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끄는거 아니야. 강 훈련사가 TV에 나와 해왔던 일들이 국내 반려동물 문화에 크게 기여했다는것도 잘 알아. 근래 행보에 대한 이야기이니 불편하면 스킵해줘ㅠㅠ
혹시 이 이야기에 관심이 생긴다면 꼼꼼히 읽어주면 좋겠다.
요즘 티비에 강훈련사가 자주 보여.
강훈련사가 반려견의 생활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꿨다는거, 기여한 바가 크다는거 알아. 나도 초반 세나개 애청자중 한사람이였거든.
근래 행보가 너무 실망스러워.
세상에 나쁜개는 없고 개는 훌륭하다더니 점점 더 과격하고 자극적으로 개를 대하고 있고 모나미펫 때문에 브리더가 한차례 휩쓸고 간 자리에 '좋은' 브리더에 대해서 피력하는건 대체 왜 일까.
세계 어디를 뒤져도 '좋은' 브리더는 있을 수 없어.
국내 한해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10만마리가 넘어가는 시점에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브리더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절대로 동의 할 수 없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브리더의 ㅂ도 꺼낼 수 없어야 하는게 정상일텐데 강훈련사는 왜 브리더를 강조하는걸까.
혹자는 말해. 개 농장에서 마구잡이로 생산한 개를 파는 펫샵을 소비하지 말라는데 맞는 말 아니냐, 올바른 방법으로 개를 생산하는 '브리더'에게 '입양'하라는게 왜 잘못된 말이냐고.
펫샵은 이미 포화상태야. 개 농장의 열악함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거야. 그래서 떠오르기 시작한게 '브리더'라네.
말은 참 좋아.
강제적으로 교배하지 않고 자연교배로 태어난 건강한 개체를 입양 심사를 통해 선별된 소수의 선택된 사람에게 '입양'보내는 시스템
근데 여기서 맹점이 뭔지 알아? 브리더는 자선사업가가 아니야.
브리더 또한 '생산'한 반려동물을 '판매'하는 사람이야.
개 농장보다 확실히 좋은 환경이지.
따뜻한 방과 균형잡힌 식사 적당한 신체 활동. 근데 여기는 개 농장보다 더 큰 돈이 들어.
게다가 돌보는 개체는 많아야 서넛정도 되려나. 개의 임신기간은 대략 3개월. 그들이 말하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한해에 생산 해 낼 수 있는 개체는 끽해야 10두? 많으면 15~20두 정도 되겠지? 적어도 3,4개월은 돌봐야해. 여기에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한 두당 얼마를 받아야 할까.
브리더에게 종 보존같은 숭고한 정신따윈 없어. 개의 종이 확립된건 기껏해야 한 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그 마저도 그 시대에 할일 없고 돈 많은 동물 애호가들이 본인 입맛에 맞게 이렇게 저렇게 교배해 예쁘고 특이한 외형으로 만들어놓은걸 종이라고 구분지어놓았을 뿐, 이미 태초의, 지켜야 할 종의 개라고 할 수 있는것은 없어진지 오래야.
브리더에게 개를 사라는건 아무나 갈 수 있고 아무나 살 수 있는 슈퍼마켓이 아니라 일부의 선택된 사람들만 접할 수 있는 명품관에 가라는것과 다르지 않아. 흔한것이 아니라 특이한것을 사라고 부추기는 것 밖에 되지 않아.
입양 계약서를 작성해 일신상의 문제가 생기면 사간 동물을 되돌려 주기로 한다는건 파양하는데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뿐이고, 그 파양당한 개체가 다시 또 다른 생산에 이용되지 않을거라는 장담이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식으로 파양되어 돌아오는 개체가 많아져서 감당이 되지 않아지는 시점이라면. 브리더는 본인이 하던 생산을 멈추고 자신에게 책임 지워진 개체들에게 최선을 다 할까.
그 보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어떻게 멀쩡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걸까. 내 새끼 발에 작은 상처만 나도 마음이 미어지는데 저 작은 몸으로 몇번이나 저 보다 더 작은 새끼를 출산하는걸 어떻게 반복시킬 수 있을까. 사람도 출산 한번에 10년 수명이 깎인다는데 말이야.
그리고 자꾸 브리더한테 개 사오는걸 '입양'이라고 하는데 입양은 금전거래가 있을 수 없어. 돈을 주고 사왔는데 구매지 어떻게 입양이야. 강훈련사는 입양의 의미조차도 변질시키고 있네.
강훈련사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사지말고 입양하세요'라고 말 할수 없을거야. 본인이 키우고 있는 마리노이즈 두마리를 브리더에게 사왔거든. 그걸 본인 유튜브 영상에서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더라.
강훈련사가 국내 반려견 문화에 기여한 바를 깎아내리는게 아니야. 적어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업계 탑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이 본인의 영향력을 알고있다면 과연 브리더 이야기를 하는게 옳은 일 일까?
나 또한 강아지를 반려하고 있어. 우리 강아지도 품종견이지만 보호소 출신이야. 누군가가 버렸으니까 내 품에 왔다는게 참 아이러니하지.
이렇게 입양한 사람들은 목에 피가 터져라 사지 말라, 버리지 말라, 입양해 달라 외치는데 왜 저다지도 영향력이 큰 업계 탑이 또다른 소비를 조장하는걸까. 소비하지 말라고 하면 안되는걸까. 이왕 입양하려면 보호소에 있는 친구들을 입양하라고 하면 안되는걸까. 왜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의 필요성을 얘기하지 않는걸까. 왜 더욱 더 유기견의 고정관념을 공고히 하는걸까.
세상에 나쁜개는 없고, 개는 훌륭하다면서.
버린것의 재활용보다 새것을 사는게 더 손쉽고 빨라서일까.
나는 강훈련사가 하는 말이 너무 불편해ㅠㅠ
심지어 이 글에 광고가 도그마루인것까지 화룡점정이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