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곧내 ㅇㅇㅇㅇ
이유야 말해뭐해.... 개따끈따끈 신작이건 이누야샤처럼 한 20여년쯤 묵은 장르건 장르 오타쿠들은 자기가 좋든 싫든 과몰입을 하게 되어있음.
과몰입의 계기야 오지는 팬픽이 될 수도 있겠고 오지는 팬아트가 될 수도 있겠고...그래도 역시 가장 무난한 착즙 코드는 공식이 아닐까 싶어.
이누야샤 2차나 만화책 내용까지 엄청 디테일하게 파지는 않았더라도 애니메이션은 텔레비전에서 하도 많이 틀어주기도 틀어줬고, 아직 보는 고인물들이나 나톨처럼 막상 TV 방영할때는 관심없다가 어쩌다 푹 빠져서 정주행하는 사람도 꽤 있는걸로 알아. 보다보면 구장르+일본장르다 보니 2020년 기준으로 봤을때 시대착오적이거나 (작가피셜 요괴판타지물 특성상) 기괴한 요소들도 많지만..........그런만큼 이누야샤만의 독보적인 장점도 많은 장르임.
우선 더빙이 정말 잘됐고, 한국판으로 자체제작했던 OST 반응도 좋았고(시대를 초월한 마음이나 달묘전설은 그냥 레전드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개그 에피소드도 많았고, 선역-악역, 악역-악역, 선역-선역 등장인물 간의 서사도 치밀하게 잘짰고, 안타까운 죽음이 많았지만 엔딩도 그럭저럭 잘 났지. 최근까지 원화전 아크릴 키홀더라든지, 향수, 넨도로이드 굿즈도 요즘 장르 못지않게 쏟아져나왔고 말야. 당시 이누야샤 더빙 참여하셨던 성우진분들이 유투브 홍쇼채널에서 더빙콘텐츠도 작품과 팬들에 대한 애정으로 잊을만하면 한 두개씩 꼭 뽑아주시고 계심. 그래서 나는 이누야샤가 오래된 장르도 맞고, 그렇다보니 화력이 전성기만 하지는 못하더라도 2020년인 지금이 절대로 이누야샤를 덕질하기에 너무 늦은 시기는 아니라고 봐 ㅋㅋㅋ...오히려 꽤 좋은 시기라고 생각함. 번역기만 어찌저찌 잘 쓰면 해외 팬들이 마찬가지로 '잊을만하면' 업뎃해주는 2차 연성으로 얼마든지 연명 가능한 장르. 이런 장르....고전 작품중에 찾아보면 꽤 있을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이누야샤가 최고더라.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2차 창작은 원작인 1차를 베이스로 (착즙해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어짐. 팬픽에서, 팬만화에서 작가 임의로 캐릭터를 더 넣거나, 기존 설정을 착즙하거나, 작가 입맛에 맞는 AU를 끌어다 올 수는 있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 개인과 그 작가 팬들 사이서 회자될 수 있는 팬피셜일뿐, 모든 장르팬들이 같이 착즙하고 같이 참고할 수 있는 오피셜은 되지 못함. 팬 개인이나 단체가 만들어낸 2차 창작물의 퀄리티가 얼마나 높건, 낮건 그 창작물에 사용된 소재나 창작물 속의 커플링, 설정 등에 공감하지 않는/취향이 아닌 사람은 그 2차 연성을 안보거나, 그냥 잊어버리면 돼. 과몰입하는 것도 자유고 그냥 남의 취향이네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도 자유라서 2차에서는 취향 탈만한 소재, 커플링도 자주 다룸.
한편 이게 팬메이드란걸 알면서도, 애니메이션, 만화책, 잡지, 다카하시 루미코 개인 인터뷰 포함 모든 이누야샤 떡밥에 대해 알고 있는건 어지간히 코어한 팬이 아니면 어렵다보니 팬메이드 글이나 만화에도 연성 속의 내용이 공식(오피셜)이냐고 묻는 사람도 가끔 있어. 처음부터 오해하지 말라고 '어떤어떤 내용은 날조입니다' 하고 미리 명시를 해두는 사람들도 있고. 또, 해외 사이트도 이용해가며 이누야샤 덕질하는/했던 팬들이라면 본인은 이누야샤를 소유하지 않으며, 본인 연성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어쩌구저쩌구하는 면책조항도 숱하게 봤을거임. 소설 사이트에서 본인 소설 표지나 아바타는 남의 걸 쌔벼다 쓰는 사람들까지도 애니메이션 내용을 그대로 소설화, 만화화 하는게 아닌 이상 본인 연성이 오피셜이라고/이누야샤가 자기 거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없음. 만약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뒷줄에서 반드시 부정함. 훗날 진짜 이누야샤 저작권자인 루미코 여사랑 그외 관계자들한테 고소당해서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시달릴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자기 연성을 읽은 팬들한테 잔뜩 이의제기를 당할게 뻔하고, 이게 전자만큼 피곤했으면 피곤했지 덜 피곤하지는 않을 것임....트위터 알계도 별의 별 터무니 없는 건덕지 다 붙여서 찾아오는데, 나로서는 그냥 이거 공식아니라고 주의를 안줬거나 장난 좀 쳤을뿐이지만 자기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내 연성때문에 기분나빴다고 언제 누가 찾아와서 어떤 소리로 나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까? 이건 진짜..모르는거야. 팬창작은 어디까지나 팬창작이자 팬피셜로 머물러야함. 좀 슬프지만 본인이랑 본인 연성을 좋아하고 공감하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할수 있는 세계관이고, 설정이고, 내용이라서 팬창작이 공식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거니까. 팬들은 원작을 너무 붕괴시키면 안되고, 원작은 원작대로 팬덤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는게 내 생각이야.
그래서 야차히메는 진짜 괴담이라고 믿고 싶음. 이누야샤 만화책도 애니메이션도 완결난 시점에, 본토나 저작권 관계자들 쪽에서 주인공 라인 2세 얘기를 하는건 좀 오지랖처럼 여겨진다. 팬들이 2차창작으로 야금야금 연성해먹던 2세 썰을 공식으로 가져가고, 2세 외모까지 디자인해 못박아놓고, 팬들이 기억하는 이누야샤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인 이누야샤 형제는 오래된 과거의 산물마냥 2세들 등 뒤로 저만치 치워놓고.....분명 이누야샤형제 2세라인 이야기인데 가영이는 그런 모습으로라도 나오지 않은 것도 충격이었음. 야차히메가 갓속편이어도, 아니어도 이누야샤 시리즈 전체는 야차히메를 시청할 이누야샤 팬들의 과거이자 현재일텐데 야차히메를 있게한 이누야샤 시리즈를 그런 식으로 다뤄도 되나 싶은 마음. 이누가영 애들 얘기도 같이 나온다고 해서 반갑냐하면 그것도 아니야....반드시 공식에서 다뤄줘야할 얘기도 있고, 공식이 안건드려도 될 얘기도 있고, 공식이 안건드리고 팬들한테 가만 맡겨둬야하는 얘기도 있는데 나한테 2세 얘기는 두번째와 세번째의 사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셋링 애든 이누가영 애든 외형이 확실히 나온 이상 그 외형을 바탕으로 묘사하지 않으면 뭐라하는 사람도 차차 생길거고, 이누야샤/셋쇼마루 타 헤테로 커플링 글에 가서 딴지를 거는 사람도 늘어날거고, 그걸 계기로 이카/셋링을 싫어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이런 점을 하나하나 고려해보면 이카셋링팬들한테도 마냥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공식이 돈을 더 벌고 싶으면 이미 잘 완결난 애니메이션 건드릴 생각하기보다 다른 아기자기한 굿즈나 많이 내줬으면 좋겠음..
결론 : 공식은 하고 싶은거 다 하면 안된다. 특히 일본장르 공식은 더 안돼.
솔까 나루토 2세 얘기도 김팍식이었는데 이누야샤는 진짜.... 셋쇼는 완결까지 커플링 없었지 않냐고 (셋쇼링은 엮기 나름이었지 아주 어린애였는데) 갑자기 애아빠라니;; 이누가영 2세 얘기도 안궁금해... 완결은 끝일 때가 아름다운 법이야. 나머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겨야지. 유통기한이 지나다못해 썩어빠진 사골국물로 곰탕 만든다는 소식 들은 기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