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작가님 글도 잘쓰시고 연출도 뛰어나시고...호흡 조절도 뛰어나시고...그 방대한 세계관... 서사들... 캐릭터들...

진짜 거장,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말이 딱이야.

N차 정독했지만 정독하면 할수록 감탄밖에 안나와

근데 이번에 다시 찬찬히 읽으면서 정말 놀랐던건



1. 서사 짜임새가 진짜 바늘 하나 들어갈 틈조차 없을 정도로 꽉 차있더라.


1권에서부터 계속 뿌려온 수많은 떡밥들 회수하는 것도 그렇고,

어린 아사가 빛의 거인 아무르 노래 듣는 거부터 시작해서
결국 다 큰 아사가 그 빛의 거인이 되어 아무르를 지키고 평화를 이끄는 큰 산이 되는 비유로 끝나는 것 까지...크으...

무려 십년 넘게 연재를 하셨다는데 이게 진짜 너무너무x10 신기해.

그럼 작가님은 십년 넘는 세월동안 저 새계관과 이야기들이 머리에 이미 다 구상되어있었던 건데.

그것도 놀랍지만 그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작가의 생각이나 설정이나 그런게 바뀔법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잡고 흐트러짐 없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신게 ㅋㅋ 괜히 거장이 아니시다...




2. 그리고 또다시 감탄한건 여기 캐릭터들.


캐릭터 하나하나 서사가 살아있고 다들 너무 각양각색 매력쩌는 캐라는 건 뭐 말할것도 없지만

새삼 감탄한건

진짜 온전한 선도, 온전한 악도 없고
완전무결한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야.

그래서 더 휴머니즘적이라고 느껴지고 캐릭터들이 다 맘에 쓰이더라 ㅋㅋ


사실 어릴때 읽었을 땐 가장 완전무결해 보이는 인물이
가라한 아사랑 소서노였거든.

엄청 고결하고 뭔가 초탈한 어른님네들 같고 ㅋㅋ
좀...인간미 없고 그런거 있잖아 ㅋㅋ

근데 다시 읽으니까 그네들도 결국은 사람이었다는게 보이더라 ㅋㅋ


아사가 아라에게 말했듯,
그도 그저 인간 사내고
너를 동정하거나 책임감에서 챙기는 게 아니라 단지 널 원하기 때문에,라는게ㅋㅋ

그리고 엄청 평정심 유지하던 가라한 아사가

사랑하는 아라 일만 관련만 되면 눈 뒤집혀서 돌아서 날뛰는 게 ㅋㅋㅋㅋㅋㅋ

아라만 생각하면 답답해서 맨날 술 퍼마시다가 눈깔 돌아버리곸ㅋㅋㅋㅋ 정신 놓고 ㅋㅋㅋ

뭐만 하다가 아라 있는 달맞이 부대나 소로바르쪽 이야기만 나오면
애가 아주 그냥 신경이 곤두서고 주저하고 맘 아파하는게 너무 잘 보이더라고 ㅋㅋㅋ


푸른 용의 전사도...걍 남자였어...아니 너무 사랑꾼에 처돌이더라고 ㅋㅋㅋㅋ 웃길 정도로 뻘짓도 먾이 하고ㅋㅋㅋ


소서노도 어릴적엔 내가 카라 심경에 빙의해서

뭘 저렇게 뜬구름 잡는 고결한 말만 내뱉냐 ㅡㅡ
아주 그냥 부처님이다 부처님... 이랬는데 ㅋㅋㅋ


그게 아니라 소서노도 그냥 인간 여자의 마음이 있다는게.

큰 나무가 되어야 할 신녀로서 자기 커리어(?)랑
그저 한송이 들꽃처럼 피고 지는 여자로서 자기 마음 갈팡질팡 하는거랑..

나라의 대모로서 자기의 책임감, 사랑하는 벗의 고통이 되었다는 아픔...

이 모든 것들 사이에서 번뇌하고 아파하는게 너무 잘 보이더라고 ㅠㅠ

개다가 진짜 다들 마음 의탁할 곳이라도 있는데
(천궁에겐 비파녀가, 가라한 아사에겐 아라가)

소서노는 혼자 의연히 꿋꿋하게 그 가시밭길에서 서있다는게.. 마음 아프더라고.

누구 말마따나 신녀 눈물은 누가 닦아주냐구ㅜㅜㅜ

그렇지만 그 길이 자기가 스스로 택한 길이고,
자기 의지대로 이 길을 걷고 싶어서 걸어온 거고
사실은 자기가 제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란 그 독백이 참 맘에 들었어.


이 시대의 참된 선한 대모님이시다...
80년대에 진짜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냈지 ㅋㅋㅋ



3. 불의 검에서 진짜 수많은 전투들이 묘사됐지만
결국 두 부족의 명운을 가르는 마지막 전투,
가장 중요한 전투는

남자들의 전투가 아닌 여자들의 전투였다는거!!


이게 엄청 맘에 들었어 ㅋㅋ

맨날 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남자들이 하는 것 같았고
여자들은 그 전투 속에서 치여서 여기 밟히고 저기 밟히고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다시 생명력있게 살아가는 것만이 다인 것만 같았잖아.

작품 속에 계속 버릇처럼 나오는 말도, 여자들이 맨날 한탄하는 것도

왜 여자들 팔자는 남자에 따라 결정되는 거냐!!!는 거고

여인네들 팔자란게 원래 그런거 아니겠냐..
여기저기 치이고 짓밟히고 세상사에 쉽게 휘둘리는 그런 거라고.

이런 묘사가 계속되는데


이 작품에서 결국 큰 전투에서 큰 흐름은 다 여자들이 바꿔놨지.


천궁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비파녀가,

아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아라가 불을 내서,

야장 기술들 다 빠져나갈 뻔 할때도 아라가 야장들 다 설득하고 형압 구출해 내고,

에벤키랑 싸울때 삭검이 질 뻔할 때는 해조가,

그리고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는 소서노가 활약해 ㅋㅋ

그리고 마지막 전투 역시 카라와 소서노,
둘의 진검승부로 결단 난다는게 ㅋㅋㅋ


아무도 간섭 못하고 딱 둘만의 세계에서 진검승부를 내고 카라고 깔끔하고 승복하잖아.

그리고 둘이 화해아닌 화해를 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게 ㅋㅋㅋㅋ

아니 진짜 이게 바로 여자들이 갖는 연대,'강함이 아니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보면서 넘넘 소름돋더라.

여자를 바라보는 작가님의 시각이나 여성캐 활용이나,
여성과 여성들이 갖는 힘에 대한 그런 따스한 시선과 찬미가....작가님 진짜 너무너무 짱이심 ㅜㅜㅜㅜ


다시 한번 말하지만 80년대 만화인데
어쩜 이런 생각을 담으셨는지, 시대에 뒤떨어지는게 아니고 오히려 더 세련되신 거 같단 생각도 들더라.



하....진짜 하고픈 말은 너무 많은데 여기에 다 담기 힘들다 ㅋㅋㅋㅋㅋ

토리들..내 맘 뭔 말인지 알지?? 이 글 하나에 다 담기엔 불의 검은 너무 그릇이 큰 명작이라구...ㅋㅋㅋ


진심으로 나는 내가 접한 모든 스토리텔링 중에
김혜린 작가만한 이야기꾼이 없다고 생각함ㅋㅋㅋ

그중 작가님이 혼신의 힘을 담은 불의검은 진짜...불후의 명작이야 ㅠㅠ

만화란 틀에 갇혀서 더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시는게 안타까울 정도로....오버 좀 보태서. 소설가셨다면 노벨상 하나는 받으셨을 분 ㅜㅜㅜ


차분하게 글 쓰고 싶었는데 덕후 특 벅차오르면서 써서 글이 좀 중구난방이닼ㅋㅋㅋㅋ

이른 시일 내에 담엔 더 차분한 리뷰 가져와볼게 가능하면 글귀랑 그림도 해서 ㅎㅎ

부디 이 갓갓 명작이 더 많이 알려져서,
이 작품이 갖는 가치가 부디 재조명되었으면 좋겠어.
정말 시대를 타지 않는 명작 중의 명작이야 ㅜㅜㅜㅜ



+ 아 그리고 혹시 김혜린님 근황 알고 있는 토리들 없나... 인월 연중된지 몇년째인데 소식도 없고 ㅠㅠ
아무리 뒤져봐도 정보가 넘 안나오네. 작가님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활동하시길(은 내 욕심) ㅜㅜ
  • tory_1 2022.05.07 03:49

    헐 이거 십년 연재였어? 역시.. 리뷰 보니까 다시 읽고 싶네

  • tory_2 2022.05.07 06:31
    정말..정말 멋진 작품이야ㅠㅠ
  • tory_3 2022.05.07 10:32
    아직 안봤는데 이 리뷰 보다 영업당했어 꼭 봐야겠다
  • W 2022.05.07 10:42
    초반엔 좀 어렵고 + 그림체가 장벽일 수 있는데
    좀만 버티다 보면 진짜 어디서도 느껴볼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거야!!!

    솔직히 만화보다는 진짜 토지, 혼불 이런 대하 소설같은 작품이라 처음 접하면 좀 생소할 수 있거든 ㅎㅎ 대신 다 보고 나면 진짜 일주일은 절절하게 앓아 ㅠㅜ
  • W 2022.05.07 10:43
    아 그리구 이북으로 신장판도 나왔어 ㅎㅎ 난 애장판으로 갖고있는데 이북도 퀄리티 좋더라!!!
  • tory_5 2022.05.07 11:18
    ㅠㅜㅜㅜ 토리 리뷰 넘 좋다ㅜㅜㅜ
    진짜 볼때마다 80년대 만화고 10년 연재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바늘 하나 안 들어갈 정도로 서사가 정교하지??? 싶어ㅜㅜ
    난 정주행하면 할수록 해조가 너무 좋더라....
    어떻게보면 되게 갑툭튀 캐잖아ㅋㅋㅋㅋ 후반부에 처음 등장해서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캐릭터인데 해조의 등장으로 에벤키가 왜 카르마키에 붙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고 속상한 해조가 매를 쏨으로서 가라한이 아라에게 달려가게 만들고 가라한의 성정도 알 수 있게 만들고... 그 와중에 해조가 단순히 서사를 위한 도구로만 사용되는게 아니라 절우부를 위해 자기 희생까지 감내하는 단단하고 고아한 공녀라는 것도, 결국은 해조가 자기 사랑을 찾아 떠나는 주체적인 캐릭터라는 것까지 잘 드러나서ㅠㅠㅠㅠㅠ 넘 좋아....... 해조랑 무타 진짜 찐사랑 ㅜㅜㅜㅜ
    하 불의 검은 정말 인류 유산으로 남겨야 해ㅜㅜㅜㅜㅜ
  • tory_6 2022.05.07 11:26
    불의 검은 정말 인류 유산으로 남겨야 해222
    진심 가끔 린님은 이야기꾼을 넘어서 신이 아닐까 싶음ㅋㅋ
  • tory_7 2022.05.07 12:1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9/16 21:30:11)
  • tory_8 2022.05.07 23:08
    소설이었으면 노벨상 진심 동감 ㅜㅜㅜㅜ 한국 예술사에서 김혜린 이름 모르는 사람 없어야함 ㅜㅜㅜㅜ
  • tory_9 2022.05.07 23:23

    김혜린님 북해의 별부터 팬이었어가지구 이 글 너무 반갑고 기쁘다 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0 2022.05.08 04:28

    궁금하다 읽어보고싶어

  • tory_11 2022.05.08 11:26
    내인생작 이야기 오랜만에본다 이건 소장각임 너무 멋있고 재밌고 슬프고 가슴아픔
  • tory_12 2022.05.08 19:42

    불의검 정말정말 좋은 작품이지..ㅠㅜㅠㅜㅠㅜㅠㅜ 난 여기 나오는 모든 여자 이야기가 좋고 사람 얘기가 좋다... 그리고 바리 도 너무 좋아해ㅠㅜㅠ

  • tory_13 2022.05.17 12:49

    불의 검을 애니로 보는게 나톨 인생 소원중 하나임 ㅠㅠ

    아사랑 소서노랑 천궁 어릴때도 궁금하고 해조랑 무타도 궁금하고 소희랑 불루 첫만남 이후도 너무 궁금함 ㅠㅠ

    나톨이 완결권 마지막에서 스토리 외에도 감탄했던건 소희랑 불루의 모습임 ㅠㅠ 세상에... 둘의 모습에서 부모님들이 보이는거 ㅠㅠ 

    극중 인물들도 각각 뚜렸하게 개성이 다르고 인물캐 디자인이 다른데 ㅠㅠ 자녀들은 또 부모랑 닮았어 ㅠㅠ

    김혜린 작가님은 강림신이 분명하신듯 ㅠㅠ

  • tory_14 2022.06.08 00:15
    불의 검 명작이지...
    근데 톨아.. 불의 검 80년대 만화 아냐..
    92년에 댕기에서 첫 연재함.
  • tory_15 2024.04.20 18:57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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