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이들 안녕!
딤토에 오랜만에 글찐다!
사실, 완치인지 아닌지 잘 몰라. 사실 걸렸는지도 확실하지 않아. 왜냐면 검사를 못받았거든...
영국은 구급차에 실려가는게 아니면 NHS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먼저 문진 상담??을 받고(하고? 한국어 ㅠㅠ), 그 사람들이 지시하는걸 따라서 병원에 가든지 하는 시스템이라서 처음에 나는 NHS에 전화를 했어. 일주일 동안 세 번 전화를 했는데 다 거절당했어; 진단 허가를 거절당함;
<1> 1차 시도
나: "나 몸이 많이 아파서 코비드19 같은데 워크인으로 가도 돼요? 집 근처에 좀 가면 병원 있는데."
NHS: "저런... 증상을 말해주겠어요?"
나: "아, 저 눈 주변이 너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아마 열이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설사를 하고 있고 가슴이 아파요."
NHS: "기침은 없네요?"
나: "네 기침은 하고 있지 않아요."
NHS: "그럼 코비드19이 아니에요."
나: "네??"
- 기침을 하지 않는다고 코로나로 볼 수가 없어서 진료를 해줄수가 없다더라. 그래서 처음엔 그래요... 하고 전화를 끊음
<2> 2차 시도
나: "나 너무 아파서 안되겠어요. 코비드19 아니어도 최소한 아픈거는 치료를 받아야하잖아요. 나 병원 갈래요."
NHS: "병원에 가면 안돼요."
나: "코비드19 아니라면서요 그냥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약 받을래요. 이러다가 쓰러지겠어요."
NHS: "병원에는 당신보다 더 늙고 약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기준으로는 당신은 코비드19 환자가 아니지만 적어도 의심증상은 있으니까 혹시나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당신뿐만 아니라 거기 있는 모두가 위험해져요. 호흡기 질환과 감염 질환 환자들은 자택에서 요양해야해요."
- 여기서 사실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했어. 아니 내가 코비드19 같으면 검사를 해줘야하는거고 코비드19가 아니라고 하면 병원에 가게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나: "그건 앞뒤가 안맞잖아요. 제가 코비드19 검사를 못받는다고 말씀하시는거잖아요?"
NHS: "맞아요. 당신은 충분히 젊고 기침을 하고 있지 않잖아요."
나: "알겠어요. 내가 코비드19가 아니면 나는 병원에 갈 수 있잖아요."
NHS: "당신이 이해하기 힘들다는걸 알아요.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우리보다 더 약한 사람을..."
- 전화 끊어버렸어. 이 사람이 뭐랄까 내 말뜻을 알면서도 일부러 귀를 막은 것 같은 느낌을 너무 강하게 받았거든.
<3> 3차 시도
나: "나 당신이 무슨말 할줄은 알지만, 상관없고 병원에 갈거에요. 당신이 뭐라하든 말든 난 갈거고 거기 드러누울거에요." (엉엉 울면서 말함)
NHS: "일단 진정해요. 문제가 뭐에요?"
나: "나도 집에서 할만큼 했어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구요. 파라세타몰 사다가 먹었어요 그렇지만 증상이 호전되는것 같지가 않아요. 지금 당장 먹을 음식도 전혀 없다구요. 마트는 가도 되나요? 또 안된다고 할거잖아요!"
NHS: "마트에 가도 되지만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가주세요"
나: "내가 코비드19 검사를 받을만큼 심각하지 않다면서요 그런데 왜 사람많은 시간대는 피하라는거죠? 이럴거면 집주소를 남길테니 봉사자를 보내주세요."
NHS: "봉사자가 부족해요."
나: "거짓말 하지마! 나도 2주전까지는 봉사했었어! 봉사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주일에 두 명분 장만 봤다고! 당신 왜이래!"
NHS: "더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자들이 존재하는거에요. 당신도 봉사를 해봐서 알잖아요."
- 이쯤되면, 아 얘네가 나한테 일부러 그러나... 내가 백인에 현지인이었으면 대우가 나았으려나 싶었고 이때쯤 NHS를 이용하는걸 완전히 포기했어. 이후로는 학교에 도움을 요청해서 내가 다니는 대학교 국제학생 센터 스탭들이 지역 봉사단체랑 함께 우리집 앞에 장을 봐다주기 시작하셨어. 굉장히 고맙게도 아시안 마트 가서 음식도 가져다주심.
- 옆 집 루마니아 커플이 타이레놀을 대용량을 우리 집 앞에 놔두고 갔어. 사실 걔네 때문에 걸린건데... 걔네가 동네 루마니아 학생들 종종 초대해서 집에서 파티를 여는데, 락다운에도 아랑곳않고.... 꾸준히 해오다 그즈음 모두가 다 코비드19에 걸렸어. 우리 건물 6세대도 모두 다 걸렸는데, 그 커플이 어디서 구했는지 러시아 타이레놀??? 키릴 문자 써있는거 병에 들은걸 세대마다 돌려서 다행히 그거 먹으면서 버텼어
그리고 3주 정도 걸렸다. 지금은 괜찮아. 정말 갑자기 괜찮아지는 마법.
저번주에 과제 제출 기간이었는데 그때까지도 계속 머리아프고 설사하고 난리였어.
첫째주엔 머리 아픈게 제일 심했고 그래서 NHS에 전화하고 난리였는데, 둘째주엔 그토록 NHS가 강조하던 기침이 밤마다 나오기 시작했어. 근데 말할 기운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보냈더니, 특정 시간대만 기침하는것도 안되고 기침은 꾸준히 해야된대. 마치 기침에 완전 꽂힌 사람들마냥 기침과 인후통을 메인 베이스로 그게 없으면 코비드19아님. 너무 단호하더라. 둘째주가 사실 제일 힘들었고 '아 이러다 죽겠다' 라고도 생각했어. 셋째주에는 많이 괜찮아졌고 이번주가 넷째주인데, 토요일까지만 해도 여전히 아프고 무기력했는데 갑자기 일요일에 눈을 뜨니까 증상이 마법처럼 사라졌어.
나는 국물있는 음식 먹으려고 노력했고 (입맛이 없었지만... 진짜임!) 약은 파라세타몰 8시간 짜리 하루에 3번 맞춰 먹었고 이걸 3주 동안 했음...
타운 한가운데에 살아서 정신나간 영국새끼들 남녀노소 어울려서 깔깔호호 대는 소리가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들려오는 거, 너무 스트레스였고 다 총쏴죽여버리고 싶었어. ㅅㅂㄴ들...
암튼, 다시 3주 뒤면 한국으로 귀국이라 짐싸고 있어.... 주르륵.......
사이버대학교 다니는 느낌 싫어서 1년 휴학하기로 했는데, 사이버대가 되든 아니든 돈은 벌어야겠다는 주의인지 돈은 한푼도 못깎아준다는 학교 전체 메일 와있는거보니, 역시 여기가 원조 상인국가 영국이 맞구나 싶고 참 ㅈ같다. 6개월짜리 티켓이라 12월에 돌아와서 크리스마스-뉴이어 홀리데이에 쇼핑이나 하면서 친구들이랑 놀려고 했는데, 내가 걸려보니, 젊으니까 도전해볼만 하지 않을까의 정도가 아니더라. 더군다나 검사도 안해준다는 나라에서는 정말 힘들 듯.
그리고 왜구들 늘 하는 말 있잖아. '민도' 그거, 중요해. 민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거 낮은 나라는 감수하고 가야된다고 생각해.
한창 아플때 영국새끼들 싸돌아다니면서 데이트하고 살부벼대는거 눈으로 목격하니까 이런 말 조금 그렇지만 어차피 내가 죽는다면, 한번 저질러봐? 싶을 정도로 나는 악에 가득차있었어. 평화로운 사람이 되려고 요가도 하고 명상도 하며 유유자적 살았는데 난 천성이 이런가봐.
한국이랑 영국이랑 감염형태?? 가 다르다던데 설마 한국가서 또 걸리는건 아니겠지... ㅅㅂ
와 진짜 타국에서 고생했어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