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팀 연고지에 살고 싶은 서울 톨.. 10년 만에 광주 여행, 아니 야구 여행을 간다.
야구가 아니었다면 광주에 갈 일 진짜! 없었을 것 같아. 가보면 관광지 느낌보다는 그냥 도시임!
그치만 이번에는 10년 만에 홈구장 방문 + 5월의 광주 여행이기 때문에
일찍 광주에 도착해 낮에는 관광, 저녁에는 야구 보는 여행을 하기로 했어.
동선은 참고로 뒤죽박죽이야. 그냥 지도 보고 가고 싶은데 갔어🤭
DAY1
(1) 이동 아침 8시 버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우등버스 타고 출발. KTX보다 저렴하고 좌석간 간격이 넓어서 지방 여행 갈 때 왕추천이야.
USB포트가 있어서 핸드폰 충전하면서 갈 수 있는 것도 넘 좋아. 중간에 휴게소 한번 들렸다가 감!
(2) 홍익궁중전통육개장 12시쯤?
내 소울 푸드 742034가지 중 하나가 육개장인데, 맛있었어! 원래는 애호박찌개 먹으려다가 가려던 곳이 망해서 어쩔 수 없이 간 곳. 순두부 육개장 주문했고 너무 맛있었어. 부담스럽지 않게 고기 국물이 우러나 있고 내용물도 가득. 간도 너무 좋았어. 무엇보다 음식 온도가 뜨거워서 좋았어. 국밥(?)은 뜨거워야 제맛. 간만에 밥 한공기 거의 다 말아 먹었네. 같이 나오는 부추 무침도 너무 맛있어서. 입가심이 싹 되네.
(3) 5.18 자유 공원
5월에 광주에 방문했더니 518 관련 행사들이 곳곳에서 진행되더라구. 비록 광주에 연고는 없지만 온 김에 518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방문했어. 기념 공원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그건 따로 있고, 여기는 전두환이가 시민들을 잡아다가 취조, 고문, 영창에 유치, 재판을 하던 곳이었어. 원래는 군 상무대로 활용되던 곳인데 518때는 시민들을 폭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잡아 가둔 것.
당시 위치는 현재 자유 공원이 있는 곳 근처의 아파트 단지 쪽이었고, 518이 끝나니까 전두환이가 자기 증거를 없애려고 상무대를 싹다 밀어버리고 신도시로 개발했대. 그래서 이 지역 이름이 "상무지구"가 된 것. 나도 광주 여행 올 때면 상무 쪽에 숙소 잡는 편인데 이름의 유래는 처음 알았어.
시간이 맞아서 운좋게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었어. 내가 알고 있는, 유명한 일화들 말고도 정신 나간 인간의 권력을 위해 얼마나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었는지 말도 못해. 군인들은 명찰을 달지 않고 광주에 있었다는데 그 이유가 나중에 누군지 알고 보복할까봐였대. 고문은 주로 일제 시대에 행해지던 유형들. 해방 후 친일파 놈들 처단하지 못하고 군, 경 등에 고위직 그대로 앉혀버린게 해방 몇 십년이 지나서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피해를 주는 구나 싶었어. 쁘락치를 심는다던가, 지들이 폭도짓해놓고 덮어 씌우거나, 언론을 탄압하거나 아주 일본 놈들이 하던 짓 그대로 하더라구.
가다보면 19세 이상 관람 가능한 전시가 있는데, 실제 시위에 참여해 사망한 시민들의 얼굴 사진이 크게 프린트 되어 있어. 나는 잔혹함이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서 봤고, 사진 크기도 클 뿐더러 모자이크 하나 없이 전시되어 있어서 혹시 심약한(?) 톨들은 주의해야겠어.. 곤봉으로 사람 머리를 어찌나 때렸던지 얼굴 반쪽이 없어... 나는 그 사진을 역사적 자료로서 보는데도 속이 답답했는데 내 자식이라 생각하면 억장이 얼마나 무너질까. 쉽사리 공감할만한 감정도, 위로할 수 있는 일도 아니구나 오히려 더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되었어.
▼현재 자유 공원에 당시 상무대를 재현하면서 당시 썼던 자재들은 거의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고, 실제 이 나무 역시 당시에 영창 안에 있던 나무라고 함.
▼ 실제 수용인원을 초과하여 사람들을 가둬놓았음. 누울자리도 없어서 이 상태로 잤다고 함.
▼이날 광주의 날씨는 맑으나 꽤 더움. 그런데 좁은 방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으니 병 걸리는 것은 당연.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 사진들도 볼 수 있어. 남편을 기다리다가 머리에 총을 맞아 돌아가신 아내 분이 계시는데, 당시 임신상태셨대. 그리고 그 따님 분은 518 기념 행사 때 참석하셔서 편지를 낭독하셨다고. 정말 전두환이가 곱게 살다가 죽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 물론 518에 대한 날조, 왜곡은 상당했고 (빨갱이의 짓이라며) 김영삼 문민정부부터 518에 대한 연구, 복원 등이 사업이 진행되었다고 해. 문재인 정부는 취임 기간동안 기념 행사 3번을 참여.
▼ 당시 희생자의 관에 덮여 있던 태극기를 전시. 태극기는 광주 북구, 서구 등 구청에서 보관하고 있던 태극기를 모두 모아서 썼다고 해. 이 희생자들이 무엇을 위해 희생했는지 꼭 기억하기 위해서.
(4) 광주 챔피언스 필드 (5/10일 경기) 4시쯤?
518 자유공원 관람하고 근처 공원 좀 돌다가 챔필로! 숙소를 들리지 않아서 짐이 많았기 때문에 물품보관소에 짐 맡기고 유니폼 살려고 팀 스토어에 갔는데 줄 진짜 너~~~무 길어. 그리고 품절이라는거야? 이번에는 도규 선수를 마킹하려고 했는데 온라인 스토어 들어가보니까 거의 6월말에 입고더만. 흑흑. 그래도 온 김에 구경이나 하자 하고 40분 기다렸다가 응원 굿즈만 사서 나옴.
▼ 이 다음날 응원 스틱도 샀어! 갸린이 모자 꽤 실물 귀여워서 샀음.
▼ 진짜 10년만에 방문한 챔필.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준 교통편 너무 안 좋아.. 흑
▼ 테이블 석이 아니라면 경기 중에 응원도 하고 갑자기 일어서야 하고 그러기 때문에.. 경기 전에 햄버거 하나 든든하게 먹고 중간중간 주어 먹을 과자 같은 게 좋더라! KFC는 땡겨요로 배달 받았어. 배달존이 있어서 편했음.
▼ 3루 K5 124블록 시야. 요즘 같은 때에.. 티켓 잡는 것만으로도 땡큐지. 응원석하고도 가까워서 좋았어.
야구는 졌고요.. 챔필에서 상무지구까지 오는 버스 타기 너무 힘들었어. 버스 2대는 보낸 것 같아. 택시도 잘 안 잡히고. 다음에는 유스퀘어까지 걸어서가서 잡을 까 싶기도 해.
(5) 넘버25호텔 (상무지구) 11시쯤?
너무 힘들어서 숙소 사진은 없지만.. 기본 더블베드 1개 있는 침실인데 꽤 넓어서 좋았어. 무엇보다 뜨거운 물이 콸콸 나와서 하루 피로가 싹 가신 느낌. 여기 근처가 유흥주점이 너무 많고, 모텔 촌이라 여자 혼자 자는 것이 무서웠지만 사장님도 친절했고 내가 피곤해서 그냥 기절해 버림..
6시쯤 햄버거 하나 먹은 것이 다이기 때문에 오자마자 육회 시켜서 불닭이랑 같이 먹었어. 허허. 배고프면 잠이 안 오잖아.너무 출출하고 허기져서 먹다 남은 닭껍질 튀김과 함께 나혼산 보면서 야식 즐기고 기절했음.. 진짜 최근 들어 가장 꿀잠. 정말 광주에서 배고프고 힘들고 짐 많고.. 너무 거지 같이 하고 다닌 것 같아.. 여행 가서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사람들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함.. 그치만 그 다음 날이 더 거지 같았음 ㅋㅋ
+) 둘째날은 오늘 야구 보고 또 작성할께! 너무 좋은 전시 보고 옴! 이번주 주말 3연전은 졌고, 우취였고 해서 오늘 이겨야해..이겨야해!!
와 광주톨 너무 반가워!!!! 5월, 광주의 의미를 잘 느끼고 가줘서 괜히 다 고맙다ㅠㅠㅠ 생각해보니 이번주가 518주간이구나
상무지구는 원래... 그런 곳이 맞고, 사실 광주가 숙박이 정말 안 좋아서. 아무리 고급 호텔이라도 호텔이라는 느낌이 없더라ㅠㅠㅠ 광주 관광 활성화하는데 큰 걸림돌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해 그리고 광주는 정말 관광보다는 '살아가는 도시'라서ㅠㅠㅠ 노잼시티라는 대전, 울산 다 살아봤는데 광주 노잼 정도가 넘사야ㅠㅠㅠㅠ 그래도 찾아주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