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테스트 결과를 보고 (내가 스페인계 라니요...!) 조상의 숨결을 찾아 스페인 세비야 여행을 온 자의 여행기 2편
1편에 비해 여행 정보 좌표를 많이 넣었다. 그런데 공신력있는 추천이라고 믿지는 말아줘! 나는 사전 여행정보가 전혀 없이 발 닿는 대로 다녔어!
1편은 여기 -> https://www.dmitory.com/travel/273396222
아침식사. 츄러스와 초콜릿, 오렌지 주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오붓하게 둘이 온 것 같아 보이지만... 혼자 와서 저렇게 시켜서 다 먹었구요.
나 관광정보를 하나도 안 보고 왔어. 그래서 그냥 보이는 대로 들어가서 다녔어. 그래서 진짜 츄러스 찐 맛집이 어딘지는 모르는데
이 집은 맛이 없어. 대신 이 집은 오렌지 주스가 장난이 아니야. 이런 오렌지 주스 처음 먹어봤다. 그저 오렌지 주스 때매 여기로 아침을 두 번 먹으러 옴.
El Rincón De Murillo C. Lope de Rueda, 18, 41004 Sevilla
일어났으니 어디든 가야 할 것 같아서 여기 옴. 스페인 광장. 김태희가 핸드폰 광고 찍은 걸로 유명한 거기.
이 배는 관광객들 탈 수 있는 데 타는 순간 시선 집중... 동물원 백조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여기는 넓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와. 그래서 물건 파는 상인부터 해서 댄서, 가수 등등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원하는 장르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거의 매일 작은 이벤트가 있는 거 같아.
관종에게는 최적의 플레이스야. 화려한 개인기 하나, 팔 것 하나 안 준비해온 나... 모처럼의 기회를 잡지 못 해 너무 아쉬웠땅 ㅋㅋㅋ ^0^ 꼭 의상이랑 춤 노래 등등 준비해 와... 김태희 처럼...
앞에 동전 받을 컵 놓고!
행상의 1타 2피 양면 디피. 부채를 팔고 있지만 엽서카드도 판다. 이게 아트다! 아트는 미술관에만 있지 않아!
스페인 광장의 쓰레기통... 씌워진 봉투의 조형미를 봐. 이게 아트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의도한 듯 의도하지 않은 현대미술적 디피...
수학여행을 온 듯 한 아이들의 즐거운 한 때. 여기 굉장히 크고 넓어서 걸어 다니면 다리 아파. 다음 일정 갈 때 힘들어. 그러니까 자전거 꼭 빌린 다음에 와.
자전거는 ->
Rent a Bike Sevilla
Pl. de Sta Cruz, 4, 41004 Sevilla
여기서 빌렸다.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해. 관광 한복판에 있어서 반납도 편해. (공항으로 돌아갈 때 반납했는데 편했음)
자전거는 노란색이고 튼튼해. 돌 길을 통통 튀어다녓는데도 바퀴가 빵빵하다.
아름다운 곳이었어.
나와서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향했어. 내가 하고싶었던 건 세비야의 이발사! 이발소 체험이야. 미용실을 검색해서 민가에 있는 어디 한 곳을 정해서 좌표를 찍은 후 달렸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어떤 헤어스타일을 만들어 줄 까 용!? 무척 궁금 궁금. (물론 이발사랑 말 안 통 할 텐 데...)
이런 곳에 도착... 찐 로컬 스멜.... 근방에도 찐 로컬 가게들과 집들이 있음...
세비야의 미용실 분위기는 응답하라 1990 느낌... 들어갔더니 물론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이발사 분 영어 잘 못 하신다. 나도 스페인어를 잘 못 하신다.
우린 손과 발과 표정을 사용할 수 있다. 어찌어찌 나는 머리를 잘라달라고 했고 이발사 분은 수락하셨다. 머리를 감는 곳에 앉으라는 손짓을 하셔서 앉았더니 차박차박 감겨주시다가......
갑자기 멋있는 경찰 오빠들이 들어오더니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고 나는 머리카락이 젖은 채 방치되었따... 이발소의 모두는 저 오빠들과 옥신각신 하러 출동하였다.
하염없이 30분 쯤을 젖은 머리로 이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2022버전을 구경하였다...
고성이 오고 가지만 1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참여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따...
경찰들이 돌아가고 세비야의 이발사분은 나에게 와서 서툰 영어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안해. 친구. 내 이발사 인생 nn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다'
무슨 일이냐고 묻고 상황 설명을 간단하게 들었다. 대충 듣기로는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은 손님이 화가나서 돈을 내지 않고 나가려고 해서 경찰이 온 것이었다.
슬슬 걱정스러워지고 있었다. 물론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나는 돈을 낼 것이지만...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머리통을 자르면 되지요.........는 농담이고...
내 이쁘지도 않은 헤어 인증 사진을 여기 올릴 수는 없으니 글로 대신 설명하겠다. 세비야의 이발사 최신유행 헤어스타일 동향에 대하여...
벽면에 붙어있는 헤어 사진들도 그랬지만... 내 머리 또한 굉장히 세비야의 이발사 특유의 쪼가 들은 느낌으로 커트를 해주셨는 데.
이 느낌은 살짝 그 일본의 더듬이 층층이 섀기컷.... 세기말 느낌의 그 스타일이다. 다나카... 느낌도 나고... 일본음악 소싯적에 좀 들은 친구라면 한 방에 이해 할 수 있게 설명하자면
모닝구 무스메 러브머신 시절 머리가 세비야의 주요 헤어 트렌드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살짝 탈색모에 층층이 섀기...로 이들은 순식간에 나를 그 시절 일본으로 데려가 주었다...
이 여행 일주일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서 단골 미용사에게 머리를 다시 단정하게 잘랐다. ^^
왠 대갈 샷인가 하면... 이 곳은 투우 박물관이다. 원래 투우장이었는데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입장료는 10유로가 넘었다. 가격 대비 창렬한 곳이다.
나는 사전 정보 엾이 이 곳이 이렇게 창렬인지 모르고 들어간 것이다. 알면 방문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비야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동네이니 그 외에도 모든 곳의 입장료가 다 비싸다.
박제 된 소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박물관 굿즈샵에는 투우장 모래를 유리병에 담아 판매한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걸 구입할까 말까 고민했던 나... 결국 구입 안했는데 후회한다.
흙이 해를 듬뿍 먹은 듯 한 오렌지색인데 그런 흙은 다른나라에서 잘 보기 힘들다.
창렬한 이 박물관에서 뽕을 좀 뽑아보려고 내 사진 한 장 찍었다. 이 사진으로 인스타 좋아요를 100개 이상 받았기 때문에 만족한다.
굉장히 크고 웅장한 곳이다. 친구들과 와글와글 갔다면 멋진 우정사진들을 남기고 올 수 있을 것이다.
난 혼자와서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 옆에 서 있던 독일인 노부부에게 카메라를 드리고 촬영을 부탁하였다.
내가 포즈를 잡자 근엄하던 그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인(이라고 대부분 일차적으로 생각하니까)에 대한 선입견을 하나 추가시켜준 기분이다.
하지만 난 중국의 피가 단 1도 섞여있지 않은 몸! 난 이 스페인... 이베리아 땅... 태양의 후예다!
계속 자전거를 타고 달려서 세비야 국립미술관을 갔다. 미술관에 가도 전시 되어 있는 것 들은 뻔하다. 예수와 그의 모친에 대한 그림과 조각 들 뿐인 것이다.
그렇지만 어쩐지 5박 6일이나 있으면서 미술관도 안 가는 것은 나쁜아이^^같은 기분이 들어서 (내 직업이 그 계통 ㅜㅜ이다...) 갔다...
이 미술관은 유럽연합 출신에게는 공짜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입장료를 받는다. 그러니까 이게 국적으로 구분해서 입장료를 받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편견없는 미술관 직원분... 나에게 묻는 것이다. '어디에서 오셨소?' 그래서 무심코 내가 현재 살고있는 국가 이름을 댔다. '나는 유럽연합의 한 국가인 똘마니랜드 에서 왔소.'
그러자 그는 오케이 당신이 똘마니랜드 출신이라면 입장은 무료입니다. 하며 나를 들여보내줬다. 그런데 똘마니랜드의 주류인종이 아닌 나를 여권 인증도 없이 이렇게 프리패스 시켜줘도 되는 것일까 ^^?
이 일을 통해 생각 해 봤는 데.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온 토리들도 그러니까 유럽연합국가 중에 한 곳의 이름을 대고 공짜로 들어가랏!
미술관에서 너무 예수와 그의 모친 얼굴을 많이 보고 나와서 시공간이 어지럽고 막...
내가 원래 왔던 시대의 컨템포러리 아트의 피를 수혈받고 싶었는 데 나오자마자 골목에서 보이는 이 쓰레기통... 으아니 현대미술이잖아! MZ세대 느낌! 힙내 나!
혼자왔으니까 심심해서 거리 곳곳에 굴러다니는 오렌지와 곰팡이 오렌지들을 발로 차며 축구연습을 하였다.
Centro Andaluz de Arte Contemporáneo
미술업계 토리라면 그나마... 세비야에서는 여기를 추천한다.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는 예수와 그의 모친 영접 뿐이다. 그런데 그 두 분을 영접하려면 성당이 미술관보다 낫다.
이 웅장한 과거유산이 있고 나라 자체가 온난하고 삶 자체가 재미있고 먹을 것이 많고 사람들 성격도 밝고 그러면 현대미술을 하기가 쫌 어려운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런 나라들은 그냥 일상이 숨쉬듯 (마치 쓰레기통이 힙내나는 것 처럼) 아트여서 굳이 미술관에 아트를 고정해서 박제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 겁나 겁나 멀다. 그래서 업계토리 아니면 굳이 여기까지 오지 마셈. 근데 여기 건물이 이렇게 이쁘다. 인스타에 올릴 사진 찍기로는 최적의 공간이다.
내 또 여기서 사진 찍어서 좋아요 100개 받았잖아...
내부 들어가면 이런 전시회들 있다. 업계 종사자지만서도 이 심오한 예술의 세계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건 컨템포러리 대변검사인가...라고 잠시 생각하며 인스타에 스토리를 올렸다.
저 그림에 붙이다 말은 까만 덩어리들 말이다... 뭘 까 저건...
이것도 작품이다. 컨템포러리 팬티 모음... 직관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이런 옛 유산 파트가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공간은 어디 나라와도 분위기가 겹치는 곳이 없이 예쁜 곳이었다.
미친듯이 돌아다니느라 종일 거의 먹은게 없었는데 밤에 몰빵해서 먹으면 되니까 괜찮다.
여긴 어짜피 그럴 수 밖에 없다. 시에스타 타임이 길고 저녁식사 시간이 21시인가? 그 때부터 다시 시작한다. 기억이 확실한 지는 모르겠는데 15시 쯤 식당이 문을 닫고 다시 여는 것은 21시?
일반적인 저녁식사 시간대보다 좀 늦은 시간에 식당들이 시에스타를 끝냈다. 그래서 항상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니다가 밤에 폭식을 해서 살이 무럭 무럭 쪄버렸고... 결과적으로는
스페인 DNA를 가진 자 답게 멋진 정열의 육감적인 몸매를 획득 할 수 있게 되었다.
Freiduría Puerta de la Carne
C. Prta de la Carne, 2, 41004 Sevilla
강추하는 해물튀김 집이다. 닭튀김 등등도 있지만 나는 그런 닭같은 것에 집중 할 때가 아니었다. 해물튀김 같은 것은 내가 사는 똘마니랜드에서는 먹어볼 수 없는 진귀한 음식이다.
오징어 생선 새우 등등을 튀겨서 내 놓는다. 맥주 한 병과 마시면 이 곳이 천국이고 매일 이 것을 먹게 해 준 다면 예수와 그의 모친을 진심으로 믿을 생각이다.
거를타선이 없다. 어떤 것이 특별히 맛있다 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모든 종류가 다 맛있으니까. 종이에 튀김을 둘둘 말아서 고깔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데 종이 패키지도 예쁘다.
2차 가야지. 타파스 라고 스페인은 여러가지 음식을 쫌씩 시켜서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늦게 시작하는 만큼 2차 3차까지 갔던 것이다.
2차 레스토랑은 관광의 한복판에 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나름 괜찮았던 곳이다. 모든 요리가 준수했다.
El Pasaje Santa María la Blanca
C/ Ximénez de Enciso, 33, 41004 Sevilla
튀김집과 가까운 곳에 있다. 튀김 먹고 골목 올라오면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사진의 음식은 참치 타르타르 같은 건데 전식으로 괜찮았다.
트러플 치즈 리조또다. 다 먹을 때 쯤 되면 느끼하다. 트러플의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밤에는 오렌지 나무에 이렇게 작은 불빛들이 켜진다. 밤에도 온난한 날씨에 식당들도 늦게까지 오픈 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정말 낮에는 좀 자고 밤에 나와서 활동을 해야 맞는 동네였던 것이다. 그래서 3일 째 날 부터는 오전일정 후에 잠시 시에스타를 하고 식당 문이 여는 21시 부터 다시 돌아다녔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