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거 쓴 톨인데 내가 저번 글에서 선우는 두사람 관계 공고히하는 역할인 것 같다고 썼는데 저거 보고 글쓴 톨이 있는 것 같아섴ㅋㅋㅋ 내가 왜 저렇게 생각하는지 정리해봤어.
나는 일단 현진정연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중. 왜냐면 독자들이 그냥 보기에 선우 넘나 이물질이고 쟤땜에 정연이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주는 존재인데 생각해보면 정연이는 선우한테 이성적으로 흔들린 적이 한번도 없어. 많은 톨들 뒷목 잡게 했던 울렁- 이런것도 선우한테 연애감정으로 흔들려서 그렇다고 확신하기엔 되게 애매한 부분임.
내가 봤을 때 정연이는 지금 선우한테 '예전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 있어서 자꾸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 가정폭력, 편모가정, 홀로 큰 청소년기, 부모한테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 외로운데 외롭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 남한테 부담 주거나 짐되기 싫어하는 성격..
사실 이건 다 자기자신의 과거일 뿐인데 정연이는 선우를 대입하며 자기식대로 해석함. 알고보면 선우는 정연이랑 자라온 환경도 본인 성격도 매우 다름
편부가정이지만 다정한 아버지한테 사랑 받으면서 컸고 혼자 지낸 시간이 많다는 거에 큰 의미 안두고 있고 아빠가 더 힘들까봐 자기 힘든 걸 숨긴게 아니라 내가 힘든 걸 딱히 아버지한테 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타입이고 지금도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거나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고 외로움 타는 게 아니라 정연이가 좋으니까 정연이를 현진이한테 뺏기기싫어서 응석부리고 옆에 있어달라고 하는 건데 받아들이는 정연이는 자기 과거를 비춰서 선우한테 감정이입하고 있는 거... 아.. 얘가 집에 혼자 있기 싫은가보다. 아.. 그래 아플 때 혼자있으면 서럽지... 이런 식으로.
한편 현진이는 정연이가 선우한테 느끼는 감정이 연애감정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자기가 정연이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서 사귀게 됐다고, 우연히 정연이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자기가 옆에 있어준 덕에 점점 스며든 관계라고 생각해서 지금 정연이가 선우한테 느끼는 감정들에 불안해하고 있음.
그래, 지금은 그저 동생이고 연민이고 동질감이고 이해겠지. 근데 너 나랑 사귈때도 그렇게 시작했잖아. 이젠 그 대상이 쟤(선우)가 되면 어떡해?
이런 식.. 연애감정 아니더라도 확실히 선우의 등장으로 정연이 일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고.
나는 두사람을 가장 위태롭게 하는 요소가 정연이의 트라우마를 기저로 한 나약함이라고 생각하거든. 애가 상처가 많다보니 사실은 자존감도 낮고 자신감도 없음. 그래서 현진이와의 관계에서 항상 불안해하고 뭔가 불만족스럽고 조심스러워.
현진이 부모님 오셨을 때도 그 자리 자체가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서 싫다기 보단 얘네 부모님이 나 싫어하면 어떡해? 내가 눈에 안 차면 어떡해? 화목한 가정에 내가 재뿌리는 거면 어떡해? 이런 생각때문에 겁나서 만나기 거북해했던 거고.
근데 자꾸 이런식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정연이가 속마음 숨기고 한발 빼버리니까 현진이는 불안해서 미치겠는 거. 안그래도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 선우가 거슬려서 미치겠는데 정연이가 애매한 태도를 보이니까... 그래서 원래는 쿨하고 자존감 높고 마이웨이 쩌는 성격인데 정연이 일에 있어선 자꾸 예민해지고 집착하게 되고...
나는 이게 두사람 ㅅㅅ할 때 모습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하거든.
정연이는 현진이의 ㅅㅅ방식에 갈증을 느낌. 현진이가 안참고 하고싶은대로 했으면 좋겠고 좀 더 자기를 막 대해주면 좋겠어. 자기는 거기서 사랑을 확인하고 불안감을 해소함. 근데 현진이는 자제하면서 부드럽게 하는 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때의 방식임. 더군다나 현진이는 정연이가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크단 걸 아니까 더 조심하는 거고... 애가 예민하고 불안정한 걸 아니까 자기가 더 그런 걸 신경써. 근데 그러다가도 정연이 태도때문에 불안감이 쌓이면 한번씩 빵 터져서 강압적인 ㅅㅅ방식으로 그게 표출이 되는데 하고나면 자괴감 드는 거지. 아.. 안 그러려고 했는데 나땜에 또 아파하네. 아 병신새끼.... 이렇게...
이런 환경이고 성격이다보니 두사람 다 매번 시원하게 속마음 터놓고 얘기하질 못함.. 항상 속으로 오해하고 머뭇거리고.. 약간 쌍방삽질의 반복? 그나마 현진이가 조금씩 밀어붙이고 있긴한데 그럼에도 계속 서로 너무 배려하다보니 오해가 조금씩 쌓이는 중이지... 사실 현진이가 이제껏 선우가 현진이한테 했던 말과 행동들 얘기하면서 얘는 너한테 사심있다 그래서 불안하다 얘기하면 꽤 정리되는 부분인데 현진이딴엔 배려심+혹시나 자기가 도화선을 당기는 걸까봐 참고있는 거고.
이게 이제 정연이가 선우를 안쓰러워하는 마음에 자꾸 현진선우 사이에서 확실히 교통정리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거 반복하다보면 빵 터질 거고, 현진이는 현진이대로 상처받을 거고, 정연이는 괴로워하면서도 아니 얘는 왜 나를 못믿지? 내가 지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갑자기 왜이래? 선우랑은 그런 거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네??? 이러면서 속상하고 서운해할 거고... 싸우고나서 최소 냉전 최대 이별 수순까지 밟을 거라 생각함.
근데 이때 선우가 스스로 죄책감 느끼면서도 기회라고 생각해서 조금씩 마음 내비칠 거고 정연이는 그제야 아뿔싸 싶을 거임
혼란스럽고 당황스럽고 현진이한테 미안하고.... 이때 선우한테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예상은 잘 안가는데 어쨌든 확실히 선 그을 거라고 생각함.
폭탄 터지고 어느정도 수습되면 현진이랑 다시 만나서 오해풀거고 나는 이때 현진이가 프로포즈할 것 같아. 현진이네 부모님 입장 전하고 자기 마음 확실히 밝히고... 더이상 니가 이상적인 '가족' 부모님과 형제가 있는 온전한 '집'에 집착하고 미련 가질 게 아니라 나랑 둘이 평생 함께하자고, 비록 둘뿐이지만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얘기할 것 같음.
정연이 성격상 바로 받아들이진 못하겠지만 더이상 선우 얼굴 예전처럼 보기도 힘들고 엄마한테 현진이 숨기고 거짓으로 행복한 가정에 속하는 건 힘들다고 생각해서 고심끝에 솔직히 말하고 집 나와서 현진이랑 살림 차릴 것 같음. 후련해하면서. 평생 엄마한테 힘들다고 말한 적 없고 엄마 눈치보면서 거짓말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해왔던 어린시절로부터 비로소 해방되면서...
정연이가 지키려고 했던 가짜 sweet home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엔 비정상적일지라도 온전한 두 사람의 진짜 sweet home을 만들기 위해서.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의 제목이 홈스위트홈이 아닐까 생각했어.
선우가 두사람 관계를 공고히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마 선우가 정연이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정연이는 평생 집에서 나갈 생각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기땜에... 부모님의 착한 아들 동생의 좋은 형 역할에서 못 벗어나고 계속 묶여있었을 듯. 그게 모두의 행복이라고 믿으면서...
나도 이러나 저러나 메인공는 현진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솔직히 내가 느끼기엔 정연이가 현진이에 비해 너무 표현을 안하고 현진이가 혼자 안절부절하고 이런게 너무 싫어서ㅠ이번에 갈등 터진김에 현진이가 쎄게 나가면 좋겠어
아무튼 나도 메인공은 현진이라고 생각하고 톨 말처럼 결말에는 프로포즈 하고 독립해서 살았으면 좋겠다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울렁”이건 내가 봤을때는 그 때 선우가 자기를 뭔가 연애대상적으로 좋아하는거 같다고 의심?하게 돼서 위화감을 느껴서 나온 표현이 아닌가 싶어(솔직히 내 뇌피셜이긴함ㅋㅋㅋ만약 정연이가 털끝만큼이라도 흔들렸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현진정연 잘돼도 내가 싫을거 같아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