렬하게, 떄로는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빈번히 미세한 비말이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왔어도, 다른 방처럼 곰팡이가 피는 법도 없었다. 다락방의 빛은 따스하니 노랬고, 공기에서는 근사한 흙냄새가 났으며, 가운데가 푹 꺼진 침대는 아이들이 온몸을 쭉 뻗고 드러누워 점토 덩이가 아파르나의 손길 아래 어떤 모양이 되는지 구경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장소였다.

 


 

[내 생애의 아이들 / 가브리엘 루아]


그것은 엄청나게 큰 들꽃 다발이었다. 그러나 나비처럼 가볍고 간신히 한데 묶여 금방 사방으로 흩어져버릴 것 같으면서도 풀어지지 않은 그 꽃다발은, 다만 약간만 열린 모습으로 아직 이슬에 젖은 신선한 꽃잎을 드러내 보이면서 내 위로 날아와서 떨어졌다. 나는 그렇게 많은 종류의 들꽃들이 한데 모인 꽃다발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그 주변에 들꽃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여름 동안 줄곧 그늘에 가린 시냇가의 저 하베네르꽃들처럼 생각지도 못한 구석 깊숙한 곳에 숨어만 있는 다른 꽃들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자신의 봉헌물에 그 아름다운 계절의 어느 작은 꽃 한 가지도 빠지지 않도록 이른 아침부터 숲 속으로, 마른 땅 젖은 땅으로, 심지어 산으로 올라가는 첫 번째 비탈에까지 찾아 헤매는 메데릭을 상상해보았다.



나는 무릎 위에 얹어놓은 꽃다발에 눈길을 던졌다. 보드라운 풀줄기가 리본처럼 주위를 둘러묶고 있어서 아직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내 뺨에 가져다 댔다. 섬세한 향기가 배어들었다. 그것은 태어나자마자 벌써 죽어가기 시작하는 젊고 연약한 여름을 말해주고 있었다.






소설뿐만 아니라 노래가사, 영화대사, 시 등등 다 상관없으니 편하게 덧글달아줘!


  • tory_1 2020.02.26 00:1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1 01:17:31)
  • tory_2 2020.02.26 00:10
    와...정성글 일단 추천부터 하고간당
    당장 생각나는 건 없는데 있긴 있거든!!
    찾아서 댓글 달러올게!
  • tory_3 2020.02.26 00:23
    은희경-새의 선물

    건조한 성격으로 살아왔지만 사실 나는 다혈질일지도 모른다. 집착 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사실은 집착으로써 얻지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껴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데에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최은영-몫
    이제 잘 모르겠어...
    희영이 거기까지 말하고 안경을 고쳐 썼다.
    글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겠어. 정말 그런가..... 내가 여기서 언니들이랑 밥하고 청소하고 애들 보는 일보다 글 쓰는게 더 숭고한 일인가,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누가 내게 물으면 난 잘 모르겠다고 답할 것 같아.
    희영은 열어 놓은 창가를 바라 보며 말을 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는 생각만으로 사는 사람들. 편집부 할 때,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 내가 그랬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달랐겠지만.


    황정은-야만적인 앨리스씨

    팽창하고 팽창해서 별들 간 간격이 엄청나게 멀어져버린 갤럭시에서 앨리시어는 한 점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한 점 먼지도 되지 않는 앨리시어의 고통 역시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갤럭시는 좆같다.
    앨리시어의 고통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 갤럭시란 앨리시어에게도 아무것이 아니다.
  • tory_65 2020.02.28 06:47
    황정은씨 글 너무 좋다 ! 고마워 ~
  • tory_4 2020.02.26 00:2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1/24 22:19:13)
  • tory_5 2020.02.26 00: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0/08 09:42:31)
  • tory_6 2020.02.26 00:4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7 11:52:57)
  • tory_7 2020.02.26 00:45
    우린 그걸 질투라고 부르겠지. 후회라고 하면 가슴 아플 테니까.
  • tory_8 2020.02.26 00:56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 마지막 문단이 너무 좋아서 고등학교 시절 사물함에 넣어두고 읽고 또 읽었어
  • tory_9 2020.02.26 02:28
    좋은 글 고마워 톨아! 스크랩 해놓고 하나하나 다시 읽어봐야겠어.
    나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시 하나 두고갈게.

    한강-서시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꺼야.
  • tory_22 2020.02.26 09:35

    나도 이 시 정말 좋아해ㅠㅠㅠ

  • tory_10 2020.02.26 03:36
    고마워!!! 정성글은 무조건 추천

    초조한 마음-슈테판 츠바이크// 이 문장 읽고 띵하더라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바람과 함께사라지다-마거릿 미첼/ 유명하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는 대사
    Tomorrow is another day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
  • tory_11 2020.02.26 04:56
    아 나도 필사하는거 취민데 요즘 필사하는 책 구절 써볼게 나는 좋아하는 장면 위주로 필사하거든ㅋㅋ

    그들은 연고도 돈도 없이 계급의 울타리 밖에서 살아야 했다. 그들은 죽을때까지 노동하고 서로에게 충실해야 했다. 그래도 영국은 그들의 것이었다. 그것은 사랑의 동행과 함께 그들이 받을 보상이었다. 영국의 공기와 하늘은 그들의 것이지, 영혼을 잃고서 작고 갑갑한 상자들만을 소유한 수백만 겁쟁이의 것이 아니었다.

    터져오르는 흥분 속에서 모리스는 알렉을 가까이에 느꼈다. 그렇지 않았고 그럴수도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이 장려함의 어딘가에 있었고 그러므로 찾아야 했다.

    소설 모리스인데 상류층인 모리스가 자신이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사회적으로 금지된 사랑을 택하고, 그 선택을 평생 후회하지 않을거라는 느낌을 주는 저 구절이 너무 좋아...
  • tory_12 2020.02.26 05:29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태풍 오기 하루 전 여름 밤이야
    잔잔한 바람과 나뭇잎이 지저귀는 소리 솨-아
    긴머리 늘어뜨린 그 여인을 보는 내 두근거림까지 완벽한 앙상블
  • tory_13 2020.02.26 05:3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1/06 18:56:32)
  • tory_14 2020.02.26 05:47
    햇빛처럼 행복하고 바다처럼 길들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무슨 이탈리아 선생님의 방학숙제에 포함되어 있는 구절이었던 것 같은데 잊혀지지가 않음..ㅋㅋㅋㅋ
  • tory_15 2020.02.26 05:53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을 멈추지 마라.
    인생 항로의 파도는 높고 폭풍우가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문병란 시인의 시라는데 너무 좋아하는 글이야 ㅠㅠ
  • tory_16 2020.02.26 08:25
    다들 너무 좋은글귀 고마워!!! 올해는 진짜 책 부지런히 읽어야겠다ㅎㅎㅎ
  • tory_17 2020.02.26 08:34
    고마워 톨아 스크랩할게!
  • tory_18 2020.02.26 08:51

    예쁜 건 아닌데....한번 보고 되게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나는 이 속된 도시가 좋다. 여기에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김중혁 작가. 

    속되다는 것과 좋다는 것이 안어울리는데 뭔가 강렬해서 몇 번이고 따라썼어!! 

    그리고 김연수 작가의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모른다, 라고 해야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란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요거! 
  • tory_19 2020.02.26 08:52
    이 문장 어디서 나온건지 물어봐도 될까?! ㅠㅠ
  • tory_22 2020.02.26 09:37
    @19

    김연수 작가꺼는 <세계의 끝 여자친구>

  • tory_18 2020.02.26 13:38
    @19

    김중혁 작가님 문장은 <1F/지하1F> 에서 작가의 말! 

  • tory_20 2020.02.26 09:08

    천천히 읽고싶어서 스크랩 했어ㅠ좋은 글 고마워!!
    최근에 나도 메모했던 글 남기고 갈게.


    한 때는 살아가는 일이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여긴 적이 있었다. 평화롭게 안착할 세상의 어느 한 지점.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디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내 자리라는 것.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면 스스로가 하나의 공간과 위치가 된다는 것.

    내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제자리라고 여기게 되었다.  

    -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tory_21 2020.02.26 09:31
    좋은 글 고마워
  • tory_23 2020.02.26 10:12
    좋은 글들 올려줘서 다들 고마워
    나도 하나 보태볼게
    +++++++++++++++++++
    슬프자, 실컷 슬퍼 버리자.
    지자, 차라리
    이기지 말아버리자.

    김사인 시인의 ‘불길한 저녁’의 한 구절이야
    이 시 읽고 정말 많이 울었고 지친 내게 힘이 돼 주었어
  • tory_24 2020.02.26 10:41

    항상 후루룩 읽는 편이고 책에 표시도 잘 안해서 적을 수 있는 문장이 없는 게 너무 아쉽다. 추천이랑 스크랩 했어. 좋은 글귀 공유해줘서 고마워!

  • tory_25 2020.02.26 10:48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 tory_26 2020.02.26 11:14
    예전에 빨간머리 앤에서 로버트의 시선에 대해서 말했던 게시글에 있는 글이 예뻐서 저장하고 있어!

    "...쏟아지는 황금색 햇빛을 실컷 쬐고-바다는 새벽에 은빛이 되고 낮에는 사파이어 빛이 되고 해질녘에는 진홍빛으로 물들고-그리고 당신이 기다리고 있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다시 길모퉁이에 왔어"

    "길버트는 언제나 자신을 가리켜 오래 전에 결혼한 남자라고 말하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연인의 눈으로 앤을 바라보았다.
    앤이 정말로 자기 사람이라는 것이 아직도 완전히 믿어지지 않았다.
    길버트의 마음은 아직도 앤 앞에서는 발 끝으로 서는 느낌이었다."
  • tory_27 2020.02.26 11:56
    때때로 나는 마법에 걸린 듯한 대도시의 황혼 녘에 주체할 수 없는 고독감을 느꼈고,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가령 식당에서 외롭게 저녁을 먹을 시간을 기다리면서 쇼윈도 앞에서 서성대는 가난한 젊은 사무원들, 밤과 삶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들을 낭비하며 어스름 속을 헤매는 젊은 사무원들에게서 말이다.



    나는 그녀가 남편을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애무와 육체적 위안에 대한 여성적 반응, 대개의 여자는 마음속으로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사랑이라는 것을 그 이상으로 치지는 않는다. 그것은 포도 넝쿨이 아무 나무나 타고 자라듯, 어떤 대상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수동적인 감정이다. 세상의 지혜는 그런 감정의 힘을 알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원하면 여자에게 그 남자와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사랑은 나중에 절로 생기게 마련이라고 장담하면서, 그것은 안전감에서 오는 만족, 재산에 대한 자랑스러움, 누군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오는 정이라고 할 수 있다.그 감정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여자들은 거기에 무슨 정신적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는 이곳 외딴섬에 와서 고향에서처럼 혐오의 시선을 받지 않고 오히려 동정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의 기행도 여기에서는 너그럽게 허용되었다. 토박이든 유럽인이든 이곳 사람들은 그를 괴짜로 보긴 했지만, 워낙 괴짜들을 많이 보아온 사람들이라 그럴 수도 있으려니 생각하였던 것이다. 세상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는 것, 사람은 자기 바라는 대로 되는 게 아니라 생겨먹은 대로 된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둥근 구멍에 모난 못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곳에는 별의별 구멍이 다 있어, 제 구멍을 찾지 못하는 못은 없었다.



    절대로’란 말을 남발하는 시기는 축복받은 시기다. 때가 되면 온다. ‘절대로’ 뒤에 오는 말들이 후드득 떨어지고 마는 시기가.
    ‘절대로’ 뒤에 이러저러한 마음을 세워보고 몸서리치던 어린 나를, 한 치의 의심 없이 코끝을 높게 올리고 무슨 맹세처럼, 혼자 중얼거리던 내 어린 마음을 가련하게 여기는 때가 온다.



    그리하여 짤막하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 버렸다. 나는 한낮의 균형과, 내가 행복을 느끼고 있던 바닷가의 예외적인 침묵을 깨뜨려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그 움직이지 않는 몸뚱이에 다시 네 방을 쏘았다. 총탄은 깊이, 보이지도 않게 들어박혔다.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누난 나보다도 훨씬 행복하니까 좋은 사람이 돼야 해. 아빠는 늘 내 결점만 이야기하고 야단만 치니까 자연히 난 나 자신을 잃게 돼. 그래 아빠가 자주 말씀하시듯이 정말로 한 푼 어치의 가치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의심이 들어. 그러니까 내 성격이 비뚤어지고 고약해져서 누구나 보기 싫은 거야!나라는 사람은 아무 가치도 없고 성질도 나쁜 데다 거의 언제나 기분이 우울하단 말이야. 그러니 그렇게 하려면 해도 좋아.. 누나는 귀찮은 일을 한 가지 더는 셈이지. 캐서린, 다만 이것만은 믿어줘. 나도 누나같이 상냥하고 친절하고, 또 착해질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려고 한다는 걸 말이야. 그리고 나도 누나처럼 행복하고 건강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걸 믿어줘. 만약 내가 누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 말이지, 누나의 그 친절한 마음씨 때문에 누나가 나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나도 누나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믿어줘.
  • tory_27 2020.02.26 11:58
    하지만 원래 팬이란 ‘믿는 자’라기 보단 ‘사랑하는 자’이며, 사랑하는 자는 끊임없이 번민하고 의심하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던가?어떤 보이지 않는 기적보다 단 한 번의 접촉이 믿음을 만든다면 구세주는 기꺼이 그 소맷자락을 내미는 게 옳았다.. 나는 그것을 만지지 못해 애가 탔다.


    우리는 어째서 우리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요. 어째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요. 어째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가장 친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말로만 표현하게 될까요. 가끔은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욕을 하고, 욕을 하면서도 그게 욕인지 모르고 멍하니 있기도 해요,. 그게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최상급의 단어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도저히 지금 눈앞에서 범람하는 이미지에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일까요. 멤버들을 볼 때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씨발, 죽어도 좋다, 예요. 자동 인형처럼 씨발, 죽어도 좋다. 토시하나 안 틀리고요. 그 말을 나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제정신이 들 때까지 반복해요. 그럴 때의 나는 아마 미친 사람처럼 흰자가 번들거리고 있겠지요,.. 그러나 말하고, 또 말해도 이상하게 그 말만은 닳지 않는 것 같고 오히려 어떤 말보다 진실에 가깝다고 느껴져요.


    내가 사랑한 남자들은 언제나 육체적으론 가장 아름답고, 정신적으론 불안정한 시기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리석고, 맹목적이며, 스스로 그것을 알지 못했다. 취향이 없고, 말이 많으며, 언제나 노골적으로 애정을 갈구했다. 나는 그 눈멂을 무척 사랑했다.


    사랑하는 동안 나는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괴로워했다. 그랬기에 만옥의 얘기처럼 어떤 말로도 그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언어에 그들을 가둔 건지도 모른다. 나는 몇 번이나 그들을 파괴하려고 했다. 그들을 이해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고 했고 극것이 실패하는 순간의 감미로움에 취했다. 한마디로 정말 병에 걸린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계속되는 반복 속에서 우리는 굶주린 자가 음식 이름을 외는 것처럼 사랑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기다리다가 기다림 자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처럼 지치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는 안온함을 느꼈다.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어째서 나는 사랑하길 포기한 걸까. 기다림에 지쳐서? 아니다. 나는 기다림이 좋았다. 사랑한다는 것은 곧 기다림이었으므로 그것은 언제나 달콤했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나는 그들을 알게 된 이후 매 순간이 기다림이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문장을 쓰며 그 순간을 간신히 버티던 것을 기억한다. 그렇다면 나는 고통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포기했던 걸까?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도 없었다. 나는 고통이 좋았고, 어떤 면에선 그것을 자발적으로 원한 사람이었다. 불확실한 고통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보다 낫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그 미소가 좋다.
    정말 좋아서
    열 번 중 열 번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만남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기다리고, 만나고, 흥분에 찬 상태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매일매일 반복되는데 어째서 지치지 않는 건지. 아니 지치지 않는 건 둘째 치고 매번 신기하기까지 한 건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고 나는 나를 감당하지 못한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 중에 이런 말을 한 친구가 있다. 나는 평생을 앓은 사람. 그때마다 사랑하는 일에 대해, 고통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이라, 언제나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했다. 멀어지기 전 그 친구는 나에게 네가 사랑하는 건지 괴로워하는 건지 헷갈린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그만두지 못할 거면 즐겁게라도 해.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하자! 그러나 나는 천성적으로 그게 불가능했다. 어떻게 즐겁게 해? 보지 못하는 날엔 눈앞에 없어 괴롭고, 보는 날엔 그가 나를 알아 보지 못해 괴로운데, 그룰 웃게 할 수도 없고 내이름을 들려줄 수도 없는데.


    나는 절망했다. 너를 갖길 원하지만 너를 말하지도 못해서 절망했다. 뭘 팔아야 너를 가질 수 있을지 몰라 절망했다.


    너는 일생을 사랑하는 걸 취미로 삼은 사람이었다. 본 영화도 읽은 책도 들은 음악도 많지 않았지만 사랑만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했다. 어느 날 고통에 못 이긴 듯 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더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아. 병이야. 그러나 내가 너의 병이 된 적은 없었다. 너의 병이 나만은 비껴갔다. 나는 이것이 두고두고 서운했다.
  • tory_36 2020.02.26 15:52

    환상통ㅠㅠ구구절절 공감되는 명문 많았지...오랜만에 다시 읽고싶네

  • tory_28 2020.02.26 12:14

    너무 좋은 글이다 ㅠㅠ 스크랩하고 나도 하나 적고 갈게


    하지만 어떤 기억은 한 인생을 사로잡는다. 어느 쪽이 진짜 기억인지보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선명하게 빛나는 기억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이다.

  • tory_29 2020.02.26 12:29

    너무 좋다 스크랩할게 나는 웹툰 보다가 나온거 적을게!


    종종 내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지.

    여름의 우울을 치료할 방법은 없어. - 에디 코크란



  • tory_30 2020.02.26 12:48
    너무좋다ㅜㅠㅠ
  • tory_31 2020.02.26 13:00

    다 너무좋다 ㅠㅠ 몇몇 책은 읽어봐야겠다 올려줘서고마워!

  • tory_32 2020.02.26 13:24

    문장들 너무 좋다ㅠㅠ 나도 요새 필사하고 싶었는데 고마워~! 스크랩하고 잘 보고 가!

  • tory_33 2020.02.26 13:37
    소랍의 방문을 닫으며, 용서는 그렇게 싹트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연을 쫒는 아이
  • tory_34 2020.02.26 13:59
    "울었던 적도 많아요. 바위를 언덕으로 밀고 올라가는 것 같은 이 일을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하지만, 자기연민에 빠져있어봐야 소용없으니까 다시 힘을 낼 방법을 찾죠."

    .

    우리는 지금 영원히 서로 만나는 순간에 서 있다. 즉 영원을 지속시켜온 방대한 과거와, 이미 기록된 시간의 최후까지 돌진하는 미래 사이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영원의 어느쪽에서도 살 수 없다.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다가는 육체나 정신 모두 파괴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만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는가.
  • tory_58 2020.02.27 09:01

    톨톨 위에 따옴표 속 대사 출처가 어디야?

  • tory_34 2020.02.27 18:13
    @58 그릿-앨리스 더크워스 책이야!
  • tory_35 2020.02.26 14:50
    인간의 고통은 기체의 이동과 비슷하다. 일정한 양의 기체를 빈방에 들여보내면 그 방이 아무리 크더라도 방 전체를 고르게 채운다.
    인간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 고통의 크기와 상관없이 우리 영혼과 의식을 가득 채운다. 고통이란 완전히 상대적인것이다.
    죽음의 수용소
  • tory_37 2020.02.26 17:1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30 02:44:19)
  • tory_37 2020.02.26 17:2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30 02:44:02)
  • tory_38 2020.02.26 17:25

    좋은글 고마워~ 스크랍할게!

  • tory_39 2020.02.26 18:38

    지우지 말아줘...ㅠㅠㅠ

  • tory_40 2020.02.26 19: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23 02:39:33)
  • tory_41 2020.02.26 19:20
    다들 좋은 글 고마워! 스크랩할게!
  • tory_42 2020.02.26 19:23
    고마워~~~!! 필사 진짜 매력있는 취미야 ㅠㅠ
  • tory_43 2020.02.26 19:40
    크흐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 추천놓고 스크랩해갑니다!!!
  • tory_44 2020.02.26 19:4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5/09 01:07:27)
  • tory_45 2020.02.26 21: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10 01:47:23)
  • tory_46 2020.02.26 21:46
    좋은 글 많다! 두고두고 보면서 필사하려고 스크랩했오 고마워!
  • tory_47 2020.02.26 22:50

    헉 다 너무좋은글들이라 스크랩했오ㅠㅠㅠ제발 지우지말아죠ㅠㅠ

  • tory_48 2020.02.26 23:21

    너무 감동적이다 ㅠㅠ 댓글도 주옥같고 글도 너무 정성스럽고 좋으네 고마워 

  • tory_49 2020.02.26 23:31
    이글 너무 좋다ㅠ 댓글토리들도 문학적이야ㅠㅠ
  • tory_50 2020.02.27 00:45
    피는 꽃을 보고 즐거워하는 대신 꽃을 피우는 대자연의 섭리의 일부가 될 테고, 육신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대신 무심한 바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옷깃을 스치게 될 터이다. 또 자식들은 가끔 내 생각을 하며 그리워도하고, 나를 닮은 목소리로 제 자식을 나무라고, 나를 닮아 잘 웃으며, 열심히 일상을 살다가 문득 자신의 나이들어가는 모습에서,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죽은 에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 자식들이 이 에미가 남기고 간 희미한 자국을 혐오하지말고 따뜻이 받아들였으면 하는 게 이 세상에 대해 내가 아직도 못 버리고 있는 미련 중의 하나이다.



    <나를 닮은 목소리로> 박완서
  • tory_51 2020.02.27 01:49
    박완서 작가님 명문이야 진짜...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을 문장이란 게 이런 걸까? 왠지 모르게 울컥해지는 문장들이 많네 찐톨과 댓톨들 올려준 문장 나오는 책 하나하나 다 정독하고 싶다!!
  • tory_52 2020.02.27 02:1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4/27 22:37:38)
  • tory_53 2020.02.27 03:30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 tory_54 2020.02.27 04:12
    와... 글부터 댓글까지 좋다... 스크랩해놓고 담에 나도 좋은 문장 남기고 갈게
  • tory_55 2020.02.27 06:4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3/27 21:16:08)
  • tory_56 2020.02.27 07:5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8/14 04:08:19)
  • tory_57 2020.02.27 08:34
    여기 넘 좋다 ㅎㅎㅎ
  • tory_59 2020.02.27 09:08

    아침부터 좋은 글귀들 봐서 고맙다~~~

  • tory_60 2020.02.27 14:19

    글귀들 다 너무 좋다

  • tory_61 2020.02.27 16:49

    people may say i can't sing but no one can ever  say i didn't sing


    사람들이 나에게 노래를 못한다고 할 순 있어도 아무도 내게 노래를 하지 않았다고는 못 할 거에요

  • tory_61 2020.02.27 16:51

    병같은 너의 사랑이 나만은 비껴갔다. 나는 그게 두고두고 서운했다. -이희주, 환상통



  • tory_62 2020.02.27 20:37

    인간보다 수명이 훨씬 짧은 개와 고양이를 반려라고 생각하면 너무 애닲다. 무슨 반려들이 이토록 자주, 먼저 떠나는가.

    <여행의 이유,김영하>


    반려동물을 한번도 길러 본 적 없는데 이 구절 읽고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더라고...

  • tory_63 2020.02.28 00:2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2/28 01:04:28)
  • tory_64 2020.02.28 04:02
    주글 수밖에 없어서 미안해. 주거서 미안해.
    나이 먹어서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서, 이 빌어먹을 암에 걸려서 미안해. 가끔 개떡 지수가 안 개떡 지수를 넘어서 미안해.
    (···)
    비정상이었던 거 미안해.
    사랑한다.
    우라지게 사랑한다.
  • tory_66 2020.02.28 09:20
    다 너무 좋다ㅜㅜㅜ 집에 가서 한번 더 읽어봐야지
  • tory_67 2020.02.28 10:52
    너무좋다
  • tory_68 2020.02.28 21:12
    [세상이 몰래 널 사랑하고 있어]

    더 많이 실수하고 더 바보가 되고 더 자주 고집피우기를, 단지 이유가 궁색해 뒤돌지 말기를.

    긍정적인 에너지가 언제나 유용한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에너지는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생각 없는 행동과 말은 나 자신의 감정을 오염시킨다. 이는 스스로에게 짓는 범죄이고 타인에 대한 침해이다.

    생각 없이 내뱉었던 말들이 어쩌면 내 마지막을 향해 날아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시적인 후련함을 누리려다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 수도 있다.

    짧은 인생, 당신이 언제나 즐거웠으면 좋겠다.
  • tory_69 2020.03.02 01:16
    난해한 주파수,

    쓰린 속처럼 풀리지 않는 것들이 있다

    가령, 세상은 엉킨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고

    지이직-- 내 삶은 자주 혼선된다

    누구 하나 날 부를리 없는 깊은 밤

    세상천지에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데

    내 몸 속엔 밤마다 나를 깨우는 귀뚜라미가 산다


    정해종 시인의 난해한 주파수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시
  • tory_70 2020.03.02 02: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6/26 19:04:57)
  • tory_71 2020.03.02 20:05
    만화책두 괜찮니??? 이 글보고 뭔가 하나 남기고 가고 싶어서 메모장 뒤졌는데 내가 좋아하는 대사가 적혀있어서 남겨봐




    피냄새...
    경내에 진동을 하는구나
    아직도 그리사느냐?

    앞으로도 이리 살듯 합니다.

    조금도 슬프지 않은 이야기냐?

    슬퍼해야 합니까?
    ...하물며 두렵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

    두렵지 않아?
    네 목숨을 노리는데도?

    두려운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리 살다 눈 감아도 아쉽지 않은 세상이라서요.

    .......나오.
    빗발이 거세다.
    이쪽으로 오너라.

    여기 있겠습니다.

    너의 스승께선 말씀이 길어지실 듯하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피에 젖은 남자가 비 좀 맞은들 어떻습니까?

    내가 싫구나.
    내가 안타까워.
    내가...슬프구나.


    -플라티나 / 김연주 -
  • tory_72 2020.03.02 22:5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3/02 22:58:50)
  • tory_72 2020.03.02 23:0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3/02 23:00:22)
  • tory_72 2020.03.02 23:00


    현재는 나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과거만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시제가 되었다.

    현재라는 것은 과거 옆에 가져다놓으면 지금은 없는 사람의 기억을 되살려내며 나를 조롱할 뿐이었다.

    미래라는 것은 더욱더 비참한 부재 상태를 의미할 뿐이었다.






    -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253


  • tory_72 2020.03.02 23:02
    “평화롭게 살려면 아는 것을 다 말하지 말고, 보는 것을 다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 


    예쁜문장이라기보단 너무 공감돼서 ㅎ
  • tory_73 2020.03.04 23:14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 tory_74 2020.03.11 20:11
    고마워 김구선생님 말 다시 봐도 감동이다ㅠㅠ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 김구]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도 생각나는 구절있으면 가져올게
  • tory_74 2020.03.11 20:21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사랑하는 뽀르뚜가, 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tory_75 2020.03.15 23:37
    우와 너무 좋다.. 나도 마음에 깊게 남는 글귀가 생기면 댓글 남기러 다시 올게
  • tory_76 2020.03.17 05:38
    와....나 첫번째 구절 몇번을 곱씹은지 모르겠어 ㅜㅜ 너무 공감돼
  • tory_77 2020.03.24 22:12
    잘 읽을게
  • tory_78 2020.04.10 23:49
    모르는 300만명을 대상으로 상황 요약을 한 후 조언을 구하는 심리를. 원하는 답을 그 300만 명 중의 누군가가 해줄 때까지 기다리고 싶은 것이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 받고 싶은 것이다. (멜랑콜리해피엔딩)
  • tory_79 2020.04.28 17:2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0 16:02:53)
  • tory_80 2021.05.21 17:16
    고마워 톨아!
  • tory_81 2021.06.16 10:52
    고마워~~~
  • tory_82 2021.09.24 14:40

    고마워 잘 읽고가!

  • tory_83 2022.05.16 22:39
    좋은글 정말 많다 ...
  • tory_84 2022.05.27 00:19
    좋은 글 너무 많아 하나씩 필사해볼게 고마워
  • tory_85 2022.06.09 03:21
    고마워!!
  • tory_86 2022.07.16 02:52

    ㅁ너무 좋다

  • tory_87 2022.07.31 18:02
    고마워~ 스크랩할게!
  • tory_88 2022.08.03 01:21

    요즘 필사할 거 찾는데 너무 좋은 글이야... 스크랩 해갈께

  • tory_89 2022.08.20 01:19
    톨들이 적어준거 다 좋다 ㅠㅠ
  • tory_90 2022.10.12 15:4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6/14 19: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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