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현실적인 리맨물 읽고 싶다고 글 올라서 추천받았는데
도둑들 새벽까지 몰아 읽고 출근한톨이야ㅋㅋㅋ
아직 외전은 안봤는데 다 읽고 느꼈던게
도입부터 결말까지 할리킹 BL물에 대한 안티테제 같은 느낌이야ㅋㅋㅋ
일부러 이렇게 썼나 싶을 정도로 구성이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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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한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 있으므로 혹시나 불편한 토리들은 백버튼!!
(아래의 내용은 전지적 수맘 시점에 의해 쓰여진 글입니다.)
1) 사회적 지위를 벗어난 로맨스
1권 내내 보면서 아 진짜..."을"된 입장에서 "갑"이랑
썸타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ㅠㅠㅋㅋㅋ
흔히 쓰이는 스폰서/계약결혼/애인 대행 등의 소설적 장치가 없어지고
재벌공이 현실로 내려오는 순간 부담/무서움/이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지 등등 ㅋㅋ
강주한의 모든 플러팅은 하선우에게는 곧 NnG의 생존권의 문제로 치환되는 데다가
게이인지 떠보는 거까지 커밍아웃의 위기까지 겹쳐지니
거의 스릴러 수준이더라고 ㅋㅋㅋ
계속 화자인 하선우는 강주한의 "의도"를 찾아내려고 하는 방어기제와
혹시 그의 마음이 진실일지 모른다 죄책감에서 갈등하는데
독자들도 하선우 입장에 이입해서 계속 갈등하도록
작가님도 일부러 강주한의 쎄하고 의뭉스러운 여지를 많이 남긴 것 같아
다정함-> 수상함 -> 슬쩍 보이는 진심 이 루트 반복되는데
나도 강주한에게 밀당 당하는 느낌
심지어 읽으면서 나는 강주한 전부인이 계속 자살했을 꺼라고 생각했어
계속 언급되는 강주한의 전부인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다소 튀는 캐릭터인 강태한이 형을 무섭도록 증오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서ㅋㅋ
(그래서 하선우를 전부인과 같은 상황에 몰아 넣었다는
후회공 루트를 탈거라 생각하고 계속 그거 언제 나오지 하고 기다렸음ㅋㅋ)
여기다가 문도일이 등장하면서 하선우의 내적 갈등이 피크로 달하는데
하선우가 셀프로 극복하고 갈등이 원만해질 때
(악역이라고 자조하는 강주한이 애처로워 보임
+ '재벌은 어쩔수 없구나 걍 포기하고 끼고 살자')
특허 이중계약 고소건이 터져서 독자 뒷통수를 때리는 데 워휴~!!
읽으면서 작가님 손안에 놀아나는 느낌..
2) 악역으로부터 수를 구해내는 공
할리킹 클리쉐로는 공은 엄청 오만하고 냉정하지만
알고보면 상처(보통 불우한 어린시절이나 전 애인이 원인)를 안고 있고
비열한 악역(상속 경쟁자,라이벌 등)으로부터 수를 구해내는 공이 나오는데
강주한은 겉모습은 이런 클리쉐에 따르는 것 같지만
베일을 벗겨보면 이 소설에서 악역은 강주한이야
(악역처럼 보이는) 안산 사촌 아저씨는
말만 싸가지 없게 했다 뿐이지 사실 수한테 딱히 해 끼친 것도 없어
게다가 강주한이 시작한 비자금 소송은 근간을 따져보면
정의로운 명분도 없고(계속 강 형제는 지네 돈이라고 하는데
불법 횡령 비자금이라고 해도 굳이 걔네가 먹을 이유가...?)
엘텍 전자의 사장으로 올라가기 위한 사리사욕만 있을 뿐
심지어 단골 손님인 탐욕적인 어머니도 안 나와
그냥 조용하게 사는 어머니를 내세워서 소송 걸고 어머니 수하의 사람들이
재판부에게 청탁하게 부리면서 어머니한테 리스크를 몬 것도 결국 강주한.
이 비자금 소송이 소설의 가장 클라이맥스의 떡밥이 되면서
결국 강주한이 자승자박하게 되는 원인이 되지
3) 한 방 먹이고도망치는 수와 후회하는 공
하선우는 기재를 발휘해서 강태한한테 히든 카드를 탈취했는데도 결국 그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대신에 강주한한테 그 카드를 그대로 보여줘버렸지
강주한이 강태한을 견제 하는데 사용하라고
여기서 너무 뻔해도 하선우가 한 방 먹이는 사이다 전개가 미치도록 목말랐어(/;◇;)/
솔직히 해보씨쌔 같이 욕이라도 한번 날려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른바 후회공 장르에서는 평범한 수가 공에게 바치던 순애보를 접고
공을 증오하게 되니 다시 공은 수를 돌아보게 되고
공은 절절하게 후회하고 관계에 역전이 일어나지
근데 도둑들에서는 이런 전복은 일어나지 않았어
물론 강주한이 미리 특허에 대한 소송을 포기하긴 하지만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진행한거지
하선우에 대한 희생정신으로 진행한게 아니야
① 이미 강태한한테 계약서까지 써주면서 스캔들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② 특허소송을 취하한다고 해도 안산과의 대결구도 빼고 결정적으로 하선우만 보면
하선우는 이미 망했거든
4) 평범한 수, 특별한 공
협력회사 1차 벤더한테 사랑을 느끼는 재벌3세 설정 자체는 판타지이지만
그런 설정을 다 걷어내고 본다면
강주한은 오히려 일반 군상에 가까운 현실적인 캐릭터같아
악인도 아니고 선인도 아니야,
단지 기로에 놓였을 때 본인이 다치지 않을 최선의 선택만 하는
평범한 이기적인 사람
오히려 나는 오히려 하선우라는 캐릭터가 특별하고 이상적이라고 느꼈어.
하선우가 초반에 찐 을 모먼트 ㅠㅠ가 많아서 잘 안 느껴지기는 한데
나름의 기준과 자존심의 선을 지키고 사는 사람 같았거든
"최선의 선택"만 하는 강주한과 비교하면 하선우는 "최악의 선택"만 하지
이석한테 죄를 몰아 넣고 혼자 살 수 있었는데도 못한 점이나
문도일을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도와준다던가
그리고 마지막까지 강주한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강주한에게 히든카드의 선택지를 고르게 하는 선택까지
하선우는 하선우가 구해냈어
최선의 선택만 하려고 하다보니 강주한은 하선우를 구해내기 위해 한 게 없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하선우를 구렁텅이에 밀어 넣었지
하지만 전부인과 하선우를 만나면서
강주한의 최선의 선택을 방어하는 철옹성 같은 논리는 서서히 무너져내려
물론 pc방에 사람 풀면서 감시까지 하면서
먼저 다가갈 용기가 없어서 클래식 들으면서 실연 놀이하는 찌질함이 있지만...
그런 강주한마저 하선우는 사랑이라는 비논리로 포옹하는 것으로 마무리
결론은 별인(別人) 수, 범인(凡人) 공
하선우가 강주한을 구한다
완벽한 남주가 나오기 보다는 오히려
강주한의 성장 소설 같은 느낌이야
번외로
너무 숨기지도 않고 현실에서 따온 비유도 많더라
엔텍은 삼성, 안신은 CJ + LG
선우가 망하고 하는 게임은 100% 블소 ㅋㅋㅋ
앗 그럼 우리 강주한씨는 설마 재드래곤...?
(둘다 돌싱에 자녀 구성도 똑같다)
중간에 블소 할때 길드원들이나
강태한이랑 티키타카 하는 유머 취향이라
작가님이 앞으로 겜 판타지 써주셨으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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